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변 사람에게 마음을 여는가?

연민을 드러내는가?

방문해야 할 병자가 있는가?

혹은 주변에 상처받아 위로가 필요한 사람이 있는가?

_ 안셀름 그륀, 「내면의 샘」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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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단식이란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쁜말을 하지 않는 것을 뜻한다.
_ 안셀름 그륀, 「내면의 샘」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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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는 부활절 준비를 위해 사순 시기를 마련했다. 
사순 시기는 특별한 수련 시기로 내적 자유를 수련하는 때다.
_ 안셀름 그륀, 「내면의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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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과 함께 떠나는 사순 여정… 이 책 챙기셨나요?


사순시기 위한 신앙 안내서 세 권

2018. 02. 11발행 [1452호]




사순시기는 ‘봄’이다. 사순의 계절이 봄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이 시기엔 각자의 신앙 또한 ‘새 희망’을 향해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제와 인내가 뒤따르는 ‘사순살이’는 결코 쉽지 않다. 새 희망을 향한 사순살이를 도와주고 이끌어줄 신간을 소개한다.


내면의 샘 


안셀름 그륀 지음 / 김선태 주교 옮김 / 바오로딸 / 6000원



유다교는 속죄의 날이면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하루 동안 단식했다. 단식은 ‘경건함의 표지’였다. 바리사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단식을 지킬 정도였다. 특별한 갈망과 도움을 요청할 때에도 이들은 수시로 단식에 돌입했다.

고대 수도승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평일엔 단식하고, 주말에 음식을 먹었다. 고기와 치즈, 포도주도 피했다. 초대 교회는 이 같은 ‘단식 관행’을 점차 받아들였으며, 단식을 결코 슬픔의 표현이 아닌 구원과 기쁨을 기다리는 ‘영육의 수련’, ‘내적 조명’으로 보았다.

지역과 종교를 넘어 수많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오고 있는 ‘세계적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가 사순 길잡이 「내면의 샘」을 펴냈다. 단식의 의미를 전하고, 사순시기 하루하루를 영성적으로 보내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교회는 개인에게만 단식하라고 권고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주는 ‘포기의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일깨운다. 풍요로운 현대 소비문화에 맞서는 단식, 금주, 금욕 등 ‘포기 행위’들은 사회 전체에 ‘치유’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순 제1~5주간을 단식→정화→수련→언어→기도와 연민의 흐름으로 지낼 것을 제안한다. 2주간 ‘영혼의 정화’에 이르기 위한 각자의 생각과 느낌 관찰하기, 영혼의 밑바닥 깊이 묵상하기 등 구체적인 수행법도 일러준다. 이 같은 일련의 수행은 가족과 함께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자는 각자 실천 계획서를 종이에 기록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포기의 계획’과 ‘실천사항’을 약속해볼 것을 권한다. 가족, 공동체와 함께하는 기도와 자비의 활동은 사순을 예수님과 함께하는 완벽한 여정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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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은 사랑의 완성입니다


교회는 해마다 부활절을 준비하는 사순 시기를 보낸다. 이 시기 동안 신자들은 의식적으로 먹는 것, 마시는 것, 텔레비전 시청, 인터넷 사용 등 무언가를 포기하고 절제하는 계획을 세운다. 매일매일 ‘오늘 하루 나는 ㅇㅇ를 하겠다’ 하는 희생과 봉사, 실천 다짐을 하기도 하고, 각자 자신만의 사순을 보내는 방법 또는 사순 때마다 지켜온 자신과의 오래된 약속이 있기도 하다. 할 수만 있다면, 평상시에도 할 수 있는 이런 일들을 특별히 사순 때 하는 이유는 왜 일까. 답은 간단하다. 사순 시기의 목적은 부활이므로.


이 책에서 저자는 사순 동안 각자 안에 묻혀 있는 내면의 샘을 찾도록 제안한다. 

사순 시기의 목적은 우리가 길어 올릴 수 있는 샘을 찾는 데 있다. 우리를 생생하게 하는 성령의 샘은 영혼의 근원에서 용솟음쳐 나온다. 이러한 샘을 만날 때 우리 생명은 풍요로워지고, 삶이 꽃피기 시작한다. 다만 성령의 샘에 이르기 위해서는 단식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책의 구성과 내용

먼저 단식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으로 시작하고, 사순 제1주간부터 제5주간까지는 한 가지 주제로 일주일 동안 묵상과 실천을 한다. 

