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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삶이 항상 하느님 은총 속에 있음을 기억하세요”

하느님이 주시는 ‘좋은 것’으로 은총 이해하면
좋지 않은 일 생겼을 때 하느님 원망하게 돼
“삶 자체가 은총” 깨달으면 신앙 달라질 수 있어

 

평신도 신학자 최현순 교수는 “「은총」을 통해 은총을 제대로 이해하고, 은총이라는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은총이 쓰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한다.

전례사전에 따르면 은총은 ‘하느님께서 영혼의 선을 위해 인간에게 부어 주시는 내적이고 초자연적인 도움 또는 선물’이라고 정의된다. 실제로 신앙인들은 병의 치유나 사회적 성공, 가정의 화목 등 삶에서 상상할 수 있는 좋은 것들에 은총이란 단어를 쓴다.

교황청립 그레고리오 대학교에서 교의신학과 제1·2차 바티칸공의회 교회론을 공부한 평신도 신학자 최현순(데레사·서강대학교 전인교육원) 교수는 “만약 은총을 하느님이 주시는 어떤 좋은 것이라고만 생각한다면 좋지 않은 일이 생겼을 때 하느님이 내게 은총을 주시지 않았다고 원망하게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은총을 공부하고 그 본질을 알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 교수가 쓴 「은총」(최현순 지음/238쪽/1만2000원/바오로딸)은 은총을 바라보는 전망을 새롭게 제시하는 책이다. 이 책은 성경에서 출발해 역사적으로 은총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변화됐는지 다룬다. 최 교수는 “책에서는 은총의 대한 이해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발전됐는지 살피고, 신앙의 원천인 성경에 나타난 은총에 대해 다룬다”라며 “이 책의 중요한 목적은 각자의 마음 안에 은총에 대한 고유한 그림을 그리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약성경에 나타난 은총을 다루며 최 교수는 ‘헨’에 대해 설명한다. 매력, 사람을 끄는 힘을 의미하는 헨은 신학적으로 하느님이 사람에게 가지는 호의, 사랑을 가리킨다.

최 교수는 “이사야서와 예례미야서에는 하느님이 베푸신 헨을 결코 거두시지 않음을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등장한다”며 “성경을 통해 우리는 하느님은 나를 바라보시는 사랑의 눈빛을 거두시지 않음을 알고 ‘내가 이러한 것을 했기 때문에 은총을 받을 만하다’라는 식의 사고를 버려야 한다”고 전했다.

아울러 선행과 관련해 최 교수는 “선행과 은총의 관계에 있어 가톨릭교회의 확고한 가르침은 은총의 우선성”이라며 “선행을 베푼 만큼, 공덕을 쌓은 만큼 구원에 이른다는 생각은 인간에게 허용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또한 스콜라 신학자들의 ‘의합적 공로’ 개념을 언급하며 “하느님의 자비에 의해 어떤 선행이 공로로 인정된다는 이 개념을 통해 ‘내가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라며 공로를 내게 돌리는 것은 하느님을 향한 여정에 어울리지 않음을 알 수 있다”고 전했다.

은총론을 공부하며 자유로움을 느꼈다는 최 교수. 그는 “은총론을 공부하면서 ‘이렇게 살아야지 은총을 받는다’는 생각에서 벗어나 내 삶이 항상 은총 속에 있음을 깨달았다”며 “은총을 질료적으로 보지 않고 하느님은 늘 나와 함께 가시는 분이라고 이해한다면 나의 신앙, 그리고 은총에 대한 이해가 달라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

끝으로 “이 책을 통해 은총을 제대로 이해하고, 은총이라는 말 때문에 상처받지 않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는 힘으로 은총이 쓰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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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총」 발간한 평신도 신학자 최현순 교수

전례사전에 따르면 은총은 ‘하느님께서 영혼의 선을 위해 인간에게 부어 주시는 내적이고 초자연적인 도움 또는 선물’이라고 정의된다. 실제로 신앙인들은 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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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0.08.09 발행 [1575호]

 

“신자들은 은총을 좋은 것이라고 오해합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안락하고 나한테 좋은 것이라고 여기죠. 보호해주시고 위로해주시고, 그래서 사업이 잘되고 건강해지는 거요. 은총을 ‘복덩어리’라고 생각하면 고통 중에는 은총이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평신도 신학자 최현순(데레사, 서강대 전인교육원) 교수가 첫 책 「은총」(바오로딸)을 냈다. 하느님이 주신 은총과 인간의 자유의지에 따른 선택과 행동 사이에 무슨 관계가 있는지 고찰했다.
 

