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오만과 편견 

오해와 편견이 이해와 사랑으로 바뀌는 만남의 은


오만과 편견(Pride & Prejudice, 2005년) / 감독 : 조 라이트/ 제작국가 : 프랑스ㆍ영국 / 등급 : 12세 이상/ 상영시간 : 127 분/

장르 : 로맨스, 드라마


인간은 누구나 만남을 통해 서로를 알게 되고 관계가 형성된다. 이 사이에 끼어드는 내면의 불청객이 있다면 오만과 편견이 아닐까?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만남의 신비」에서 "만남이란 하나의 신비이며, 이 만남 안에는 진귀한 보물과도 같은 사랑ㆍ용서ㆍ구원ㆍ감사ㆍ생명ㆍ희망ㆍ평화ㆍ기쁨 등이 깃들어 있다"고 한다. 남녀간 사랑 역시 만남에서 시작되고 헤어짐의 발단도 만남에서 비롯된다. 수많은 인간 군상들 속에 펼쳐지는 만남의 진실을 보여주는 영화 「오만과 편견」 속으로 들어가 보자.



▲ 첫 무도회에서 첫 만남을 갖게 되는 다시와 리지.



▲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리지와 다시는 격렬하게 부딪친다. 

리지 역은 키이라 나이틀리가, 다시 역은 매튜 맥퍼딘이 맡았다.



▲ 떠오르는 아침 햇살은 두 사람의 미래를 예고하듯 환히 비춘다. 

오해에서 이해로, 교만에서 겸손으로, 용서와 사랑으로의 과정은 은총이었다.


줄거리

 사랑이 싹틀 무렵 남자들이 빠지기 쉬운 실수는 '오만'이고, 여자들은 깨기 힘든 '편견'에 사로잡히기 일쑤다. 이 모든 것을 넘어선 진실하고 아름다운 사랑으로 진전되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아름답고 매력적인 '엘리자베스'는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결혼까지 이어지는 것임을 굳게 믿고 있는 자존심 강하고 영리한 소녀다. 좋은 신랑감에게 다섯 딸을 시집보내는 것을 부모의 목표로 생각하는 극성스러운 어머니와 자식들을 극진히 사랑하는 너그러운 아버지를 중심으로 화목한 베넷가(家)의 다섯 자매 중 둘째 딸이다. 조용한 시골에 부유하고 명망 있는 가문의 신사 '빙글리'와 그의 친구 '다시'가 여름 동안 대저택에 머물게 되고, 그곳에서 열리는 댄스파티에서 처음 만난 '엘리자베스'와 '다시'는 서로에게 야릇한 호감을 품지만 자존심 강한 '엘리자베스'와 무뚝뚝한 '다시'는 만날 때마다 서로에게 속마음을 드러내지 않고 저울질만 한다. '다시'는 아름답고 지적인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들게 되는데…. 폭우가 쏟아지는 날, 비바람이 몰아치는 언덕에서 가슴속 깊은 곳에 담아둔 뜨거운 사랑을 그녀에게 고백한다. 결혼의 조건은 오직 진정한 사랑이라고 믿는 '엘리자베스'는, '다시'가 그의 친구 '빙리'와 그녀의 언니 '제인'의 결혼을 앞두고 '제인'이 명망 있는 가문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반대한 것을 알게 된다. 이로 인해 그를 오만하고 편견에 가득 찬 속물로 여기며 외면하고…. 서로에 대한 오해와 편견의 골이 깊어지는데 '엘리자베스'와 '다시'는 과연 서로의 진심을 알고 사랑을 키워갈 수 있을까….

 첫 만남

 영화의 첫 장면은 소설책을 읽으며 걷는 리지(엘리사베스를 엘리자나 리사, 리즈, 리지, 베스, 베티 등 애칭으로 부르기도 한다)를 클로즈업하며 시작된다. 그녀의 성격을 드러내는 단순하면서도 짙은 색감의 드레스! 아침 햇살이 그녀를 환히 비춘다. 자신의 선입견을 넘어가듯 다리를 건너 집으로 향하는 그녀를 따라 카메라는 롱테이크(long take)로 베넷 집안으로 들어간다. 천진한 모습으로 뛰어 다니는 딸들! 엉망인 집안! 거기에 개까지 집 안을 들락거린다. 집안으로 들어가려던 리지는 자기만의 창을 통해 타인을 바라보듯 창문을 통해 엄마, 아빠가 이야기하는 소리를 듣는다. 부각되는 장면은 베넷가 집 밖 전경으로 이어진다. 집 앞에는 연륜을 드러내는 깊게 주름진 표피의 큰 나무 밑둥치가 양쪽에 서 있다. 오만과 편견이라는 뿌리 깊은 인간 내면의 대결을 상징하듯이….

 모든 남자들은 단순하면서도 멍청한 속물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리지는 무도회에서 다시와 첫 만남 때도 같은 마음이었다. 그런 그녀가 다시에게 용기를 내어 춤 파트너가 되어주길 신청하지만, 그는 무뚝뚝하게 정중하고도 냉정하게 거절한다. 더욱이 그가 친구에게 리지의 외모에 대해 폄하하는 말을 엿듣고는 불쾌한 감정에 사로잡힌다. 친절한 구석이라곤 없어 보이는 무뚝뚝하고 잘난 척하는 다시, 언제나 검은 정장에 흐트러짐 없는 반듯함을 지닌 귀족의 풍모를 지닌 그는 고상함과 완벽을 추구하는 인물이다. 여자는 완벽해야 하고 그림이나 춤, 피아노도 할 줄 알고, 독서로 지성도 쌓아야 한다며 베넷 가문의 여자들을 속물로 바라본다. 그는 누구의 말에도 동요되지 않으며 쉽게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지 못한다. 

 이런 이유로 다시가 오만한 사람이라는 편견에 사로잡히게 된 리지는 위크햄을 만나 다시와의 관계를 듣는다. 그의 거짓말을 진실로 믿는 리지는 다시에 대한 좋지 않은 편견을 더 굳힌다. 콜린즈의 청혼을 당당히 거절한 그녀는 맨발로 집 뒤뜰 그네에 앉아 빙글빙글 꼰다. 편견에 대한 집착에 가득 차 계속 주변의 모든 것들을 그런 시선으로 바라본다. 어느 날 다시의 숙모를 돕는 피츠윌리암을 만나게 되는데 리지는 언니 제인의 결혼을 파경에 이르게 한 장본인이 다시라는 이야기를 듣고 분노와 실망의 어두움에 깊이 빠져든다. 비바람이 몰아치던 날! 비에 흠뻑 젖은 오만과 편견의 주인공들의 만남! 둘은 언성을 높이며 극한으로 치닫는다. 이 공방전을 통해 서로 간에 오해가 있었음을 알게 된다. 다시는 자신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던 리지를 향해 사랑을 고백하며 청혼한다. 하지만 언니를 불행에 빠트린 사람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단호히 거절하는 리지!