사순 제1주간 단식, 몸무게를 줄이기 위한 단식이 아니라 하느님께 마음을 열고 기도에 집중하기 위해 단식을 하면서 내면이 아름다워짐을 체험하도록 초대한다. 

사순 제2주간 정화, 물리적인 단식으로는 육신의 정화에 도움을 받지만 중요한 것은 영혼의 정화임을 알도록 초대한다. 

사순 제3주간 수련, 수련으로 참된 목표 의식, 즉 내가 무엇을 위해 달리는지,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찾도록 초대한다. 

사순 제4주간 언어, 언어의 단식으로 다른 사람에 대해 나쁜 말을 함부로 하지 않도록 초대한다. 

사순 제5주간 기도와 연민, 누군가를 위해 단식하며 바치는 기도를 통해 그와 내적으로 결합되어 있음과 연민을 느끼도록 초대한다.


성주간부터는 날마다 그날 복음 말씀으로 묵상하고 실천하면서 부활절을 맞이하도록 이끈다. 

주님 수난 성지주일부터 주님 부활 대축일에 이르는 성주간은 특별히 예수님 수난에 집중하도록 초대한다.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사랑은 예수님 수난에서 가장 분명하게 나타난다. 수난 받으시는 예수님을 통해 예수님의 사랑을 만나기 때문에 그 수난을 묵상하며 자신의 고통을 바라볼 수 있고, 그 고통과 화해할 수 있다. 이 주간은 더 의식적으로, 중요한 전례 주제를 묵상하고 그것을 통해 일상을 가꿀 수 있는 거룩한 주간이 되어야 한다. 그저 거룩한 주간만이 아니라 우리를 거룩하게 하고 치유하는 주간이 되어야 한다.

 

 사순 시기가 우리에게 제안하는 것은 ‘단순한 삶’이다.

   손가락 하나로 원하는 것을 다 얻을 수 있는 시대, 모든 게 넘쳐나는 시대를 살고 있다.     과유불급, 정도가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다고 했다. 사순 시기 동안 하나하나 내려놓고 몸과 정신을 비우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저자가 이끄는 대로 단식과 기도, 가족과 함께 집 안에 있는 물건이나 주변을 정리하고, 각자 사순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를 나누고,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않고, 가족이나 친구의 발을 씻어주는 등 다양한 실천을 통해 우리는 부활절에 새롭게 부활할 수 있다. 우리가 포기할 수 있는 작은 일은 많다. 작은 것을 포기함으로써 내 습관들과 마주하며 내적인 자유를 느낄 수 있다. 규칙적으로 일상 삶에서 물러나는 시간은 필요하다. 일상의 무거운 걸음에서 벗어나는 시간을 일부러 내야 한다. 

사순절은 성주간을 지나 부활절로 끝난다. 부활절에 모든 고통은 변화되고 죽음은 그 힘을 잃고 어둠은 밝혀진다. 포기는 축제가 되고, 부활하신 분은 우리의 손을 잡고 우리에게 베푸신 새 생명으로 우리를 이끄신다. 이 책을 통해 각자 안에 묻혀 있는 내면의 샘을 찾을 수 있기를, 그리하여 주님 부활의 은총이 우리 내면에서부터 퐁퐁 샘솟기를 바란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당신 죽음의 표지로서 쪼개진 빵만 주신 것이 아니라 이렇게 말씀하신다.

받아 먹어라. 이는 내 몸이다. 

예수님은 쪼개진 빵으로 당신 자신을 내어주신다. 

그분은 십자가 죽음이라는 절정에 이르는 사랑으로 당신 자신을 주신다.


내면의 샘 보러가기


안셀름 그륀 | 임정희 | 128*188 | 156쪽 | 6,000원

ISBN 9788933112922 03230 | 2017. 10. 20. 발행 


기다림은 행복입니다

 

대림절은 예수님이 오시기를 기다리는 고요한 시기다. 대림과 성탄 시기는 사람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때다. 많은 사람은 이 시기를 더 특별하게 보내고 싶어 한다.  안셀름 그륀은 이 책을 통해 대림과 성탄 시기를 치유의 시간으로, 의식적으로 경험할 수 있게 함으로써 내면의 상처가 치유될 수 있도록 돕는다. 

