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한 세상 속,

어떻게 신앙을 지켜야 할까


성바오로딸수도회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신약 중급 교재.

사도행전, 히브리서, 가톨릭 서간이 가지는 고유하고 특징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서술하고, 입문, 본문 읽기, 신학, 메시지라는 큰 틀에서 각 서간의 가치와 사상, 특성을 소개한다.

 

사도행전에서는 학문적인 치밀한 주석보다는 서간에 나타난 하느님 구원 계획의 실현 과정과 신학적 메시지를 부각하는 데 주력하였다. 루카 복음사가가 사도행전을 통해 전하고자 한 메시지를 좀 더 심층적으로 살펴봄으로써 오늘의 삶 안에서 복음의 현재성을 실현하는 길을 찾고자 한 것이다. 또한 루카 복음사가가 강조한, 믿음을 지닌 사람이면 누구나 구원받을 수 있다는 보편사상을 제시함으로써 삶에 지친 현대의 독자에게 희망의 빛을 전해주고자 한다.

 

히브리서와 야고보서, 베드로 1·2, 유다서는 바오로가 쓴 것으로 알려진 서간들에 비해 많이 읽히고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이 서간들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초기 제자들의 깊은 성찰을 담고 있으므로 독자들은 그것을 통해 더욱 완숙한 신앙으로 나아갈 수 있다.

히브리서는 구약성경의 제사 규정을 그리스도 사건에 비추어 이해하려 했다. 그 덕분에 우리는 그리스도 죽음의 의미를 깨닫고 그분을 흠 없는 대사제로 고백할 수 있게 된다.

야고보서는 신앙과 선행의 관계를 깊이 살펴 오직 신앙으로라는 바오로 신학을 균형 있게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베드로 1·2서와 유다서는 혼란스럽고 때로 적대적인 세상 속에서 어떻게 신앙을 지켜나가야 할지에 관해 매우 실질적인 조언을 준다.

 

이 책은 무엇보다 히브리서와 야고보서, 베드로 1·2, 유다서를 처음 읽거나 아주 드물게 읽어 본 이들에게 좋은 안내자 역할을 한다. 각 서간을 읽기 전, 먼저 이 책에 담긴 내용을 읽어 본다면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각 서간의 개요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사도행전

루카의 두 번째 작품. 전개 내용으로 볼 때 루카복음은 제1, 사도행전은 제2권이라고 부 를 수 있을 만큼 두 작품의 이야기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특히 사도행전은 예수님의 가르침을 일상 삶으로 살아내고자 했던 초대교회의 신앙체험을 전해주는 중요한 문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체험한 초대교회 신자들의 충실한 삶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세상 끝까지 복음을 전하는 증인으로 살아가도록 자극하고 방향을 제시한다.

사도행전을 읽으면서 우리는 역사 속에서 활동하신 하느님의 구원 업적을 사도들의 설교를 통해 들을 수 있다. 구원의 역사는 태초부터 하느님께서 이끌어 주셨고, 그 하느님이 이 세상에 예수님으로 오셔서 구원의 확증을 드러내셨으며, 그 구원을 사도들이 모든 민족, 곧 세상 끝까지 전하고 있다는 게 사도행전의 요지다.

 

사도행전 구성

15장을 기준으로 명확히 드러나는데, 15장 이전에는 유다인들의 세계를 중심으로 이스라엘의 하느님을 전파하는 사도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는 반면, 15장 이후는 바오로를 중심으로 이방인 지역으로 뻗어 나가는 복음 전파를 주로 다룬다. 크게 여섯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성령을 기다림

열두 사도를 중심으로 한 공동체

예루살렘에서 안티오키아까지

이방인 지역으로의 선교여행

선교사 바오로의 이야기

예루살렘에서 로마까지

 

히브리서

이 서간은 신앙의 위기를 맞이한 이들이 예수님이 어떤 분이신지를 깊이 이해하고, 그럼으로써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을 이겨내도록 하기 위해 쓰였다.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신 하느님을 믿는 이스라엘 백성이 예수 그리스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히브리서 구성

먼저 짧은 서론을 통해 하느님의 말씀이 성자를 통해 완전하게 선포되었음을 밝힌다.

본론은 둘로 나누어, 전반부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신지를 설명하며, 그 핵심은 그리스도께서 대사제이자 희생제물로서 완전한 제사를 하느님께 바치신 분이라는 것이다. 후반부에서는 그런 예수님을 따르는 신앙인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밝힌다. 이를 위해 저자는 먼저 믿음과 인내라는 원칙을 설명하고, 이어 구체적으로 어떤 태도를 가져야 참된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지 가르친다.

