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목자이신 주님!
저희에게 사제들을 보내시어 거룩한 성사를 통하여
당신의 현존을 깨닫게 하심에 감사드립니다.
모든 사제들이 세상의 온갖 유혹과 어려움 앞에서도
신앙으로 더욱 굳세어지며 당신을 닮은 착한 목자가 될 수 있도록
당신의 빛과 은총으로 그들을 보호하시고, 이끌어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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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울어줄 사람… 있으신가요?
이기헌 주교의 삶과 신앙 수필로 엮은 묵상집 「함께 울어주는 이」

가톨릭평화신문 2018. 07. 15발행 [1473호]

  
▲ 「함께 울어주는 이」




“오래전부터 사목자다운 수필을 쓰고 싶었습니다. 사목 현장에서 만난 착한 사마리아인 사람들의 이야기며, 라자로의 죽음을 슬퍼하며 우시던 예수님을 닮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사목자로서의 삶과 신앙, 추억의 조각들을 기워 낸 묵상 수필집 「함께 울어주는 이」(바오로딸)를 펴냈다.

쉬는 날이나 긴 연휴가 주어지면 ‘책을 볼까, 글을 쓸까?’ 망설이다, 글을 쓰기로 결심한 날들이 안겨준 선물 같은 책이다. 의정부교구 사목월간지 ‘나무그늘’에 기고했던 글, 시대 상황에 맞게 목자로서 목소리를 낸 글, 영적인 생각에 대한 단상, 교구 주보에 실었던 글을 모았다.

책 제목은 본당 주임 신부로 사목했던 시절, 유럽 성지순례로 본당을 비워야 해 동창 신부에게 본당을 맡기고 떠났을 때의 일화에서 따왔다.

“여행을 마치고 본당에 돌아온 후, 걱정했던 자매님 한 분이 세상을 떠났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자매님에게는 두 아들과 남편이 있었는데, 비신자인 남편이 어찌나 고집이 센지 오랫동안 성당에 가자고 졸라도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무척 속상해했었습니다. 그런데 그 남편이 주일미사에 나왔습니다.”(51쪽)


이 주교가 자리를 비운 동안, 동창 신부는 그 자매의 집을 방문해 병자 영성체를 해주고, 병자성사를 주는 등 자매의 임종을 지켜보며 눈물을 함께 흘리며 슬퍼해 줬다. 동창 신부의 눈물이 남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다.

“예수님이 ‘우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하신, 참 행복의 의미가 와 닿았습니다. 고통을 받고 우는 사람, 어렵고 힘든 사람을 찾아가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은 사제들이고, 신자들이지요.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입니다. 바오로딸 출판사 수녀님들이 정해주신 제목으로 마음에 드는데, ‘내가 그렇게 살았나’ 하는 반성이 듭니다.”(웃음)

수필집에는 평생 자녀들이 하느님 자녀로 살아가기를 기도하신 어머니, 묵주기도의 추억, 일본 교포 사목, 성체조배의 은총, 사제로서 정체성과 외로움이 닥쳤던 시간, 성사의 아름다움 등 주교가 살아온 삶의 아름다운 궤적이 녹아있다.

이 주교는 1947년 해방 직후 평양에서 태어난 피난민이자, 북에 두 명의 누나를 두고 있는 이산가족이다. 그래선지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장으로서 한반도의 평화를 바라는 짙은 애절함도 담겨있다.

“북에서 넘어왔기에 어렸을 때 피난민이라는 소리를 종종 들었지요. 그래서 난민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됩니다. 제주의 난민들도 그렇고, 교회는 삶의 위기에 있는 난민들을 따뜻하게 돌봐줘야 합니다. 새터민들도 난민이지요. 새터민과 이주민들에게 형제애를 실천해야 한반도에 평화가 오지 않을까요?”

평소 영적 독서를 즐기는 이 주교는 “영적 독서를 하는 시간은 아깝지가 않다”며 최근에 읽은 책 두 권을 추천했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 성인들」과 「황혼의 미학」이다.

이 주교는 “글을 쓰는 시간은 살아온 날들을 꺼내보는 시간”이라며 “앞으로도 조용한 시간을 통해 삶을 돌이켜보기도 하고, 글을 써서 교우들과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글·사진=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 

기사 원문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26959&path=201807






「함께 울어주는 이」 펴낸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타인의 아픔에 눈물 흘려본 적 있나요?

