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빈 신부 글, 데레사 말가리다 수녀 그림, 『나의 첫영성체』, 바오로딸, 2012

 

내가 수녀원에 입회를 하고 가장 부러워했던 것 중의 하나는 유아세례를 받고 어릴 때부터 신앙생활을 한 동기들이었다. 어떤 형태로든 교회 안에 머물렀고 하느님의 말씀을 들으면서 교회의 분위기 안에서 자랐으니 가랑비에 옷 젖듯이 신앙인으로 무언가를 선택하는 일은 자연스럽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반면에 어른이 되어서 스스로 신앙을 선택한 이들은 이것이 복음적인가 아닌가를 늘 의식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때로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묻힌다고 느낄 때 많이 힘겹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렇게 부럽다고 표현을 하면 자매들은 나에게 “그래도 어른이 돼서 세례를 받으면 그때 느끼는 기쁨, 하느님 안에서 새로 태어나는 기쁨을 우리보다 훨씬 더 많이 느끼지 않았냐고, 그리고 사실 지식적인 교리는 어른이 되어서 교리 공부를 한 네가 훨씬 더 잘 설명할 수 있지 않느냐, 그런 면에서 나는 네가 더 부럽다.”라는 표현을 해오곤 하였다.

내가 살면서 가장 잘한 일은 가톨릭 신자가 되었다는 것과 수녀가 되었다는 것이다. 하느님이라는 커다란 힘이 나를 지켜주며 나를 이끌어 가고 계시기 때문이다. 많은 이들이 자신의 문제들을 돈과 명예가 다 해결해 주는 듯이 살고 있다. 그러나 세상을 조금만 깊이 바라보면 돈과 명예가 자신의 문제들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신앙은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보다 큰 힘이 되어준다. 가장 필요한 순간에 하느님은 우릴 외면하지 않는다. 그런 하느님을 자녀에게 유산으로 물려준다는 것은 지금 당장은 눈에 보이는 이익이 존재하지 않는다 하여도 가장 큰 것을 물려주는 것이다.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주고 하느님 앞에 서게 된 사람은 하느님 앞에서 당당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나의 첫영성체」는 어린이들에게 신앙을 마음 깊이 새겨준다.

가장 기본이 되는 가톨릭 교리와(칠성사, 전례력, 미사 등등) 예수님의 탄생에서 승천까지의 이야기를 어린이들이 알기 쉽게 이야기하고 있다. 예쁜 그림과 더불어 만화도 함께 실려 있고 첫영성체를 한 후 첫 고해성사 후의 자신의 결심과 느낌을 적을 수 있게 되어 있다. 또한 부모님과 선생님의 축하메시지, 첫영성체 때의 사진 등도 담을 수 있게 만들어 첫영성체를 한 어린이들에게 신앙의 첫걸음인 첫영성체를 오래도록 기억하며 신앙을 키워갈 수 있게 했다.

물론 인터넷이나 게임에 익숙한 어린이들에게 심심하고 재미없을 수 있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다고 꼭 필요한 것은 알려주고 가르쳐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는 있다. 그것은 한 인간이 참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밑거름이 되고 자양분이 된다.

 

- 황현아 클라우디아 수녀

* 광주교구 간행물 <하늘지기> 6월호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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