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중추 손상으로 말 못하는 14세 김도영군, 시집 「그림 같은 하루」 발간

“세상에 하고 싶은 이야기, 시로 전해요”

가톨릭 신문 2019-09-01 [제3160호, 19면]

‘그림 같은 하늘에/구름이 묻혔다/어디로 갔을까?/파란 물이 남은 하늘은/구름이 녹아/더 이쁘다/하늘이 말한다/구름아 나를 닮으렴/나는 너를 닮아갈 테니/그렇게 우리는/그림 같은 하루를 산다’(‘그림 같은 하루’)

시집 「그림 같은 하루」(120쪽/1만1000원/바오로딸)를 펴낸 김도영(14·도미니코)군에게 삶은 하늘에서 본 풍경과 같았다. 구름이 녹은 하늘처럼, 오늘도 가족과 친구와 어우러진 하루를 보낸다는 도영군. 누구나 알고 있지만 잊고 있었던 아름다운 풍경들이 도영군의 시를 통해 그림처럼 펼쳐진다. 뇌전증으로 어려서부터 말이 더뎠던 도영군은 10살 때 추락사고로 언어중추를 다쳐 전혀 말을 할 수 없게 됐다. 도영군에게 시는 말로 표현하지 못한 상상 속 세계를 그릴 수 있는 유일한 캔버스가 됐고, 시 속에서 하늘을 날고, 바람과 친구가 되는가 하면 우리를 안아주러 오신 예수님과 만났다. 

학교에서 돌아와 그간의 일을 재잘재잘 털어놓는 여느 아이들과 다른 아들이지만, 하고 싶은 말을 느리지만 정확하게 종이에 적어 나가는 아들을 엄마는 재촉하지 않고 묵묵히 기다렸다. 그렇게 귀하게 모인 한 문장 한 문장은 한 편의 시가 됐고, 51편을 모아 한 권의 책으로 펴냈다.

도영군의 엄마 강승희씨는 “도영이가 행동이 느리고 말이 더뎌서 인지 장애가 있는 줄 알았는데, 펜을 손에 쥐어주면 수학문제의 답을 적거나 자신의 생각을 정확하게 적는 것을 보고 지적인 문제라기보다 표현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그 뒤로 혼자 힘으로 긴 글을 적기 어려운 아들의 손을 잡고 글 쓰는 것을 도왔다”고 말했다. 

짧은 문장이지만, 도영군은 그 안에 생명에 대한 소중함, 가족에 대한 감사함, 그리고 하느님에 대한 사랑을 빠짐없이 담아냈다. 

도영군은 “‘그림 같은 하루’ 시가 가장 마음에 들고, 지금도 그런 하루를 살고 있어요”라며 “함께 어우러져 살다보면 시가 떠오르고 머리에 담고 필요할 때 꺼내 글로 적어요”라고 글을 통해 전했다. 

신앙도 도영군의 글에 영감을 주는 요소 중 하나다. 추락사고로 의식이 없었던 도영군은 2주 만에 기적처럼 깨어났고 몸이 회복되자마자 ‘기도’라는 시를 완성했다. 

‘… 그동안 고마웠던 많은 분께 감사의 마음을 담아 기도해요/원하시는 게 모두 이루어지도록 기도할게요/기도는 힘이 되는 꿈 꾸기랍니다/그 꿈 같이 꿔요’(‘기도’ 중에서)

예수님에게 ‘안을 수 있도록 내 마음에 오셔서 고맙습니다’, 친구들에게 ‘오래오래 친구로 머물자’, 아빠와 엄마에게 ‘나를 사랑해 주셔서 고마워요’라고 시를 통해 전하는 도영군의 고백은 말보다 더 큰 힘을 가지고 감동을 선사한다. 

