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 초월한 말씀의 학교…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 40주년

성바오로딸수도회, 14일 감사 미사 봉헌

2018. 04. 08발행 [1459호]



▲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의 신약 입문 2학기 연수회에 참여한 수강생들이 성경공부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성바오로딸수도회 제공




시간과 장소의 제약 없이 언제 어디서나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이고 말씀에 맛 들이게 해주는 학교인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14일 40주년을 맞는다.

성바오로딸수도회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원장 오경은 수녀)은 14일 오후 2시 30분 서울 강북구 오현로7길 34 수도원에서 구요비(서울대교구 보좌) 주교 주례, 통신성서교육원 강사진 및 평가 봉사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4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한다. ‘모두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요한 17,21)를 주제로 봉헌하는 미사에는 수도자, 평신도 봉사자, 졸업생 등 80여 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이 걸어온 40년 발자취에 함께 해주신 주님께 감사하는 자리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한국 천주교회 안에 성경공부 교육과정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1970년대부터 우편과 온라인을 활용해 하느님 말씀을 전해온 ‘말씀의 학교’다. 성바오로딸수도회 설립자인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에 의해 1963년 로마에서 시작된 성경공부 과정 ‘Ut Unum Sint(하나 되게 하소서)’가 그 시초이다. 한국에는 1978년 서울 가톨릭교리신학원 병설기구로 설립됐다. 그러다 2004년 교리신학원에서 독립한 뒤로는 성바오로딸수도회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해왔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http://uus.pauline.or.kr)의 성경공부 과정은 크게 ‘우편 학습’과 인터넷을 활용한 ‘이러닝(e-learning) 학습’으로 이뤄져 있다. 2001년부턴 연령대에 맞는 쉬운 성경공부 과정인 ‘어르신을 위한 새로 나는 성경공부’도 개설됐다. 신ㆍ구약 기초반인 ‘입문 과정’이 각각 2년 과정으로 구성돼 있고, 입문 과정을 심화하는 ‘중급 과정’은 4년이다. 입문과 중급 6년 과정을 마친 수강생들은 다시 2년 과정의 ‘성바오로신학 영성 과정’을 수강할 수 있다. 강사진은 교황청립 그레고리오대에서 성서신학을 전공한 최광희(서울대교구) 신부를 비롯해 로마와 프랑스, 독일에서 공부한 성경 전문가들로 꾸려졌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은 2017년부터 휴대폰이나 태블릿 등의 모바일 기기만으로도 성경공부를 할 수 있는 입문 및 중급 교육 과정도 개설했다. 모바일 성경공부 과정은 이동하면서도 성경공부를 할 수 있어 본당 성경공부 모임에 출석하기 어려운 이들에게 매우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편과 온라인을 통한 성경공부라 해서 강사와 대면하는 시간이 없는 것도 아니다. 수강생들의 중도탈락 예방과 소속감 강화를 위해 오프라인 강의를 겸한 연수회도 연다. 입문 과정은 1년에 2차례, 중급 과정은 연 1회씩이다.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 많은 해외 거주 신자들도 장소 제약 없이 참여할 수 있는 통신성서 수강생들이다.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장 오경은(헬레나) 수녀는 “시공간을 초월해 하느님 말씀을 공부할 수 있는 시청각통신성서교육원을 통해 말씀 안에서 힘과 위로와 지혜를 얻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 기사 보러가기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716294&path=201804

예수님과 함께 떠나는 사순 여정… 이 책 챙기셨나요?


사순시기 위한 신앙 안내서 세 권

2018. 02. 11발행 [1452호]




사순시기는 ‘봄’이다. 사순의 계절이 봄이기도 하지만, 모든 것이 새로워지는 이 시기엔 각자의 신앙 또한 ‘새 희망’을 향해 재탄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절제와 인내가 뒤따르는 ‘사순살이’는 결코 쉽지 않다. 새 희망을 향한 사순살이를 도와주고 이끌어줄 신간을 소개한다.


내면의 샘 


안셀름 그륀 지음 / 김선태 주교 옮김 / 바오로딸 / 6000원



유다교는 속죄의 날이면 모든 사람이 의무적으로 하루 동안 단식했다. 단식은 ‘경건함의 표지’였다. 바리사이들은 일주일에 두 번씩 단식을 지킬 정도였다. 특별한 갈망과 도움을 요청할 때에도 이들은 수시로 단식에 돌입했다.