결론에서는 편지를 읽는 이들을 축복하고 간략하게 끝인사를 한다.


히브리서는 신약성경에서 가장 완숙한 신학을 담고 있는 편지 가운데 하나다.

무엇보다 예수 그리스도를 구약성경의 전통 안에서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를 가장 탁월하 게 풀어낸다. 그러므로 그 안에 담긴 메시지는 매우 다양하고 깊이가 있다. 그중 핵심 질문 세 가지 첫째, 지금 내가 사는 세상은 어떤 곳인가? 둘째, 나는 누구인가? 셋째, 예수 그리스도는 어떤 분이신가? 모든 신앙인에게 가장 근본적이라 할 수 있는 이 질문이 히브리서의 길잡이 역할을 한다.

 

가톨릭 서간

신약성경 서간 가운데 야고보 서간, 베드로의 두 서간, 요한의 세 서간, 유다 서간을 따로 묶어 가톨릭 서간이라 부른다. 이 편지들에 보편적이란 뜻을 가진 가톨릭이라는 말을 붙인 이유는, 수신자가 특정 신자나 공동체가 아니라 좀 더 넓은 범위의 신자들 전체이기 때문이다.

 

야고보 서간 구성

인사, 머리말, 네 개의 담화, 마지막 당부로 나눈다. 본론에 해당하는 네 개의 담화 믿음과 실천, 믿음과 지혜, 말조심, 믿음의 부족으로 인한 교회 내 갈등, 하느님 바라보기에서 참 신앙이 무엇인지, 그것이 실생활에서 어떻게 드러날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야고보 서간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는 참 신앙이다. 신앙만으로 구원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을 향해 야고보는 참 신앙이 무엇인지에 관해 설명하면서, 특히 믿음에는 반드시 실천이 따라야 하고, 일상의 삶 안에서 그것이 드러나야 함을 강조한다.

 

베드로의 첫째 서간 구성

인사, 본문, 끝인사로 되어 있고, 본문은 다시 두 부분으로 나누어 제1부에서는 신앙인의 신원을 설명하고, 2부에서는 하느님 백성인 신앙인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가르친다. 특히 두 가지 주제가 중요하게 다루어지는데, 하나는 공동체 안의 질서이고, 다른 하나는 신앙인이 겪는 고난이다. 고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그것을 신앙인이라는 소명의 일부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베드로가 전하는 메시지는 신앙인이란,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이 세 가지다.

베드로는 세례를 통해 경건하고 거룩한 삶으로 초대하고, 선을 행하고 악을 피하는 삶을 살도록 권고한다. 그리고 신앙인에게 가르쳐 주고자 하는 하느님의 모습은 무엇보다 성부하느님이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 구원의 토대이시다. 그리스도는 신앙인이 새로 태어나는 데 반드시 필요한 분이실 뿐 아니라, 신앙인이 완전히 새롭게 살아가는 데에도 반드시 필요하다.

 

베드로의 둘째 서간 구성

인사, 본문, 마지막 당부로 구분한다. 본문은 다시 셋으로 나누는데, 1부에서는 하느님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그분의 약속이 얼마나 확실한 것인지를 다루고, 2부에서는 거짓 교사 문제를 다루면서 

그들의 죄악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구약성경 말씀에 근거하여 단죄하고, 그들을 따르는 이들의 최후가 어떠할지 일러준다. 3부에서는 주님의 재림을 의심하는 이들을 향해 그분 이 반드시 오시리라는 것을 강조하고, 신앙인들은 늘 그것을 위해 준비해야 한다고 가르친다.

 

베드로는 하느님 말씀의 진리를 독자들에게 기억시키고, 거짓 교사들이 나타날 것을 경고하며, 거룩하고 신심 깊은 생활을 권고하려고 편지를 썼다. 특히 종말론과 윤리와 하느님 말씀에 관해, 그리스도께서 영광 속에 다시 오시어 모든 이를 심판하실 것임을 분명하게 밝히고, 신앙인들에게 성경과 사도들의 증언을 통해 전해지는 하느님의 말씀을 굳게 믿으라고 조언한다.

