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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바오로딸

“불통으로 인한 갈등, 긍정의 말로 해결하자”

by 바오로딸 2015. 7. 7.

황창연 신부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 신간 내고 따뜻한 말이 가진 힘찬 생명력 강조

<2015.07.05 평화신문>


▲ 황창연 신부

평소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스타 강사 황창연(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신부가 요즘 개점휴업(?) 상태다. 다 그놈의 메르스 때문이다. 성필립보생태마을 6월 피정 일정이 전부 취소됐다. 

▲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


최근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바오로딸/9000원)라는 신간을 낸 황 신부를 6월 21일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만났다. 강연을 하러 온 게 아니라 뮤지컬을 보러 온 황 신부는 밝은 표정에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TV에서 보던 그대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하잖아요? 요즘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공연을 보러 올 수도 있잖아요. 정말이지 오랜 만의 휴식입니다.”

황 신부는 1년에 평균 300회 정도 강의를 한다. 기본적으로 생태마을에서 하는 강의, 그리고 외부 특강과 외국에 나가서 하는 강의를 합친 숫자다.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기업이나 대학 같은 외부에서 요청하는 강연은 3분의 1 정도밖에 소화를 못 한다. 그렇게 바쁘게 살았으니, 뜻하지 않은 휴가가 꿀맛 같을 수밖에 없다.

책은 황 신부가 지난 한해 강의 주제로 삼았던 대화와 소통에 관한 것이다. 강의 초안을 토대로,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아도 되는 외국행 비행기와 외국 현지에서 주로 썼다. 황 신부는 보통 1년 중 3개월을 강연차 해외에서 보낸다. 
황 신부는 우리 사회 불통의 주된 원인을 가부장적 문화에서 찾았다. 

“가부장적 문화에 젖어 사느라 기본적인 토론과 나눔이 자리를 잡지 못했어요. 일방적 지시가 있을 뿐입니다. 상명하달식 군대 문화도 큰 몫을 했습니다. 그런 문화에서 마음의 문을 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약한 자의 목소리는 더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황 신부는 “무엇보다 먼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데, 대다수 부모가 그 중요한 일을 학교와 학원에 맡겨 버리고 ‘나 몰라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소통을 위한 첨단 기기인 스마트폰이 오히려 불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소통의 달인이 되기 위한 비법은 무엇일까. 황 신부가 꼽은 비법은 바로 ‘긍정적인 말’이다. 

“말에 복이 있습니다. 복은 말에서 나옵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말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부정적인 말에는 기쁨과 평화가 없어요.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지 않을 겁니다. 제 별명이 ‘황긍정’입니다. (웃음)” 

‘긍정’이 아주 뇌리에 박히도록 책에 나온 한 구절을 더 인용해본다. 

“말은 습관이다. 평소 말을 곱게 하는 사람은 자다가도 말이 곱게 나오고, 입버릇이 비판과 냉소로 일관하는 사람은 좋은 말을 할지라도 듣는 사람 기분을 어쩐지 씁쓸하게 한다. 인간에게 말은 곧 생명이다. 따뜻하고 풍성한 말은 힘찬 생명력을 전파하며 세상을 향기롭게 만든다.” (24~25쪽)

황 신부는 말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글도 잘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2011년에 낸 행복 길라잡이 「사는 맛 사는 멋」(바오로딸)은 15만 권 넘게 팔렸다. 지금은 10년 전에 선보인 「농사꾼 신부 유럽에 가다」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은 책이 한두 권이 아니다. 황 신부 강의처럼 하나같이 쉽고 재미있다. 

황 신부는 대학생 의료선교팀을 꾸려 18일 아프리카 잠비아로 봉사 활동을 떠난다. 잠비아에 1주일가량 있다가 미국과 캐나다로 건너가 순회강연을 할 계획이다. 다니는 게 즐거워 맨날 노는 것 같단다. 

황 신부는 경기도 여주의 52만 5600㎡ 부지에 제2생태마을을 짓고 있는데, 3년 후에 완공될 예정이다. 종파를 초월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피정 센터로 조성하는 게 꿈이다. 수도권과 가까워 많은 이가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 신부의 올해 강의 주제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사람을 존중하자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일례가 되겠지요. 특히 사회적으로 보잘것없는 지위의 사람은 더 낮춰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황 신부의 강한 긍정의 기운을 듬뿍 전수받은 유쾌한 인터뷰였다. 황 신부의 강의 동영상이든 책이든 직접 접하면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글ㆍ사진=남정률 기자 http://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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