큰 사고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도영군은 언제가 가장 행복했을까. 도영군은 삐뚤빼뚤한 글씨지만 정확하게 그 답을 전했다. “나는 그때도, 지금도 행복해요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 기사 보러가기 :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316568

 

언어중추 손상으로 말 못하는 14세 김도영군, 시집 「그림 같은 하루」 발간

‘그림 같은 하늘에/구름이 묻혔다/어디로 갔을까?/파란 물이 남은 하늘은/구름이 녹아/더 이쁘다/하늘이 말한다/구름아 나를 닮으렴/나는 너를 닮아갈 테니/...

www.catholictimes.org

 

 

책 속 동물원으로 고고~


반려동물 1천만 시대에 살고 있는 지금, 사람과 동물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존의 시대를 살고 있다. 

우연한 만남에서 특별한 인연으로 가족이 된다. 서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기도 하고 마음의 위로와 교감을 나누며 도움도 주고받는다. 


특별한 우정을 나눈 성인과 동물 친구에 관한 이야기

리타 성녀와 꿀벌들, 프란치스코 성인과 믿음직한 친구 늑대, 로코 성인과 영리한 개 레스테, 베네딕토 성인과 행운의 친구 까마귀, 요한 보스코 성인과 든든한 경호원 그리조, 클라라 성녀와 사랑스러운 고양이 등 그들의 특별한 만남이 감동을 선사한다.  


아기자기한 본문 그림은 따듯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고, 크레파스의 질감이 이 책의 특성을 잘 살리면서 글과 그림의 조화를 이룬다. 다른 재료에서 못 느끼는 크레파스만의 매력이다. 

책 속 등장하는 곤충이나 동물의 생김새와 특성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어 마치 동물도감을 보는 듯 눈앞에 생생하다.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춘 쉽고 재미있는 이야기를 통해 성인의 덕은 물론 동물의 습성까지 배울 수 있고, 이해력과 관찰력을 기를 수 있다. 또한 교훈적인 내용도 담고 있어 학습의 효과뿐 아니라 어린이들의 감성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각 이야기 끝에 성인의 축일과 짤막한 설명 글이 들어 있다. 


이번 여름방학엔 ‘책 속 동물원’으로 고고~ 

우리가 몰랐던 성인과 동물 친구의 이야기가 흥미롭고 신선한 호기심을 자극한다. 어떻게 만나게 되고 소통하는지, 그들의 특별한 우정이 궁금하다면 이번 여름방학엔 이 책, 어떨까? 축복 가득한 ‘책 속 동물원’으로 고고~

   

책을 다 읽고 난 후 또 하나의 재미! 

성인과 연관된 동물을 찾아 서로 연결해 보는 코너도 마련했다. 누가 누구랑 짝을 이뤄야 할까, 만점에 도전해 보자.


이 책에 소개된 아홉 가지 이야기는 성인들이 동물들의 본성을 존중하고 다름을 인정하며 동물과 맺는 우정을 아름답게 보여주고 있다.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을 소중하게 여길 줄 알고, 사람과 동물이 함께 조화롭게 살아가는 모습, 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그런 세상이 되도록 노력한다면 우리도 성인들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사람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린이만을 위한 책이 아닌, 온 가족을 위한 행복한 동화! 

나에게도 있었으면 싶은 ‘정말정말 좋은 친구들’, 지금 함께 만나러 가자. 


도서 보러가기

'꼼꼼한 보도자료 > 도서'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타사르의 구원 이야기  (0) 2018.10.25
소명, 아름다움으로의 초대  (0) 2018.10.12
정말 정말 좋은 친구들  (0) 2018.07.31
교황님이 너에게 할 말이 있대  (0) 2018.07.09
안녕, 가톨릭  (0) 2018.06.28
함께 울어주는 이  (0) 2018.06.28


 신나는 성경동화 재밌는 성경동화 성경 속 인물이 펼치는 놀라운 이야기 출발~~~

 

 믿음이 자라는 성경동화구약편오디오북을 녹음했던 동화사랑연구소가 이번에도 함께 작업했다.

등장인물의 캐릭터를 잘 살려주는 목소리 연기와 현장감이 느껴지는 생생한 효과 음악이 실감 나는 장면을 연출한다

그림이 있는 성경3권에서 8편을 뽑아 각색하였다.