 난 장님이었어 

 다시와 헤어진 리지는 아주 캄캄한 방안에서 처음으로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허공을 응시한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의 거울 이론과도 같은 심리적 갈등 속에서 카메라 렌즈를 똑바로 바라보는 리지. 그 모습을 부각시킴으로써 리지의 내면을 관객에게 들키는 효과와 함께 관객 또한 그녀와 같은 얼굴을 지니고 있음을 암묵적으로 상징했다.

 인생이란 깨달아 가는 과정으로 점철된 역사라고 말하고 싶다. 이 역사는 언제나 만남이라는 구체적인 사건으로 이뤄진다. 리지는 언니 제인에게 고백한다. "난 장님이었어." 다시는 잠옷 바람으로 리지의 거실을 찾아와 오해를 풀기 위한 편지 한 통을 놓고 간다. 언니와 빙리와의 관계, 위크햄의 거짓말로 빚어진 오해가 얽혀 있었음을 깨닫는다. 집으로 돌아온 그녀는 새로운 마음의 시선으로 사물과 사람을 바라보게 된다. 그날 밤 오렌지색의 둥근 원과 어두운 그림자들이 빅 클로즈업(big closeup)된 리지의 눈동자 속에서 춤을 추며 스쳐지나 간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벌판을 지나 절벽에 올라 바람을 쏘이는 리지! 이제 편견에서 해방된 자유로움을 만끽한다.

 

 은총의 만남

 캐서린 부인의 방문으로 밤새 잠을 이루지 못한 리지는 다음날 새벽 안개 자욱한 벌판에 서 있다. 멀리 저편에서 풀어헤친 셔츠 바람으로 급하게 그녀를 향해 오고 있는 다시! 캐서린 부인의 무례함으로 고통 받았을 리지를 위로하며 사랑을 거듭 고백한다. 어두운 밤의 터널을 빠져나온 듯한 정화된 사랑의 순수함이 드러난다. 떠오르는 아침 햇살은 두 사람의 미래를 예고하듯 환히 비춘다. 오해에서 이해로, 교만에서 겸손으로, 용서와 사랑의 과정을 겪은 진솔한 만남이며, 은총의 시간이다.

 다시는 오만했던 마음을 비운 겸손한 모습으로 리지를 기다리고, 청혼 허락을 받기 위해 리지 역시 진심을 말한다. "그분은 교만하지 않아요. 제가 오해한 거예요…. 우리 서로가 잘못 봤던 것이에요…. 제가 분별력을 잃었어요. 둘 다 고집이 센 점이 많이 닮았어요."

 예수님은 인간 그 자체를 믿으셨기에 모든 사람들을 판단하지 않으셨고 편견의 잣대로 저울질하지 않는 분임을 떠올리게 하는 장면이다.

 

 모든 관계는 참된 만남에서

 제인 오스틴의 소설 「오만과 편견」은 TV 미니시리즈로 네 번이나 영국 BBC에서 제작돼 인기를 모았고, 영화로도 제작됐다. 2005년 영상의 귀재이자 탐미적 낭만주의자인 감독 조 라이트는 이 영화를 맡기 전 오스틴의 작품을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문학보다 시각예술과 그 문법에 익숙한 사람으로서 영화 「오만과 편견」 한 장면 한 장면에 정성을 기울였다. 사랑 받는 작품들은 모두 현실에 뿌리를 두고 있고, 세대를 초월해 공감할 수 있는 감동적인 진실을 담아내고 있다.

 사랑의 관계는 남녀 관계뿐 아니라 하느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의 관계이기도 하다. 이 만남의 관계가 오래 지속되고 진실하려면 다음의 성경 말씀을 마음에 품어야 할 것이다.



이복순 수녀(성 바오로딸 수도회)


평화신문 :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498140&path=201402


[책읽는 청춘을 위하여] 인간에 대한 사랑이 곧 리더의 자격

「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
(A.J. 크로닌/바오로딸/1만 2000원)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마자 제 머리에는 한 권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천국의 열쇠」(A. J. 크로닌)였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 나이 때에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고3 시절 수능시험을 치르고 난 뒤, 성당 선배들이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책"이라며 추천했기 때문입니다. 시선을 끄는 제목만큼이나 전개도 흥미진진해 자리를 뜨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어내고야 말았지요. 이제는 20년도 더 지났지만, 당시 책장을 덮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후 A. J. 크로닌의 책은 모조리 구해서 읽어보게 되었지요.

 작가는 놀라운 통찰력으로 신과 인간, 구원과 삶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주인공은 치셤이라는 남자입니다. 그는 불우한 소년기를 보내고 실연까지 당한 뒤 사제가 됩니다. 신부가 된 뒤에도 여러 갈등을 겪고, 중국 오지에 선교사로 파견됩니다. 치셤 신부는 선교지에서도 끊임없이 어려움에 부닥치지만 인내와 청빈, 용기로 고난을 극복합니다. 그 기저에는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너무나도 퇴색된 요즘 그의 삶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줍니다.

 저는 매년 수험생 피정에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만납니다. 많은 친구들이 그동안 공부 때문에 신앙을 멀리 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만,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면 이 책에서 기쁘게 신앙생활을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꾸준히 신앙생활을 해 온 친구에게는 자신의 믿음을 한 단계 더 성숙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요.

 얼마 전에는 대통령 선거도 치렀지요? 청소년 여러분은 아직 선거권은 없지만, 어느 후보가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것입니다. 진정한 리더란 어떤 사람을 뜻할까요? 치셤 신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것이 리더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 시대 진정한 리더의 자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재희 수녀(살레시오수녀회, 마산교구 청소년국)


원문 보기: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435281&path=201212



공선옥 지음, 김옥순 그림, 『달맞이꽃 울엄마』, 바오로딸, 2006


이 책의 주인공은 태아입니다. 엄마 뱃속에 든, 태어나기 이전의 생명 말이지요.

태아가 생각을 하고 감정을 털어놓는 것은 소설 속 설정입니다. 그러나 연간 몇 십만 태아가 낙태되는 시대에 이 이야기는 큰 울림을 줍니다. 태아가 살아있다고, 엄마 뱃속의 우주라고, 하느님이 보내신 선물이라고.

미혼모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열아홉 살에 교도소에서 아기를 낳은 K의 이야기였습니다. K는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림 받고 입양되었습니다. 그러나 양부모마저 이혼했습니다. 청소년 보호시설과 찜질방, 고시원을 전전하며 지냈습니다. 먹고 살기 위해 순대국밥집과 김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군밤 장사도 했습니다. 이도 저도 안 될 때는 도둑질을 했지요. 그러다 실형을 선고 받고 교도소에 수감됩니다. 아기 아빠는 K에게 아기를 지우라고 했습니다.

