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와의 대화]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 펴낸 황창연 신부
"환경재앙 경고 전하는건 종교인의 사명이죠"
기사입력 2012.07.06 17:04:21 | 최종수정 2012.07.06 18:42:40   

"제 책이 앞으로 100년 내에 닥칠 환경재앙에 대비할 `노아의 방주`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최근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바오로딸 펴냄)를 출간한 황창연 신부(47)를 만났다. 황 신부는 우리 세대가 앞으로 100년을 어떻게 보내는지에 따라 지구 자연환경이 크게 달라진다고 경고했다.

지구는 이미 전 세계적으로 위기를 호소하고 있다. 호주는 지난 10년간 가뭄이 들어 식량위기에 처해 있다. 일본이나 중국 내륙은 비가 거의 내리지 않는 상태다. 미국은 암반수를 퍼내서 농사를 짓다 보니 지하수가 고갈되고 있다. 700만㎢에 달하던 북극 얼음은 작년 여름을 기준으로 150만㎢까지 줄었다.

"환경 문제는 우리 국민만 인식한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전 지구인이 공감해야 하는 것이지요." 황 신부는 세계적인 환경운동가 마크 라이너스 책 `6도의 악몽`을 예로 들며 지구온난화 등 환경 문제로 지구에 종말이 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황 신부는 전 세계 인구를 70억명으로 볼 때 적게는 5억명, 많게는 30억명까지 환경 재앙으로 인해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사람들은 겁주지 말라고 이야기하더군요. 하지만 이는 우리가 직면해야 할 진실입니다."

황 신부는 지구상에 대멸종이 발생할 때 `과연 인간은 살아남을 수 있을까`에 대한 의구심을 표했다. 소수 인류는 아마도 살아남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보는 세상은 지금 우리가 보는 세상과 180도 다를 것이다. 황 신부는 그런 시대가 도래하면 종교는 제 기능을 잃고 사라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세상에 진리를 선포해야 하는 종교들이 미래에 닥칠 재앙을 읽지 못했다는 시각이 팽배하겠지요. 그럼 교회는 남을 설득할 수 있는 힘을 잃고 권위는 바닥에 떨어질 거예요."

황 신부는 그렇기 때문에 지금 교회의 정신적 지도자들이 자연의 소중함을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종교인들이 지구환경을 위해 노력했다는 증표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황 신부가 운영하고 있는 `성 필립보 생태마을` 역시 그가 말하는 증표 중 하나다.

황 신부는 이 책을 쓰게 된 사연도 밝혔다. 그는 1986년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사고를 계기로 환경 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환경 문제를 파헤치려고 할수록 어려운 용어와 메커니즘 때문에 접근하는 데 한계를 느꼈다. 황 신부는 환경공학을 공부하며 일반 사람들도 쉽게 읽을 수 있는 환경책을 만들어야겠다고 결심했다. 황 신부는 이 책에 대해 "일반 독자들이 이해하기 쉽게 쓰고자 했다"면서 "나도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쓰지 않았다"고 고백했다.

매일경제 정슬기 기자

원문 보기: http://news.mk.co.kr/newsRead.php?year=2012&no=416791

 

당신은 지구의 사냥꾼입니까, 지구의 동반자입니까?
환경·생태 지킴이 황창연 신부의 환경 에세이 ...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
2012년 06월 19일 (화) 17:05:54 한수진 기자 sj1110@catholicnews.co.kr

최근 동해안에서 식인상어가 잇따라 발견됐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수온이 오르면서 동해안에서까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유엔환경계획은 이번 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지구 환경이 생물학적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해수면 상승과 잦은 홍수와 가뭄, 동식물의 멸종 증가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의 조짐이라고 경고했다. 도대체 지구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걸까.

   
환경전문가이자 강원도 평창에서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을 맡고 있는 황창연 신부의 환경에세이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부터 환경호르몬, 자원고갈, 원전 사고에 이르기까지 하루도 미뤄서는 안 될 환경문제를 빠짐없이 다룬 이 책은 일반인을 위한 환경입문서로도 충분하다.

1986년 체르노빌 사건을 계기로 환경에 관심을 가지게 된 저자는 지구 환경에 대한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뒤늦게 대학원에 진학해 환경공학을 공부했다. 신학교에서 종교철학을 전공한 인문학도가 공학도로 변신하면서 겪었던 어려움과 생태마을을 운영하며 얻은 생활 속 경험들은 황 신부 특유의 입담을 거쳐 환경 문제를 일반인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하도록 만드는 토대가 됐다.

‘노아의 방주’를 준비해야 할 만큼 심각한 지구의 상태

저자는 본래 책 제목을 ‘노아의 방주’로 쓰고 싶었다고 한다. 방주를 준비해야 한다고 외치고 싶을 만큼 현재 지구의 상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황 신부는 이산화탄소 배출을 가장 심각한 환경문제로 꼽았다. 지구온난화로 빙하가 녹아내려 작은 얼음 조각 위에 위태롭게 서 있는 북극곰의 사진을 표지에 넣은 것이 바로 이런 이유다.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샤워하고 난 물을 모아 변기에 사용한다는 저자 자신의 이야기부터 무심히 버리는 담배꽁초가 산불로 이어진다, 농약을 뿌리면 땅이 죽고, 흙 속 생물이 죽고, 인간도 죽는다, 전기를 아껴 쓰면 원자력 발전소 사용도 줄일 수 있다,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목욕 가방을 들고 다녀라 등 줄줄이 이어지는 황 신부의 잔소리를 읽다 보면 환경 문제가 우리의 일상과 맞닿아 있음을 구체적으로 이해하게 된다. 황 신부는 “모든 환경 문제는 나에게서 시작된다”고 책 전반에 걸쳐 호소한다.

