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엄마, 미안해하지 마」 펴낸 예술치료사·죽음교육전문가 유성이씨

 

호스피스 병동서 만난 모녀와 ‘생명의 변화와 죽음’ 등 주제로 상실의 경험 외면하지 않고 죽음 잘 받아들이도록 도와

17일 평화와 치유 북콘서트

가톨릭 신문 2019-04-14 [제3140호, 20면]

유성이씨는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에 죽음에 대해 공부하면서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한다”고 말한다.

“엄마는 연이가 지혜로워지기 위해 책을 많이 읽었으면 좋겠고, 현명해지기 위해 생각을 많이 했으면 좋겠어, 그리고 연이를 진짜로 소중히 사랑해 주는 사람을 만났으면 좋겠어.”

세상을 곧 떠날 엄마는 여덟 살 된 딸에게 간절한 당부의 말을 건넨다. 엄마는 딸의 성장을 지켜볼 수 없지만 사랑이 담긴 엄마의 말은 딸이 커나가는 데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줄 것이다. 「괜찮아 엄마, 미안해하지 마」는 떠날 엄마와 남겨질 여덟 살 딸이 함께한 60일간의 이별 준비 기록을 담은 책이다. 

저자인 유성이(마리아·55) 씨는 예술치료사이자 죽음교육전문가다. 죽음을 앞둔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연이 엄마인 세레나씨는 특별하게 기억된다. 

“예술치료 봉사활동을 위해 호스피스 병동을 찾았다가 세레나씨를 만났습니다. 쉽게 곁을 내주지 않는 성격이라 처음엔 까칠하다는 인상을 받았죠. 그러다 간호팀장의 권유로 세레나씨의 딸 연이의 이별 준비 여정을 도우면서 누구보다 가까운 사이가 됐습니다.”

세레나 씨의 가장 큰 걱정은 보육원 생활을 하고 있는 딸이었다. 엄마 없이 세상에 남겨진 딸이 상처받지 않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아이로 자라는 것이 그의 마지막 바람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딸이 엄마의 죽음을 잘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했다. 유씨와 두 모녀의 이별 준비여정은 그렇게 시작됐다. 

“누구나 가까운 이의 죽음을 겪지만 우리 사회는 이러한 상실의 경험을 마주하는 것이 두려워 외면하곤 합니다. 아이들에게 죽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려하는 것도 마찬가지죠. 그러나 우리는 죽음에 대해 공부하면서 죽음을 잘 준비해야 합니다. 죽음을 통해 삶을 돌아보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유씨는 연이와 함께 ‘생명의 탄생과 성장’, ‘생명의 변화와 죽음’을 주제로 체험과 표현활동을 했다. 그리고 엄마가 연이를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매 수업을 통해 강조했다. 

엄마의 죽음을 인지하고 울음을 참지 못했던 연이는 수업이 진행되면서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엄마의 죽음을 기다리게 됐다. 여덟 살 아이에게 엄마의 죽음이 슬프지 않을리 없다. 하지만 연이는 “엄마는 내 마음속에 영원히 살아계실 거다”라며 엄마와 잘 헤어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리고 하늘나라 가는 길이 외롭지 않도록 예쁜 꽃을 만들며 엄마와 임종 시간을 함께 보낼 만큼 연이는 달라져 있었다. 

유 씨는 “세레나씨의 임종 하루 전, 엄마의 팔베개를 하고 깊은 잠을 자는 연이를 보고 아이가 죽음이 슬프지만 아름다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책 속 이야기는 연이와 엄마의 이야기로 끝나지 않고 누구나 겪게 될 이별의 순간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상실의 경험을 외면하지 않고 참여했던 연이가 밝고 건강하게 자라는 모습을 통해 죽음을 잘 준비하는 과정이 왜 필요한 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올해 12살이 된 연이는 엄마가 간절히 원했던 안전한 보육원에서 밝고 명랑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학급 부회장을 할 만큼 교우관계도 좋죠. 심리적으로 불안하면 눈썹을 만져서 하얗게 비어있던 눈썹이 까맣게 자란 걸 보면 연이가 엄마를 기억하며 행복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겠죠.”

4월 17일 오후 2시 서울 미아동 성바오로딸수도회 알베리오네센터에서 열리는 평화와 치유 북콘서트에서 저자와 함께 책과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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