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연 신부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 신간 내고 따뜻한 말이 가진 힘찬 생명력 강조

<2015.07.05 평화신문>


▲ 황창연 신부

평소 몸이 두 개라도 모자랄 정도로 바쁜 스타 강사 황창연(수원교구 성필립보생태마을 관장) 신부가 요즘 개점휴업(?) 상태다. 다 그놈의 메르스 때문이다. 성필립보생태마을 6월 피정 일정이 전부 취소됐다. 

▲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


최근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바오로딸/9000원)라는 신간을 낸 황 신부를 6월 21일 서울의 한 공연장에서 만났다. 강연을 하러 온 게 아니라 뮤지컬을 보러 온 황 신부는 밝은 표정에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TV에서 보던 그대로다. 

“넘어진 김에 쉬어간다고 하잖아요? 요즘 너무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덕분에 이렇게 공연을 보러 올 수도 있잖아요. 정말이지 오랜 만의 휴식입니다.”

황 신부는 1년에 평균 300회 정도 강의를 한다. 기본적으로 생태마을에서 하는 강의, 그리고 외부 특강과 외국에 나가서 하는 강의를 합친 숫자다.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기업이나 대학 같은 외부에서 요청하는 강연은 3분의 1 정도밖에 소화를 못 한다. 그렇게 바쁘게 살았으니, 뜻하지 않은 휴가가 꿀맛 같을 수밖에 없다.

책은 황 신부가 지난 한해 강의 주제로 삼았던 대화와 소통에 관한 것이다. 강의 초안을 토대로, 다른 이의 방해를 받지 않아도 되는 외국행 비행기와 외국 현지에서 주로 썼다. 황 신부는 보통 1년 중 3개월을 강연차 해외에서 보낸다. 
황 신부는 우리 사회 불통의 주된 원인을 가부장적 문화에서 찾았다. 

“가부장적 문화에 젖어 사느라 기본적인 토론과 나눔이 자리를 잡지 못했어요. 일방적 지시가 있을 뿐입니다. 상명하달식 군대 문화도 큰 몫을 했습니다. 그런 문화에서 마음의 문을 열기는 어렵습니다. 특히 약한 자의 목소리는 더 무시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황 신부는 “무엇보다 먼저 가정에서 부모와 자녀가 대화하는 법을 익혀야 하는데, 대다수 부모가 그 중요한 일을 학교와 학원에 맡겨 버리고 ‘나 몰라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면서 “소통을 위한 첨단 기기인 스마트폰이 오히려 불통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소통의 달인이 되기 위한 비법은 무엇일까. 황 신부가 꼽은 비법은 바로 ‘긍정적인 말’이다. 

“말에 복이 있습니다. 복은 말에서 나옵니다. 그만큼 말이 중요합니다. 긍정적인 말이 긍정적인 결과를 낳습니다. 부정적인 말에는 기쁨과 평화가 없어요. 부정적인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과는 같이 있고 싶지 않을 겁니다. 제 별명이 ‘황긍정’입니다. (웃음)” 

‘긍정’이 아주 뇌리에 박히도록 책에 나온 한 구절을 더 인용해본다. 

“말은 습관이다. 평소 말을 곱게 하는 사람은 자다가도 말이 곱게 나오고, 입버릇이 비판과 냉소로 일관하는 사람은 좋은 말을 할지라도 듣는 사람 기분을 어쩐지 씁쓸하게 한다. 인간에게 말은 곧 생명이다. 따뜻하고 풍성한 말은 힘찬 생명력을 전파하며 세상을 향기롭게 만든다.” (24~25쪽)

황 신부는 말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글도 잘 쓰는 베스트셀러 작가다. 2011년에 낸 행복 길라잡이 「사는 맛 사는 멋」(바오로딸)은 15만 권 넘게 팔렸다. 지금은 10년 전에 선보인 「농사꾼 신부 유럽에 가다」 개정판을 준비하고 있다. 이 외에도 지은 책이 한두 권이 아니다. 황 신부 강의처럼 하나같이 쉽고 재미있다. 

황 신부는 대학생 의료선교팀을 꾸려 18일 아프리카 잠비아로 봉사 활동을 떠난다. 잠비아에 1주일가량 있다가 미국과 캐나다로 건너가 순회강연을 할 계획이다. 다니는 게 즐거워 맨날 노는 것 같단다. 

황 신부는 경기도 여주의 52만 5600㎡ 부지에 제2생태마을을 짓고 있는데, 3년 후에 완공될 예정이다. 종파를 초월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피정 센터로 조성하는 게 꿈이다. 수도권과 가까워 많은 이가 찾을 것으로 기대된다. 

황 신부의 올해 강의 주제가 궁금했다. 