   
▲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 저자 황창연 신부

교회가 예언자로서 지구 환경 문제에 앞장 서야

또한, 저자와의 공동 인터뷰 자리에서 만난 황 신부는 환경 문제에 있어 종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인들은 세상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해야 하는데, 천주교와 개신교, 불교 모두 교계 확장에만 관심을 갖고 지구 환경 문제는 관심이 없다. 교회는 바로 지금 예언자로서 지구 환경 문제에 앞장 서야 한다. 교회 건물을 짓는 데 몰두할 것이 아니라, 자연이 얼마나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는 지를 뼛속 깊이 깨닫고 알려야 한다.”

물론 책 속에 환경오염에 대한 경고와 잔소리만 가득한 건 아니다. 황 신부 스스로 “자연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환경 보호 운동을 오랫동안 지속할 수 없다”고 이야기 했듯이 그가 대한민국 곳곳을 돌며 보고 느꼈던 아름다운 자연 환경에 대한 찬사도 빠뜨리지 않았다.

한편, 출판사 바오로딸에서는 <북극곰! 어디로 가야 하나?> 출간을 기념해 UCC 공모전을 개최한다. 25작품을 선정해 황창연 신부가 운영하는 성필립보생태마을 2박 3일 가족 무료 체험권을 시상한다. 응모 기간은 7월 31일까지이며, 자세한 내용은 바오로딸 인터넷 서점(www.pauline.or.kr) 참조.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원문 보기: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15

 

방주로 돌아온 비둘기(1851)
밀레이 John Everett Millais(1829-1896)



두 소녀가 있습니다. 한 소녀는 비둘기를 품에 안았고, 다른 한 소녀는 비둘기의 날갯죽지에 입 맞춥니다. 비둘기는 젖은 것처럼 보입니다. 채 마르지 않은 깃털들이 삐죽삐죽하지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이 그림은 대홍수 때 노아 일가와 동물들만 살아남았다는 구약성서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노아의 나이가 600세였는데, 그림에는 나이 든 노아 대신 앳된 소녀들이 등장하지요. 이들이 노아의 며느리라고 해요. 빛나는 금발머리와 홍조를 띤 볼, 도톰한 입술. 소녀들이 있으니 오래된 이야기가 한결 산뜻하게 다가옵니다.

비둘기는 어린 올리브 잎을 물고 왔습니다. 어린잎은 곧 대홍수가 그치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다는 소식이지요. 이렇게 기쁜 소식을 갖고 온 비둘기이니 얼마나 귀하고 반가웠을까요? 비둘기를 품에 안은 소녀의 마음, 비둘기에 입을 맞추는 소녀의 마음 모두 헤아려집니다. 오랜 비도, 물에 잠긴 것들이나 휩쓸려간 것들도 지금 떨고 있는 비둘기에 비추면 다 과거일 뿐입니다.

예로부터 비둘기는 좋은 뜻을 나타내는 새였어요. 앞서 언급한 노아의 방주 이야기만 봐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희망의 상징이었지요. 동시에 다시는 물로 사람들을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하느님의 뜻을 전달한 평화의 상징이었구요. 요즘 사람들도 비둘기더러 ‘평화의 상징’이란 말을 하곤 합니다. 수가 너무 늘어난 데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옮긴다며 홀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지만요.

몇 년 전 베네치아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 중심지에 위치한 산마르코 광장에 들렀을 때예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있었지요.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고, 휴식을 취하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주변에 비둘기들이 많았어요. 지붕이면 지붕, 광장이면 광장, 어느 곳을 봐도 비둘기가 눈에 들어올 정도였으니까요. 녀석들은 구구거리며 떨어져 있는 것들을 부지런히 쪼아 먹었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가 비둘기를 보며 한마디 하더군요. “저놈의 비둘기, 콱 밟아 죽이고 싶어!” 꼬질꼬질한데다 길을 가로막고 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으니 나온 말이었을 거예요. 그 뜻은 알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서늘해지더라구요. 비둘기의 목숨이 사람 손에 달린 것은 아닌데. 어쩌면 사람이 비둘기보다 더 더러울지도 모르는데.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왜 이 지경이 되었나 생각하니 씁쓸해졌지요.

「성북동 비둘기」란 시가 있습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각박해진 인간상을 보여주면서, 역으로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이에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많이들 보셨겠지요. 비둘기가 인간과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허나 그렇게 되기까지 사람들이 한 일은 없을까요? 비둘기가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단정해도 되는 걸까요? 그런 점들을 돌아보며 이 자리에서 「성북동 비둘기」를 함께 읽어보고 싶네요. 한번쯤은, 새 소식을 물고 온 비둘기를 기쁘게 맞는 소녀의 마음으로요.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직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전문

- 광고팀 고은경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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