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신앙을 제대로 알고 싶은 그대에게
신앙생활을 하고는 있지만 교회 상식이나 교리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신자들이 주변에 많다. 유아세례를 받았다거나 군대에서 세례를 받은 신자들은 더더욱 그렇다. 스스로를 ‘무늬만 신자’ ‘날라리 신자’라고 말하는 이들도 자주 본다. 신자 재교육이 왜 중요하고 또 꾸준히 해야 하는지에 대한 이유다.
이 책은 가톨릭을 제대로 알려주는, 가톨릭 신앙과 영성에 관한 안내서다.
특정한 표지와 상징, 주요 기도들과 신앙고백, 미사를 포함한 전례와 성전, 고유한 자세와 삶의 방식을 중심으로 가톨릭 신앙의 49가지 주제를 다루었다.
저자는 모든 것을 믿음의 관점에서 바라보도록 이끌어 주고, 가톨릭 신앙의 내적·외적 요소들을 연결하여 알기 쉽게 설명하면서 우리의 시야를 크게 넓혀준다.
예를 들면 눈에 보이는 주요 예식들과 성사, 축일들의 배경과 그 의미를 성경적·역사적·신학적 관점에서 밝혀내고 십자가, 제대, 초, 종과 같이 믿음의 대상 안에 깃든 의미도 쉽고 명쾌하게 풀어낸다.
모두 7장으로, 장마다 7가지 세분된 주제를 상세하고 명료하게 다룬다. 각 장은 독립적인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따로따로 읽어도 좋고 필요한 대목을 골라 읽을 수도 있다.
본문에 해당하는 사진과 용어 설명을 곁들여 이해를 돕고, 본문 끝마다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될 참조 페이지와 한눈에 쏙 들어오는 요점 정리가 들어 있어 확실한 길잡이 역할을 한다.
각 장의 내용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장에서는 믿음에 대한 지평을 열어준다. 여기서는 창조주 하느님, 계시와 믿음, 성경, 구원에 대한 희망 등 하느님과 세상, 믿음의 전승에 관해 알아본다. 또한 고통과 죽음, 불안과 의혹에 직면해 하느님과 연결된 삶에서 얻을 수 있는 영적 유익함에 관해서도 다룬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이 오늘날 많은 사람에게 신뢰할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의혹은 확신을 잃게 하고, 점점 불확실해진다. 그러나 우리는 예기치 않게 하느님의 자취를 발견하기도 하고, 당장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을 훗날 깨닫기도 한다. … 우리가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 마음 열기, 준비하기, 맞아들이기, 불신과 소심함 삼가기, 전수되어 온 기도 방식을 익히고 연습하기 등이다. 그러다 보면 믿는 이들이 ‘하느님’이라고 부르는 분을 통해 그 무엇이 스며들 것이다. 믿음은 강요할 수 없는 것이다. 믿을 수 있다는 것은 은총이다. 예상하지 못했더라도 이러한 은총을 입은 이는 감사드려야 한다. 47-48쪽 |
2장에서는 그리스도교 신앙 핵심에 초점을 맞추었다. 바로 예수 그리스도와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고백이다. 따라서 이 장에서는 기도와 신앙고백, 표지, 다양한 주요 예식 거행에 관해 설명한다. 또한 주님의 기도와 십자성호, 그리스도인들의 기도 방법, 몸짓언어 등에 관해서도 상세히 다룬다.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이 기도에만 유일하게 들어있는 요소가 있는데, 기도하는 이의 약속이다. 다시 말해 기도하는 사람이 용서할 준비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하느님의 용서에 이 약속으로 응답한다. 자신이 받은 이 선물을 사람들에게 계속 주면서, 그리고 자신에게 고통을 준 이를 용서할 준비를 하면서 화해한다. 용서한다는 것은 잊어버린다는 뜻이 아니라 원망을 내려놓는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더 이상 들춰내지 않고 그에 대해 보상받으려 하지 않으며, 그것을 마음에 담아두지 않고 상대방을 더 이상 비난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마음가짐은 평생 필요하다. 용서가 필요 없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며 누구나 용서를 빌어야 할 이유가 있다. 그러나 용서는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다. 61-62쪽 |
3장에서는 하루, 시기, 축일, 일상에 대해 물음을 던진다. 가톨릭 신자들은 시간을 어떻게 인식하고 보내는지, 교회 전례력과 색깔, 주님 성탄 대축일과 주님 부활 대축일, 성령 강림 대축일의 의미도 함께 생각해 본다.