12월 1일부터 24일까지 각각 대림 주일의 특징을 보면,

대림 제1주일에는 종말이 다가오니 우리에게 깨어있으라고 권고하는 계시적 복음을 읽고, 대림 제2주일제3주일에는 메시아가 곧 오신다고 광야에서 외치는 세례자 요한이 그 중심에 있고, 대림 제4주일에는 오시기로 약속된 구세주를 잉태하신 마리아에 대해 살펴본다. 

맺음말에서는 치유의 시간이 더 집중적으로 조명된다. 대림과 성탄의 중심이 되는 상징들, 곧 대림환, 초, 크리스마스트리, 구유, 천사, 별 등이 주는 의미도 다시 한 번 짚어준다. 특히 구유는 중요한 성탄 상징이다. 구유는 당시 베들레헴 마구간에서 일어난 예수 탄생을 기념할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한 표상이기도 하다. 우리는 예수님이 태어나실 구유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구유처럼 ‘가난’하며, 예수님이 태어나실 마구간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대림의 원래 의미가 고요와 기다림, 깨어있는 시간임을 자각하고 대림이 주는 치유의 효과를 새로이 경험하기 위해서다.

그런 의미에서 저자는 새로운 대림 주간이 시작되는 토요일 밤에 해당 주일 성경을 읽고, 그 주간을 위한 의식을 가족과 함께 가져보기를 권한다. 또는 대림 주간 동안 날마다 그날에 관한 짤막한 소개 글을 읽은 뒤 제시된 의식이나 실천 과제를 행할 수도 있다. 이 작은 의식을 통해 대림의 메시지를 묵상함으로써 대림의 신비가 각자의 일상과 가족의 삶을 환하게 비추어 주기를 바란다. 

  사순절과 달리 들뜨기 쉬운 대림과 성탄 시기에 차분하게 앉아 아기 예수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이 책을 읽으면 좋겠다. 성탄에만 초점을 맞춘 대림이 아니라 오시는 주님을 어떻게 기다릴 것인가를 더 깊이 고민하고 묵상하는 ‘대림’이 된다면 더 많은 치유와 은총의 시간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불뚝불뚝 일어나는 내 안의 소란과 잡음을 잠재우고, 먼저 버선발로 나가 임을 기다리는 ‘준비된’ 성탄이 되기를 소망한다. 

 Gloria in excelsis Deo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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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을 희망함으로, 지금 여기에 깨어 있기
[서평] 안셀름 그륀 신부의 <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 (바오로딸, 2011)
문양효숙 기자  |  free_flying@catholicnews.co.kr


우리는 일상의 순간순간을 언제까지나 살 수 있는 존재인 것처럼 살아간다. 눈앞에 펼쳐지는 인생사에 집착하고 언젠가는 반드시 사라지고 말 것들에 대해 영원히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그러나 무릇 생명이란 유한성의 세계에서 더 찬란한 그것이며 생명가진 것들은 반드시 죽음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 보다 엄밀하게 말한다면,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죽음을 향해 가고 있다. 이것을 받아들이는 것, 즉 죽음에 대해 깨어있고자 노력하는 것은 중요하다. 비록 죽음의 때를 알 수는 없을지라도 생이 끝난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면, 지금 이 순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게 되기 때문이다.

   
 
죽음을 인정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하는 것이다. 죽음을 받아들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 죽음을 자아의 완전한 소멸이나 삶의 몰락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는가 하면 육신과 분리된 영혼이 또 다른 세상을 만나는 관문으로 여기는 이들도 있다. 전통적으로 그리스도교는 죽음을 천국, 연옥, 지옥 등의 표상과 연결시키고 이를 통한 하느님 안에서의 영원한 안식, 그리스도와의 일치, 그리고 부활을 말해왔다.