사목 현장서 겪은 체험 수필로
해방 직후 태어난 실향민으로서 민족화해에 대한 깊은 애정 보여
“새터민·난민 형제애로 보듬어야”

가톨릭 신문 2018-07-15 [제3103호, 13면]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하다”라고 말하는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
“책 제목이 함께 울어주는 이인데, 내가 과연 그렇게 살았는지 반성도 됩니다. 누군가를 위해 울어준다는 것은 참된 행복을 의미합니다. 고통받고 어려운 이들과 함께 울어줄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사제입니다. 사제와 신자들이 함께 울면서 서로의 아픔에 공감할 때 그 의미가 더 커지겠지요.”

‘함께 울어준다는 것’은 행복하다고 말하는 따뜻한 책이 출간됐다. 의정부교구장 이기헌 주교가 집필한 「함께 울어주는 이」(이기헌 지음/160쪽/1만1000원/바오로딸)다. 이 책은 사목자로서 걸어온 이 주교의 삶의 체험을 수록한 묵상 수필집으로 가족, 성소, 기도 등 다양한 영성적 주제를 실었다. 이 주교와 관계를 맺었던 사람들에 대한 잔잔한 따뜻함이 묻어나는 글이 많아 마음을 이끈다.

그는 “글을 쓰면서 자신을 돌이켜보는 시간이 된 것 같다. 물론 글을 쓰는 것은 부담이 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즐거운 부담이다”라며 “이 책을 통해 신자들과 삶의 이야기를 나누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신앙생활의 소중함과 더불어 하느님 말씀을 통해 삶의 가치를 깨닫기를 바란다”고 집필 계기를 밝혔다.

특히 ‘민족화해’에 대한 이 주교의 생각은 신자들은 물론이고 한국 사회에 큰 울림을 선사한다. 그는 스스로를 ‘한반도가 분단된 상태에서 태어나 분단 속에서 살아온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저는 해방 직후 1947년 분단된 한반도에서 태어났습니다. 내가 북한에서 왔기 때문에, 피난민이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지요. 그러다 보니 난민들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제주도 난민에 대해서도 많은 걸 느낍니다.”

이 주교는 교회는 삶의 위기에 처한 난민들을 돌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새터민’ 역시 난민이라며 한 형제와 같은 마음으로 그들에게 다가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다른 이들을 형제애를 가지고 대할 때, 마음에 평화의 씨앗이 심겨 마침내 한반도에 평화가 도래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서 「함께 울어주는 이」에서도 그가 각별히 생각하는 평화와 민족화해에 대한 깊은 애정이 드러난다. ‘사그라들어도 잊을 수는 없는’이라는 글에서 “이산가족 상봉을 볼 때면 말할 수 없는 아픔을 느낍니다. 저 역시 이산가족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더 그렇겠지요”라고 말한다. 그는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에서 활동하며 북한 방문을 했을 때를 설명했다. 북한 방문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북한에 있는 가족들의 소식을 전하자 어머니와 누나가 눈물을 쏟았다며 떼려야 뗄 수 없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을 이야기 했다. “이산가족 상봉은 남북의 정치적 이해관계나 경제적 실리와는 무관한 인간 본연의 인륜에 대한 호소”라며 이산가족 상봉의 절실함을 짚었다.

이 외에도 일본에서 교포사목을 할 당시, 서툰 한국어로 함께 묵주기도를 바치던 연로한 사제의 이야기 등 마음에 훈기를 채우는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신자들은 「함께 울어주는 이」를 통해 이 주교가 말하는 진솔한 이야기 속에서 자신의 신앙을 돌아볼 수 있다. 또 그가 이 책을 “그간의 삶을 돌아보며 인생의 한 단편을 정리한 글”이라고 설명한 만큼 오랜 시간 사목자로 살아온 삶의 체험과 신앙에 대한 깊은 묵상을 나눌 수 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

기사 원문 : http://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297162


아버지 하느님,
교황과 교회의 모든 사제, 신자들을
당신께 맡겨드리며 청하오니,
그들이 모두 방황하고 혼란한 이 세상에
당신 진리 말씀의 성실한 증거자들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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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신 주님, 
당신을 따르기 위해 성직과 수도 삶에 투신한 이들이
당신과의 더욱 친밀한 일치 속에서 
기쁨으로 걸어갈 수 있도록 기도합니다.
당신께서 주신 평화로 그들의 마음을 온유하게 하시어
세상의 아픈 이들을 어루만지고 
상처를 끌어안는 당신의 제자로서 충실히 살아가도록 빛과 힘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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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직의 모범을 보여주신 예수님,
당신을 따르려는 모든 사제들에게
당신께 대한 오롯한 사랑의 마음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다 할 수 있게 하시고,
늘 당신과의 친밀함 속에서 기쁨을 누리며
사람들에게 잘 봉사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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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하느님,
교황과 교회의 모든 사제, 신자들을
당신께 맡겨드리며 청하오니,
그들이 모두 방황하고 혼란한 이 세상에
당신 진리 말씀의 성실한 증거자들이 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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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장례미사 땐 신자들 웃겨 주세요"

