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기도
오늘의 기도(6. 2)
바오로딸
2023. 6. 2. 07:00
양업이 고개를 숙이고 손을 입에 댄 채
생각에 잠겨 들었다. 잠시 후 양업이 고개를 들었다.
“안드레아 말이 틀렸다는 게 아냐.
지당한 말이야. 천주님을 증거하기 위해 피를 흘려
치명하는 것보다 더 값진 일이 어디 있겠어?
하지만 누군가는 천주님의 양 떼를 인도하는 일도
해야 하잖아. 지금처럼 모든 신부님이 치명하신다면
누가 조선교회를 이끌어 가냐는 거지.
불모지인 조선 땅에는 피도 스며야겠지만,
땀도 배어들어야 한다고 생각해. 난 그렇게
천주님을 위해 내 목숨을 바치고 싶어.
땀의 순교라고나 할까?”
피처럼 붉은 노을이 마카오 하늘을 뒤덮었다.
_「길이 된 세 청년」, 김문태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