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알레한드로 고메즈 몬테베르드|주연 에두아도 베라스테구이, 타미 브랜차드
드라마, 멜로/애정/로맨스|미국, 멕시코|2009년 개봉

 

영화 <벨라>는 기괴한 판타지와 범죄자들이 난무하는 극장가 한쪽에 다소곳이 피어난 작은 꽃 같은 영화다. 화려한 볼거리나 말랑말랑한 로맨스와도 거리가 먼 영화다. 슬픔을 간직한  친구에게 귀를 기울이듯 함께 느낄 때 비로소 그 진한 향기가 마음에 와 닿는 착한 영화다.

 

주인공 호세는 형이 운영하는 멕시칸 식당의 주방장이다. 원래 축구 스타로서 유명했던 그는 인기 절정의 순간에 자동차 사고로 막다른 길에 접어든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 달아나자는 매니저의 유혹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기 차에 치여 죽은 소녀를 끌어안은 호세는  잘못에 대한 책임을 피하지 않는다. 과거의 영광보다 자기 때문에 사라진 생명을 더 슬퍼하고 안타까워하는 그는 쉽사리 그 고통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한편 호세와 같은 식당에서 일하는 니나는 몇 번 지각했다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해고당한다. 일찍이 부모의 보살핌에서 벗어나 혼자서 힘겹게 살아온 니나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의 아기를 임신한 데다가 직장마저 잃게 된 것이다. 형의 무자비한 처사를 보고 주방에서 뛰쳐나온 호세는 알록달록한 멕시코식 유니폼을 입은 채 거리를 떠돌게 된 니나를 자기 집에 데려간다. 그리고 절망적인 상태에서 낙태를 결심한 니나는 호세의 부모님과 만나면서 이제껏 느껴보지 못한 가족애를 경험한다.



호세의 동작과 눈빛 하나하나를 섬세하게 쫓아가며 완성된 이 영화는 그를 통해 참된 양심과 인간성을 다시금 발견하게 한다.
호세가 자기 죄를 감추지 않고 슬퍼하는 모습에서, 죽은 생명을 애통하게 바라보며 우는 모습에서, 고용주에게 억눌린 이들을 대변하는 모습에서, 절망에 빠진 이웃의 벗이 되고 꺼져가는 생명을 살려주는 모습에서, 당신 모상대로 우리를 창조하신 하느님의 얼을 만나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마태 5,8)

 

- <그대 지금 어디에> 2010년 9월호 게재
김경희 노엘라 수녀

*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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