입력 : 2017.10.27 03:04

아들 넷 신부로 키운 엄마의 편지
故 이춘선 '네 신부님의 어머니'

조선일보 | 김한수 기자 2017.10.27 
40대 후반에 열한 번째 아이로 낳은 막내가 사제품을 받고 임지(任地)로 떠나는 날 어머니는 작은 보따리 하나를 건넸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풀어봐라." 막내 신부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바로 풀어봤다. 그리곤 목이 메어 한참을 울었다. 보따리 안에는 막내 신부가 갓난아기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와 함께 편지 한 장이 있었다.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신부님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최근 출간된 '네 신부님의 어머니'(바오로딸출판사)는 아들 넷을 신부로 키운 이춘선(1921~2015) 할머니의 이야기다. 할머니가 남긴 편지와 일기, 구술을 정리하고 아들 신부들의 글을 함께 실었다. 책장을 넘기면 눈가가 뜨거워진다.

만년의 이춘선 할머니.
만년의 이춘선 할머니. 할머니는 성당 주일학교에서 한글을 배워 수시로 아들 신부들에게 편지를 쓰고, 일기를 남겼다. /바오로딸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서 태어났다. 처녀 때부터 '착한 남자 만나 가정을 꾸리게 해달라'고 기도한 그는 소원을 이뤄 11남매를 낳았고 그중 장남(오상철)·셋째(상현)·일곱째(세호)·막내(세민) 등 아들 넷을 신부로, 딸 한 명은 수녀, 손자 한 명을 신부로 키웠다.

"낳으면 좋은 줄 알고 자꾸만 낳았네. 낳다 보니 아들 일곱이나 낳았네, 딸 넷하고. 그러다 보니 맏아들부터 하느님이 (사제와 수도자로) 데려가시겠대. 하나, 둘, 셋, 넷, 다섯. 처음에는 하느님이 다 데려가시오 하고 좋더니 이젠 겁이 나. 저것들이 잘못 살면 어떻게 하나…."(할머니의 기도시)

4형제 신부, 수녀를 키운 비결은 솔선수범. "묵주가 혹시 안 보이거나 몸에 없으면 기절할 정도로 놀란다"는 그녀는 자녀가 주일 미사를 빠지면 밥을 굶기고 집에서 쫓아내기도 했다. 이렇게 자녀를 키운 이유는 할머니 자신이 예수님을 너무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수님을 "주님, 하느님, 창조주, 아버지, 주치의사, 스승님, 선배님, 아빠, 오라버니, 피난처, 의탁(依託), 희망"(107쪽)이라고 부른다.

가난한 살림에 풍족히 도와주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사제 아들, 수녀 딸이 올바른 생활을 하도록 이끄는 엄격함은 상상 이상이다. 아들 신부에 대해 "강론이 조금 길고 어려운 말이 많다"고 평하고, "사제·수도자가 밤늦도록 TV 보고 화투 치면 안 된다"며 "사람들의 기대보다는 하느님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기를" 기도한다. 아들 신부에게 "만일 하느님의 사람(사제)들이 영혼들을 제대로 챙겨 먹이지 않으면 신자들의 영혼은 비실비실 쇠약해진다"고 따끔하게 타이른 게 2000년 그녀의 나이 79세 때 쓴 편지다.

할머니는 노년에 들어 "묘비에 '더 힘써 사랑하지 못했음을 서러워하노라'라고 새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특별한 부탁을 했다. "장례미사 때 강론 시간에 신자들을 한바탕 웃겨달라." 하느님 곁으로 가는 기쁜 날, 신자들을 울려선 안 된다는 뜻이었다. 막내 신부는 선글라스를 쓰고 강론해 신자들을 웃겼다고 한다.