“은총을 하느님이 주시는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왜 하느님은 어떤 사람에게는 은총을 ‘가득히’ 주시고, 어떤 사람에게는 ‘인색하게’, 아니 때로는 ‘전혀’ 주시지 않을까요?”
 

최 교수는 신자들에게 은총이란 무엇이며, 삶의 여정 안에서 고통을 겪고 있더라도 여전히 하느님의 은총 안에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어 책을 냈다. 그는 이탈리아 로마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학교에서 교의신학으로 석사를, 제1, 2차 바티칸 공의회 교회론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로마에서 은총론 수업을 듣고 시험공부를 하는데 심장이 터질 것 같아 옥상으로 올라가 뛰어다녔어요. 은총을 잘못 알았기 때문에 그걸로 내가 옥죄고 있었구나 했죠. 은총에 대해 잘못 알았던 것이 풀리면서 해방감을 체험했어요.”
 

그는 최근 몇 년간 예수회센터를 비롯한 여러 수도원에서 은총론 강의를 했다. 강의할 때마다 “은총에 대해 잘못 알고 있었다, 삶을 기쁘게 살게 됐다”는 피드백을 신자와 수도자들에게 받았다.
 

최 교수는 은총을 이해하는 신앙 여정에서 ‘나는 은총을 받을 자격이 있다’, ‘내가 열심히 기도했더니 하느님이 이런 은총을 주셨다’는 식의 사고를 버리라고 조언한다. 스스로 무엇인가를 해서 은총을 벌어들인다고 생각하는 것은 일상에서 정당한 보상을 받는 것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부모 자녀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하느님의 은총을 이해하기가 쉽다.
 

“엄마가 청소를 하는데, 아이가 자기도 하겠다고 나선다. 아이가 한다고 하는 것이 지극히 보잘것없지만 그래도 엄마는 빗자루를 들고 다니는 아이를 보면서 아이를 더욱 사랑스럽게 바라본다. 그렇지만 아이가 청소를 했기 때문에 엄마가 아이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물론 아이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45쪽)
 

최 교수는 성경에 나타난 은총을 살폈다. 역사적으로 은총의 이해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구약에 나오는 ‘헨’과 ‘헤세드’, 신약에 나오는 ‘카리스’의 의미를 소개했다.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이루는 아름다운 여정이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여정이라고 끝을 맺었다.
 

“은총론을 공부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내 삶의 체험과 사건들을 하느님 안에서 보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제쳐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상황에서 하느님이 무엇을 알려주려고 하시는지 보면 우리는 여전히 은총 안에 있게 됩니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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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고통마저도… 하느님 은총?

“신자들은 은총을 좋은 것이라고오해합니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안락하고 나한테 좋은 것이라고 여기죠. 보호해주시고위로해주시고, 그래서 사업이 잘되고 건강해지는 거요. 은총을 ‘복덩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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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방식으로 정리하는 은총론

 

삶의 질문에 직면하는 은총론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죄없이 고통당하는데도 하늘이 침묵하는 것을 경험한다. 이러한 경험에서 나오는 예리한 질문과 마주한 분야가 은총론이다.”(8)

이 책의 저자 최현순 박사는 우리가 생활하면서 품는 질문을 직면하는 것이 은총론의 성격이라고 설명하며 “인간이 하느님을 향해 가는 길, 하느님과 함께 가는 여정에 대한 성찰”(9쪽)로 은총론을 정의한다.

또한 은총이란 무엇이며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모든 것이 은총”이라는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묻는다.

