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주교 서울대교구 청소년국 중고등부 <하늘마음>에 유진영수녀님이 <여행에 대한 짧은 시 >CD를 소개했습니다.
http://www.foryouth.or.kr/
<여행에 대한 짧은 시 >CD
http://www.pauline.or.kr/mediaview?code=01&subcode=04&gcode=cd0023295


    프랭크 미할릭 엮음, 성찬성 옮김, 느낌이 있는 이야기, 바오로딸, 2006

 

2003년, 두껍고 어려운데 꼭 읽어야 할 책들과 씨름할 때 「느낌이 있는 이야기」를 만났다. 책꽂이에 꽂아 놓고 잠깐 쉬고 싶을 때 꺼내 읽었다. 아무 곳이나 눈길 머무는 곳에서 편안하게 들여다봤다. 그때 신선한 충격을 준 이야기가 몇 편 있는데 지금도 생생하다.

#17 모서리 양심(20쪽)

“물론이지요, 난 내 양심이 어떤 것인지 알지요. 세 개의 모서리를 지니고 여기에 들어 있는 작은 물건이 양심이지요.” 그는 가슴에다 손을 얹었다. “내가 착할 때 양심은 가만히 서 있어요. 그러나 내가 나쁜 짓을 하면 양심은 빙글빙글 돌아 모서리가 심한 통증을 일으키지요. 그런데 잘못을 계속 저지르면 모서리가 다 닳아 통증을 일으키지 않지요.”

#51 중국 속담

“어둠을 욕하기보다 촛불을 하나 밝히는 게 낫다.”

#81 알파벳의 기도(77쪽)

어느 날 밤 노인의 손녀딸의 방 앞을 지나가다가 제법 경건한 목소리로 알파벳을 외우는 소리를 들었다. “얘야, 지금 뭘 하고 있는 게냐?” 그러자 어린 손녀딸이 말했다. “기도드리는 거예요. 근데 오늘 밤에는 말이 잘 생각나지 않아 아는 글자를 전부 바치고 있어요. 하느님은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시니까 저 대신 글자를 모아 말이 되도록 짜맞추실 거예요.”

이 책 속의 짧은 이야기들은 바짝 마른 내 마음을 촉촉하게 적셔주었다. 거울에 비추어 보듯 내 모습을 볼 수 있게 해주었고 내가 나한테, 내가 이웃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돌아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알파벳의 기도’에 나오는 아이처럼 맑고 순수한 신앙을 갖고 싶은 열망을 일으켜 주었고, 내가 겪는 어려움을 어떻게 헤쳐 나갈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깨닫게 해주었다. 2012년 다시 그 책을 집어 들었다.

- 유 글라라 수녀

* 하늘마음 1506호(2012. 4. 15)에 실린 글입니다.

 

 

 

 

 

 

 

 

 

 

한영국 글, 장준 그림, 『동글동네 모돌이』, 바오로딸, 2012

 

세상에서 부러운 것 가운데 하나가 자전거를 타는 거다. 초등학교 때 도전을 했다가 넘어지는 것이 무서워 포기했다. 그 뒤 또 한 번 기회가 있었다. 그런데 연습용으로 빌려 탄 자전거의 브레이크가 고장 나서 정말 큰일 날 뻔했다. 그래도 여전히 나는 자전거가 타고 싶다. 바람이 속삭이거나 마음이 멀리 날아가고 싶은 날은 더욱.  

성은 금, 이름은 모돌! 모돌이는 자전거를 아주 잘 탄다. 모세 수사님과 할아버지 수사님을 만나러 수도원에 갈 때, 혼자 있고 싶을 때, 화가 나거나 슬플 때, 외롭거나 그리울 때도 모돌이는 자전거를 탄다. 바람도 빛도 햇살도 호수의 잔물결과 나뭇잎도 모돌이의 페달에 맞춰 함께 달린다. 그 순간 엄마와 누나에 대한 그리움, 친구를 향한 원망, 낯선 환경에 대한 두려움은 빨간 불씨가 되어 하늘로 날아가 모돌이의 별이 되고 모돌이의 우주가 된다.

“희망이란 결국엔 모든 것이, 모든 진리가 다 환하게 밝혀지리라는 거야.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 문제의 속을 정면으로 보는 것. 그러면 우리는 알게 될 거야. 모돌이 엄마는 누구인지, 모돌이는 누구인지…. 우리는 서로서로에게 무엇이며, 이 목숨과 저 목숨 사이의 끈은 무엇으로 되어 있는지…. 왜 상하고 끊기고 사라지는지….” (210쪽)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수많은 ‘모돌이’들을 위해 기도한다. 내가 겪은 모든 것이 지금의 나를 만들고 내 별이 되었듯이, 그들이 겪고 있는 모든 것도 후에 참으로 반짝이는 그들만의 별이 될 것을 믿으면서…. 봄이다. 이제 저 우주 어느 곳에선가 녹색 바람이 불면 땅은 푸른 잎을 내고 올망졸망 꽃들이 피어날 거다. 모돌이의 자전거도 동글동네를 더 힘차게 달릴 거다.

(하늘마음 1502호, 2012. 3. 18.)

- 유 글라라 수녀


* 유 글라라 수녀님 블로그 '바람 좋은 날'에 실린 글입니다.
'바람 좋은 날' 바로가기

  1. BlogIcon 소심한우주인 2012.04.10 17:16 신고

    희망에 관한 글이 참 좋네요...^^
    자전거는 나중에라도 꼭 배우세요...^^

    • BlogIcon 바오로딸 2012.04.11 13:38 신고

      날씨가 완연한 봄이네요~ 선거 하는 날, 자전거 타기 좋은 날이기도 하구요. 오늘 품은 희망이 아름다운 꽃으로 피어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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