성경과 사막 교부들의 가르침, 그리고 융의 분석 심리학을 연구한 안셀름 그륀 신부는 그의 책 <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바오로딸, 2011)에서 이런 표상들의 의미를 해석하며 그리스도인들이 죽음 너머의 세계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해 답한다. 저자가 ‘삶과 죽음의 기술’이라는 부제를 달은 이 책은 죽음에 대해 심리학적, 철학적, 성서적 견해를 살피고 희망 가운데 죽음을 맞이하는 길로 인도하는 일종의 ‘죽음 묵상집’이다.

그륀 신부는 죽음과 영원한 생명에 관한 융의 진술을 소개하며 인간 영혼 깊은 곳에는 영원한 삶에 대한 예감이 있다고 말한다.

“융에 따르면 인생의 중반기부터는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만이 생생하게 살아간다. 죽음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것에 대한 사상은 현세의 일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에 큰 영향을 준다. 우리는 성공이나 소유에 대한 집착에서 벗어나 본질적인 것에 더욱 활짝 마음을 열게 된다.”

심판과 연옥, 그리고 지옥은 하느님 앞에서 인간이 정렬된다는 희망

그륀 신부는 또한 여러 가지 신학적 개념은 궁극적으로 사실이기보다는 하나의 표상에 가까우며 신학은 우리가 죽음과 영원한 생명을 어떻게 생각해야하는지에 대한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라 설명한다. 그는 표상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표상의 배후에 숨어있는 체험과 그 표상이 지금 여기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강조한다.

이를 바탕으로 그륀 신부는 심판, 연옥, 지옥, 천국에 대해 신학적 대답을 시도한다. 그는 심판의 본질적 의도는 공포나 불안을 일으키려는 것이 아닌 삶에대한 철저함을 가져야한다는 경고라고 말한다. 동시에 심판은 인간이 지상에서 겪는 모든 불의가 조정되리라는 희망이며 따라서 본질적으로 구원의 희망이다. 그는 연옥 또한 장소나 시간이 아닌 ‘하느님을 개인적으로 만나는 사건’을 지칭하는 표상이라고 말한다. 그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가까워질수록 철저히 자신의 밑바닥을 만나기에 “사랑은 정화와 교정의 고통 없이는 몰두할 수 없는 것”이라며 연옥 또한 우리 실존이 하느님을 향해 개방되는 ‘상태’를 가리킨다고 말한다. 자비로운 하느님과의 만남에서 오는 고통이 연옥이라는 것이다.

심판과 연옥이 모두 하느님을 향해 정렬되는 사건이라고 말한다. 즉, 잘못하고 연약한 모습을 지닌 우리가 누구인지가 있는 그대로 드러나고 그리하여 고통스럽지만 우리의 모든 것이 하느님 안에 정렬되는 것이 심판과 연옥의 목적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심판과 연옥은 ‘형벌이 아닌 은총’이다.

지옥도 이런 의미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옥의 형상은 인간이 자신을 폐쇄시켜 죽음 뒤에 뒤늦게 자신이 놓친 것이 무엇이며 그런 닫힌 마음이 주는 고통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것이다.

“하느님께서 누군가를 지옥에 던지시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지옥은 인간이 하느님께 마음을 닫는데서 생긴다. 지옥에 대해 경시할 수 없다. 다시 말해 우리는 실패할 수 있고, 하느님께 마음의 문을 닫을 수 있다. 하느님이 우리를 지옥에 던지시는 것이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지옥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륀 신부는 심판과 연옥, 지옥에 대한 형상을 설명하면서 간혹 신앙인들에게 보이는 가학적이고 폭력적인 동기들이 이에 연결되는 경우가 많음을 지적했다. 누군가가 심판을 받거나 지옥에 가기를 바라게 될 때, 거기에는 타인을 향한 보복감정, 예수를 따라 사는데 대한 욕구불만이 숨겨져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는 심판과 지옥의 진정한 의미를 왜곡한다.

천국은 인간이 하느님과 하나 된 상태

그는 또한 요제프 라칭거(교황 베네딕토 16세)의 해석을 통해 천국이 ‘인간 존재가 하느님과 맞닿은 상태’라 정의한다. 다만 충만한 사랑인 천국은 인간이 스스로에게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한테서 받는 것이다. 하느님과의 맞닿음, 혹은 일치는 인간이 하느님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안에 받아들여지는 것으로 창조주와 피조물의 차이는 천국에서도 계속된다고 말한다.