귀를 쫑긋, 다음엔 무슨 이야기가 나올까? 성경 동화 속으로 쏙~들어가 보자.

 

1.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마태 1,18-25; 루카 2,1-21

나자렛 마을에 사는 마리아는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하느님의 은총으로 아기를

가지게 되었어요. 그 아기가 바로 세상을 구하실 예수 그리스도이지요.

 

2.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 마태 4,1-11; 루카 4,1-13

성인이 된 예수님은 요한에게 세례를 받고 광야로 나가셨어요.

그때 악마가 나타나 예수님에게 여러 가지 시험을 하며 유혹하였어요.

 

3. 첫 제자가 된 어부들 루카 5,1-11

어부 시몬은 친구들과 함께 밤새 물고기를 잡으려고 했지만 허탕치고 말았지요.

그런데 예수님께서 시몬의 배에 타시며 다시 그물을 내려 보라고 말씀하셨어요.

 

4. 카나의 혼인잔치 요한 2,1-12

카나에서 혼인잔치가 열려 예수님과 제자들, 그리고 어머니 마리아가 축하하기 위해 참석했어요. 그런데 잔치에 꼭 필요한 포도주가 떨어지고 말았어요.

 

5. 소녀야 일어나라 마르 5,21-23.35-43

회당장 야이로에게는 몹시 아픈 어린 딸이 있었어요.

야이로는 딸의 병을 고치기 위해 예수님을 찾아갔어요.

 

6. 라자로야 나오너라 요한 11,1-53

라자로가 큰 병에 걸려 앓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예수님은 베타니아로 가셨어요.

하지만 예수님이 도착하셨을 때 라자로는 이미 죽은 지 나흘이나 되었어요.


7.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 마태 26,17-29; 요한 13,1-14.34

제자 유다가 배반할 것을 이미 알고 계시는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저녁식사를 하면서 그들의 발을 씻어주셨어요.


8. 엠마오의 제자들 루카 24,13-35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셨어요.

하지만 제자들이 이를 믿지 못하고 엠마오로 돌아갈 때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차례

No.

제 목

시 간

1

오프닝송

00:32

2

구유에 누워 있는 아기

07:10

3

유혹을 받으신 예수님

05:58

4

첫 제자가 된 어부들

05:32

5

카나의 혼인잔치

05:28

6

소녀야 일어나라

06:20

7

라자로야 나오너라

05:11

8

제자들의 발을 씻어주신 예수님

05:50

9

엠마오의 제자들

05:57

Total Time 47:58


▶ 음반 보러가기


Q) 성탄이 다가오네요.

냉담자인 남편에게 선물을 하고 싶습니다.

이번에 아이가 첫영성체를 받았는데,

아이의 친구들에게도 선물을 하고 싶구요.

성당에 안 다니는 초등학생도 좋아할 만한 책으로 추천 부탁드릴게요.


A) +평화


성탄을 기다리며

아기예수님을 맞을 준비를 하는 모든 이를 위해

우리 한마음으로 기도해요.

남편 분과 다른 많은 냉담자들이 주님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요.


주님께서 간절히 부르시는 목소리를 듣고

즐겁게 응답할 수 있기를 청해봅니다.


먼저 형제님을 위해서 추천합니다.


<영원토록 당신사랑 노래하리다> 바로가기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바로가기


다음으로 어린이들 선물!


<빵나무> 바로가기


<신이네 다락방> 바로가기


<우리집 옆 비밀장소> 바로가기


행복한 기다림 되시길 바랍니다.