 

성경과 역사를 통해 살펴보는 은총

최 박사는 먼저 “은총에 대한 이론적 이해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독자들 개개인이 자기만의 방식으로 은총을 정리해 보는 것”이라고 책의 서두에 밝힌다. 그러기에 책의 중간중간 자신의 경험과 묵상을 소개하며 자신만의 은총론을 정립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이 책은 성경에 나타나는 은총을 살피고 다음 장에서 역사적으로 은총에 대한 이해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 살핀다. 구약에 나오는 ‘헨’과 ‘헤세드’, 신약에 나오는 ‘카리스’라는 다소 낯선 단어의 해설부터 시작하여 아우구스티노, 스콜라 신학, 루터와 트리엔트공의회 등을 두루 살핀다. 그리고 마무리에 이르러서는 하느님의 은총과 인간의 자유의지가 이루는 그 아름다운 여정이 하느님을 향한 우리의 여정임을 감동적으로 고백한다. “나는 내가 그리고 나의 영적 여정에서 내가 하는 것이 아무것도 아님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은 아무것도 아닌 것이 아니라고 말씀해 주신다.”

이 책은 평신도 여성 신학자인 최현순 박사가 수도자와 평신도를 대상으로 강의했던 ‘은총론 입문’을 엮었다. 그러기에 독자들은 좀 더 쉽게 은총론에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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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옆에 살아계신 하느님 발견

지은이 스에모리 치에코의 인생  

이 책의 지은이 스에모리 치에코의 인생은 얼핏 보면 매우 불행해 보일 수 있다. 결혼 11년 만에 남편은 8, 6살 아들 둘을 남기고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게다가 큰 아들은 난독증으로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진로를 찾던 중 운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해 척수 장애를 입고 하반신 마비가 된다. 이에 더해 55살에 재혼한 철학자 남편은 재생불량성 빈혈을 앓고 있고 뇌출혈로 언어 능력을 서서히 잃어가고 있다.

자기 연민에 빠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저자는 그렇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신념들로 일상을 꾸려가면서 생활 곳곳에서 성경 말씀을 떠올린다.

전 세계에서 많은 친구들이 동일본 대지진 소식을 들고 이메일을 보내왔습니다. 그들 모두가 제가 도호쿠東北 지방의 이와테현으로 거처를 옮겼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쨌든 저의 안위를 걱정해 주었습니다. ... 일본어로는 건강히 지내시길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만, 이 말에는 항상 당신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라는 뉘앙스가 느껴져 무척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 말을 생각할 때 떠오르는 말씀이 있는데, 바로 성 바오로의 말씀입니다. “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 서로 뜻을 같이하십시오.”로마 12,15-16(40-41)

 

현실을 긍정하고 헤쳐 나가는 저자의 힘은 글 곳곳에 드러난다. 이런 힘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여전히 쓰린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기에 나올 수 있다.(133)

지은이는 자신의 아들과 같은 처지에 있는 청년을 보고는 일면식도 없었지만 서로 이야기 나누고 위로한다. 이 장면에서 어쩔 수 없는 상황을 탓하지 않고 상황을 주도적으로 개척해 나가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지은이의 부드러운 힘을 느낄 수 있다. 이 힘은 저자가 삶에서 경험한 일,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들, 역경과 고난 속에서 발견한 주님의 뜻을 간결하지만 순수하고 아름다운 언어로 풀어내 읽는 이의 마음에 잔잔한 감동을 전해주기에 나올 수 있다.

레코드 가게 앞을 지날 때마침 앞쪽에서 젊은 외국인 청년 한 명이 저의 큰아들처럼 휠체어에 앉아, 여기저기를 둘러보며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습니다.
제 아들과 너무나도 비슷한 상태여서 저도 모르게 말을 걸었습니다. ... 그는 부모를 떠나 혼자 살며 경리 일을 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부모님은 처음에는 아무래도 걱정하셨지만, 지금은 무척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신다고 했습니다. 명함을 교환하고 연락하자는 약속을 한 후 헤어졌는데, 볼일을 취소하고서라도 좀 더 이야기를 나눌 걸 하는 생각이 나중에야 들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평생의 친구를 만난 듯한 기분이었습니다.
정말 기쁘고 행복한 봄날 오후였습니다.(61-62)

 

이 책에는 어린이 책 편집자로서 지은이의 경험과 식견이 드러나기에 또 다른 글을 읽는 재미가 된다. 지은이는 동일본 대지진이 일어났던 이와테 현에서 살면서 지진을 겪었다. 이에 편집자로서 경험을 살려 이재민 어린이들에게 그림책을 전해주는 3.11 그림책 프로젝트 이와테를 설립해 대표로 재임 중이다.