그는 그리스도와 합일된 천국의 순간에도 ‘자아’그리고 ‘독립된 인격’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우리 영혼은 하느님의 바다에서 사라지는 하나의 물방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런 신학적 해석의 바탕에는 몸이 깊은 체험을 기억하는 곳간과 같다는 심리학적 인식체계가 깔려있다.

“많은 사람이 천국을 마치 우리가 하느님께 온전히 통합되어 결국에는 우리 자신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래서 우리의 자아는 있을 수 없고 인격도 찾아볼 수 없다는 식이다. 하지만 우리 그리스도인은 천국을 다르게 생각한다. 인격은 육신으로 표현된다. 모든 인간은 일회적이며 유일한 존재이며 죽음으로 단순히 사라지지 않는다. 모든 것과 화해하지만 자신의 인격으로 존재한다. 또한 자신의 일회적 모습을 본래대로 순수하게 간직할 것이다.”

한편 그는 신학자 오트마르 푹스의 해석을 통해 성인들의 전구는 ‘살아있는 우리와 함께 하는 기도’라고 강조한다. 우리가 다른 이에게 자신을 위해 기도해달라고 청할 때 성인들이 스스로 이전의 기도를 중단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다른 이들과의 일치와 연대 속에서 기도는 더 강해진다는 것이다. 이는 죽은 이들한테도 적용된다. 즉, 지상에서 가졌던 것보다 더 큰 마음을 지니며 하느님과 화해한 죽은 이들은 천국에서도 우리 삶의 여정에 동행하며 우리를 위해 기도하고 우리도 그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다. 간혹 죽은 이들과 화해하지 못한 상태로 지금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이런 죽은 이들과의 연대는 또 다른 화해를 불러일으키는 바탕이 되기도 한다.

죽은 이들 또한 인간 삶의 일부이며 뿌리
죽음을 희망으로 받아들인다는 것 

그는 이런 해석에 이어 결국 죽음을 희망으로 받아들이라고 권고한다. 그륀 신부는 과거 어떤 이들은 천국에서 수고의 보상을 받기 위해 이 지상을 되도록 빨리 떠나고 싶은 눈물의 골짜기로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리스도교의 희망은 언제나 두 개의 차원임을 강조한다. 즉,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을 위한 희망과 천국에서 우리를 기다리시는 하느님과의 친교에 대한 희망이다. 이런 두 개의 희망 가운데에서 그리스도인은 지금에 충실하게 살아갈 수 있다.

“죽음을 통해 비로소 기다릴 수 있고 우리의 가장 깊은 갈망을 완성하리라 희망하며 살아간다. 희망은 또한 짐을 덜어준다. 우리는 지금 여기서 모든 것을 실현하지 않아도 된다. 죽음을 거쳐 가더라도 여전히 시간 속에서 살아가는 이에게 축복이 될 수 있다. 따라서 자신을 완전한 인간으로 이 세상에 남아 있게 하거나 되도록 많은 업적을 세상에 남겨야 하는 것도 아니다. 모든 것을 단번에 끝내지 않아도 된다. 이런 인내하는 기다림은 현재의 시간을 충실하게 살도록 이끈다. 희망은 지금 이 순간을 도피하도록 종용하지 않는 것이다. 동시에 우리는 과거를 완전히 고치거나 미래를 완전하게 가꾸지 않아도 된다. 희망은 우리를 현재의 순간에 충실하도록 이끈다.”

희망 속에서 죽는가, 절망 속에서 죽는가, 확신을 지니고 기대 가운데 죽는가, 불안과 근심을 지니고 죽는가는 우리가 죽음을 이해하는 방식에 달려있다. 경험하지 않은 미지의 세계에 대해 정답은 있을 수 없을지라도 죽음을 인식하는 방식은 결국 삶을 인식하는 방식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신학적 표상은 인간이 하느님께 똑바로 정렬되는 상태로 죽음 앞에서 영광스럽게 변화되리라는 희망을 말한다. 죽음 앞에서 우리를 기다리는 빛을 희망하는 것, 죽음이 소멸이 아닌 삶의 완성이라는 인식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우리를 깨어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사도 바오로는 말한다.