바오로딸 홈지기 수녀 드림


☞ 홈지기 수녀 추천 게시판 바로가기


'전례시기 추천 도서와 음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천주교와 개신교의 차이  (0) 2012.12.28
욥기에 대한 책  (0) 2012.12.21
성탄 선물 추천  (0) 2012.12.07
어머니를 위한 축일 선물  (0) 2012.11.01
신앙의 해 추천 도서  (0) 2012.10.05
복음묵상에 도움이 되는 책  (0) 2012.09.21

이재희 지음, 백승헌 그림, 과달루페 성모님을 만난 후안 디에고, 바오로딸, 2011


나를 변화시킨 순수한 사람 이야기

다 커서 세례를 받은지라 나는 교회 서적을 잘 읽을 수 없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원인과 결과가 있고 배경과 사람들의 심리묘사를 통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반 소설에 익숙한 나는 하느님 체험과 교회의 삶에 대한 얘기가 주종을 이루는 글들을 읽어 내기가 어려웠다. 하느님 체험도 없거니와 신앙생활이 짧아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아니 왜 이렇게 책을 불친절하게 쓰는 거야?”라며 불만을 품곤 하였다. 영상 매체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성인전은 꼭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들의 일화를 모르면 연결되지 않는 영상들이었다. 사전 지식이 없던 나로서는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 모든 불평을 떨어낼 은총이 나에게 주어졌으니 그것은 과달루페의 성모님에 관한 짧은 영화였다.

지금도 그때 느꼈던 감동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후안 디에고의 망토에 새겨진 장미와 성모님의 모습을 보면 지금도 그 감동이 살아 움직인다. 아마도 후안 디에고의 단순함과 순수함이 나에게 필요하였고 그래서 성모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이 아닌가 싶다.

그 영화를 계기로 성인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찾아 읽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교회 서적들을 읽고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성인들의 삶이 하느님을 알려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과달루페 성모님을 만난 후안 디에고]는 그림 동화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어린이와 같은 신앙을 선물하는 좋은 길잡이다. 성모님께서 가난하지만 어린이처럼 순수한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나시어 주님의 뜻을 전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서 어떻게 일하고 섭리하시는지를 또다시 느끼게 되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고백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마태16,27)라고 말씀하신다.

하느님을 알게 되는 것은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선물이다. 그 선물이야말로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준다. 삶을 형성해 가는 아이들이 후안 디에고와 같은 성인전을 통해 하느님을 알고 그래서 나날이 행복해지기를 기도한다.


- 황현아 클라우디아 수녀

*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 바로가기


조선일보 9월 5일자 '신문은 선생님' 지면 <동화를 써보세요> 코너에 실렸던 기사입니다.^^



친구들, 개학해서 매일 학원다니랴, 숙제하랴 많이들 바쁘겠지요. 친구들에게 어떤 숙제가 가장 어렵냐고 물어보면 ‘글쓰기요!’하는 대답이 제일 많습니다. 글쓰는 것을 직업으로 하는 작가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글쓰는 일이 매번 쉽지 않은 까닭은 바로 상상력 때문이지요. 어른들은 쉽게 우리들에게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렴’이라고 말을 하지만, 막연히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과 글로 옮길수 있는 상상력은 다르답니다. 도대체 상상력이 뭘까요? 머릿속에 떠오르는 생각을 상상력으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기원전 8세기 쓰여졌던 그리스•로마 신화는 서양인들의 상상력의 창고라고 평가받습니다. 이 책에는 여러 신(神)들의 이야기가 나오지요. 이 이야기속에는 세계가 어떻게 생겨났는가, 인간이 왜 불행해졌는가 등에 대한 고대인들의 대답이 들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그리스 신화에는 ‘페가소스’라는 날개 달린 천마가 나옵니다. 이 천마가 죽은후 하늘로 올라가 별자리 페가소스가 되었답니다. 하늘의 별을 보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떠오르는 것 같지요. 3000년전 신화속 주인공 페가소스는 전세계 어린이들의 베스트셀러인 해리포터 시리즈3편 ‘아즈카반의 죄수’에도 ‘벅빅’이라는 괴물로 다시 등장합니다. 

평생 동화작가로 사셨던 권정생 선생님의 ‘밥데기 죽데기’란 작품속에는 기괴한 달걀 이야기가 나옵니다.  