고대 수도승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평일엔 단식하고, 주말에 음식을 먹었다. 고기와 치즈, 포도주도 피했다. 초대 교회는 이 같은 ‘단식 관행’을 점차 받아들였으며, 단식을 결코 슬픔의 표현이 아닌 구원과 기쁨을 기다리는 ‘영육의 수련’, ‘내적 조명’으로 보았다.

지역과 종교를 넘어 수많은 독자에게 깊은 울림을 선사해오고 있는 ‘세계적 영성가’ 안셀름 그륀 신부가 사순 길잡이 「내면의 샘」을 펴냈다. 단식의 의미를 전하고, 사순시기 하루하루를 영성적으로 보내는 방법을 제시한 책이다.

저자는 “교회는 개인에게만 단식하라고 권고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리스도교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주는 ‘포기의 문화’를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일깨운다. 풍요로운 현대 소비문화에 맞서는 단식, 금주, 금욕 등 ‘포기 행위’들은 사회 전체에 ‘치유’를 선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사순 제1~5주간을 단식→정화→수련→언어→기도와 연민의 흐름으로 지낼 것을 제안한다. 2주간 ‘영혼의 정화’에 이르기 위한 각자의 생각과 느낌 관찰하기, 영혼의 밑바닥 깊이 묵상하기 등 구체적인 수행법도 일러준다. 이 같은 일련의 수행은 가족과 함께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자는 각자 실천 계획서를 종이에 기록해 한자리에 모여 자신의 ‘포기의 계획’과 ‘실천사항’을 약속해볼 것을 권한다. 가족, 공동체와 함께하는 기도와 자비의 활동은 사순을 예수님과 함께하는 완벽한 여정으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저자는 확신한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 기사 보러가기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fid=1453&cat=&gotoPage=1&cid=710771&path=201802

기도의 힘 전하는 ‘기도학교-따름’을 따르라~

‘기도학교-따름’ 19일까지 선착순 200명 모집, 2월 26일~4월 1일 5주간 진행

2018. 02. 11발행 [1452호]



▲ ‘기도학교-따름’ 소개 동영상의 한 장면.


“회사 일이 힘들어 하루하루를 술에 의지했던 저에게 기도학교는 삶의 등불이자 위로가 돼줬습니다. 기도의 힘과 은총을 미리 알았더라면 힘든 시기를 더욱 빨리 헤쳐나갔을 것 같네요.”(40대 직장인)

“암 투병을 하며 고통의 시기를 지내고 있었는데 저와 같은 처지의 신자들을 만나 서로 기도해주니 한결 마음이 가벼워졌어요. 서로 기도해주고 위로해주니 몸과 마음이 건강해진 것 같아요.”(60대 암 환자)

성 바오로딸 수도회가 지난해 처음 선보인 기도 교육 프로그램 ‘기도학교-끌림’ 참가자들이 5주간의 프로그램을 마친 뒤에 남긴 후기에는 이처럼 기도의 힘을 체험했다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지난해 3기(15주간) 프로그램으로 진행한 기도학교-끌림에는 어떻게 기도해야 하는지 배우고자 하는 신자들부터 냉담 교우와 청소년, 어르신 등 370여 명이 참가했다. 끌림은 기도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배우고 체험할 수 있는 교육 과정이다.

성 바오로딸 수도회는 올해엔 이를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기도학교-따름’을 새롭게 시작한다. 기도하기로 마음먹은 이들이 기도하는 즐거움을 체험하고 누릴 수 있는 프로그램. 끌림이 기도에 대한 기초 교육이었다면 따름은 심화 과정인 셈이다. 올해부터는 두 교육 프로그램을 병행한다.

오는 19일까지 선착순 200명에 한해 참가자를 신청받는 기도학교-따름은 2월 26일부터 4월 1일까지 5주간 진행된다. ‘교실’은 누구나 언제든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SNS 페이스북에 마련했다. 한 주에 한 권씩 추천 도서를 읽은 뒤, 20명씩 구성된 ‘페이스북 비밀 그룹’ 모임을 통해 하루의 독서 내용과 기도 실천 과제를 부여받는 식이다. 

1주 차 첫날인 26일에는 베트남의 우엔 반 투안 추기경의 저서 「지금 이 순간을 살며」를 24쪽까지 읽은 후 자신의 하루를 축복하는 기도를 바치면 된다. 반 투안(1928~2002) 추기경은 공산 정권 아래 13년간 교도소에서 지내며 한 방울의 물과 빵 조각을 손에 올려 미사를 집전하고 신앙을 증거하며 용서와 화해를 청한 성직자로 시복을 앞두고 있다.

