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루를 거룩히 지내기 위하여

사랑스럽고 부드러우신 어머니 마리아님,
제 머리 위에 당신의 거룩한 손을 얹으시어
제 지성과 마음과 오관을 지키시고
죄에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제 생각과 감정, 말과 행동을 성화시키시어
나의 하느님이며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님과 당신께
기쁨을 드릴 수 있게 하시며,
당신과 함께 하늘나라에 들게 하소서.
예수 마리아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저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_ 「바오로 가족 기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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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스럽고 부드러우신 어머니 마리아님,
제 머리 위에 당신의 거룩한 손을 얹으시어
제 지성과 마음과 오관을 지키시고
죄에 떨어지지 않게 하소서.

제 생각과 감정, 말과 행동을 성화시키시어
나의 하느님이며 당신의 아들이신 예수님과 당신께
기쁨을 드릴 수 있게 하시며,
당신과 함께 하늘나라에 들게 하소서.

예수 마리아님,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저에게 강복하소서. 아멘. 
 
- 바오로가족기도서 '하루를 거룩히 지내기 위하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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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수

                        탄생과 어린 시절

 

 

 

기획 의도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시고 우리 안에 하느님의 모상을 회복시켜 주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을 더욱 쉽고 재미있게 만날 수 있도록 예수님의 생애에 관한 책이 5권으로 기획되었다. 예수님의 삶의 단계를 따라가면서 그동안 성서학계에서 이뤄낸 학문적 연구결과들을 바탕으로 하여 신자들은 물론 비신자들까지도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2년에 한 권씩 출간할 예정이며 각 권의 주제는 예수님의 탄생과 어린 시절, 예수님의 공생활 시작과 제자들을 부르심, 예수님의 공생활에서 가장 중요한 일들, 곧 가르침의 내용과 치유기적과 하늘나라 선포, 예루살렘 상경기와 예루살렘에서 한 주간 동안 벌어진 사건들,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이다.


주제 분류 : 성경 해설, 묵상

키워드 : 팔레스티나, 예수님 족보, 탄생 예고, 다윗의 후손, 경배, 이집트 피난,

           헤로데, 어린아이 살육, 나자렛, 유아기, 소년기, 예수님의 형제와 누이들


요약 

예수님의 선한 인품과 향기로운 삶을 살펴보고, 쉽고 재미있게 예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해주는 이 책은 예수님의 족보와 탄생과 어린 시절 이야기가 담겨 있으며 본문에 실린 성화와 조각상 사진들이 자연스럽게 예수님을 만나는 묵상으로 이끌어 준다.


내용

성경을 기본으로 예수님의 족보와 탄생, 공생활 이전의 삶을 소개하고 성서학계의 연구결과물로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예수님의 어린 시절에 대한 이해를 풍요롭게 한다.

족보 부분에서는 마태오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 족보를 소개하고 우리가 예수님을 구세주로 받아들일 때 주님의 족보에 기록될 수 있고 죄에서 구원받을 수 있다고 설명한다.

탄생 부분에서는 아기 예수가 태어날 수 있도록 충실한 신앙으로 응답한 마리아와 요셉의 신심을 살펴보고, 예수님이 비천한 모습으로 오신 이유와 우리가 그분이 주시는 온전한 기쁨과 평화를 누리려면 삶의 자리에서 그분을 닮고 따르려는 노력이 필요함을 일깨운다.

공생활 이전의 삶 부분에서는 예수님의 성장 환경을 돌아보고, 인간으로서 시간과 함께 성장하는 예수님의 모습과 하느님의 아들로서 신적 정체성에 대한 자각이 어떻게 자라났는지, 그리고 예수님이 우리에게 오신 궁극적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한다.

이 책 마지막에는 미주를 두어 본문에서 좀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을 보충해 놓았다.

성화와 조각상 사진들을 함께 수록하여 자연스럽게 묵상으로 이끈다.


“어떤 이는 자기 마음 안에 아기 예수를 위한 방은 있지만 그 방이 너무 누추하고 더러워서 감히 맞아들이기에 합당치 않다고 말할지 모른다. “저는 정말 죄인입니다. 제 마음은 너무나 어둡고 탁해서 악마의 소굴 같습니다. 그런 제가 어떻게 아기 예수를 모실 수 있겠습니까?” 만일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자리가, 죄스럽고 어둡고 부족한 바로 그 자리가 아기 예수가 태어날 자리임을 깨달아야 한다. 우리의 내적 상태가 어떠하든 우리는 아기 예수의 거처를 우리 안에 마련해야 한다.”