그래도, K에게는 가족이 있습니다. 아기를 낳았으니까요. 교도소 안에서 아기를 키우는 것은 녹록치 않지만, 엄마 되기 이전과 이후가 달라진 것은 행복한 일입니다. 아기는 K가 살아갈 이유가 됐습니다.

『달맞이꽃 울엄마』에 나오는 엄마도 아기를 사랑합니다. 아버지가 반대하시는 데다 나쁜 짓을 해서 교도소에 들어간 사람의 자식이지만, 그 이상의 인연과 뿌리로 맺어진 관계입니다. 오솔길을 걸으며 아기를 지울까 고민합니다. 풀벌레 울음소리를 들으며 부른 배를 끌어안습니다. 다리 부러진 방아깨비를 보며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아기가 세상으로 나갈 수 있게 도와줄 사람은 엄마뿐입니다.

‘생명’과 ‘사랑’은 하나입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만드신 것들을 통합하려 하십니다. 그래서 모든 엄마들은 소중합니다. 모든 아기들도 소중합니다. 하느님의 손을 거드는 이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를 꽃피우는 이들이니까요. 책 속 엄마가 달맞이꽃 언덕에 올라 아기를 안고 노래하는 장면은 이러한 메시지를 잔잔하게 보여줍니다.

“아가아가 이쁜아가 비단을 헤실어서 너를 주까. 아가아가 이쁜아가 공단을 지어내서 너를 주까. 아가아가 이쁜아가 삼단 같은 요 내 머리 풀어헤쳐서 너를 주까”

책은 미혼모에 대한 차갑고 일방적인 시선 또한 다루고 있습니다. 그것이 소중한 생명에게 사슬이 되고 감옥이 될 수 있음을 말해주지요. 누군가는 아기의 태생을 추적하는 감시자의 눈을 가지고 있을 것입니다. 다른 누군가는 아기의 흙바탕까지 감싸 안는 보호자의 눈을 지니고 있는지 모릅니다. 우리는 어떤 눈으로 엄마와 아기를 바라보아야 할까요? 작가는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네요.

“모든 생명은 생명을 받기 전부터 이미 이 세상에서 받을 수 있는 모든 사랑을 받고 있어야만 한다.”


- 홍보팀 고은경 엘리사벳


첫 소설집 인세 전액 기부한 한영국 재미 소설가

“아이들 아픔 극복할 위로·희망 전할 것”
발행일 : 2012-08-19 [제2808호, 21면]

 ▲ 한영국씨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눔을 실천하는데 쓰고 싶었습니다.”

재미(在美) 소설가 한영국(율리안나)씨가 최근 자신의 첫 소설집인 동화 「동글동네 모돌이」의 인세 전액을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내 ‘어린이학교’에 기증했다.

“어려서부터 신앙생활을 해왔지만 뚜렷한 활동을 하지 못해 늘 빚을 지고 있는 느낌이었지요. 그러다 제일 잘 할 수 있는 글쓰기를 통해 교회에 보탬이 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마음먹었지요. 가톨릭대학교 간호대학이 제 모교이기도 하고요.”

‘어린이학교’는 장기 입원으로 학업을 중단해야 하거나, 잦은 결석 때문에 유급을 당하는 환아들에게 지속적인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장이다. 한씨가 기부한 인세는 ‘어린이학교’의 각종시설 및 입원 환아들을 위한 교육환경 개선과 환아들이 영적·심리적 평안을 찾는 일에 쓰이게 된다.

책을 출판한 바오로딸에서도 한씨의 마음에 공감, 한씨의 소설집을 ‘어린이학교’에 기증했다. 「동글동네 모돌이」는 아빠를 따라 미국으로 건너간 모돌이가 수도원의 수사님들, 친구들과 우정을 나누며, 낯선 환경에서 느끼는 외로움과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극복해나가는 신앙과 성장에 관한 이야기다. 한씨는 이 책을 읽을 환아들에게도 고통을 이해하고 극복하는 힘을 전달하고 싶다고.

“아이들이 이 책 속에서 아픔을 극복하는 위로와 희망이 있다는 점을 읽어내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원문 보기: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46136

 

 

김문태 지음, 『세 신학생 이야기, 바오로딸, 2012

 

삶의 뿌리가 되는 이들

오래도록 유교 집안이던 우리 가족은 성당에 처음으로 나가신 큰오빠로 인해 대부분 성당에 다니게 되었다.

몇 년 전에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을 때 성당에서 장례미사를 하고 많은 신자분들과 우리 수도회 수녀님들의 방문과 기도를 받으며, 우리 가족은 신앙을 가진 것이 얼마나 큰 위로인지 체험했다.

그때 큰오빠는 내게 “내가 제일 먼저 신자가 되었다”라고 웃으면서 말씀하셨다. 그래서 내가 “응, 오빠 고마워”라고 대답했다. 오빠는 내게, 부활하시어 제자들에게 손수 아침을 차려주는 섬세하신 예수님 같았다. 늘 나를 잘 챙기고 또 우리 집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그런 오빠가 한 달 전에 너무 젊은 나이로 하늘나라로 가셨다.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밀려왔다. 슬픔을 견디어 나가면서 오빠가 내게 남겨준 것을 하나둘씩 발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오빠는 흔들리는 내 삶을 지켜주고, 나를 하느님께로 한 걸음 더 가까이 가게 이끌어 주었다. 지식으로만 존재하던 구원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문제 등 모든 것을 하느님 안에 희망을 두며 다시 예수님을 주님으로 모시는 삶에 대한 정립을 하게 했다.

그런 오빠의 세례명이 ‘대건 안드레아’다. 오빠는 우리 가족의 신앙의 튼튼한 뿌리가 되어 주었다. 뿌리 없이 나무가 자랄 수 없고 뿌리가 튼튼하면 할수록 나무는 튼튼해지고 하늘을 향해 키를 높일 수 있다.

내 오빠처럼 한국 교회 초창기 성인들 또한 내 신앙의 뿌리가 되셨음을 최근에 읽은 [세 신학생 이야기]를 통해 새삼 다시 느끼게 되었다.

이 책은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생 최방제, 최양업, 김재복(나중에 대건이 된다) 세 명의 신학생 이야기다. 그들이 신부가 되겠다고 결심하는 과정 그리고 세 명이 만나서 친해지고 마카오로 가는 과정, 최방제의 죽음까지 작가의 세심한 추리와 상상으로 쓰여 있다.