책 곳곳에 나오는 삽화는 글의 단아함과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도와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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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 사랑에 대한 사순 묵상

 

약속에 충실한 아버지 하느님

올해 사순 시기에 하느님을 더욱 깊이 묵상하며 부활을 준비하도록 안내하는 사순 묵상 「약속을 지키시는 아버지」가 나왔다. 지난해 사순 부활 길잡이 「새로운 시작, 부활이 왔다!」에 이어 올해 나온 사순 기획 매체다. 사순 시기 여정을 매일 짧은 묵상, 성찰, 기도로 동반하며 성경 전체를 아우르는 구원 역사를 큰 그림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특징이다. 스콧 한이 쓴 A Father Who Keeps His Promises: God's Covenant Love in Scripture (1998)의 내용을 발췌하여 엮은 책을 번역했다.  

이 책이 다루는 범위는 창세기에서 묵시록까지이며 ‘계약과 가족’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여기서 하느님의 사랑과 구원 의지는 ‘약속에 충실하신 아버지’의 모습으로 드러난다. 저자는 본문에서 이스라엘 민족 해방을 예로 들기도 한다.

여러 가지 신앙의 위기를 겪는 장면에서, 우리는 아버지이신 하느님께서 연민으로 가득 차 백성의 필요에 응할 준비가 되어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들이 종살이로 돌아가려 할 때조차 그분께서는 약속에 충실하심을 봅니다. 우리처럼 이스라엘도 고생을 겪고 서야 하느님의 사랑을 배웁니다.

하느님께서는 단순히 이스라엘을 이집트에서 해방시킨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분의 목표는 그들을 약속의 땅에 데려가는 것만이 아니라, 오직 당신만을 믿고 의탁하도록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이는 우리도 항상 알아야 할 교훈입니다.(101쪽)


즉, 하느님과 약속을 한 이스라엘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려고 할 때조차 하느님은 약속에 충실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내용은 책 전체에 걸쳐 구약과 신약을 아우르며 구원 역사를 ‘큰 그림’으로 바라보는 저자의 신학적, 영성적 묵상을 통해 드러난다.

 

한 손에 들어오는 사순 묵상


구성은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 제2주일인 자비의 주일까지 묵상하도록 짜여 있다. ‘하느님의 큰 계획’으로 시작하여, 주간별로 ‘창조 이야기’, ‘노아와 아브라함의 순종’, ‘탈출’, ‘광야에 선 이스라엘’, ‘왕국에서 유배로’, ‘다 이루어졌다’, ‘여기 신부가 옵니다’ 순서로 내용이 전개된다. 하루 묵상은 성경 인용, 묵상 인도 글, 실천적인 질문, 짧은 기도로 구성된다. 게다가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하느님의 자비 주일에 이르는 부활 8부 축제까지 묵상하도록 연결돼 있어 부활의 의미까지 마음 깊이 내면화하는 길을 열어준다.

 
여기에 제시된 묵상은 간결하게 세 쪽으로 구성돼 있어 읽기에 부담이 없다. 책 크기도 사륙판(128*188)으로 손에 쉽게 잡혀 이동하며 읽기에 알맞다. 다른 한편으로 매일 시간을 정해 놓고 묵상할 수도 있으며 구역 모임이나 미사 전후 개인 기도에 활용할 수 있다.

 

▶ 약속을 지키시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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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지 못한 마음속 고민까지 끌어안는 기도 


하느님의 크신 자비 청하며 치유와 구원에 이른다

남들에게 말하거나 드러내기 부끄러운 문제로 고통 받는 이들이 마음에 평화를 얻고 치유와 구원에 이르도록 함께 기도하는 기도서 「이럴 때는 이런 기도」가 나왔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함께 기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부모님, 배우자, 자녀와의 사별 상황을 각각 다루고 이별한 이들의 마음을 글귀로 어루만지며 기도로 안내하는 것이다. 또한 신체적 학대, 언어폭력, 실직을 당해 깊은 상처를 받았음에도 말 못하고 혼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 마음을 치유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 행동 방법을 제시한다. 동시에 그 과정에 필요한 은총을 하느님께 청하며 기도를 풀어낸다. 

