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 진짜 문제는 '사기전도'로 의심 사회 만든 거죠"

2020.03.04 한겨레 신문

‘신천지 전문가’ 이근재 신부. 사진 한국천주교 유사종교대책위원회 제공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신천지예수교장막성전교회’(신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무엇보다 교회에서 무엇을 어떻게 했기에 바이러스가 저렇게까지 급격히 전파됐는지, 어떻게 신흥종교가 그토록 급성장을 할 수 있었는지 궁금증이 많다.

지난 10년간 ‘신천지’를 연구하고, 지난해 9월 <신천지 팩트체크>(바오로딸 펴냄)란 책까지 낸 이금재 신부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의문을 풀어봤다. 가톨릭 전주교구 가정사목국 소속인 이 신부는 2017년부터 한국천주교유사종교대책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다. 이 신부는 10년 전 ‘신천지에 빠진 딸을 구해달라’는 교우의 청을 받은 이래 몇차례 같은 요청을 받고 교우를 ‘탈 신천지’ 시키는 과정 속에서 신천지를 깊게 연구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해 ‘신천지 팩트체크’ 낸 전문가 교우들 ‘구조’ 요청으로 10년간 연구 박태선·유재열·백만봉 거친 이만희 “이단 지적에 맞서며 교리 자가발전”

“세습·경쟁·불안 청년층 파고들어” “물질만능사회 만든 기성세대 더 책임

“신천지의 뿌리는 박태선의 전도관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만희(신천지 총회장)는 신앙촌에서 10년간 신앙생활을 하다가 유재열(어린종)이 경기도 과천에서 차렸던 ‘장막성전’에 들어가 2년 넘게 지냈고, 다시 ‘시한부 종말론자’ 백만봉 아래에 있다가 1980년 8월 14일 안양에서 ‘신천지’를 시작했다. ‘신천지’는 지금이 요한계시록의 시대고, 요한의 묵시록에서 예수님이 새로운 목자를 보내주겠다고 했는데, 그가 바로 이만희라고 주장한다. 교리 내용은 기존 신흥교단들과 대동소이하지만, 기성교단들과 싸우는 과정에서 좀 더 그럴 듯하게 바뀌었다.”

이 신부는 “어찌보면 신천지는 이단상담사들이 키운 것과 다름 없다” 고 말한다. 이단상담사들이 신천지의 교리가 성경적으로 잘못됐다고 지적하자 이에 대응해 바꾸고 바꾸어 자기발전을 꾀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성경이나 교리를 잘 모르는 이들에게 신천지의 철저한 교육은 놀라울 정도라고 한다.

“신천지는 처음 일대일이나 소수그룹으로 12~13회에 걸쳐 성경 기초를 다지는 공부를 한다. 처음 공부하는 사람들 옆엔 같은 신참자로 위장한 바람잡이가 붙어 함께 공부하며 관리한다. 그뒤 6~8개월간 월화목금에 매일 3시간씩 ‘초중고’ 과정 성경 공부를 한 뒤 시험을 봐 90점 이상을 맞으면 아이디 카드를 발급해 신도로 등록해준다. 그때부터 추수꾼 활동을 한다.”

이 신부는 “신천지는 소수단위 점조직으로 짜여져, 상시 문자 정보를 주고받고, 늘 관리하는 사람이 있어서 개개인의 일상을 보고하고 지시를 받고, 일요일과 수요일은 물론 방학이나 토요일에도 짬을 주지 않고 교회 일에 몰두하게 해서 학생은 학교를 다녀도 시늉만 내고, 직장도 오직 월급만 받기 위해서 다닐 뿐 삶을 신천지에만 올인하게 만든다”고 했다. 그는 “신천지 교회에서 감염자가 많이 나온 것도 이런 폐쇄적인 예배 방식에 기인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의자에 앉는 교회나 성당과 달리 신천지에선 바닥에 서로 밀착해 앉아 박수를 치고 ‘아멘’을 외치니, 신체 접촉이나 비말이 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 신부는 “신천지의 진짜 문제는 신뢰할 수 없는 사회를 조장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신천지의 추수전략이 기본적으로 전도 대상자에게 거짓으로 속이고 모략전도하기 때문에 ‘사기’라는 것이다.

“신천지는 전도 대상자에 대한 정보를 파악해 한 사람에게 서너명부터 20명까지 따라붙는다. 그들이 각자 역할을 정해 처음 만난 것이나 우연히 만난 것처럼 위장해 그와 관계를 맺고 그가 등산을 좋아하면 등산팀을, 축구를 좋아하면 축구팀을 꾸리고,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하면 공방팀을 만드는 식으로 친분을 맺는다. 문방구점을 운영하느라 점심을 제 때 못 먹는 대상자에게 6개월간 점심을 싸다주고, 손자 돌보기를 힘들어하는 할머니와 1년간 함께 손자를 봐주기도 했다. 그렇게 친해지면 ‘우리 성경공부 해보는 것 어떠냐’고 바람잡이를 한다. 또 청년들의 아픔을 이용해 상담 카페에서 심리상담을 해주고, 상처와 아픔을 뿌리까지 치료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 말씀이라며 성경공부를 유도한다. 모든 게 ‘짜고 치는 고스톱’이기에 거기서 빠져 나오기가 어렵다.”

이 신부는 “그러니 뭔가 지나치게 열심히 하는 사람을 보면 ‘너 신천지 아니냐’고 의심해야 하는 사회가 되고 말았다”고 개탄했다. “일본에서도 ‘사기 전도’로 사이비종교에 빠졌던 이들이 훗날 ‘내 인생을 돌려달라’며 청춘반환소송을 낸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개신교 청년 3명이 신천지를 대상으로 같은 소송을 제기해 2명은 증거불충분으로 인정을 못받았지만 한명은 승소했다.”

하지만 신부는 이처럼 수많은 청년들이 신천지에 빠져든 데는 기성교단과 한국사회의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청년들이 설사 이만희를 믿지 않더라도 신천지에서 위안과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살아갈 희망을 얻지 못하고 불안한 데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띄워주니까 환상에 빠지게 되는 거다. 기성교단과 거대 교회들이 물질축복·내세구원만 추구하는 데 반해 신천지는 14만4천명 안에만 들면 왕같은 제사장이 되고, 현세 천국의 주인공이 되어 누리며 살 수 있다는 현세구원론을 편다. 세습과 경쟁 사회에서 밀리면 끝인데, 여기서 14만4천명에만 뽑히면 인생 대박이 난다는 것이니 세상의 논리를 신앙에 그대로 적용한 거다.”

이 신부는 “돈이면 다 된다는 물질만능사회를 만들고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 기성세대가 그 많은 젊은이들을 밀어낸 셈”이라며 “실패해도 꿈은 망가지지 않는 사회, 신앙 안에서 참된 기쁨과 사랑이 있는 사회, 따뜻하게 서로를 보듬어 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신천지 현상’이 준 교훈”이라고 말했다.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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