할머니는 오두막을 깨끗이 쓸고 닦은 다음 깨끗한 옷으로 갈아 입었습니다. 그러고는 장에서 사 온 달걀을 쑥과 마늘을 넣은 솥에다 삶았습니다. 달걀을 삶는 장면입니다. 그런데 쑥과 마늘을 함께 넣다니요. 언뜻 본다면 ‘할머니 입맛이 참 특별하네’ 하고 말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까닭이 있기 마련입니다. 

삶은 달걀 두 개를 물에다 깨끗이 씻고는 소반 위에 올려 놓고 일곱 번 절을 했습니다. 그러고는 달걀 두 개를 정성스럽게 삼베 헝겊에 잘 싸서 할머니가 똥을 누는 뒷간 똥통에다 담갔습니다.

이게 웬일입니까. ‘퉤퉤’ 먹는 달걀을 냄새나는 똥통에 담다니요. 갈수록 할머니가 하시는 거동이 수상합니다. 똥통에 한달 담갔다가, 개울물에 또 한달 담그고, 등꽃나무 밑에다가 다시 한달을 묻어 두었습니다. 그리고 질경이 기름에 열흘을 더 적셔 두었다나요. 그렇게 백일을 꼬박 채웠습니다.

마침내 달걀에 뭐가 들었길래 할머니는 이런 행동을 하셨을까, 드디어 그 정체가 드러납니다.

할머니는 눈을 감고 두 손을 싹싹 비비며 자꾸자꾸 빌었습니다. 한참이 지났습니다. 갑자기 푸른 불꽃 속에서 ‘펑’하는 소리와 함께 뭉게 구름같이 방 안 가득 연기가 들어 찼습니다. 아름다운 꽃향기가 사방에서 퍼져 올랐습니다. 할머니가 눈을 떠 보니 눈앞에 벌거숭이 예쁜 아이 둘이 서 있었습니다. 

아. 권정생 선생님이 달걀 요술을 부리셨네요. 이 대목에서 고구려의 주몽신화가 떠오르는 친구들이 있을 겁니다. 주몽왕은 기원전 1세기 고구려를 세운 왕으로, 알을 깨고 나왔다고 전해지지요. 권정생 선생님이 이 신화를 떠올리셨는지 알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의 상상력은 또 다른 상상력과 맞닿아 있는 것 같네요.



그런데 꼭 명심할 게 있습니다. ‘알에서 아이가 나왔어!’‘난 어제 하늘을 날았다!’ 머리속에 떠오르는 대로 무턱대고 말로 쏟아냈다가는 듣는 이들이 ‘말도 안 돼!’ 하고 무시할 게 뻔합니다. 아직은 그냥 엉뚱한 생각일 뿐이니까요. 이런 상상이 이야기가 되려면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에 대답할수 있어야 합니다. 권정생 선생님은 이를 위해 늑대할미와 달걀 귀신을 만들어냈습니다. 달걀속에서 나온 두 아이는 사실은 사람이 아니고 달걀귀신입니다. 할머니도 사람은 아니었죠. 사람에게 식구를 잃고 원수를 갚기 위해 변신한 늑대할미였습니다. 그러니까 ‘밥데기죽데기’는 달걀귀신 아이와 늑대할미가 벌이는 복수 이야기로군요. 

이렇듯 어떤 상상을 할 때는, ‘나는 왜 그런 상상을 했는가?’에 대한 대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럴듯한 구조를 만들어 생명력을 불어 넣어야 된다는 말이죠. 그래야만 상상이 더 멋지게 날개를 펼 수 있기 때문입니다. 상상을 이야기로 생생하게 꾸며 내려면 많은 경험이 있어야 하는건 당연합니다. 권정생 선생님도 어린시절부터 나무장수, 고구마장수, 담배장수 등 많은 고생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때 일들이 선생님 작품속에 그대로 녹아 있을 겁니다. 친구들도 많은 책을 읽고, 즐거운 경험들을 해보는 것이 글을 잘 쓰는 첫째 조건이 될 겁니다. 김기정•동화작가

(온라인 서비스가 되지 않는 지면이라 원문 링크를 하지 않습니다.)


