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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책과 함께

[영성] 지혜를 찾는 이에게 - 조 페티

by 바오로딸 2011. 11. 28.

조 페티, 김영무 옮김, 『지혜를 찾는 이에게』, 바오로딸, 2011


우리 모두가 행복해지는 길!

얼마 전 신문에서 이주 노동자들이 겪는 고통을 접하며 마음이 많이 아팠다. 열악한 노동환경뿐 아니라 심지어 그들에게 퇴직금을 주지 않기 위해 계약 만료일 며칠을 앞두고 편법을 동원하여 해고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었다. 가슴이 답답해졌다.

문득 10여년전 어느 지인의 이야기가 떠올랐다. 당신이 미국에 살 때 근처 공장에서 불이 났다고 한다. 그 공장의 사장은 선친 때부터 이어온 공장의 모든 것을 화재로 잃고 공장 문을 닫기로 결정한 후 가장 우선적으로 자신에게 남은 전 재산을 털어서 직원들 모두에게 퇴직금으로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계약만큼의 퇴직금을 다 줄 수 없는 자신의 처지에 대해 사과까지 하면서 퇴직금을 지불하는 사장을 보고 그 공장의 모든 직원들은 퇴직금을 반환한 것은 물론 공장이 다시 일어날 때까지 월급을 받지 않겠으니 남은 재산으로 다시 공장을 일으키자고 했다 한다. 그리하여 그 공장은 전보다 더 커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지위가 아니라 품성입니다.
  It isn't our position but our disposition that makes us happy.”
  (지혜를 찾는 이에게 79쪽)

그렇다. 우리를 행복하게 하는 것은 삶의 조건이 아니라 삶을 대하는 태도다. 화재가 나자 가장 먼저 자신과 함께했던 직원들의 앞날부터 헤아리며 전 재산을 내놓았던 그 사장은 어떤 처지에서도 행복할 수 있는 품성을 닦아왔음을 느낄 수 있다.

물질적인 가치관은 내가 지금 누군가를 고통스럽게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헤아려 볼 사이도 없이 무조건 목적 달성만을 향해 달리라고 재촉한다.
이러한 세태를 거슬러 참으로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참된 지혜를 찾아 나서야 한다. 나 혼자만이 아니라 내가 속한 공동체, 나아가 우리 사회 모두와 함께 찾아 나설 때 함께 행복해질 수 있다.

지혜를 찾아 나설 수 있도록 인도하는 작고 착한 책 한 권을 만나게 되었다. 「지혜를 찾는 이에게」라는 이 포켓용 책은 365일 날마다 한 페이지씩 매우 짧지만 성경에 바탕한 동서 고금의 생수 같은 지혜를 담고 있다.


한글과 영문으로 구성된 명상집이라 이주 노동자들이나 다문화 가족에게도 힘이 될 것 같아 더욱 반가웠다. 이 책이 오늘도 어딘가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을지 모를 이주민들에게 더불어 물질주의적인 세태에 함몰되어 행복에서 점점 더 멀어지고 있는 이들한테도 빛이 되면 좋겠다.

- 주민학 벨라뎃다 수녀

* 이 글은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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