“사실 나에게는 삶이 곧 그리스도이며 죽는 것이 이득입니다. 그러나 내가 육신을 입고 살아야 한다면, 나에게는 그것도 보람된 일입니다. 그래서 어느 쪽을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이 둘 사이에 끼여 있습니다. 나의 바람은 이 세상을 떠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입니다. 그 편이 훨씬 낫습니다.” (필리 1, 21-23)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원문 보기: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533


발행일: 2011년 2월 15일 |
저자: 안셀름 그륀 | 옮긴이: 김선태
판형: 반양장 | 쪽: 204 | 가격: 9,000원


● 기획 의도

 세계적으로 금융위기를 비롯해 온갖 위기에 직면한 현대인들이 위기를 피하지 않고 성령께서 주시는 내면의 힘과 능력을 신뢰함으로써 그 위기를 기회로 역이용하여 창의적으로 극복하도록 돕는다.


키워드 - 현대인을 위한 위기 탈출법!
이 책은 삶에서 겪게 되는 위기 때문에 불안해하며 낙심하고 용기를 잃은 이들을 위해 위기에서 벗어나는 구체적인 대처방법을 제시하여, 육체적 힘과 영적 능력을 얻어 살아가도록 초대한다.


내용
이 책은 경제와 정치를 신뢰한 이들에게 큰 충격을 준 금융위기 앞에서 불안해하며 낙심하고 용기를 잃은 이들을 위해 나왔다. 금융위기의 주요 원인은 탐욕과 무절제와 불신(신용 상실)이라 보고 탄생ㆍ사춘기ㆍ중년ㆍ퇴직ㆍ노년ㆍ죽음ㆍ정화ㆍ쇄신과 변화ㆍ질병ㆍ성공ㆍ관계ㆍ신앙의 위기 등 다양한 위기를 언급한다. 위기에 벗어나는 법으로 공포에 빠지지 말기, 냉정을 유지하기, 내면에 머무르기, 작은 조치를 실행하기, 기도하기, 조언을 구하기, 기회를 발견하기, 자기 능력을 의식하기 등을 제시한다. 무엇보다 위기 앞에서 힘을 주고 격려하며 상상력과 창조력을 주시는 분은 성령이므로 성령 칠은을 깨닫고 육체적 힘과 영적 능력을 얻어 살아가도록 초대한다.

대상
직장인, 대학생, 젊은이, 실업자, 위기에 처하여 한계상황을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으려는 이, 자신의 고유한 능력을 찾는 이, 성령의 힘을 믿고 따르는 이

지은이 : 안셀름 그륀 Anselm Grun
1945년 독일에서 태어났으며 성베네딕토 뮌스터슈바르차흐 대수도원 수사 신부다. 성경과 사막 교부들의 가르침과 융의 분석심리학 등을 연구한 신학박사, 세계적 영성 지도자, 뮌스터슈바르차흐 수도원 재정관리자로서 20년 넘게 활동했으며 3백여 명의 동료와 함께 여러 기업체의 경영 책임을 맡고 있다. 안셀름 그륀 신부는 독일 최고경영자들의 영적 고문이며 지역과 종교를 뛰어넘는 베스트셀러 작가로 300여 권의 책을 펴냈다. 그 가운데 「사람을 살리는 리더십」․「하늘은 네 안에서부터」․「행복한 선물」․「참 소중한 나」․「다시 찾은 마음의 평안」․「50가지 예수 모습」․「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안셀름 그륀의 희망 메시지」 등 다수의 책이 국내에 소개되었다.

옮긴이 : 김선태
1989년 사제품을 받고 전주교구 전동성당과 둔율동성당 보좌신부로 사목했으며, 1997년 스위스 프리부르 대학교에서 기초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톨릭신학원에서 강의했고 솔내성당 주임신부를 역임했으며, 지금은 화산동성당 주임신부로 있다. 옮긴 책에 「물고기 뱃속의 지혜」․「사랑을 그리는 숨은 꽃, 데레사」․「예수 수난, 그 여정의 인물들 1-4」․「죽음 후에는 무엇이 오는가?」․「안셀름 그륀의 희망 메시지」 외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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