이런 식으로 2주 차에는 프란치스코 살레시오 성인의 「하느님을 찾는 이들에게」를 읽는다. 3주 차에는 「사랑하기 위하여 기도를 배운다」(자크 필립 신부 지음)를, 이후에는 「신앙의 인간 요셉」(송봉모 신부 지음), 「베네딕토 16세 기도」(베네딕토 16세 전임 교황 지음)를 읽고 묵상하며 기도에 대해 배우는 시간을 이어간다. 신청자들은 책을 읽고 기도하며 온라인을 통한 교육에도 참여하게 된다. 하루 읽을 독서 분량과 관련된 5분 안팎의 동영상도 시청할 수 있다.

기도학교 담당 김동숙 수녀는 “신자 중에서 기도를 통한 주님 사랑의 체험을 느끼고 싶어하는 이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면서 “기도학교에 이미 참여해 본 이들의 입소문으로 함께하려는 이들이 더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신청은 전국 바오로딸 서원 또는 가톨릭 인터넷 바오로딸 누리집(www.pauline.or.kr)에서 받는다. 

참가비는 6만 원. 문의 : 010-6704-1610, 김동숙(델피나) 수녀

이힘 기자 lensman@cpbc.co.k


▶ 기사 보러가기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fid=1453&cat=&gotoPage=1&cid=710766&path=201802


문화출판

2017. 11. 05발행 [1438호]
▲ 「나답게 행복하게」



와타나베 가즈코(일본 노틀담수녀회) 수녀의 책 「나답게 행복하게」가 같은 제목의 오디오북<사진>으로도 출시됐다.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혼돈의 시기를 지내는 청소년들과 취업 문제로 고민하는 청년들, 경쟁사회에서 힘겨워하는 이들에게 가즈코 수녀의 경험과 지혜는 각자 인생에서 가장 소중한 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해준다. 완전한 사람ㆍ사랑의 쓴소리ㆍ열등감ㆍ용서 등 책에 있는 29개의 전문 가운데 25개 전문의 내용을 성우 은영선(헬레나)씨 목소리로 들려준다.

수도자로서 학생들과 오랫동안 생활한 가즈코 수녀는 “누가 뭐라 해도 가장 나답게 살아라”하고 조언한다. 80대 노수녀의 깊은 통찰과 철학, 넉넉한 마음을 통해 젊은이들에게 격려와 용기를 준다.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수녀의 조언, 쉬운 문장과 힘 있는 메시지들은 일상의 평범한 삶에서 깨달은 지혜를 엿보게 한다. 생각지 못했던 좌절을 경험한 이들, 오해를 받는 순간, 위로받고 싶은 순간 ‘인생 멘토, 청춘 멘토’인 가즈코 수녀의 조언을 통해 진정한 나를 발견해 보자.(바오로딸 / 1만 2000원) 

구매문의 : 02-944-0944, 바오로딸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 기사 원문 보기


가톨릭 신문  2017-10-29 [제3067호, 11면]

■ 안소근 수녀는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소속 수도자로, 교황청 성서 대학에서 시편을 전공했다. 현재 대전 가톨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시편」, 「아름다운 노래, 아가」, 「이사야서 1-39장」, 「이사야서 40-66장」 등이, 역서로는 「아가」(G. Barbiero), 「약함의 힘」(C.M. Martini) 등이 있다.
“이사야서의 전체를 놓고 보면,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려 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21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된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사야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구원’이라고 강조했다.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는 흔히 심판을 선고한 예언자로 이해된다. 일부에서는 이사야서 제1부에 들어 있는 구원을 알리는 예언들은 모두 이사야 자신의 것이 아니라 후대에 첨가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 수녀는 “이사야가 멸망을 예고했다 해도, 그가 선포한 심판은 영원한 끝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정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특히 안 수녀는 “이사야서는 긴 역사의 순간순간을 읽어나가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해석하며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대나 배경과 같은 세부적인 것만 살필 것이 아니라 넓은 맥락에서 하나의 사건을 보다보면, 그것이 바로 역사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계획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야서는 구약에서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 연구자들이 선뜻 맡기 힘든 부분이다. 본문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해야 하는 ‘주해’라는 특성상 더욱 깊은 연구가 필요하기도 했다. 안 수녀는 이사야서를 주해하기 위해 꼬박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참고 서적들을 펼쳐 놓고 조금씩 계속해서 써내려갔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구약 이사야서는 단일한 저자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이후의 역사 비평적 성경 해석은 이사야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는 역사적, 문학적, 신학적 차이에 의한 구분으로 ‘이사야 예언서 제1부’는 1-39장, ‘이사야 예언서 제2부’는 40-55장, ‘이사야 예언서 제3부’는 56-66장을 가리킨다. 안 수녀는 이러한 연구 역사를 토대로 주해서인 「이사야서」(2016·2017/ 바오로딸)를 썼다. 

