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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이야기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가 주는 메시지

by 바오로딸 2011. 10. 31.

감독 테렌스 맬릭|주연 브래드 피트, 숀 펜|드라마|미국|2011


“어머니, 동생… 그들이 당신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영화 <트리 오브 라이프>는 한 사람의 독백으로 시작됩니다. 엄한 아버지와 자애로운 어머니, 두 동생과 함께 살았던 남자. 동생 중 한 명을 잃고 늘 같은 꿈을 꾸어온 남자. 그런 그에게 어머니가 말합니다.

“인생에는 두 가지 삶이 있단다. 현실만을 쫓는 삶과 사랑을 나누는 삶. 어떤 삶을 살지는 네가 선택해야 한다.”

아마도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었던 말 같습니다. 아버지가 ‘현실을 쫓는 삶’을 가르친다면 어머니는 ‘사랑을 나누는 삶’을 보여주지요. 큰아들은 그들 밑에서, 아니 그들 사이에서 자라납니다. 아버지한테 말 자르지 말라고 혼난 뒤 어머니가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들으며 잠듭니다. 아버지한테 밭을 제대로 일구라고 잔소리 들은 뒤 어머니가 연결한 호스에서 물을 받아 마십니다. 작품에는 이런 독백도 나오지요. “아버지, 어머니, 저는 언제나 당신들 사이에서 씨름하고 있어요.”




아버지는 아들이 강한 사람으로 크길 원합니다. 엄마처럼 순진하면 안 된다고, 잘 먹고 잘 싸우고 일도 잘해야 한다고, 그렇고 그런 놈들이 더 잘 산다고 가르칩니다. 그것은 그 나름의 사랑입니다. 아들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아 풍요를 누리길 비는 간구입니다. 허나 어린 아들은 아버지의 뜻을 읽어내지 못합니다. 그는 소년답게 저항합니다. 나무를 후려치고 빈집의 창문을 깨부숩니다. 자신을 철석같이 믿는 동생에게 상처를 입힙니다. 그런 뒤에는 다시 어머니의 미소와 포옹 안으로 돌아갑니다.

어찌 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입니다. 소년의 성장과 가족사가 맞물리는 가운데 인생의 희로애락이 이어지지요. 단란했던 가정에도 아버지의 실직, 동생의 죽음이라는 위기가 찾아옵니다. 누구보다 성실하게 일하고 십일조까지 바쳐온 자신한테 왜 이런 일이 생기냐고 절규하는 아버지. 강인한 줄만 알았던 아버지가 흔들리는 모습을 보며 미움 속에 묻혀 있던 사랑을 발견하는 아들. 우리들의 인생과 다르지 않습니다.



“주시는 분만 하느님이 아니라 거두시는 분도 하느님입니다. 지켜주시는 분만 하느님이 아니라 등을 보이시는 분도 하느님입니다.”

시련을 곧바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드뭅니다. 대개는 착하게 살아온 자신한테 왜 벌을 내리냐며 신을 원망하곤 하지요. 그러한 순간에 기적처럼 드러나는 것이 참사랑입니다. 시련의 순금 부분이라고 할까요. 그러한 때 곁에 있는 생명들은 희망입니다. 하느님은 전지전능한 조물주로서만이 아니라 가족과 이웃으로서 우리 삶에 깃들여 계심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름다운 영상과 철학적인 연출이 돋보인 <트리 오브 라이프>. 상영시간이 꽤 길게 느껴질 수 있어요. 원시림과 심해, 우주가 펼쳐지는 자연 다큐멘터리 같은 영상들이 왜 나오나 의아할 수도 있고요. 그러나 영화가 끝나고 나면 곱씹을수록 좋은 메시지가 남는답니다. 사랑과 희망으로 목을 축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해드립니다.

- 광고팀 고은경 엘리사벳

* 이미지는 공식 홈페이지 내 영화 정보란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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