그들의 노고와 아픔 그리고 하느님을 향한 사랑을 사실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최방제의 마지막 모습! 모두에게 마지막 작별 인사를 하고 나지막이 “모든 사람의 아버지와 같은 신부님이 되고 싶었는데”라는 말을 남기며 하늘나라로 가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막연하게 알았던 세 신학생의 노고와 고통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나는 최양업 신부님과 김대건 신부님이 훌륭한 사제가 되는 데에 최방제의 죽음이 뿌리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사제가 되고 1년 만에 하늘나라로 가신 김대건 신부님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우리 삶의 튼튼한 뿌리가 되어주었기에 한국 교회가 이렇게 성장하고 있음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다.

그들에게 무한한 감사를 드리고 우리도 각자가 처한 상황 안에서 튼튼한 뿌리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7월 5일은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 순교자 대축일’이다. 큰오빠가 하늘나라로 가고 첫 번째 맞는 축일이다. 내 신앙의 뿌리가 되어준 오빠에게 깊은 감사를 드리며 마음을 다해 기도하고 싶다.

 

- 황현아 클라우디아 수녀

*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 바로가기

성인, 지옥문에서 하느님을 만나다
<성인 지옥에 가다>, 질베르 세스브롱, 바오로딸, 2012
2012년 07월 11일 (수) 11:04:07 한상봉 기자 isu@catholicnews.co.kr

사랑이 우리를 불태우지 않았다면
예기치 않았던 산불이 우리를 태우고 갔으리

착한 열정으로 우리가 넘치지 않았다면
이름도 모르는 파도가 우리를 휩쓸고 갔으리

가난했지만 민망할 정도로 가난하여
겨울바람도 우리의 냉기를 비켜갔지만

때 묻지 않은 마음 우릴 가득 채우지 않았다면
어지러운 바람 이 골짜기 끝없이 몰아쳤으리

도종환 시인이 지은 ‘청년’이란 시다. 시인은 민망할 정도로 가난한 가운데서도 사랑으로 자신을 불태우고, 착한 열정을 일으켜 세우며, 때묻지 않은 마음으로 가득 차길, 그 힘으로 파란만장한 바다에서 파도에 휩쓸리지 않기를 갈망했다. 그러나 그예 몸을 다쳐 충청도 보은 산속, 해인(海印)으로 들어갔다. “해인에서 거두어 주시어 풍랑이 가라앉고 경계에 걸리지 않아 무장무애하게 되면 다시 화엄의 숲으로 올 것”이라고 했다. “그때는 화엄과 해인이 지척”이라고 했다(도종환, ‘해인으로 가는 길’ 참조). 여기서 해인이란 지혜의 바다이며, 화엄이란 실천적 삶이라 불러도 좋겠다. 해인이 성(聖)이라면, 화엄은 속(俗)이고, 해인이 종교라면 화엄은 일상이며, 해인이 하느님이라면 화엄은 그분을 드러내는 성사(聖事)다.

성인, 지옥에 가다

   

이처럼 화엄에서 해인을 보고, 해인 안에서 화엄을 만난 사제가 있다. 가난한 노동자의 얼굴에서 하느님을 발견하고, 하느님 안에서 ‘지옥’으로 간 사제가 있다. 질베르 세스브롱의 소설 <성인 지옥에 가다>(바오로딸, 2012)에 등장하는 피에르 신부다. 이 책은 공장 지대인 사니 마을의 노동사제가 마침내 지옥문처럼 열려 있는 탄광촌 갱도에 이르러 '고향 같은' 하느님의 땅을 발견하는 과정을 묘사하고 있다.

세스브롱은 책을 펴내면서 “같은 언어를 가진 사람들끼리도 소통이 어렵고 서로 이해할 수 없는 세상, 중재자를 죽이는 시대, 명예를 지키기 위해 사지라도 찢어야 하는 시대, 예수 없는 십자가가 군림하는 이 시대에 나는 어느 편에도 가담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지만, 피에르 신부의 입을 빌어 한탄할 만한 현실 속에서도 희망을 건져 올리고 있다. 세스브롱이 “이 책이 어떤 사람에게는 비위에 거슬리는 이야기가 될지도 모른다”고 했지만, 결국 나이브하게 ‘복음’을 말하던 이들에게 심각한 걸림돌이 될 게 뻔한 소설이다. 그리고 고난받는 백성들과 더불어 이승을 순례하는 이들에게는 깊은 ‘위로와 용기’를 주고 있다.

“하느님은 우리와 함께 계시는데 난 그분과 함께 있지 않아. 난 그분과 함께 있고 싶어, 피에르.” 전임 사제로서 가난한 마을 사람들을 위해 혼신을 다하던 베르나르 신부가 용기를 잃고 공단을 떠나 자신이 소속되었던 수도원으로 되돌아가고, 피에르 신부가 이 마을에 파견되었다. 먼저 인근 공장에 취업해서 일하며, 퇴근 이후에 자신의 집에 모여드는 이들에게 하룻밤 지낼 숙소를 주선하고, 필요한 서류도 작성해 주고, 노동자들과 마주 앉아 조촐한 미사를 봉헌하며 이들에게서 그리스도의 눈빛을 가늠한다.

“피에르는 팔을 벌리고 웃는 얼굴로 그들에게 손짓했다. 그가 본당에 있을 때 몇 달 동안 신자들 앞에서 미사를 드린 적이 있었다. 그때는 신자들에게 등을 돌리고 미사를 드렸으며, 제대에 오르는 계단과 성가대 사이에 철책이 있어 신자들과 신부를 갈라놓았다. 그러나 지금 여기서는 똑같이 피로를 느끼며 똑같은 요구를 가진 공장 친구들과 얼굴을 맞대고 미사를 드리는 것이다. 같은 손을 가진 그들, 그리스도도 다른 사람들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다. 그분이 사람들 사이에 계실 때 그분을 알아볼 수 있는 것은 그분의 눈빛밖에 없었다.”

노동사제 운동의 시작, ‘미션 드 프랑스’(Mission de France)

   
▲ 쉬아르 추기경(Emmanuel Suhard)은 1941년 ‘미션 드 프랑스’(Mission de France)를 설립해 노동사제를 양성했다.

프랑스에서 노동사제운동이 시작된 것은 1941년 7월이었다. 산업사회가 낳은 비참한 노동현실 속에서 빈민층과 노동자들의 복음화를 위해 파리 대주교인 쉬아르 추기경(Emmanuel Suhard)은 ‘미션 드 프랑스’(Mission de France)를 설립했다. 비그리스도교적 환경에 복음의 누룩을 심는 선교 활동이었다. 여기에 사명감을 느끼는 사제들을 양성해서 도시빈민지역이나 공단지대에 사제들을 파견했다. 이들은 직접 공장 생활을 하며 노동자들과 삶을 나누었다.