안 수녀의 저서는 크게 ‘입문’과 ‘주해’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입문’에서는 이사야서에 대한 해석과 연구의 역사를 요약하고 신학적 의미 등을 밝혔다. ‘주해’ 부분에서는 이사야서의 마지막 부분을 집필한 최종 편집자의 의도대로 해석하고자 노력했다. 

안 수녀는 “이사야서를 하나로 묶은 사람이 앞의 내용을 포함해 전체 틀을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최종 편집자의 의도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해석 방법론을 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수녀는 「이사야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해서는 책을 펼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내려가긴 어려워요. 성경을 보고 공부를 하면서 사전을 찾듯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어나가면 훨씬 보기 편할 거예요. 이 책이 성경과 각주 형식으로 돼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

▲ 연구상 수상작 「이사야서 1-39장」, 「이사야서 40-66장」는

‘성경 주해’ 총서 29번째 시리즈
전반적 특징 설명한 입문 부분과 각주 붙인 주해 부분으로 구성


안소근 수녀의 「이사야서」는 바오로딸출판사와 한님성서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거룩한 독서를 위한 성경 주해’ 총서의 29번째 시리즈다. 전체 66장 분량을 두 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첫째 권 「이사야서 1-39장」은 지난해에, 둘째 권 「이사야서 40-66장」은 올해 발간했다. 「이사야서」 주해서는 이사야서를 읽으면서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성경 ‘이사야서’ 본문과 함께 하단에 각주로 달린 각 단어에 대한 설명은 독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쉽게 찾아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책을 통독하려고 하기 보단 성경의 ‘이사야서’를 읽으면서 옆에 두고 사전을 찾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읽기 좋은 방법이다.

「이사야서 1-39장」은 이사야서의 전반적 특징을 설명한 입문 부분과, 이사야서 1-39장 본문 전체를 제시하면서 각 장과 절마다 자세한 각주를 붙인 주해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뒷부분에는 참고 문헌과 성경 찾아보기도 실었다. 「이사야서 40-66장」 역시 입문 부분을 제외하고 같은 방식으로 구성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

▶ 기사 원문보기

내 장례미사 땐 신자들 웃겨 주세요"

입력 : 2017.10.27 03:04

아들 넷 신부로 키운 엄마의 편지
故 이춘선 '네 신부님의 어머니'

조선일보 | 김한수 기자 2017.10.27 
40대 후반에 열한 번째 아이로 낳은 막내가 사제품을 받고 임지(任地)로 떠나는 날 어머니는 작은 보따리 하나를 건넸다.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 풀어봐라." 막내 신부는 궁금함을 참지 못하고 바로 풀어봤다. 그리곤 목이 메어 한참을 울었다. 보따리 안에는 막내 신부가 갓난아기 때 입었던 배냇저고리와 함께 편지 한 장이 있었다. "사랑하는 막내 신부님, 신부님은 원래 이렇게 작은 사람이었음을 기억하십시오."

최근 출간된 '네 신부님의 어머니'(바오로딸출판사)는 아들 넷을 신부로 키운 이춘선(1921~2015) 할머니의 이야기다. 할머니가 남긴 편지와 일기, 구술을 정리하고 아들 신부들의 글을 함께 실었다. 책장을 넘기면 눈가가 뜨거워진다.

만년의 이춘선 할머니.
만년의 이춘선 할머니. 할머니는 성당 주일학교에서 한글을 배워 수시로 아들 신부들에게 편지를 쓰고, 일기를 남겼다. /바오로딸
할머니는 일제강점기 때 만주에서 태어났다. 처녀 때부터 '착한 남자 만나 가정을 꾸리게 해달라'고 기도한 그는 소원을 이뤄 11남매를 낳았고 그중 장남(오상철)·셋째(상현)·일곱째(세호)·막내(세민) 등 아들 넷을 신부로, 딸 한 명은 수녀, 손자 한 명을 신부로 키웠다.

