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차쿠에 머물며 가경자 최양업 신부의 삶과 영성 알리는 청주교구 이태종 신부

“신부님이 실천한 ‘일상에서의 순교영성’ 퍼뜨리고 싶어요”
최양업 신부 사제품 받은 곳서 교육관 건립·소설 집필 등 활동
“현대에 맞는 영성 보여주신 분”

가톨릭신문 2017-08-06 [제3056호, 21면]



이태종 신부(청주교구·중국 연수)는 최양업 신부의 발자취가 서려 있는 중국 ‘차쿠’ (岔溝)에서 오래 사는 것이 소원인 사제다.

중국 랴오둥반도(遼東半島) 남부에 있는 차쿠는 가경자 최양업 신부가 사제품을 받고 후에 조선대목구장이 된 베르뇌 신부를 보좌한 곳. 최 신부는 여기서 현지 중국인을 대상으로 사목을 펼쳤다.

2005~2008년 한 차례 중국에서 연수과정을 가졌던 이 신부는 2011년 ‘차쿠에서 살고 싶어서’, ‘최양업 신부 때문에’ 다시 중국을 찾았다. 그리고 그 바람대로 현재 차쿠에 머물며 지난해 12월 완공된 교육관을 통해 최양업 신부의 영성과 활동을 전하고 있다.

비자 문제로 잠시 한국에 들어온 이 신부는 “격주로 선양과 차쿠를 오가는 생활을 하고 있다”고 근황을 전했다. 선양신학교에서는 한국어와 사목학을 가르치며 신학생 양성에 참여하고 있다.

그는 최양업 신부의 사목중심지였던 충북 ‘배티’ 출신이다. 최 신부가 남긴 땀의 사목적 열정이 중국 차쿠 현지에서 최양업 신부를 본받으려는 후배 사제의 열의로 이어진 모습이다.

이 신부가 최양업 신부에게서 주목하는 것은 ‘일상생활 안에서의 순교영성’이다.

“박해 영성보다 잔잔한 일상의 순교영성이 더 필요한 현 시대에, 그분이 보여주신 삶 속의 작은 희생과 신앙 실천은 참으로 중요한 가치”라고 했다.

외국인 성직자는 중국교회 부지에 상주할 수 없는 현지 상황에서 이 신부가 차쿠에 머물게 된 사연도 특별하다. 이 신부는 뇌출혈로 쓰러진 차쿠공소 전임 중국 사제를 간병하며 산다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았다. 차쿠를 방문하는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미사 봉헌도 허락됐다.

2014년 최양업 신부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 「차쿠의 아침」(바오로딸)을 출간, 차쿠를 비롯해서 만주땅의 한국교회 사적지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켰던 이 신부. 그는 앞으로 교육관을 백두산 관광과 연계, 하절기에는 한국인 순례자들의 숙소로 이용하고 또 동절기에는 중국교회 성직·수도자와 청소년들을 위한 피정이나 신앙교육 장소로 제공할 예정이다.

“사드 문제로 한·중 관계가 최대 위기를 맞고 있지만, 아직 많은 중국인들이 한국을 좋아합니다. 특히 중국교회 신자들은 한국교회를 흠모하고 있고 앞으로 자신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여깁니다. 한국 성지순례를 꼭 한 번 하고 싶어합니다. 그리스도의 생명이 더 풍부해지기를 바라는 시선으로 중국교회를 봐주셨으면 합니다.”

랴오닝(遼寧)대학교 사회보장학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이 신부는 “차쿠에 양로원을 지어 문화혁명 시기에 옥살이를 한 사제들의 노년을 돕고 싶다”는 계획을 전했다.

최양업 신부의 13년 한국 사목생활을 다룬 소설도 준비 중이다. 그는 “문학적으로도 부끄럽지 않은 소설을 쓰고 싶다”면서 “무엇보다 최양업 신부님을 많이 닮는 삶을 먼저 살았을 때 그 체험이 글로 녹여질 수 있기에, 그분을 그저 따르려 노력 중이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최양업 신부님 신드롬이 일어나기를 기대합니다. ‘생활 속에서’ 신앙을 증거하고 실천했던 최양업 신부님의 영성이야말로 이기주의·물질주의화 된 사회를 선도하는 중요한 표징이 될 것입니다.”

※문의 010-5222-0054, 00286-159-4033-4355(중국) 이태종 신부

이주연 기자 http://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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