                                                                                                                              본문 중에서


차례

지도: 예수님 시대의 팔레스티나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께

족보

다윗의 후손이신 예수님|14대씩 세 그룹으로 배열된 족보|우리 이름으로 끝나는 예수님 족보|생명의 족보, 예수님 족보|예수님 족보에 나오는 네 여인|그렇다면 남자들은?

탄생

들어가는 글

탄생 예고|임신 소식을 들은 요셉의 반응|아기의 이름|예수님이 탄생한 곳|아기 예수를 처음 경배한 이들|이집트 피난과 헤로데의 어린아이 살육|나자렛으로 돌아옴|탄생 이야기의 마무리|하느님의 연애편지, 꿈

나가는 글

공생활 이전의 삶

들어가는 글

유아기에서 소년기로| 예수님이 열두 살 때 일어난 일|예수님의 성장 환경|복음서는 왜 예수님의 공생활 이전 삶에 대해 침묵하는가?|예수님의 형제와 누이들은 누구인가?

나가는 글

미주


대상

송봉모 신부의 저서를 기다리는 애독자와 비신자를 포함하여 예수님을

가까이 만나고 싶은 모든 이.


지은이 송봉모

예수회 신부. 로마 성서대학원에서 교수 자격증을 받고 The Catholic University of America에서 신약 주석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강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신약 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지은 책에 ‘성서와 인간’ 시리즈로 「상처와 용서」․「광야에 선 인간」․「생명을 돌보는 인간」․「고통, 그 인간적인 것」․「대자대비하신 하느님」․「본질을 사는 인간」․「신앙으로 살아가는 인간」․「관계 속의 인간」․「회심하는 인간」․「일상도를 살아가는 인간」․「세상 한복판에서 그분과 함께」․「내 이름을 부르시는 그분」이 있고, ‘성서 인물’ 시리즈로 「순례자 아브라함 1-모리야 산으로 가는 길」․「순례자 아브라함 2-내가 보여줄 땅으로 가거라」․「집념의 인간 야곱」․「신앙의 인간 요셉」, 요한복음산책 시리즈로 「삶의 우물가에 오신 말씀」․「비참과 자비의 만남」 등이 있다.

 

http://www.pauline.or.kr/bookview?code=01&subcode=08&gcode=bo1000532

   토머스 H. 그린 지음 | 한정옥 옮김 | 128*188 | 152쪽 | 바오로딸

 

하느님과 얼굴을 맞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기도?

할아버지가 이야기해 주듯 술술 풀려나오는 말씀들이 참 생생하다. 

중간중간 들려주는 예화들도 현장감 있고 구체적이다.

 

***

 

<토머스 그린이 전해 주는 기도의 세 단계>

첫째 단계는  하느님을 '알아가는' 단계, 여기서 우리는 매우 능동적으로 묻고 탐색한다.

물론 하느님은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이다.

이 단계는 성경을 연구하고 인생에 대한 질문을 하며 하느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이해를 찾아가는 상당히 능동적인 단계다.

둘째 단계는 기도가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가는 단계로 기도는 훨씬 감성적이 된다.

우리는 더욱 감성적인 단계의 이 기도를 '능동적인 기도'에서 '수동적인 기도'로 건너가는 다리로 볼 수 있다.

말하는 기도에서 듣는 기도로 가는 다리라고도 할 수 있다.

감성기도의 핵심인 '앎에서 사랑으로' 넘어가는 과정은

하느님 또는 예수님을 우리가 그저 상상으로 만들어 낸 멋있는 분이 아니라

우리가 실제로 만난 분,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실재하는 분으로  체험하는 때다.

이 단계에서 '정화'는 무엇보다 중요하다. 더 긍정적으로 표현하면 정화된 변화이다.

셋째 단계는 성화의 단계이다.

자기중심적이고 감성적인 영성에서 좀 더 타인 중심인 영성으로 옮아가는 단계다. 

이 셋째 단계에서 성장해 가는 동안 영적 메마름은 절대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영적 어둠도 마찬가지다. 우리는 어둠에 익숙해지고 어둠 속에서도 편안하게 머무는 법을 배울 수 있다.  

                                           

- 본문에서 인용-

 

 

- 유 글라라 수녀

* 유 글라라 수녀님 블로그 '바람 좋은 날'에 실린 글입니다.
'바람 좋은 날' 바로가기

   브라디 바르트 그림 | 길기문 옮김 | 122쪽 | 바오로딸

 

철쭉이 활짝 폈다. 연분홍색과 진분홍색, 다홍색 사이로 빛나는 하얀색 철쭉에 눈이 부시다.