"낳으면 좋은 줄 알고 자꾸만 낳았네. 낳다 보니 아들 일곱이나 낳았네, 딸 넷하고. 그러다 보니 맏아들부터 하느님이 (사제와 수도자로) 데려가시겠대. 하나, 둘, 셋, 넷, 다섯. 처음에는 하느님이 다 데려가시오 하고 좋더니 이젠 겁이 나. 저것들이 잘못 살면 어떻게 하나…."(할머니의 기도시)

4형제 신부, 수녀를 키운 비결은 솔선수범. "묵주가 혹시 안 보이거나 몸에 없으면 기절할 정도로 놀란다"는 그녀는 자녀가 주일 미사를 빠지면 밥을 굶기고 집에서 쫓아내기도 했다. 이렇게 자녀를 키운 이유는 할머니 자신이 예수님을 너무도 좋아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예수님을 "주님, 하느님, 창조주, 아버지, 주치의사, 스승님, 선배님, 아빠, 오라버니, 피난처, 의탁(依託), 희망"(107쪽)이라고 부른다.

가난한 살림에 풍족히 도와주지 못하는 안타까움도 있지만 사제 아들, 수녀 딸이 올바른 생활을 하도록 이끄는 엄격함은 상상 이상이다. 아들 신부에 대해 "강론이 조금 길고 어려운 말이 많다"고 평하고, "사제·수도자가 밤늦도록 TV 보고 화투 치면 안 된다"며 "사람들의 기대보다는 하느님의 기대에 어긋남이 없기를" 기도한다. 아들 신부에게 "만일 하느님의 사람(사제)들이 영혼들을 제대로 챙겨 먹이지 않으면 신자들의 영혼은 비실비실 쇠약해진다"고 따끔하게 타이른 게 2000년 그녀의 나이 79세 때 쓴 편지다.

할머니는 노년에 들어 "묘비에 '더 힘써 사랑하지 못했음을 서러워하노라'라고 새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특별한 부탁을 했다. "장례미사 때 강론 시간에 신자들을 한바탕 웃겨달라." 하느님 곁으로 가는 기쁜 날, 신자들을 울려선 안 된다는 뜻이었다. 막내 신부는 선글라스를 쓰고 강론해 신자들을 웃겼다고 한다.



기사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0/27/2017102700123.html

바리톤 송기창, 생애 첫 복음성가 앨범 발표

가톨릭 평화신문 2017. 10. 29발행 [1437호]

 

▲ 자신의 첫 복음성가 앨범을 들고 있는 송기창씨.


편안하고 중후한 목소리로 많은 이의 사랑을 받아온 바리톤 송기창(미카엘, 47, 가톨릭대ㆍ가천대 겸임) 교수가 첫 복음성가 앨범 ‘나 너와 함께’(바오로딸 / 1만 3000원)를 발표했다.

20일 만난 송 교수는 “소프라노 임선혜(아녜스)씨와 함께 2015년 김수환 추기경 추모 음악회 때 성가곡을 불렀고, 이해욱(서울대교구) 신부님 성가곡을 녹음한 적은 있지만 복음 성가곡 앨범을 낸 적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송 교수는 지금까지 130장이 넘는 음반을 발표하고 800여 곡의 한국 가곡 녹음에 참여했다.

성가곡 녹음이 무척 어려웠다는 송 교수는 “미사 때 사제가 성체를 성합에 담는다는 느낌으로 성가를 표현하고 싶었다”면서 “제가 드러나는 것보다 가사 내용이 잘 전달되도록 최대한 힘을 뺐다”고 말했다. 8월부터 한 달여 간 성가 녹음을 끝마치니 오히려 가곡을 부르는 게 쉽게 느껴졌을 정도다.

송 교수는 음악 인생 30년 만에 첫 성가 앨범 작업을 하면서 신앙 체험도 하게 됐다. 올해 5월 싱가포르에서 오페라 연주를 한 이후 감기에 걸렸는데 잘 낫지 않았다. 심한 기침이 한 달 넘게 이어지자 성대결절이 찾아왔다. 노래를 부르고, 녹음을 해야 하는 데 목소리가 나오질 않았다. 그때 기도의 신비를 체험했다.