전례력에서 지금이 어느 시기인지를 알 수 있는 가장 명백한 표지는 전례 때 사용하는 색깔 이다. 전례 시기에 따라 주교와 사제, 부제가 입는 제의색과 성작보와 독서대를 덮는 천 색 깔이 달라진다. … 자주색(보라색)은 준비와 변화, 참회와 화해를 상징하는 색깔로, 대림 시기와 사순 시기에 사용된다. 1970년대까지는 장례미사 때 슬픔을 상징하는 검은색 제의를 입었으나 요즘엔 자주색 제의나 부활을 상징하는 흰색 제의를 입기도 한다. 연중 시기의 색깔은 녹색이며 희망을 상징한다. 믿음의 영역에서 암울하고 절망적인 날은 없다. 그리스도인의 하루하루는 기쁨과 희망의 날이어야 한다. 하루하루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시작해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끝나야 한다. 그분은 영원히 살아계시는 주님이시다. 111-113쪽 |
4장에서는 가톨릭교회에서 거행하는 칠성사와 그 영성에 대해 고찰한다. 세례성사, 견진성사, 성체성사, 혼인성사와 성품성사, 고해성사와 병자성사에 관해 상세히 설명한다.
세례는 그리스도교 성사다. 이는 교회 안에서 믿음을 결정한 것에 대해 인호를 새기는 것이다. 따라서 당사자는 세례 전에 몇 가지 질문을 받는다. 아기가 세 례받을 경우에는 부모와 대부·대모가 대신 질문에 답을 한다. 집전자는 세례받 는 이들에게 세례를 받게 된 동기와 그들의 믿음에 대해 묻는다. 마귀를 끊어버리고,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대한 믿음을 고백하고, 이 믿음을 함께 나누는 이들의 공동체에 받아들여지기를 청하면 세례를 받게 된다. 이러한 믿음의 고백이 세례를 받기 위한 조건이다. 142-143쪽 |
5장에서는 믿음의 상징들, 전례에서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만질 수 있는 초와 향, 종과 성가를 비롯해 성전에서 가장 중요한 제대와 독서대(강론대), 세례대의 의미와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독서대는 보통 제대 가까운 곳에 설치하고, 단순하면서도 격조 높게 만든다. 이 독서대에서 하느님의 말씀이 선포된다. 독서자는 구약성경이나 신약성경에서 발췌한 말씀을 봉독한다. 미사에서 하느님 말씀은 무엇보다 듣는 것이 중요하다. 믿음은 듣는 데서 오기 때문이다. 192-193쪽 |
6장에서는 교회는 어디서 어떻게 체험할 수 있는지, 이런 물음들에 대한 답을 찾아본다. 가톨릭적 관점에 따르면, 교회는 아주 작으면서도 동시에 아주 큰 형태로 존재한다. 교회는 먼저 가정에서, 그다음에는 본당에서 그리고 교구와 세계 교회로서도, 나아가 시대 전체를 통해서도 체험할 수 있다. .
가정에서 신앙을 생활화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다. 학교에서 받는 종교 수업이나 성당에서 배우는 교리도 그것을 대신할 수 없다. 믿음은 가정에서 놓은 기초 위에서 성장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의 믿음 형성에 가정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은 혼인미사와 자녀의 세례식에서 드러난다. 부모는 그때 자신들의 책임을 의식하게 된다. 자녀에게 믿음의 표본이 되어야 하고, 그들이 믿음을 키워가도록 보살펴야 한다. ... 그리스도인 부부는 부부로서, 또 부모로서 예수 그리스도의 정신에 따라 세상을 가꾸어 나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 그리고 믿음을 토대로 삶에 기쁨과 희망의 빛을 비춰야 한다. 간단히 말하면 가정은 작은 교회가 되어야 한다. 부모가 자신의 사명을 수행하는 첫 대상은 바로 자녀일 것이다. 225-226쪽 |
7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자세에 대해 성찰한다.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가? 교회는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우리 사회에서 교회의 사명은 무엇인가?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이 마지막 7장은 하느님을 깊이 신뢰하고 그리스도인으로서 바람직한 삶을 살도록 제시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신원과 자세를 돌아보게 한다. 우리가 배우고 익힐 수 있는 영성적인 내용이 많이 들어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그리스도인으로 바람직하고 기쁘게 살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는 것이다. 이런 확신이 세상 사람들이 그리스도인을 알아보게 한다. 그리스도인들의 이러한 기쁨과 내적 자유, 평정심이 밖으로 뿜어져 나와 다른 사람들에게 스며들어야 한다. 마치 빛과 열기로 주변을 가득 채우는 불처럼 말이다. 그리스도인들의 희망은 원을 이룬다. 연못에 돌을 던지면 수면에 동그란 무늬가 생기듯 말이다. 260쪽 |
아하, 신앙이란 이런 것이구나!
가톨릭에 대해 궁금했다면, 가톨릭을 제대로 알고 싶었다면 꼭 읽어 보기 바란다. 그간 몰랐던 깨달음의 기쁨은 물론 다시 한 번 신앙의 눈을 번쩍 뜨게 해줄 책이니까. 모쪼록 이 책이 신앙생활을 더 열심히 할 마음을 북돋우는 영적 자극제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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