5월이다. 수녀원에서는 전 회원이 고리 묵주기도를 바치기 시작했다.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고 싶은 여러 가지 기도지향을 한마음에 담았다.     

 

스위스의 여류 화가 브라디 바르트Bradi Barth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는 아인지델른 성베네딕토수도원 성당에 있는 검은 성모님을 만나 후 깊은 감명을 받고 하느님의 어머니를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1989년 대표작 <마리아의 노래>을 비롯한 40여 점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고 2006년에 우리나라에서도 발행되었다.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잉태와 탄생을 비롯해 성모님이 하늘에 오르시기까지 구원의 전 역사가 그림 속에 담겨 있다.

가끔 펼쳐 보면 은은한 빛깔과 단순한 그림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마치 그림 속의 한 사람으로 초대된 듯 나를 흔드는 일상의 잡다한 생각들이 조용해지고 성모님의 품 안에서 충만한 행복감에 젖어 든다.

 

 

 

 

 

 

 

 

 

 예수님 탄생 예고2(본문 34-35쪽)

 

 

 

 

- 유 글라라 수녀

* 유 글라라 수녀님 블로그 '바람 좋은 날'에 실린 글입니다.
'바람 좋은 날' 바로가기


 

바오로딸출판사, 신앙생활 이끄는 40가지 보물 소개

교리교육 위한 PDF 자료도 무료 제공
발행일 : 2012-04-29 [제2793호, 17면]

성수, 십자성호, 교회력, 화살기도, 성화 등은 어떻게 가톨릭 신앙 전통 안에 자리 잡았을까. 주변을 돌아보면 우리의 기도를 보다 풍요롭게 하는 도구와 몸짓, 자세, 의식과 관습 등이 있음을 새삼 인식할 수 있다. 하지만 신심 깊은 신자들조차 이러한 행위들을 우연히 생겨났거나 교회의 인준을 겨우 얻어낸 미신적 관습으로 치부하곤 한다.

바오로딸출판사가 펴낸 「가톨릭 신앙의 40가지 보물」(스콧 한 지음/오영민 신부 옮김/328쪽/1만 원)을 읽어보면 가톨릭 관습과 신심이 그리스도교 신앙과 어떠한 연관이 있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저자 스콧 한 교수는 개신교 목사이자 교수로 활동하다가 개종, 현재 미국 스튜번빌 프란치스코대학 성서학 교수이자 성바오로성서신학센터 설립 및 운영자로 활동 중이다.

그는 “예수님은 당시 지식인보다 단순한 신앙인과 어린 아이를 더 칭찬하셨을 뿐 아니라, 이러한 신심 활동은 성경에 충분한 근거를 두고 있으며, 가톨릭교회의 지적 전통을 이끄는 인물에 의해 실천됐다”며 가톨릭교회의 대중 신심 행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다양한 가톨릭 관습과 신심의 뿌리를 성경을 근거로 고찰해 내용의 깊이를 더했다. 가톨릭 신학을 연구하면서 길어올린 묵상 등도 덧붙여 영적 성장을 위한 안내서이자 교리교육 교재로도 안성맞춤이라는 평가다.

「가톨릭 신앙…」은 ‘삶의 시작’, ‘하루의 삶’, ‘삶에 대한 사랑’ 등 총 9부로 이어진다. 각 장에서는 양심성찰, 성인들의 전구, 스카풀라와 성패, 감실에 대한 경외심 등 평소 열심히 실천하고 있지만, 그 의미는 잘 알지 못했던 각종 관습과 신심 행위들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한다.

각 주제 설명에 이어지는 ‘마음에 새기기’에서는 성인과 위대한 사상가 등의 말씀을 되새기고 묵상할 여유도 얻을 수 있다.

한편 바오로딸은 개인 신앙생활 뿐 아니라 각종 교리교육 등에 적극 활용할 수 있는 파워포인트와 PDF(Portable Document Format) 자료도 홈페이지(www.pauline.or.kr)를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

 

원문 보기: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43798&S=바오로딸

 

방주로 돌아온 비둘기(1851)
밀레이 John Everett Millais(1829-1896)



두 소녀가 있습니다. 한 소녀는 비둘기를 품에 안았고, 다른 한 소녀는 비둘기의 날갯죽지에 입 맞춥니다. 비둘기는 젖은 것처럼 보입니다. 채 마르지 않은 깃털들이 삐죽삐죽하지요.