 

유다 서간 구성

머리말, 본문, 권고와 찬송으로 구분한다. 본문 대부분이 거짓 교사들을 비판하는 내용이지만, 마지막에는 신앙인에게 믿음을 굳게 지키며 하느님 사랑 안에 머물고 신앙의 위기를 겪고 있는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라고 권고한다.

 

유다 서간은 신학적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기에는 너무 짧다. 몇 가지 주제가 간략하게 언급될 뿐이다. 그럼에도 가장 눈에 띄는 메시지는 단 한 번 전해진 믿음을 위하여 싸우라는 것이다.

유다는 신앙을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라고 초대할 뿐 아니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가르쳐 준다. 특히 거짓 교사들의 그릇된 길을 세세하게 알려줌으로써 신앙인이 어떻게 믿음을 위해 싸워야 하는지를 일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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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교와 친교를 위한 문 -그리스도교 신자들의 보편 사제직


교회의 보물 속에 숨겨진 선물이란 말 속에서 풍겨지는 메타포(은유)의 참 모습은 무엇일까요? 기도? 아니면 희생?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평범하면서도 접근하기 쉬운 단어가 이 책이 주는 뉘앙스로 머릿속에 자리 잡습니다. 저자 알베르 바누아 추기경은 책 제목이 말해주듯 우리 모두를 사제로 삼으셨으니라는 의미가 훨씬 넓은 원천으로 눈길을 향하게 합니다. 정제된 요약과 함께 두 가지의 목차 안에는 보편 사제직의 의미가 어떻게 성경 속에 녹아있는지 영성적 측면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평신도들의 영적 삶을 통한 희생 봉헌을 참된 그리스도의 희생 제사와 접목시키고 있는 성체성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인지시키고 있습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이십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 그렇게 하여 당신 안에서 두 인간을 하나의 새 인간으로 창조하시어 평화를 이룩하시고, 십자가를 통하여 양쪽을 한 몸 안에서 하느님과 화해시키시어, 그 적개심을 당신 안에서 없애셨습니다.”(본문 67)

1성 베드로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보편 사제직, 2장에서 좀 더 밀도 깊게 이해시켜주는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보편 사제직, 이 두 논제의 핵심은 교의적으로 익히 알고 있는 평신도로서의 왕직, 예언직, 사제직이 교회 지도자들과의 직분의 역할과 다르면서도 한 방향을 향해 함께 어우러지는 교회의 완성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십시오.”(1베드 2,5). “기도 사도직에서 행하는 일상에서의 봉헌은, 뚜렷하게 성 베드로의 이 구절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과 이 봉헌이 지니는 사제적 특성을 잘 드러내는 말씀입니다.

결론으로 그리스도인의 보편 사제직은 두 가지 측면으로 요약하고 있습니다. 하나는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게 된 모든 그리스도인은 이 보편 사제직의 실현을 목적으로 갖고 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신자들의 이러한 소명을 실현할 수 있도록 봉사하는 것이 직무 사제직임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이로써 그리스도의 희생으로 인한 충만한 자유를 누리게 된 하느님 백성은 하느님과의 긴밀한 감사의 제사를 집행할 직무 사제직을 통해 하느님과 인간 사이를 중개한 보다 큰 화해의 은총은 둘로 갈라지지 않음을 주지시킵니다. 다르되 하나가 되는 보편적인 지평을 향해 퍼져나가는 사명의 중요성을 살아내라는 초대입니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통해 선행되는 향주덕의 의미가 여기서 빛을 발하게 됨을 묵상시킵니다. 삶으로 선행되는 참된 희생과 봉헌이 어떤 희생 제사보다 더 기뻐하신다는 말씀은 좀 더 깊어진 차원의 신앙인의 본질을 소화해야 할 과제를 안겨줍니다.

그리스도와 함께 하느님과의 내밀한 일치 자체로 들어가는 보편 사제직의 문은 언제나 활짝 열려 있습니다. 모두가 누리는 자유의 문, 놀라운 통교와 친교의 문은 그리스도를 알지 못하는 이들이 하느님께로 향하도록 그리스도인들이 적극 참여해야 할 걸음을 걷게 합니다.

전영금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

우리 모두를

사제로 삼으셨으니

그리스도인의 보편 사제직

알베르 바누아 | 최현순 | 115*175 | 96| 6,000

ISBN 9788933113080 02230 | 2018. 1. 31. 발행 


우리도 사제입니다_평신도 희년 필독서!

 

지난해 1119한국 평신도 희년이 선포되었다.