중요한 것은 사제로 대변되는 교회가 노동자들과 친밀함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제들이 현장에 직접 투신한다는 의미와 그들과 나누는 우정의 중요성을 갈파하는 것이다. 시몬 베유가 <노동일기>에서 드러내고 있듯이, 직접 공장 노동에 투신해야 그들을 ‘정말’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이해가 되어야 ‘참된 사귐이나 우정’이 가능하다. 여기서 예수회의 노동사제였던 반 브뢰크호벤 신부가 지은 <우정일기>(대구 가르멜 수녀원 옮김, 계성 출판사, 1986)의 한 대목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언제 어떻게 사람들에게 가야 할지를 모색하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방식이 불완전해도, 원숙하게 재검토를 못했더라도, 사람들에게 가는 것이다. 누군가를 향하여 간다는 것이 참으로 중요한 것. 이것만이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요, 그들 마음을 채워주고 감동과 행복을 전해 준다. 이것은 크리스챤적인 메시지, 즉 사람들이 서로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다. 이 진실은 흔히, 달갑지 않은 듯한 상황에서 더 잘 증명된다. 타인들에게로 이와 같이 가는 것이 사도직이다.”

피에르 신부가 처음 입사하던 날 만난 인사과장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남겼다. “자신이 선하고 하느님이 저기 편인 줄 믿고 있는 이 외로운 사람에게 연민의 정을 느꼈다.” 그 사람은 양심의 가책 없이 자기 의무에 충실하다고 믿고 일한다. 가능한 많은 이익을 내도록 회사를 운영하는 것이 관심사이며, 그 밖의 것은 상관이 없다. 그러나 피에르가 보기에 “노동자들은 열악한 작업장에서, 환기도 되지 않는 숨막히는 창고에서 죽음을 코앞에 두고 하루 끼니를 걱정하면서 일했지만 그들은 함께 어깨를 맞대고 살고 있어 결코 외롭지 않았다.”

이는 단지 사니의 공장에서만 만날 수 있는 경험이 아니다. 오늘날 우리 주변에서도 공장 노동자들은 작업라인에서 다른 노동자를 협력자로, 동료로 만난다. 급기야 한진중공업이나 쌍용자동차, 유성기업과 콜트·콜텍에서 보듯이, ‘해고’라는 같은 어려움에 처할 때, 해고 노동자들은 다른 노동자들을 ‘같은 고난을 넘어가려는’ 혈육처럼 느끼며, 희망버스에서 보듯이 선한 이들의 연대를 체험한다. “세상에 나 같은 사람은 나만 있는 게 아니다”라고 생각하며, 다른 이들의 세상마저 따뜻하게 품어낼 마음을 낸다.

이런 점에서 노동사제는 축복 가운데 있다. 그리스도가 사랑하던 그 ‘가난한’ 얼굴들을 사랑하고 그들의 형제로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들이 만나는 사람들은 ‘상징’이 아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사랑도 ‘상징적인 사랑’이 아니다. 그들은 구체적인 인간을 만나고, 시간과 돈과 몸을 내어놓고 구체적으로 사랑하게 된다. 더 이상 사니 마을에서 선교할 수 없게 되었을 때 피에르 신부가 다시 본당으로 가지 않고 광산으로 발길을 옮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본당 사제들은 너무 쉽게 강론대에서 ‘사랑’을 설교하고, 이런 관념적 사랑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여기서는 하느님이 발생(發生)하지 않는다. 복음서의 최후 심판 이야기에서 예수가 거론한 것은 ‘구체적인 사랑’이었다.

그리스도인은 '양떼' 인가 '군대'인가?

이 소설에서는 본당사제와 노동사제 사이에 빚어질 만한 갈등을 잘 보여주고 있다. 어느날 그 지역의 본당 보좌신부인 르부아쇠르 신부가 피에르 신부를 찾아와 하소연한다. “전 본당에서 숨이 막혀요. 어린애들과 축구나 하고 부자들의 장례나 치러주기 위해 신부가 된 건 아닌데…….” 사제직에 대한 갈등을 빚고 있는 보좌신부 때문에 급기야 본당 신부가 본당 수녀를 대동하고 피에르 신부의 집으로 찾아왔다. ‘불안정한 사도직’으로 기울어지는 보좌신부를 제 자리로 돌아오게 해달라는 것이다.

피에르 신부는 본당이 시내 중심가에 사는 몇몇 신자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빈민 지역을 포함한 모든 주민들을 위한 본당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본당 신부는 “먼저 있는 것부터 지키고 구원하도록 해야지, 나머지는… 뒤에 해야지 한꺼번에 모든 걸 할 순 없다”는 입장이다.

“난 이 본당의 양떼를 책임지고 있소. 그것을 지키고 하느님 앞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 내 임무요.”
"그들은 양떼가 아니라 군대입니다. 제각기 방법이 다를 뿐이지 모든 그리스도인은 똑같은 직책을 갖고 있습니다."
“신자가 모두 ‘투사’란 말인가? 나도 알고 있소, 현대 유행어를.”
“‘구제회’라는 것이 옛날에 유행어였습니다. 그럼 아직 그다지 사용하지 않는 ‘사도직’은 어떻습니까?”
“이 거리에서 사도직인지 뭔지는 당신 마음대로 하되 본당은 침범하지 말라는 것이오.”
본당신부의 고운 손이 떨리기 시작했다.

본당신부는 노동사제 베르나르 신부가 지역에서 노동자들을 만나기 시작하면서 예전에 본당에서 열심히 봉사하던 마들렌이 본당을 떠난 것, 그리고 본당 보좌신부가 ‘복음적 삶’에 대한 갈증으로 방황하기 시작한 책임을 피에르와 같은 노동사제들에게 돌렸다. 피에르 신부는 답답한 교회 현실을 생각하며 “그들의 귀를 막고 있는 유리창을 깨드릴 수만 있다면! 돈, 특권, 관습, 심지어 의무라는 이름을 가진 유리창을!”이라고 읊조렸다.

피에르 신부는 노동자가 되었다. 그리고 “경찰과 노동자, 집주인과 셋방살이하는 사람들, 기업주와 날품팔이꾼을 동시에 사랑할 수 있는 것은 교회나 난방이 잘 된 안락한 아파트, 하늘나라에서나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공장이나 셋집이나 감옥에서는 동료를 배반하지 않고는 다른 편 사람들을 사랑할 수 없는 게 ‘노동자 세계’의 비극이라고 여겼다.

문득, 지난 6월 25일 명동대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착좌식을 행한 염수정 대주교가 강론에서 “나는 특정 계층을 위한 목자가 아니라 노인에서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부유한 자나 가난한 자의 구별 없이 모든 이들이 더불어 사는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라고 부르심을 받았다”고 말한 게 떠올랐다. 이런 발언 역시 안온한 교구청이나 윤택한 주교관에서나 가능한 ‘현실성 없는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하며 슬퍼졌다. 언젠가 그도 추기경을 꿈꿀 것이다.