기사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7/2017102700123.html

 이춘선 | 153*200 | 236쪽 | 12,000원 

ISBN 9788933112878 03230 | 2017. 9. 25. 발행 


못난이 어머니 


성모님께 나를 맡기며, 곱게 나아가게 해주소서

네 명의 아들, 한 명의 딸을 신부와 수녀로 봉헌한 어머니의 절절한 신앙 고백. 

열악하고 힘겨운 가정 형편 속에서도 자식들을 하느님의 사람으로 길러낸 한 신앙인이자 엄마의 모습이 일기와 편지글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또한 이춘선 마리아의 기도시와 오세민 신부가 들려주는 어머니 이야기에는 그의 깊은 신앙심과 자식들을 향한 모정이 담담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춘선 마리아는 자녀들, 특히 사제들에게 영명축일과 생일이면 편지로 축하를 전했고, 아들들이 행여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면 편지를 보내 ‘참 사제’로 살아갈 것을 당부하곤 했다. 편지글은 소박하고 진솔한 감동을 가감 없이 전하기 위해 다듬지 않고 가급적이면 원문 그대로 실었다. 

책 사이사이 이춘선 마리아가 직접 쓴 편지, 유품, 아들 신부들에게 남긴 어린 시절 옷가지와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화보가 들어 있어 읽는 재미와 감동의 깊이를 더한다. 

나 같은 주제에 배우지 못하고 가난한 집안에서 신부를 몇씩이나 낸단 건 사람의 힘이 아닙니다

“배운 것도 없고 가진 것도 없는 입장에서 자녀들에게 물려줄 수 있는 것은 신앙밖에 없었다. 그래서 모든 자녀들이 매일미사에 참여하도록 했다. 겨울이 되어서 손발이 얼어도 미사에 가지 않으면 밥을 주지 않았다. 영혼은 굶어 죽는데 육신이 배부른 것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가르침이었다.”(221쪽)

이춘선 마리아의 이 같은 신앙과 자녀 교육은 자녀들의 성소로써 그 결실을 맺어갔다. 장남(오상철 신부)이 1971년 사제로 서품된 데 이어 셋째(오상현 신부), 일곱째(오세호 신부), 막내(오세민 신부)까지 모두 하느님께 봉헌했다. 이로써 우리나라 교회 역사상 처음으로 4형제 신부를 아들로 둔 어머니가 되었다. 또한 하나뿐인 딸(오진복 수녀)도 수도자의 삶을 살고 있다. 

구순의 어머니와 네 아들 신부의 추억과 사랑이 담긴 편지와 일기. 이를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뜨거운 모정, 신앙의 힘까지 얻을 수 있다. 한 가정에서 어머니의 자리가 얼마나 소중한지, 성소의 못자리가 바로 그 가정임을 깨닫고, 어머니의 사랑이 하느님을 향한 사랑에서 출발했음을 잊지 않게 해준다.

이 책은 신앙에 회의를 느끼는 이들이나, 특히 이춘선 마리아가 아들들에게 보낸 편지글에서처럼, 자녀 교육에서 무엇을 우선해야 할지 고민하는 요즘 부모들에게 지혜의 나침반이 되어준다. 


못난이, 못난이, 못난이.

낳으면 좋은 줄 알고 자꾸만 낳았네.

낳다 보니 아들 일곱이나 낳았네, 딸 넷하고. (중략)

그러다 보니 맏아들부터 하느님이 데려가시겠대.

그래서 보내면 좋은 줄 알고 자꾸 보냈어.

하나, 둘, 셋, 넷, 다섯. (중략)

아이고 못난이.

똑똑한 엄마 같으면 요것조것 따지기나 하지.

그저 주는 대로 낳고 보내라는 대로 보내고

그러니 하느님이 마음 놓고 주셨다가 빼앗으셨겠지.

아이고 하느님 제가 뭘 압니까. 알아서 하셔요.

영광 찬미 받으세요. 하느님.(166-167쪽)


사제품을 받고 첫 부임지로 떠나던 날, 어머니는 내게 서품 선물이라며 작은 보따리 하나를 건네셨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풀어보라 하셨다. 그러나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선물 보따리를 풀어본 나는 어머니의 깊고 깊은 사랑에 목이 메어 한참을 울었다.

그 보따리 안에는 장롱 속에 차곡차곡 보관해 둔 내 갓난아기 적 배냇저고리와 한두 살 무렵 입던 작은 옷가지들이 편지와 함께 개켜져 있었다. 학교에서 글을 배운 적이 없는 늙으신 어머니가 한 자 한 자 꾹꾹 눌러쓴 편지에는 이렇게 적혀있었다.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신부님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198-199쪽)


이토록 위대한 신앙의 힘, 이토록 숭고한 모성의 힘이란...