한국 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한국평협)는 단체 출범 50년을 맞는 2018년을 평신도 희년으로 정하고, 주교회의 추계 정기총회를 통해 이를 승인받았다. 평신도 희년은 올해 1111일까지다.


모든 신자는 각자 소명에 따라 맡은 역할을 수행하며 교회와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무슨 일을 맡았느냐가 아니라 희생과 봉사, 사랑으로 그 일을 해야 한다 는 것이다. 교회 안에서 서로 다른 역할이 필요하고, 모두가 기꺼운 마음으로 보편 사도직에 참여해야 한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은 죄인인 인간들의 무거운 운명과 완전히 연대하시는 그분의 행위에 기초하고 있고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되어 있다. 세례를 통해 그리스도와 결합된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그분과 더불어 사제들이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의 몸이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지체입니다.”(1코린 12,27)

 

2차 바티칸 공의회는 평신도 교령을 선포하며,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하는 평신도의 사명과 역할을 강조하였다. “또한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의 사제직, 예언자직, 왕직에 효과적으로 참여하여 하느님 백성 전체의 사명에서 맡은 자기 역할을 교회와 세상 안에서 수행한다. 평신도들은 그리스도인 정신으로 불타올라 마치 누룩처럼 세상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도록 하느님께 부름 받았다(2).

 보편 사제직이란 무엇인가?

세례를 받은 모든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로 부름을 받았다. 가톨릭교회는 직무 사제직과 구분되는 이러한 사제직을 가리켜 보편 사제직이라고 부른다.

 

현대 가톨릭교회에 나침반 역할을 하고 있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교회를 무엇보다도 하느님 백성이라고 묘사하면서, 이 백성의 가장 큰 특징으로 보편 사제직을 꼽았다. 공의회는 교회가 마치 직무 사제들의 교회와 평신도들의 교회로 나누어져 있기나 한 것처럼 생각하는 잘못된 이해를 바로잡고자 했다. 또한 평신도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존귀한 품위를 올바로 인식하고 교회와 세상 안에서 능동적으로 복음을 증거하도록 하는 데에 보편 사제직에 대한 인식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았다.
교회의 현재와 미래의 발전은 보편 사제직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그 실현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보편 사제직은 중요한 주제다.

 

이 글은 로마 교황청립 성서대학의 교수이자 학장이었던 알베르 바누아 추기경이 2010기도 사도직모임에서 발표한 것이다.

추기경은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의 관계를 균형 있게 다루고, 보편 사제직의 의미를 성경을 기반으로 영성적 측면을 짚어주면서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그리스도인의 존재 의미와 사제직에 참여하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그리고 보편 사제직과 그리스도의 사제직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베드로 1서와 히브리서를 중심으로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알베르 바누아 추기경은 히브리서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한 연구의 권위자다.


성 베드로에 따르면 신자들의 사제직 활동이란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 스도를 통하여 바치는것이다. 여기서 영적 제물이란 무엇일까? 현대어에서 희생제물이란 고행 또는 희생을 의미하고, ‘영적이란 정신적인 것과 같은 것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영적 제물이란 정신적 희생을 의미한다고 보아야 할까? 세례받은 사람들은 정신적 희생을 감내하는 고통을 겪어야 하는 것일까? 성 베드로의 표현은 이를 의미하는 것이 분명 아니다.

 

그리스도인들은 살아있는 희생제물, 다시 말해 하느님 앞에, 세상 안에서 하느님 사랑에 봉사하고 자신들의 몸을 산 제물로 바치도록 초대되었다. 바로 이것이 일상에서의 봉헌이 의미하는 것이다. 곧 그리스도의 새로운 생명을 받은 우리는 세상 안에서 하느님 사랑에 봉사하도록 하느님께 우리 자신을 내어드린 사람들이다.

 

히브리서는 그리스도인들에게 결코 사제라는 칭호를 부여하지 않으며, 베드로의 첫째 서간처럼 신자들의 사제직에 대해서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용어들을 명시적으로 사용하지는 않더라도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참여한다는 것, 따라서 그리스도인들도 그리스도와 함께 실제로 사제들이라는 것을 매우 분명하게 보여준다.

여기에서 그리스도인의 사제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대사제이신 그리스도의 중개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아야 한다. 곧 그리스도께서 성사들과 직무 사제직을 통해 당신의 중개를 현존하게 하신다는 사실이다.