   
 ⓒ한상봉 기자

사제보다 아름다운 '대주교'

때로는 사제보다 아름다운 주교가 있기 마련이다. 아들보다 사랑스러운 아버지가 있기 마련이다. 사니 마을에서 동맹파업이 시작되면서 피에르 신부가 동료 노동자들과 더불어 도움을 청하러 파리의 대주교였던 추기경을 방문했다. 창백하고 마른 노인이었던 추기경에게 피에르 신부가 “죄송합니다. 피로하시다는 말씀을 듣고도…”하며 사과하자, 추기경은 “당신들은 피곤하지 않은가요?”라며 되묻는다.

추기경은 요청을 듣고서 “아버지는 특별히 한 자식만 사랑해서는 안 되는 법”이라면서 “마음속으론 제대로 자라지 못하고, 강한 놈들한테 항상 맞고 아무한테도 사랑받지 못하는 자식을 특별히 더 생각하지만 겉으로는 공평해야 한다”고 말한다. 추기경은 그 자리에서 피에르 신부에게 어떤 약속도 해주지 않았지만, 본당신부들에게 기업주들의 최근 회계장부를 수집하게 하고, 이를 회계사에 맡겨 분석한 뒤에 행동할 것이라고 언질을 주었다. 일행이 떠나려고 하자 추기경은 “언제든지 오시오. 되도록 자주……” “혹시 내가 침대에 누운 채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당신들을 만나겠소.” 하였다.

다음 주일에 추기경의 명령으로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파리의 성당 문 앞에서 파업한 노동자들의 가족을 위한 모금이 있었다. 추기경의 메시지는 성당에서, 사무실에서, 술집에서, 정당에서, 살롱에서 검토되었고, 어떤 이들은 “추기경이 제 정신이 아니다”라고 했지만, 수많은 신자들은 처음으로 “정치적 편견 없이” 노동자들의 조건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그들은 처음으로 노동자들한테서 자기의 형제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때까지 파리의 많은 주민은 새옷을 입고 승용차를 몰며 기름진 얼굴을 들고 다닐 때 그들 주변에 있는 가난하고 헐벗은 외곽지대를 언짢게 생각해왔다. 그러나 이제 그들 가운데는 진실로 양심과 영혼의 고통을 느끼는 이가 생겨났다. 그들은 하느님 앞에 부끄러움 없는 사람이라고 자처할 수 없게 되었다.” 

"대주교님, 며칠 동안만 저희 사이에서 살아보시면…"

그러나 이윽고 추기경이 이승을 떠나고 새로운 교구장이 임명되면서 상황은 달라졌다. 새로운 대주교는 피에르 신부를 불러 제일 먼저 “몇 사람이나 세례를 주었소? 몇 사람에게 혼배성사를 주었고 미사에는 몇 명이나 모였소?”라고 물었다. 피에르 신부는 “매우 소수입니다. 그러나 그들 사이에 형제애가 싹트고 이해관계를 떠난 생활태도와 사랑이 자라나고 있습니다. 바로 복음을 살고 있습니다. 그 밖의 것은 자연히 따라올 것입니다. 대주교님, 며칠 동안만 저희 사이에서 살아보시면… 공장에서, 식당에서, 셋방에서, 회합에서… 아, 정말로 온 마을이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하고 전했다.

그러나 “우리는 초대교회에 살고 있는 게 아니오”라고 말하는 대주교는 “그분은 죽음까지도 순명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시오! 피에르 신부, 질서문란은 위험한 함정이오. 그 함정에 빠져들고 있는 건 아니오?”라고 질책했다. 결국 피에르 신부는 사니 마을을 떠나야 했다. 후임으로 전에 본당보좌였던 르부아쇠르 신부가 노동사제로 부임한다는 전갈은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다. 그러나 혼신을 다해 일했던 사니를 떠나야 한다는 게 피에르 신부에게 가슴 아픈 일이었다. 그러나 피에르 신부는 베르나르 신부처럼 수도원으로 달아나지도, 안온한 본당사제를 택하지도 않았다. 그가 추운 겨울을 택해 힘차게 돌아서서 간 곳은 ‘지옥문’이었다. 탄광촌이었다.

지옥문에서 '다시' 만난 하느님

피에르 신부는 어린 시절부터 지옥의 영상으로 머릿속에 새겨진 탄광 갱도를 바라보았다. 지옥의 문에서는 눈만 하얗게 드러난 시꺼먼 광부들의 모습만 보일 뿐이다. 자신의 상복을 입은 사람들, 그들의 발밑에 쌓인 석탄 먼지가 버석버석 소리를 냈다. 가장 불행한 이들에게로 가서 하느님을 다시 만나기로 작심한 노동사제 피에르. 사무실 문을 밀고 들어가자 반백의 콧수염을 기른 남자가 책상 앞에 앉아 있었다.

“무슨 용건이오?”
“일자리가 있습니까?”
“갱에 들어갈 수 있겠소?”
“네.”
“자리는 언제나 있지.”

어차피 예나 지금이나 ‘복음적 명령’을 따르는 이들은 소수다. 주교거나 사제거나 수도자거나 평신도거나 아무 상관없다. 김수환 추기경 마저 ‘복음적 청빈’을 살고자 했으나 용기가 부족했던 자신을 질책한 적이 있다. 주교들도 우리 안에 매인 양떼를 지키거나 우리 안에 더 많은 양들을 집어넣으려고 애쓸지언정, 우리 밖의 사정에 대해서는 무감하기 쉽다. 사제들 가운데 본당 살림 먼저 챙기고서 여유가 생기면 지역사회를 돌아보리라 마음‘만’ 먹는 이들이 있다.

그리고 대부분 그리스도인들은 ‘가난한 이들’과 ‘복음’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의심하지도 않는다. 종교를 부적처럼 붙이고 사는 사람들이다. 액땜을 하려고 봉헌금을 내고, 사제 생활을 철밥통으로 여기고, 짐짓 점잖은 체 하지만 결국 암투를 통해 주교좌에 오르는 사람들이 있지만, 한편에서는 여전히 ‘그리스도의 겸손’으로 언제나 낮은 곳으로 내려가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던 백성을 나도 사랑한다”고 몸으로 증거하는 이들이 있다. 이를 두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눈먼 풀포기도 돌 사이에서 돋아날 것이고 슬픈 새도 우짖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 그리스도 역시 그런 슬픈 눈매를 가진 이들 가운데 한 분이셨다. 그분 역시 지옥문(화엄, 華嚴)에서 해인(海印)을 발견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원문 보기: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646

[저자와의 만남] 「세 신학생 이야기」 쓴 김문태 교수

김대건·최양업·최방제의 성장기
한국교회 최초 신학생 통해 10대의 고난·여정 그려내
청소년, 미래 생각 기회 갖길
발행일 : 2012-07-08 [제2803호, 17면]

 ▲ 청소년들을 위해 김대건·최양업·최방제 세 신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성장소설 「세 신학생 이야기」를 펴낸 김문태 교수.