“수녀님들께서 열심히 기도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녹음을 마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병원에선 3일치 약과 주사를 처방했을 뿐이에요. 노래를 다시 부를 수 있게 되니 녹음 중에 눈물이 자꾸 쏟아져서 몇 차례나 녹음을 멈췄습니다.”

송 교수가 눈물을 쏟은 곡은 1번 트랙의 ‘내 안에 사는 이’다. 음반에는 황난영(율리아나, 성바오로딸수녀회) 수녀의 곡 ‘나 너와 함께’를 비롯해 ‘나는 세상의 빛입니다’와 ‘주님의 기도’, ‘내 발을 씻기신 예수’ 등 가톨릭 성가와 생활성가도 포함돼 있다. 누구나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들이다.

“노래는 두 배의 기도라고 하잖아요. 좋은 성가 한 곡은 강론 이상으로 큰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성가 앨범을 한 번 더 내고 싶습니다.” 이힘 기자


기사 출처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699533&path=201710


[제21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수상자] 연구상 - 대전가톨릭대 교수 안소근 수녀

“이사야서 전체 관통하는 주제는 ‘구원’입니다”

넓은 맥락에서 사건 바라볼 때
역사 이끄시는 하느님 계획 깨달아
방대한 분량의 이사야서 연구
2년 동안 꾸준한 작업 끝에 완성

가톨릭 신물 2017-10-29 [제3067호, 11면]

■ 안소근 수녀는성 도미니코 선교 수녀회 소속 수도자로, 교황청 성서 대학에서 시편을 전공했다. 현재 대전 가톨릭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는 「시편」, 「아름다운 노래, 아가」, 「이사야서 1-39장」, 「이사야서 40-66장」 등이, 역서로는 「아가」(G. Barbiero), 「약함의 힘」(C.M. Martini) 등이 있다.


“이사야서의 전체를 놓고 보면,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심판’하려는 것이 아니라 ‘구원’하려 하신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제21회 한국가톨릭학술상 연구상 수상자로 선정된 안소근 수녀(대전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이사야서 전체를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구원’이라고 강조했다. ‘아모츠의 아들 이사야’는 흔히 심판을 선고한 예언자로 이해된다. 일부에서는 이사야서 제1부에 들어 있는 구원을 알리는 예언들은 모두 이사야 자신의 것이 아니라 후대에 첨가된 것이라고 설명하기도 한다. 하지만 안 수녀는 “이사야가 멸망을 예고했다 해도, 그가 선포한 심판은 영원한 끝이 아니라 이스라엘의 정화를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특히 안 수녀는 “이사야서는 긴 역사의 순간순간을 읽어나가면서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해석하며 읽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연대나 배경과 같은 세부적인 것만 살필 것이 아니라 넓은 맥락에서 하나의 사건을 보다보면, 그것이 바로 역사를 이끄시는 하느님의 계획이라는 것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이사야서는 구약에서도 가장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어 연구자들이 선뜻 맡기 힘든 부분이다. 본문의 뜻을 알기 쉽게 풀이해야 하는 ‘주해’라는 특성상 더욱 깊은 연구가 필요하기도 했다. 안 수녀는 이사야서를 주해하기 위해 꼬박 2년이라는 시간 동안 여러 참고 서적들을 펼쳐 놓고 조금씩 계속해서 써내려갔다.

전통적인 견해에 따르면 구약 이사야서는 단일한 저자의 작품이었다. 그러나 19세기 이후의 역사 비평적 성경 해석은 이사야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눈다. 이는 역사적, 문학적, 신학적 차이에 의한 구분으로 ‘이사야 예언서 제1부’는 1-39장, ‘이사야 예언서 제2부’는 40-55장, ‘이사야 예언서 제3부’는 56-66장을 가리킨다. 안 수녀는 이러한 연구 역사를 토대로 주해서인 「이사야서」(2016·2017/ 바오로딸)를 썼다.

안 수녀의 저서는 크게 ‘입문’과 ‘주해’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입문’에서는 이사야서에 대한 해석과 연구의 역사를 요약하고 신학적 의미 등을 밝혔다. ‘주해’ 부분에서는 이사야서의 마지막 부분을 집필한 최종 편집자의 의도대로 해석하고자 노력했다.