신자들의 사제직 활동을 위해서 그리스도보다 더 권위 있는 어떤 안내자도 발견할 수 없다. 우리는 항상 그분에 의해 안내되고 우리를 맡겨드릴 수 있도록, 모든 것이 그분이 지닌 사 제의 마음과 온전히 일치하여 이루어질 수 있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에게는 우리의 사제직을 수행하도록 인도해 줄 위대한 사제가 계시다. 바로 그리스도시다.

 

그리스도께서는 십자가에서의 수난과 죽음을 통하여 당신 자신을 인간을 위한 희생제물로 바치심으로써 우리의 대사제가 되셨다. 그분을 믿고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세례를 통해 그분의 수난과 부활에 참여하므로 그분의 사제직에 참여하는 것이다.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주교로 선출되면서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에 대하여 멋진 말씀을 남겼다.

제가 여러분을 위하여있다는 사실이 저를 두렵게 하지만, 제가 여러분과 함께있다는 사실은 저를 위로해 줍니다. 실제로 여러분을 위하여 저는 주교이지만, 여러분과 함께 저는 그리스도인입니다. 전자는 직무의 이름이며, 후자는 은총의 이름입니다. 전자가 위험한 이름이지만, 후자는 구원의 이름입니다. 전자가 위험한 샘이라면, 후자는 구원의 샘입니다. 저에게 가장 큰 기쁨이 되는 것은 제가 여러분과 함께 구원된 존재라는 사실이지, 제가 여러분의 우두머리로 뽑혀 세워졌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은 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톱니바퀴와 같다.

어느 쪽이든 균형을 잃어서는 안 된다. 이것이 완성된 교회의 모습이다.

사도직의 다양한 형태와 방법을 통하여 새로운 요구에 끊임없이 적응하는 평신도들은 주님의 협력자가 된다.”(평신도 교령 33)

어디에 있든, 어떤 부르심을 받았든, 하느님은 우리 모두를 각각 다른 방식으로 부르실 뿐, 우리 모두는 각자의 소명에 따라, 지금 바로 그곳에서 예수님의 기쁜 소식을 실천하고 선포할 책임이 있다.

 

한국 천주교회가 평신도 희년을 보내고 있는 지금, 때마침 발행된 이 책이 특히 평신도들에게 자신들의 고귀한 품위를 확인하고 교회와 세상을 위해, 그리고 하느님을 위해 담대히 일할 수 있도록, 또한 보편 사제직에 대한, 보편 사제직과 직무 사제직의 관계에 대한 올바르고 균형 있는 이해에 도움이 되리라 기대한다.

사람들 가운데에서 뽑히신 대사제 주 그리스도께서는 새 백성이

한 나라를 이루어 당신의 아버지 하느님을 섬기는 사제들이 되게 하셨다.”


키워드(주제어): 보편 사제직, 직무 사제직, 평신도 희년, 베드로 1, 히브리서, 조화, 균형, 수난, 죽음, 희생제물, 세례, 대사제, 성체성사, 그리스도의 사제직이 갖는 새로움, 새로운 길, 교회의 완성, 2차 바티칸 공의회

 

 

목차

이 책에 대하여

성 베드로가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보편 사제직

1. 봉헌의 전제조건/ 2. 그리스도와의 결합/ 3. 영적 집/ 4. 영적 희생제물/

5. 사랑의 불/ 6. 보편 사제직과 성체성사의 관계

히브리서에서 말하는 그리스도인의 보편 사제직

1. 그리스도의 사제직이 갖는 새로움/ 2. 그리스도인의 사제적 상태/

3. 분리를 없애다/ 4. 새로운 길/ 5. 하느님께 가까이 다가가도록 초대됨/

6. 믿음 · 희망 · 사랑의 권고/ 7. 교회의 완성

옮긴이 후기

 

 

 

 

지은이_ 알베르 바누아(Albert Vanhoye)

예수회 소속이며 1954년 사제품을 받았다. 1961년 교황청립 성서대학에서 성서학 박사학위를 받고 1963년부터 동 대학 교수, 1984-1990년 동 대학 학장을 역임했다. 교황청 성서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 신앙교리성 위원을 지냈으며, 2006년 추기경으로 서임되었다. 특히 히브리서에 대한 연구와 그리스도의 사제직에 대한 권위 있는 연구로 널리 알려져 있다.

옮긴이_ 최현순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MTh.), 로마 그레고리안대학교에서 교의신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STL, STD)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신학연구소 선임연구원,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 대우교수로 있다. 학술활동으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관련 논문을 다수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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