 

야나기야 게이코 지음, 표동자 옮김, 이지현 그림, 『하얀 돌멩이 일곱 개, 바오로딸, 2008

 

힘이 되어준 동화책 한 권

언젠가 동기 수녀랑 한 공동체에 함께 산 적이 있다. 그 동기 수녀는 자주 이어폰을 끼고 있었다. 그럴 때마다 나는 “뭘 들어?”하고 묻곤 했다. 그러면 그 수녀는 “음악”이라고 아주 자연스럽게 얘기했다. 지금도 마찬가지이긴 하지만 나는 음악이랑 별로 친하지 않다. 그래서 음악은 나를 정리하고 마음을 모으고 차분히 생각을 한다거나 하는 것에 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때로는 정신을 산만하게 한다. 그러기에 나는 동기 수녀를 잘 이해할 수가 없었다. ‘아니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생각에 생각을 더해도 살아내기가 힘든데…’라는 생각으로 동기 수녀를 판단하곤 했다.

삶의 연륜이 생기고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모두가 다 다르다는 것을 체험하며 동기 수녀에게 음악이 어떤 역할을 하고 어떤 의미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처럼 우리는 삶 안에서 겪게 되는 어려움들도 각자의 방식대로 대면하고 풀어간다. 수도자의 삶을 살면서 혼자 겪어내야만 하는 어려움을 대면하고 풀어나가는 건강한 방법은 꼭 한 가지씩 있다. 오랫동안 성당에 앉아 있는 사람도 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산에 가는 사람, 또는 무작정 걸어보는 사람, 하루 종일 음악을 듣는 사람 등등…

나는 주로 책을 읽는다. 그 안에서 나는 순간순간 위로를 받기도 하고 때론 아무것도 없이 책과 함께 시간을 흘려보낸다. 그러다 보면 어느 틈엔가 힘겨움을 견디어 내고 있다. [하얀 돌멩이 일곱 개]와 더불어 어린이 책들을 다시금 읽었다. 매우 착한 사람들이 나오는 착한 동화다. 그런 착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세상의 일에 시달려 잊어버렸던 나의 착한 마음을 만나게 된다. 세상에 그런 착한 사람이 살아줘서 고맙고 그래서 아직은 살 만한 세상이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나도 그런 착한 사람이 되고 싶다.

이런 동화를 어린 시절에 많이 읽어야 하는 이유는 우리 안에 하느님께서 심어주신 착한 마음을 단단하게 뿌리내리게 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어른이 되어서도 읽어야 하는 이유는 – 하느님께서는 아이를 돌보게 하시면서 읽게 하시는 듯하다 – 그렇게 뿌리내린 착한 마음을 통해 세상에 빛을 주기 위함이다.

최근에 다가온 무력감 등으로 인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아 ‘편한 동화책이라도 읽자’고 생각하며 시작한 일이 어느 틈엔가 나를 하느님께로 인도하고 있었다.

[하얀 돌멩이 일곱 개]가 참 고마운 날이다.

 

- 황현아 클라우디아 수녀

*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 바로가기

 

  1. 공감공유 2012.08.22 08:44

    가족이 다 천주교라 반가운 책이네요 ㅎㅎ

    • BlogIcon 바오로딸 2012.08.22 09:16 신고

      공감공유 님, 반갑습니다.^^ 때로는 동화책이 어떤 무게 있는 글보다 힘이 되어주지요. 가족과 함께 든든하고 감동적인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최용진 글, 김옥순 그림, 『심부름 천사의 초대장』, 2010, 바오로딸

 

첫영성체 교리를 받을 때의 일입니다. 한번은 교리를 받는 모든 아이들이 소성전에 모였습니다. 앞자리에 한 여자아이가 앉아 있었어요. 옆에는 아무도 없었지요. 다른 여자아이가 와서 그 자리에 앉으려고 했습니다. 그러자 먼저 앉아 있던 여자아이가 손사래를 쳤어요.

“여기 앉으면 안 돼.”
“왜?”
“앉을 사람이 있어.”
“누군데?”
“성은 ‘예’고 이름은 ‘수님’이야.”