노아의 방주 이야기를 기억하시나요? 이 그림은 대홍수 때 노아 일가와 동물들만 살아남았다는 구약성서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당시 노아의 나이가 600세였는데, 그림에는 나이 든 노아 대신 앳된 소녀들이 등장하지요. 이들이 노아의 며느리라고 해요. 빛나는 금발머리와 홍조를 띤 볼, 도톰한 입술. 소녀들이 있으니 오래된 이야기가 한결 산뜻하게 다가옵니다.

비둘기는 어린 올리브 잎을 물고 왔습니다. 어린잎은 곧 대홍수가 그치고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다는 소식이지요. 이렇게 기쁜 소식을 갖고 온 비둘기이니 얼마나 귀하고 반가웠을까요? 비둘기를 품에 안은 소녀의 마음, 비둘기에 입을 맞추는 소녀의 마음 모두 헤아려집니다. 오랜 비도, 물에 잠긴 것들이나 휩쓸려간 것들도 지금 떨고 있는 비둘기에 비추면 다 과거일 뿐입니다.

예로부터 비둘기는 좋은 뜻을 나타내는 새였어요. 앞서 언급한 노아의 방주 이야기만 봐도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희망의 상징이었지요. 동시에 다시는 물로 사람들을 멸하지 않겠다고 하신 하느님의 뜻을 전달한 평화의 상징이었구요. 요즘 사람들도 비둘기더러 ‘평화의 상징’이란 말을 하곤 합니다. 수가 너무 늘어난 데다 세균과 바이러스를 옮긴다며 홀대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지만요.

몇 년 전 베네치아 여행을 한 적이 있습니다. 그곳 중심지에 위치한 산마르코 광장에 들렀을 때예요.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 있었지요. 구경하는 사람들도 있고, 휴식을 취하거나 음식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주변에 비둘기들이 많았어요. 지붕이면 지붕, 광장이면 광장, 어느 곳을 봐도 비둘기가 눈에 들어올 정도였으니까요. 녀석들은 구구거리며 떨어져 있는 것들을 부지런히 쪼아 먹었습니다.

함께 있던 친구가 비둘기를 보며 한마디 하더군요. “저놈의 비둘기, 콱 밟아 죽이고 싶어!” 꼬질꼬질한데다 길을 가로막고 있고, 사람을 무서워하지도 않으니 나온 말이었을 거예요. 그 뜻은 알았지만 어쩐지 마음이 서늘해지더라구요. 비둘기의 목숨이 사람 손에 달린 것은 아닌데. 어쩌면 사람이 비둘기보다 더 더러울지도 모르는데. 평화의 상징이었던 비둘기가 왜 이 지경이 되었나 생각하니 씁쓸해졌지요.

「성북동 비둘기」란 시가 있습니다. 문명이 발달함에 따라 각박해진 인간상을 보여주면서, 역으로 평화로운 세계에 대한 그리움을 노래한 작품이에요. 워낙 유명한 작품이니 많이들 보셨겠지요. 비둘기가 인간과 환경에 해를 끼치는 것은 문제가 됩니다. 허나 그렇게 되기까지 사람들이 한 일은 없을까요? 비둘기가 사라져야 할 존재라고 단정해도 되는 걸까요? 그런 점들을 돌아보며 이 자리에서 「성북동 비둘기」를 함께 읽어보고 싶네요. 한번쯤은, 새 소식을 물고 온 비둘기를 기쁘게 맞는 소녀의 마음으로요.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새로 생기면서
본래 살던 성북동 비둘기만이 번지가 없어졌다
새벽부터 돌 깨는 산울림에 떨다가
가슴에 금이 갔다
그래도 성북동 비둘기는
하느님의 광장 같은 새파란 아침 하늘에
성북동 주민에게 축복의 메시지나 전하듯
성북동 하늘을 한 바퀴 휘돈다.

성북동 메마른 골짜기에는
조용히 앉아 콩알 하나 찍어 먹을
널직한 마당은커녕 가는 데마다
채석장 포성이 메아리쳐서
피난하듯 지붕에 올라 앉아
아침 구공탄 굴뚝 연기에서 향수를 느끼다가
산 1번지 채석장에 도로 가서
금방 따낸 돌 온기에 입을 닦는다.

예전에는 사람을 성자처럼 보고
사람 가까이서
사람과 같이 사랑하고
사람과 같이 평화를 즐기던
사랑과 평화의 새 비둘기는
이제 산도 잃고 사람도 잃고
사랑과 평화의 사상까지
낳지 못하는 쫓기는 새가 되었다.

- 김광섭, 「성북동 비둘기」 전문

- 광고팀 고은경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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