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팀 버튼|주연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판타지, 멜로|미국|1991


가위손을 가진 사내가 있었습니다. 그는 아무도 찾지 않는 성에서 홀로 살았습니다. 벗이라곤 고장 난 기계들과 미처 못 붙인 두 손뿐이었습니다. 인간을 닮았지만 인간은 아니었습니다. 손에 가위가 달렸지만 기계 또한 아니었습니다.

영화 <가위손>의 주인공 에드워드. 그는 인조인간입니다. 과학자가 미완성으로 남긴 채 죽는 바람에 차가운 가위손을 갖고 있지요. 외딴성에서 지내다 어느 마음 착한 사람 덕분에 마을로 나오게 됩니다. 처음엔 사람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습니다. 무엇이든 원하는 대로 자를 수 있는 손 덕분에 인기 스타가 되지요. 우리 정원의 나무를 손질해줘요. 개털을 깎아줘요. 내 머리를 잘라줘요. 가위손은 당신 탓이 아니에요. 희망을 가져요. 사람들은 그를 독특하면서도 좋은 친구로 여기는 듯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문제가 생깁니다. 그를 시기하고 모함하는 사람들이 나타나지요. 신을 믿는 한 여자는 그를 사탄으로 취급합니다.



“그는 지옥에서 온 거야. 사탄의 힘이 넘치고 있어. 저 길 잃은 양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에드워드는 자신이 양이 아니라고 항변합니다. 그러나 여자는 가까이 오지 말라고 하며 뒷걸음질 칩니다. 다른 사람들도 그를 따돌리기 시작합니다. 그가 어쩔 수 없이 임한 싸움도, 우연히 입힌 상처도 범죄인 양 받아들이며 멀리하지요. 근본적인 이유는 보통 사람들의 것과 다른 손을 가졌기 때문입니다. 사람들과 어울려 살고픈 소망과 예쁜 소녀를 사랑하는 마음은 날카로운 손에 가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나는 그리스도는 좋지만, 그리스도교 신자는 싫다.”
10월 23일자 <서울주보>에 실렸지요. 마하트마 간디가 교회에서 쫓겨나며 남긴 말이에요. 당시 인도는 영국의 식민지였고, 인도인들은 인종차별을 받았습니다. 서로 사랑하란 말을 줄기차게 듣는 신자들이 정작 타 민족, 타 종교를 배척하는 모습은 심심찮게 볼 수 있어요. 그런 모습에 실망한 사람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교회를 돌아 나오던 간디의 실망에 성으로 도망치던 에드워드의 슬픔이 겹칩니다.



“그리스도인의 사랑 실천은 무엇보다 긴급한 요구와 특수한 상황에 무조건 응답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는 우리의 손을 필요로 하는 사람의 손을 잡아주는 것입니다. (…) 그래서 우리 신앙인은 하느님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어떤 사람들에게라도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 <서울주보> 제1816호 2면

허영엽 신부님이 쓰신 글은 사람들이 에드워드를 대했던 태도를 돌아보게 합니다. 영화 속이긴 하지만 그가 처했던 특수한 상황, 그가 진정으로 바랐던 것, 잡고 싶지만 잡을 수 없었던 손… 겨울이 다가오네요. 눈이 내리고 얼음이 얼면 눈발을 만들어내는 에드워드가 생각나겠지요. 그때 헤아려봐야겠습니다. 나뭇가지든 머리칼이든 마다하지 않고 잘라주었던 가위손의 마음을요.

- 광고팀 고은경 엘리사벳

* 포스터와 맨 아래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가운데 이미지들은 영화 장면을 캡처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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