아이가 세상을 떠났을 때
어린 자녀를 잃은 슬픔을 무슨 말로 표현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는 죽은 아이를 아버지 하느님 품에 맡기고, 세례를 통해 우리가 영원한 삶에 결합된다는 것을 믿고 위로를 받습니다.…

주님… 제 어린아이가 하늘에 계신 당신과 함께 있는 우리 가족의 대표임을 믿게 해주소서. 아멘.(54-55쪽)
언어폭력의 상처에서 회복되기 위해
예수님께서는 종종 말씀 한마디로 사람들을 치유해 주셨습니다. 언어폭력으로 우리가 받은 아픈 상처를 치유해 주시기를 예수님께 기도합시다. 주님, “나에게 오너라”(마태 11,28) 하신 당신의 초대에 응답합니다. 제게 깊은 상처를 주는 비꼬는 말, 부정적인 표현, 모욕적인 언사로 오랜 세월 저는 괴로움을 받고 있습니다.…

제 자존감은 바닥까지 떨어졌고 먼지처럼 되었습니다. 제 자존감을 다시 세워주시어 제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존재인지, 당신께서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는지를 깨닫게 하소서.(57쪽)
실직했을 때의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직업을 잃으면 수입이 없어지고 안정을 잃게 됩니다. 불안감과 새 직업을 찾는 굴욕감으로 우리는 어찌할 바를 모릅니다. 하느님께서 우리의 마음을 이해하고 손을 내미십니다.…

새로운 기술을 배워 저와 제 가족을 충분히 부양할 수 있는 직업을 찾고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는 확고한 믿음을 주소서. 제 기도를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멘.(60-61쪽)


중독· 섭식 장애· 험담, 내 마음을 괴롭히는 것들에서 벗어나려면
알코올, 마약, 도박 중독과 심리적 압박에서 비롯된 거식증 또는 폭식증 같은 섭식 장애 등은 본인 의지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이 책은 이런 문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치유, 구원에 이르도록 안내한다. 또 남이 자신을 험담하는 이야기를 듣고 말 못할 마음의 상처를 받은 사람까지 기도로 따뜻하게 품어 안는다. 이때 바치는 기도는 어려움을 벗어나는 데 필요한 마음의 결심을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은총을 청한다. 

과식하는 이들을 위해
…주님, 저를 만족시키실 수 있는 분은 당신뿐입니다. 저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불안하면 과식을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탐식을 부추기는 제 마음속 허기를 채워주소서.(72쪽)
거식증이나 폭식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늘날 문화는 혼란투성이입니다. 매력적인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날씬해야 하고 올림픽 경기 선수처럼 강해야 합니다. 하지만 진실은 우리의 육체를 건강하게 돌보는 데 있습니다. ‘완전한 육체’라는 허상에 저항하고 우리 존재의 작은 부분까지도 사랑하시는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는 용기를 청합시다.

다이어트를 해서 날씬해지겠다는 저항할 수 없는 욕망이나 폭식을 하려는 욕망에서 저를 해방시켜 주소서. 음식을 먹지 않는 생활방식을 제게 강요하는 사람들이나 그런 생활방식을 조장하는 언론 매체, 웹사이트에 접근하지 않도록 해주소서.(73-74쪽)


성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다
이 책은 일상생활에서 우리를 보호하고 하느님과 중재하는 수호성인들에게 기도를 부탁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거룩한 중재 기도’ 장에는 성인들에게 도움을 청하는 호칭 기도가 나온다. 무시당하거나 오해받을 때, 영적·재정적 건강이 필요할 때, 웃음을 잃지 않고 비관에 빠지지 않고 싶을 때는 성모님, 성 요셉, 성 필립보 네리에게 중재 기도를 청할 수 있다. 아울러 불안하고 괴롭힘을 당하는 이들의 수호성인 성녀 딤프나, 성 베네딕토 요셉 라브르에게 청하는 기도문도 있어 마음의 위로를 얻을 수 있다. 