뒤에서 보고 있던 저는 어이가 없었지요. 예수님을 자기 옆에 앉히려고 한 아이가 얄밉더군요. ‘자기가 뭔데 예수님 이름을 맘대로 불러?’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집에 돌아와 미주알고주알 이야기했더니, 어머니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얄밉긴! 예수님을 친구로 생각하는 그 마음이 예쁘다.”

당시에는 어머니가 내 편을 들어주지 않으셔서 서운했어요. 하지만 이제와 생각하니, 옆자리를 비워둔 아이의 행동에 예수님을 아끼는 마음이 느껴집니다. 예수님과 더 친해지려는 마음, 예수님을 더 소중하게 모시려는 마음, 예수님의 초대에 응하고 예수님을 가장 가까운 자리에 초대하는 마음.

『심부름 천사의 초대장』을 읽으며 그 마음이 새록새록 떠올랐답니다. 심부름 천사를 만난 송이는 성당에 가서 성모님을 뵙고, 성호를 긋고, 십자가의 길을 따라갑니다. 기도와 성체, 주일학교에 대해서도 알게 되구요. 누구랑 놀다 왔냐고 묻는 아빠에게 ‘예수님’이라고 답하는 송이의 모습이 꼭 어릴 적 보았던 그 친구 같았어요.

아이들이 성당에 가는 것은 예수님 집에 가서 신나게 노는 일일 거예요. 성모님과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 알아보는 건 무엇보다 신비로운 탐구 과정이 될 수 있겠구요. 성수를 찍거나 묵주를 만지는 것 역시 새롭고 흥미로운 놀이가 될 수 있겠지요. 이처럼 어린이들이 즐겁게 성당 나들이를 하도록 이끌어주는 동화, 『심부름 천사의 초대장』이었습니다.^^

- 홍보팀 고은경 엘리사벳

 

 

 

 

 

 

 

변금순 지음, 김옥순 수녀 그림, 『자캐오의 신나는 하루』, 바오로딸, 2003

 

어릴 때 자고 일어나면
'키커라' 하시며
팔다리를 쭉쭉 늘려주고 주물러 주시던
할머니의 손길이 그리운 날

『자캐오의 신나는 하루』가
오늘 나의 하루도 기분 좋게 해줄 것 같다. 

힘을 내고
자캐오처럼 웃어보자.
마음속 주름이 쭉쭉 펴지도록… ^^

 

 

 

 

 

 

 

 

 

 

 

 

 

 

 

 

 

- 유 글라라 수녀

* 유 글라라 수녀님 블로그 '바람 좋은 날'에 실린 글입니다.
'바람 좋은 날' 바로가기


 

   M. 아가다 지음, 박홍근 옮김, 『빵나무』, 바오로딸, 2002

맛있는 책 이야기

언젠가 가톨릭 신문에 성찬경 선생님께서 책이 주는 힘에 대하여 글을 쓴 적이 있다. 하나의 책을 깊이 읽고 그 사람의 내면에 자리 잡게 되면 그 사람의 내면을 변화시키고 어느 틈엔가 성숙한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는 내용이었다.

나 또한 책이 주는 힘을 믿는다. 아무리 영상매체가 발달하고 그것이 주는 힘을 무시할 수 없다 해도 책이야말로 우리를 숙고하게 하고, 깊이 그리고 오래도록 남아 우리 인격을 만들어 준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기에 나는 책을 좋아하고 책을 즐겨 읽는 편이다.

