나를 살게 하는 것 복음이 나에게 물었다

 

 

사람들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기는 것은

마음을 들킨 듯한 질문을 받을 때라고 하죠.

예수님이 군중에게 던지는 본질적인 물음 역시

정곡을 찌르는 서늘함이 있지만 그 뒤에는

보이지 않는 사랑의 끈이 묶여 있음을 알게 합니다.

그 때문에 놀란 나는 어떤 답이라도 찾아야 하는 다급함에

주저앉았던 자리를 털고 일어서게 하는

영적 여정의 힘을 발견하는 놀라움을 깨닫습니다.

 

에스메르 론키 신부님은 마리아의 종 수도회 수도자로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비롯한 교황청 직무담당 추기경, 사제들을 위한

영신수련 때 했던 피정 강론 내용을 정리해

복음이 나에게 물었다라는 표제로 책을 펴냈습니다.

이 책의 소제목들이 말하는 것처럼

열 가지의 질문이 나의 내면을 재조명하게 합니다.

곧 복음의 가장 알곡이라고 생각되는 물음을 인용한 묵상과 함께

구체적으로 나를 살게 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게 합니다.

 

참된 믿음은 폭풍우 속에서도 예수님이 함께 계시다는 확신과,

그분의 호흡과 내 호흡이 하나이고, 그분의 항로와 내 항로가 같다는

확신을 가지는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이 잠드셨을 수도,

아무 말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이 말씀하신다 해도

사랑 때문이고, 침묵하신다 해도 사랑 때문입니다.”(본문 44)


나로부터 출발해, 내 내면의 어둠을 밝히시는 그분은

어둠을 정화시키고 새로운 열정을 되찾도록 늘 등대처럼 함께 계셨음을

여정의 종착 지점 즈음에서야 사랑의 눈물로

적셔지는 거짓과 죄의 분진들을 씻으며 그분을

맑은 눈으로 영접하는 자신을 바라보게 되는 것입니다.

턱없이 허탈한 가난을 고백하는 나에게 주님은 여명의 빛으로 다가와

영적인 배고픔을 채워주시는 빵이 되어주십니다.

기쁨과 나눔을 통한 성체성사, 이 사랑은 영원한 생명을 약속하는

꿈이자 희망이 됩니다.

 

 

전영금 세실리아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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