마리아의 배필이신 침묵의 성 요셉,
당신이 성가정을 돌보신 것처럼
저의 영적·재정적 필요와 건강을 챙겨주소서.(198쪽)

행복한 마음으로 유쾌하게 살아가신 성 필립보 네리,
웃음을 잃지 않고 비관적인 생각을 품지 않도록 빌어주소서.(200쪽)
성녀 딤프나
아일랜드에서 태어난 성녀 딤프나는 폭력적이며 정신질환자이고, 하느님을 믿지 않는 아버지의 손에 죽임을 당했습니다. … 북아메리카에서는 순례자들이 오하이오주 매실런에 있는 성녀 딤프나 성당을 찾아가 기도를 바치기도 합니다.(203-204쪽)

▶ 이럴 때는 이런 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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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숙자 153*205

수필을 통해 마음의 산책을 다녀오다

 

수필에는 은근하고 편안한 매력이 있다. 난해하지 않으면서 읽는 즐거움을 주고, 깨달음을 주기도 하며, 때로는 추억에 잠기게 한다. 따뜻

한 위로, 기분좋은 설렘, 짧지만 긴 여운이 있는 글.
“수필은 마음의 산책이다. 그 속에는 인생의 향취와 여운이 숨어 있는 것이다.” 
피천득 수필집 <수필>에 나오는 이 문장처럼 수필에는 그만의 향기가 있다. 

여기, 평범한 일상 속에 숨은 아름답고 행복한 순간들을 떠올리게 하는, 향 깊은 수필집 한 권이 있다. 원로 수필가인 저자가 연재했던 청주교구 주보 ‘깊은 골짝 옹달샘’ 면의 글을 모아, 4부에 걸쳐 모두 84개의 이야기들로 엮은 묵상 수필집이다. 

젊은 시절 청력을 잃는 크나큰 고통 가운데서 습작을 통해 삶의 의미를 찾고 마침내 주님 앞에 설 수 있었던 체험, 소소하지만 미루지 않는 사랑이 주는 기쁨, 누추한 일상에서도 부단히 복음적 선택을 하도록 스스로를 재촉하는 의지…. 인생의 희로애락이 담겨있어 더 공감이 가는 이 책에서 특히 곱씹는 듯한 저자의 섬세한 문체가 마음을 두드린다. 

한때 저도 세상이 저를 버린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저를 버리려고 했습니다. 청력 상실의 파고는 감당하기 어려웠습니다. 세상 속에서 완전한 이방인이 된 느낌이었으니까요. 막 물오른 봄 나무 같은 때에 세상과의 단절은 가정도 희망도 내일도 다 가져가 버렸습니다. 사는 일보다 죽을 일에 골똘했습니다. 본인이 닫은 문은 스스로 열기 전에는 누구도 열 수 없습니다. 그 공간에서 하느님 어디 계시냐고 울부짖었습니다. 정녕 저를 버리실 거냐고, 그러시면 안 된다고, 살고 싶다고 떼를 썼습니다. _본문 중에서

  

가슴에 쌓이는 첩첩의 울분을 쏟아놓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저자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것이 누군가를 향한 원망이든 간절한 기도든 애원이든 상관없었다. 그렇게 무작정 쓰고 나면, 마음속 응어리들을 다 토해내고 나면 숨쉬기조차 힘든 가슴이 조금이라도 트이는 것 같았으니까. 
그 무렵 그에게 있어 무언가를 끄적거리는 행위는 진정 살기 위한 몸부림 아니었을까. 어둡고 아픈 터널을 지나 지금 글 쓰는 사람으로 주님께 사랑을 드릴 수 있어 최고로 행복하다는 저자의 고백에, 모진 애를 쓰며 견뎠을 그 시간이 느껴져 마음이 저릿하다.  

      성경의 깊은 골짜기에서 내는 소리와 울림을 듣고, 주님의 말씀을 눈으로 읽지 않고
      마음으로 읽어내는 이분의 걸음 따라가다 보면 마음 한 자리에 평화의 싹이 돋는 
      사랑의 숲으로 들어가게 된다. _도종환 시인의 추천글 중에서 

‘하느님께 가는 길은 기도였고 세상과 소통하는 길은 글쓰기’였던 작가의 산책길 따라 우리도 함께  걸어가 보면 어떨까. 걷다가 걷다가 깊은 산속 옹달샘을 만나면 사랑 한 모금, 기도 한 모금, 은총 한 모금, 감사 한 모금 마시고 사분사분 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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