나는 어른이 되어서 세례를 받았다. 세례를 받고 가톨릭 신자가 되긴 하였지만 나는 신앙서적을 그리 즐겨 읽는 편이 아니었다. 사실 영성이 무엇인지, 영적인 것이 무엇인지 체험이 없는 나에겐 신앙서적들이 하고 있는 얘기가 무슨 말인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거기다가 소설책에 익숙한 나는 기승전결이 존재하지 않는 듯한 그냥 나열한 듯한 책에 잘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나는 책이 좋아 성바오로딸수도회에 입회하였다. 입회를 하고 나서 모르던 책들도 알게 되고 아주 어릴 때부터 신앙서적들을 접했던 동기들이 자신이 어린 시절 읽었던 책들을 만나면서 신기해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우리 집(바오로딸출판사)에는 아주 오래된 책들이 수녀님들의 손을 거쳐 예쁜 모양으로 거듭나며 사랑받는 책들이 꽤 있다. 그중 하나가 이 [빵나무다. 이 책은 1978년에 초판이 나왔지만 아직까지 사랑을 받고 있다. 나 또한 이 책을 무척이나 사랑한다. 나에게 무한한 감동을 안겨주었으며 빵나무를 생각하면 풍요롭고 행복해진다.

[빵나무]에는 빵나무와 함께 3편의 동화가 실려 있다.

길 가는 나그네에게 건넨 작은 친절에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얼마나 크게 갚아주시는지 알게 해준다. 마태오복음 25장의 최후 심판과 성체성사를 생각나게 한다. 책 속의 맛있는 빵이, 빵 굽는 냄새가 나에게도 솔솔 전해지는 듯하다. 먹지 않아도 배부르다는 말이 무엇인지를 느끼게 해준다.

작은 동화 하나가 나의 온 마음을 풍요롭게 하며 저절로 미소 짓게 하여준다. 우리 삶 안에서 실현되는 성체성사가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 성체성사를 교리로 말해 주지 않아도 온몸으로 알 수 있다.

- 황현아 클라우디아 수녀

*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 바로가기

  1. BlogIcon 작가 남시언 2012.05.10 10:10 신고

    좋은 리뷰 잘 보고 갑니다 ^^

  2. 강기영 2012.06.17 15:17

    저도 다 커서 세례를 받았는데.. 전 또 신앙서적을 꽤 즐겨 읽는 편이었습니다. 어느 장소에 가든 눈에 보이는대로 책을 집어들고 읽고 빌려 오고 사고..하다보니 세례를 받은지 30여년이 다 되어 가는데 책장에 책이 거의 신앙서적이고 이젠 강력한 테마로 가톨릭사상이 깔려 있지 않으면 그저 그냥 글 나부랭이로만 보이는 아주 편식이 심한 사람이 되어버렸습니다.
    대구 성모당에서 성찬경 님의 책을 읽은 적이 있는데 나무 아래서 위를 향에 바라보면 나뭇잎들이 펼쳐지는 그 하늘을 피안의 세계라고 표현하신적이 있습니다. 제가 그 글을 읽고 저도 그 피안의 세계를 하염없이 바라본 적이 있지요. 그래서인지.. 성찬경 님은 그 날 이후로 제겐 피안의 세계가 되어 있습니다. 저는 책을 아껴가며 조금씩 읽는 편인데 그 책 다 읽고 나면 곰씹는 기간을 꽤 많이 가지는 편이어서 선뜻 새로운 책을 집어들진 못합니다. 성체성혈대축일을 지낸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빵나무..갑자기 궁금해 지는데요?

    • BlogIcon 바오로딸 2012.06.25 09:45 신고

      강기영 님, 답글이 늦었지요? 이렇게 블로그에서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책도 신앙서적을 고집하시는 걸 보면 신심이 굉장히 깊은 분이라 여겨집니다. 가톨릭이라는 강력한 테마가 강기영 님의 삶을 한결 풍요롭게, 굳건하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나무 아래에서 위를 바라보면 나뭇잎들이 펼쳐지는 하늘... 그렇게 나무와 하늘을 동시에 보고 사진도 찍고 하길 좋아하는데, 좋은 책과 함께 말씀해주시니 더욱 잔잔하게 다가오네요. 오늘 또 한번 그 피안의 세계를 느껴보고 싶습니다.
      <빵나무>는 어른이 보아도 좋은 동화랍니다. 동화 속에서 또다른 피안의 세계 접해보시길 권해드릴게요. 종종 뵙길 고대하겠습니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