안 수녀는 “이사야서를 하나로 묶은 사람이 앞의 내용을 포함해 전체 틀을 볼 수 있다”면서 “따라서 최종 편집자의 의도가 중요하다고 보고 이러한 해석 방법론을 택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안 수녀는 「이사야서」를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주해서는 책을 펼치고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 내려가긴 어려워요. 성경을 보고 공부를 하면서 사전을 찾듯이 필요한 부분을 찾아서 읽어나가면 훨씬 보기 편할 거예요. 이 책이 성경과 각주 형식으로 돼 있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이지요.”

▲ 연구상 수상작 「이사야서 1-39장」, 「이사야서 40-66장」는

‘성경 주해’ 총서 29번째 시리즈
전반적 특징 설명한 입문 부분과 각주 붙인 주해 부분으로 구성



안소근 수녀의 「이사야서」는 바오로딸출판사와 한님성서연구소가 공동 기획한 ‘거룩한 독서를 위한 성경 주해’ 총서의 29번째 시리즈다. 전체 66장 분량을 두 권으로 나눠 출간했다. 첫째 권 「이사야서 1-39장」은 지난해에, 둘째 권 「이사야서 40-66장」은 올해 발간했다. 「이사야서」 주해서는 이사야서를 읽으면서 해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독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성경 ‘이사야서’ 본문과 함께 하단에 각주로 달린 각 단어에 대한 설명은 독자들이 원하는 단어를 쉽게 찾아 읽어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책을 통독하려고 하기 보단 성경의 ‘이사야서’를 읽으면서 옆에 두고 사전을 찾는 방식으로 이용하는 것이 읽기 좋은 방법이다.

「이사야서 1-39장」은 이사야서의 전반적 특징을 설명한 입문 부분과, 이사야서 1-39장 본문 전체를 제시하면서 각 장과 절마다 자세한 각주를 붙인 주해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뒷부분에는 참고 문헌과 성경 찾아보기도 실었다. 「이사야서 40-66장」 역시 입문 부분을 제외하고 같은 방식으로 구성했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

기사 출처 : http://www.catholictimes.org/article/article_view.php?aid=288410


2017. 09. 10 가톨릭평화신문

장례미사까지 치렀는데 살아 돌아온 사제


러시아로 선교 떠난 월터 취제크 신부의 영화보다 더 극적인 삶과 신앙 

 ▲ 러시아에서 혹독한 수용소 생활 중에도 사목의 열정을 아끼지 않은 월터 취제크(가운데) 신부가 

1955년 현지 사람들과 찍은 사진. 취제크 신부 기념센터 누리방 제공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

월터J.취제크 지음 / 최진영 옮김 / 바오로딸 / 1만 6000원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1939년 무렵. 폴란드계 미국인 예수회 월터 취제크(1904~1984) 신부는 ‘신앙의 불모지’인 러시아 선교를 자원한다. 하고 많은 지역 가운데 왜 하필 전쟁의 포탄이 오가는 철의 장막 뒤편 러시아였을까.

취제크 신부는 예수회 사제가 되는 기쁨을 ‘러시아 복음화’라는 사명을 통해 하느님께 보답하고자 스스로 힘든 순례길에 오른다. 어린 시절 고집불통에 골목대장까지 해가며 부모 속을 썩인 그가 자기 뜻을 쉽게 꺾을 리 만무했다. 취제크 신부는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우랄산맥 지대 목재소 노동자 모집에 자원한다. 소설 같은 이 실화는 여기서 시작된다.

「러시아에서 그분과 함께」(바오로딸 / 1만 6000원)가 최근 ‘다시 읽고 싶은 명작’ 시리즈로 독자들을 찾았다. 장장 23년간 러시아(소련)에 억류된 채 온갖 탄압을 받으며 살았던 세월을 소설처럼 옮긴 취제크 신부의 생생한 체험기다. 사제의 신분을 숨긴 그가 노동자에서 독일군 스파이로, 다시 전기공, 병원 간호 보조사, 광부로서 전쟁과 박해의 땅 러시아에서 지낸 이야기가 생생히 담겨 있다.

전시 상황의 극한 속에서 간첩의 누명을 쓴 그는 정치범교도소와 강제노동수용소에서 15년을 지낸다. 혹독한 추위는 물론이고, 오랜 심문과 역경은 그의 육체를 갉아 먹었다. 떨어진 빵조각도 아랑곳하지 않고 주워 먹을 정도로 찾아온 극한의 배고픔과 러시아 군인들의 멸시 속에서도 그를 버티게 한 것은 기도와 믿음이었다.