정말 ‘엄마의 마음이란 조물주가 박아주신 걸까?’ 

엄마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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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상식 속풀이」-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박종인 신부 지음 / 264쪽 / 1만2000원 / 바오로딸
민망해서 난감해서…
담아뒀던 신앙궁금증
속 시원히 풀어볼까요

인터넷 매체 연재 질의응답 엮어
99개 흥미롭고 이색적인 질문들
교회 가르침 따라 도움주려 노력

발행일2017-08-06 [제3056호, 15면]

“성체를 씹어 먹어도 되나요?, TV로 미사 참례해도 되나요? 이런 질문, 해도 되나요?”

엉뚱한 질문을 할 때, 혹은 새로운 질문을 할 때 이 질문을 던질 것이다. 이 책은 무려 표지에서 ‘이런 질문’을 해도 되냐고 묻는다. 책 안을 구성한 질문들이 얼마나 이색적일지 벌써부터 궁금증을 유발한다. 호기심을 자극하는 만큼, 흥미로운 99가지 질문으로 가득 찬 이 책은 박종인 신부(예수회·서강대학교 (대우) 교수)가 집필한 「교회상식 속풀이」다. 

▲미사는 새롭게 ▲기도는 힘차게 ▲교리는 재미있게 ▲성사는 충만하게 ▲교회는 친근하게 ▲교회상식은 시원하게라는 6가지 주제 아래, 일반 신자들은 물론 비신자들까지도 궁금해하는 이색적인 질문을 담았다. 특히 궁금하지만 쉽게 묻기도 난감하고, 대답하기도 쉽지 않은 물음들이 담겨 눈길을 끈다. ‘미사 때 왜 종을 치나요?’, ‘영성체 후 감실에 인사해야 하나요?’와 같은 미사에 관련된 질문부터 ‘연인과의 관계, 어디까지 가능한가요?’, ‘신앙생활에서 받는 위로란 뭔가요?’와 같이 신앙생활 전반에서 느끼는 일상적 질문까지 담겼다. 박 신부는 이 질문들에 시원하면서도 유쾌하게 대답을 내놓는다. 

박 신부는 “이 책의 질문들을 보면 흥미롭고 새로운 질문들이 많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회의 역사와 현실에 대한 궁금증이 많이 담겨있다”고 설명했다.

박 신부가 「교회상식 속풀이」를 펴내게 된 것은 교회 내 인터넷 매체에서 일주일마다 연재하던 질의응답 글로부터 시작됐다. 신자들의 질문, 혹은 박 신부의 주변인들의 질문을 하나씩 답한 것이 쌓여 책으로 완성된 것이다. 때문에 「교회상식 속풀이」는 생생하고 재치 있는 질문들이 많이 담겼다. 책으로 내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은 수정·보완을 거쳤지만 여전히 ‘살아있는 질문’들이 가득하다. 박 신부는 질문에 대해 교회의 전통, 여러 교회의 문헌들을 인용해 설명한다. 전례 전문가는 아니지만 신자들이 근거 없이 믿고 있던 내용들을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주기 위해서다. 

박 신부는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라서 답변하려 노력했다. 또 신자들의 질문뿐 아니라, 신자들이라면 알아야 할 내용에 대해서도 실었다. 질문에 대한 대답뿐 아니라, 신자들이 올바른 신앙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되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또 「교회상식 속풀이」는 특히 ‘냉담교우’들이나 신앙에 흥미를 높이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박 신부가 글을 기고할 당시에 대상자를 교회에 발걸음이 뜸한 신자들로 잡았기 때문이다. 이에 박 신부는 “세례를 받고 그리스도인이 됐지만 신앙에 대해 확신이 없거나 성숙하기를 원하는 신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으로 편안하게 다가가 언제든 꺼내 읽을 수 있는 책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신부는 앞으로 계속해서 신자들의 고민과 질문을 가까이서 듣고 함께 고민할 것을 다짐했다. 더불어 이 책을 ‘사제라는 직무를 충실히 살게 해주는 동력’이 되는 책이라고 설명했다.

“교회에 대해 궁금증을 가진 분들과 대화하면서 그분들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서 저도 많이 배우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더 많은 이들과 소통하면서 많은 고민들을 같이 해결해나가겠습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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