“이공계 전교 1~10등 은 모두 의대를 가야 한다? 인문계 전교 1~10등은 법대를 가야 한다? 누가 정한 진로일까요? 이 시대 청소년들이 물질주의적 가치관에 호도되거나 남의 시선을 의식해 진로를 결정하지 않고, 자신만의 길을 향해 굳건히 나아가길 기대합니다. 사람마다 그의 가치가 다른 것이 아니라 역할이 다를 뿐입니다.”

김문태 교수(힐라이오·가톨릭대 ELP학부)는 무엇보다 “청소년들이 ‘나만 힘들다’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누구나 나름의 고난과 역경을 딛고 일어선다는 것을 깨닫고 자존감을 탄탄히 키워나가길 바란다”고 전한다.

하지만 교회 안에서조차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줄 책이 크게 부족한 현실에 아쉬움을 느꼈다. 그러한 고민에서 특별히 써내려간 책이 김대건·최양업·최방제 신학생들을 주인공으로 한 청소년 성장소설 「세 신학생 이야기」(275쪽/1만2000원/바오로딸)이다.

김대건·최양업 신부는 한국교회 첫 번째와 두 번째 사제이며, 최방제는 마카오 유학 중 병으로 선종한 신학생이다. 「세 신학생 이야기」는 10대 초반 청소년들이 사제가 되기로 마음먹은 배경과 낯선 유학 여정에서 겪어야만 했던 두려움, 고난의 여정을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사제들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탁월한 자질을 갖추고 태어나진 않는다. 소설 속 주인공들에게서도 젊은 열정만이 아니라 끊임없는 갈등과 좌절감을 엿볼 수 있다. 누구보다 끈끈한 형제애로 한길을 걸었지만, 서로 티격태격 갈등하고 경쟁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이들이 유학 중 남긴 라틴어 편지 내용 중 각자 생활에 대해 언급한 짧은 내용과 교회사 사료를 근거로 상상력을 넓혀 소설을 완성했다.

김 교수는 “무엇보다 세 신학생들은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내가 왜 사는지’에 대한 가치관을 뚜렷이 키운 덕분에 하느님을 향한 믿음을 올곧게 지켜냈다”며 “이들의 삶을 통해 정신적인 가치에 대해 전혀 생각할 틈없이 앞만 보고 달리는 청소년들이 잠시 멈춰 서서 자신의 내면과 미래에 대해 깊이 생각할 기회를 가져보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저자인 김문태 교수는 20여년간 신학생들을 위한 강의도 담당한 덕분에 이번 소설을 쓰는데 큰 힘을 얻었다고.

하지만 고전구비문학을 연구하고 관련 저서도 다양하게 편찬해 온 학자가 청소년 성장소설뿐 아니라 어린이들을 위한 동화를 다수 펴내온 작가라고 하면 다소 생뚱맞게 느껴지기도 한다. 김 교수는 「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 1, 2」로 동화작가의 여정을 시작, 「행복한 할아버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하느님께 뽑힌 바오로」 등 어린이들을 위한 책을 다수 집필한 바 있다.

“학자로서 교육자로서 국가와 교회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 먼저 어린이들의 마음에 올바른 가치를 담은 씨앗을 심어주고 싶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린이뿐 아니라 청소년들의 자존감 형성에 도움이 될 책을 지속적으로 펴낼 계획입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사진 조대형 기자 (michael@catimes.kr)

가톨릭신문

[새책] 성인 지옥에 가다 / G. 세스 브롱 지음

발행일 : 2012-06-24 [제2801호, 17면]

G. 세스 브롱 지음/남궁연 옮김/432쪽/1만3000원/바오로딸

바오로딸 출판사(대표 이순규 수녀)가 펴내는 ‘다시 읽고 싶은 명작’ 시리즈 열한 번째 책이다.

프랑스 광산촌 출신 피에르 신부는 스스로 공장 노동자가 되어 가난한 노동자들 곁에서 고통과 희망을 나누고, 나아가 그들의 비참한 생활을 숨김없이 증언한다.

1950년대 산업사회 발달과 함께 대두된 각종 사회 문제 앞에서 새로운 시대적 소명을 자각, 빈민층과 노동자들을 위해 노동사목을 펼치는 프랑스교회 변화의 선봉에 선 노동사제의 모습이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초창기 노동사목에 나선 사제의 열정과 고난을 생생하게 만나볼 수 있는 기회다.

가톨릭신문 


원문 보기: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44787&ACID=5&S=

 

저자: 김문태 | 판형: 140*200 | 쪽수: 276쪽
가격: 12,000원 | 발행일: 2012년 5월 20일

 

● 기획 의도
한국 최초의 신학생 김대건․최양업․최방제의 청소년 시절을 다루는 성장소설이다.
175년 전 세 청소년이 겪었던 사랑과 좌절, 두려움과 갈등, 고난과 극복을 통해 오늘날 청소년들이 추구할 가치를 진지하게 돌아보게 한다.

주제 분류 :  도서, 청소년, 문학, 소설, 성장소설, 청소년소설

키워드 : 김대건, 최양업, 최방제, 하느님, 성소, 천주교, 신학생, 신부님, 사제, 신앙, 모방 신부, 정하상 바오로, 믿음, 꿈, 희망, 마카오, 유학생활, 학업, 우정, 사랑, 친구, 죽음, 그리움, 믿음, 이별, 청소년, 소설, 성장 소설, 청소년 소설

요약
한국 최초의 신학생 김대건·최양업·최방제의 청소년 시절을 다루는 성장소설
세 청소년이 천주교 사제가 되기로 한 배경, 유학길에서의 두려움과 고난의 여정을 흥미진진하게 다룬다. 서로 간의 우정, 학업에 대한 열정, 친구의 죽음에 따른 슬픔과 고통을 극복하며 하느님께 나아가는 모습은 성장통을 겪고 있는 오늘의 청소년들에게 힘과 용기와 꿈을 심어준다.

내용
김대건․최양업․최방제 세 청소년이 천주교 사제가 되기로 한 배경, 유학길에서의 두려움과 고난의 여정을 사실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마카오에서의 학업에 대한 열정, 세 신학생의 우정과 경쟁, 친구의 죽음에 따른 슬픔과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통해 세 신학생의 삶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예비 신학생이나 중고등학생들이 성소를 키우고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돕는다. 세 신학생이 자기 앞에 닥친 문제를 극복하며 신앙 안에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그린다.