그는 감시인들 몰래 동료 사제와 숲 속에서 미사를 바치고, 홀로 독방에서 매일 폴란드어, 러시아어, 라틴어로 묵주기도를 바쳤다. 자신을 조사하는 심문관이 가톨릭 신자임을 고백하자 도리어 그의 어려운 상황을 들어주기도 했고, 후에는 전쟁 통에 사제를 잃은 본당 신자들을 위해 목자로서 성사를 베푸는 데 열을 올리기도 했다.

강제수용소 수감자로 있을 때엔 집단 처형의 불안 속에 살았고, 전기공사 중 감전사고로 죽을 뻔한 위기도 겪던 그 시기. 미국의 예수회 회원과 가족들은 1947년 이미 그의 장례미사를 치렀다. 하지만 1963년 하느님은 극적으로 그에게 ‘해방’을 선물한다. “취제크 신부님, 이제 다시 미국 시민이 되셨습니다!”

취제크 신부가 러시아행을 택한 이유는 단 하나.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하기 위해서였다. 위험을 무릅쓴 그의 열정은 200년 전 기꺼이 박해의 땅 조선행을 결심하고 순교 앞에서도 의연했던 외국인 선교사들의 모습과 겹치기도 한다.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그의 체험은 근현대사의 아픔 속에 남겨진 한 사제의 신앙 업적과도 같다. 교황청은 1990년 이후 취제크 신부에 대한 시복시성 조사를 진행 중이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에는 그를 기리는 기도공동체와 센터가 있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출처 : http://www.c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694532&path=201709

프란치스코 교황에게서 500년 전 루터를 보다

2017. 09. 01 조선일보 김한수 종교전문기자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루터·교황 발언 주제별로 엮은 '루터, 프란치스코 교황… ' 출간


"'교황청병(病)'이 문제다. 교황청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습관적으로 걸릴 수 있는 질병이다. '영적(靈的) 알츠하이머' '경쟁과 허영심' '실존적 정신분열증'…."

2017년은 마르틴 루터가 독일 비텐베르크성(城)교회 문에 95개조 논제를 붙이며 종교개혁의 불을 붙인 지 500주년이 되는 해. 교황청을 공박하는 위의 문장은 얼핏 루터가 남긴 말처럼 보인다. 그러나 발언의 주인공은 의외의 인물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마르틴루터(왼쪽), 프란치스코교황. /위키피디아·AP 뉴시스

최근 번역된 '루터,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다'(바오로딸)는 루터와 교황의 발언을 주제별로 나란히 배치한 책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이탈리아 천주교계 출판사에서 기획해 엮어 펴냈다. '교회' '대사부(大赦符·면벌부)' '의화(義化·칭의)' 등 주제별로 정리한 책을 읽으면 루터와 천주교가 '원수'가 아니라는 점, 문제의식은 매우 근접해 있다는 점 등에 놀라게 된다. 500년의 시차(時差)가 무색할 정도다.

가령 루터가 비판한 고위 성직자의 문제에 대해선 프란치스코 교황의 내부 비판이 더 매섭게 느껴질 정도다. 루터가 "(문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일에 관심을 갖지 않고 자신의 이익을 찾는 삯꾼이다. 양들에게서 명예, 금 또는 이익을 찾지 못한다면 그들에게 양들은 전혀 중요하지 않다"고 비판했다면, 교황은 "주교와 사제들이 돈의 유혹과 출세주의의 화려함에 빠진다면 자기 양들을 잡아먹는 늑대로 변할 것"이라고 말한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목받는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 역으로 루터 역시 가톨릭의 몰락보다는 개선을 원했다는 점을 상기하게 된다.

물론 차이는 있다. 루터가 사제의 특권을 인정하지 않고 '만인제사장'을 주장했다면 교황은 "평신도들의 '보편 사제직'과 사제들의 '직무 사제직'을 분명히 구별하면서도 평신도들의 임무를 지지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대사부(면벌부)'의 경우도 교황은 돈을 받고 판매하는 것은 반대하지만 '죄의 흔적까지 깨끗이 씻어내는 대사(大赦)'의 능력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책을 엮은 이는 이탈리아 작가인 루카 프리파(53). 그는 "두 사람에게 분명히 보이는 아름다운 공통 요소는 바로 사목적 열정"이라고 적었다. '다름'보다는 '같음'에 주목했고, 실제로 그런 점을 잘 보여주는 책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9/01/2017090100158.html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