추천글
"세 청소년들은 낯선 땅 마카오에서 외국어로 공부를 해야 했고, 죽음을 각오하며 신앙생활을 했습니다. 몰래 숨어서 다녀야 했고 아는 것도 숨겨야 했습니다. 역사는 그분들이 우리 민족과 교회를 위해 훌륭하게 신학생 생활을 했고, 착한 목자로서 양들을 위해 기꺼이 목숨을 바쳐 살았음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세 신학생 이야기」는 안일하게 살아가는 우리들을 다시 일깨우고 있습니다." - 조규만 보좌주교 (천주교 서울대교구)

대상
청소년, 예비 신학생, 사목자, 김대건․최양업․최방제의 청소년 시절에 관심 있는 이

지은이 : 김문태 힐라리오 
성균관대학교 국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한 문학박사이다. 우리의 문화와 전통이 살아 숨 쉬는 고전문학과 구비문학을 연구해 왔으며, 현재 가톨릭대학교 ELP학부대학 교수이다.「삼국유사의 시가와 서사 문맥 연구」·「국문학 연구와 국어교과교육」·「되새겨 보는 우리 건국신화」 등의 연구서와 강화의 옛이야기와 옛 노래들을 조사한 「강화 구비문학 대관」을 펴냈다. 어린이 책으로는 「행복한 할아버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하느님께 뽑힌 바오로」·「세상을 바꾼 위대한 책벌레들 1, 2」·「세상을 감동시킨 위대한 글벌레들 1, 2」·「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구비문학」·「자연과 꿈을 빚은 건축가 가우디」·「장난꾸러기 생각여행을 떠나다」·「달봉이 생각 고수가 되다」·「정약용 공부법」·「한 권으로 보는 우리 고전 강의」·「귀양 간 코끼리」 등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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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5월 25일 | 지은이: G.세스 브롱
옮긴이: 남궁 연 | 판형: 125*185 | 쪽수: 432쪽 | 가격: 13,000원

 

● 기획 의도
가난한 노동자들과 삶을 나누며 그들을 위해 헌신하는 노동사제를 통해 하느님 사랑을 맛보고 삶의 희망을 발견하게 한다.

주제 분류 - 문학, 사회소설
 
키워드(주제어) - 노동자, 공장, 노동사목, 노동사제, 프랑스교회, 산업사회, 광산촌, 가난, 비그리스도교적 환경, 복음, 누룩, 정의.

요약 - 노동자 마을로 걸어간 어느 사제 이야기
불란서의 광산촌 출신 노동사제 피에르가 가난한 마을, ‘사니’에 들어가 고통을 겪는 노동자들과 함께 살면서 하느님 사랑 안에서 희망을 간직하는 이야기.

상세 내용
불란서 노동사제 이야기, 광산촌 출신 노동사제가 가난한 마을, ‘사니’에 들어가  노동자의 열악한 환경속에서 함께 고통으 겪으면서도 하느님 사랑 안에서 희망을 간직하는 이야기.

1950년대 프랑스 교회는 산업사회의 발달과 함께 대두된 사회 문제 앞에서 새로운 시대적 사명을 자각하고 빈민층과 노동자들의 복음화를 위해 비그리스도교적 환경에 복음의 ‘누룩’을 심는 방향으로 선교를 전환한다. 이에 소명을 느끼는 사제를 양성해 사제가 없는 마을이나 노동자 마을로 파견한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에서 노동사제의 활동이 시작된다.

이 책의 주인공 피에르 신부는 프랑스 파리 교외 공장지대에 가서 스스로 공장 노동자가 되어 가난한 노동자들과 함께 일하고 생활하며 그들의 어려움과 슬픔, 기쁨을 함께 나누면서 산업사회가 낳은 노동자들의 비참한 생활을 숨김없이 증언한다.

밤마다 어린 아들을 때리는 주정뱅이 마르셀, 경찰의 앞잡이 북아프리카인 아흐메드, 창녀 쉬잔 같은 생활에 지친 군상이 바로 피에르 신부를 둘러싼 이웃이다. 이런 환경에서 피에르 신부는 마을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함께 의논하고 고민하며 따뜻한 사랑과 헌신으로 헤쳐나간다. 이따금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좌절할 때도 있지만, 복음의 진정한 창조 질서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는 사제의 모습은 감동적이다.

또한 오늘날 우리 교회도 국내 노동사목뿐 아니라 이주 노동자 사목, 해외사목까지 광범위한 사목을 펼쳐가는 시점에서 여기 나오는 초창기 노동사제의 열정과 고난을 다시 한 번 되새겨 보는 것은 뜻 깊은 일이 될 것이다.

"단 한 마리의 가엾은 양도 잃지 않기를…." "등장인물, 파리대교구 추기경의 유언입니다. 고인이 되신 우리의 아버지 김수환 추기경이 생각납니다. 예나 지금이나 교회를 살리는 힘은 가난한 이들과 어떤 관계를 맺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어쩌면 이렇게 단순한 필치로 심오한 복음의 진리를 전할 수 있는지 놀랍습니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좋은 피정을 한 듯한 감동을 받을 것입니다." - 서춘배 신부(의정부교구 의정부 주교좌 성당 주임)

대상
모든 노동자, 근로자 , 현대의 노동 현실에 관심 있는 이, 노동 사목, 이주 사목을 하는 관계자와 여러 종교의 사목자.                                       

지은이 : 질베르 세스브롱(Gilbert Cesbron, 1913-1979)
가톨릭교회의 운동과 인연을 맺고 있던 작가로서 언제나 그 시대에 대두된 중요한 사회문제를 주제로 한 소설을 썼다. 저서로는 노동사제 문제를 다룬 「성인, 지옥에 가다Les Saints vont en enfer」(1952) 외에도 청소년 범죄문제를 다룬 「굴레 벗은 개들Chiens perdu sans collier」(1954), 이혼 부부의 자녀문제를 다룬 「우리가 죽이는 모차르트C’est Mozart qu’on assassine」(1966), 장애자의 문제를 다룬 「나도 역시 그들을 사랑했소Mais moi je vous aimais」(1977) 등 50권이 넘는 그의 소설은 현대사회가 내포하는 여러 가지 문제 앞에서 정의와 사랑을 열정적으로 산 작가의 면모를 보여준다.

옮긴이 : 남궁 연
서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소르본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가톨릭대학교 프랑스어문화학과 명예교수다. 옮긴 책에 「진흙탕에서」․「다니의 일기」․「또 다른 무쉐트의 새로운 이야기」․「코르니유 영감의 비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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