“한마디로 사람을 존중하자는 것입니다. 요즘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것 같습니다. 이른바 땅콩 회항 사건이 일례가 되겠지요. 특히 사회적으로 보잘것없는 지위의 사람은 더 낮춰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황 신부의 강한 긍정의 기운을 듬뿍 전수받은 유쾌한 인터뷰였다. 황 신부의 강의 동영상이든 책이든 직접 접하면 같은 느낌을 갖게 될 것이다. 

글ㆍ사진=남정률 기자 http://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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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사랑](11)성 바오로 딸 수도회

파란 수도복 입은 편집인·VJ·PD… 미디어 선교의 주역


<평화신문 2015.04.05 발행>

파란 수도복 입은 편집인·VJ·PD… 미디어 선교의 주역


▲ 성 바오로 딸 수도원의 녹음실.


▲ 3월 3일 ‘행복한 책읽기’ 모임에 참석한 서울 마장동본당 신자들이 이 요셉피나 수녀와 책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책 만드는 수녀들


부슬비가 내리던 지난 3월 어느 날, 서울 미아동 바오로딸출판사에는 베일을 쓴 수녀들이 한창 일에 몰두하고 있었다.

“글자 크기를 더 키울까요?” “이미지는 이게 더 낫지 않겠어?” 수녀들이 컴퓨터에 원고를 띄워놓고 의견을 나눈다. 수녀가 컴퓨터 앞에 앉아 일하는 모습이 상상이 잘되지 않지만, 바오로딸에는 포토샵이나 인디자인 같은 프로그램도 능숙하게 다루는 수녀들이 많다. 

‘출판 사도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성 바오로 딸 수도회는 책의 기획부터 제작, 편집, 판매까지 전 과정을 수녀들이 담당한다. 영성과 신학, 성경, 철학, 심리ㆍ교육, 아동문학 등의 서적부터 음반과 영상, 인터넷 성경공부 프로그램까지 수녀들이 담당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최근에는 성 바오로 수도회와 함께 오디오방송 팟캐스트를 시작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성 바오로 딸 수도회 홍보 담당 이 레나타 수녀는 “바오로딸은 모든 매체에 선하고 아름다운 생각을 담아 교회뿐 아니라 이 시대 모든 사람에게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것을 사명으로 한다”며 “특히 시대와 지역의 특성에 따라 적절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찾아내 활용하는 것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바오로딸의 사도직은 시대의 변화에 따라 진화해가고 있다. 1980년대부터는 본당에서 교리 교육에 활용할 수 있는 동영상을 제작해왔고 1990년대 컴퓨터가 보급되면서는 교회 소식을 전하는 것은 물론 수녀들이 고민 상담을 해주는 ‘가톨릭마당’을 운영하기도 했다. 2011년부터는 인터넷을 통해 성경 공부를 할 수 있는 ‘이러닝 학습’을 실시하면서 사도직의 범위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행복한 책읽기’

바오로딸의 새로운 사도직 중 하나가 미디어를 통한 영성 교육이다. 5년 전부터 ‘행복한 책읽기’라는 이름으로 진행하고 있는 독서 모임은 바오로딸의 출판 사도직이 진화한 형태로 볼 수 있다. 책을 통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상처를 치유하면서 신앙을 성숙하게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행복한 책읽기는 지역별로 10명 정도의 소그룹이 수녀 1명과 10주 동안 만남을 이어간다. 1주에 1권씩 책을 읽고 나눔을 하는 식이다.

행복한 책읽기를 통해 그동안 멀리했던 책을 가까이 두게 된 이들이 많다. 평소 책을 잘 읽지 않았던 이인숙(마리아, 서울 마장동본당)씨는 모임을 시작한 뒤 침대맡에 항상 책을 놓게 됐다. 이씨는 “남편과 아이들이 제가 책을 들고 있는 것만 보고도 깜짝 놀라곤 한다”며 “책은 여전히 잘 읽히지 않지만 예전보다 책과 친해진 것만으로도 큰 변화라고 느낀다”고 말했다.

이씨가 모임에 꾸준히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모임을 이끌어주는 이 요셉피나 수녀 덕분. 행복한 책읽기 회원들은 하나같이 “수녀님이 있어 모임이 체계적으로 진행되고 나눔이 훨씬 풍요로워진다”고 입을 모은다.

요셉피나 수녀는 매주 책 내용과 관련해 사람들이 자신을 돌아보고 생각해볼 수 있는 질문을 준비해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말하도록 한다. 어떤 경우에도 말을 중간에 끊거나 토를 다는 법 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충분히 하게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책이라는 도구를 통해 자기 마음을 읽고, 내 안에 계신 하느님을 느끼게 하는 것이다.

요셉피나 수녀는 “책은 읽어도 자기 마음까지 읽는 사람은 많지 않다”며 “내 안의 숨기고 싶은 부분까지 하느님과 이웃들에게 말하면서 성숙한 신앙인이 되도록 이끄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성 바오로 딸 수도회

1915년 6월 15일 복자 야고보 알베리오네 신부가 이탈리아에서 창립한 성 바오로 딸 수도회는 성 바오로 수도회와 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 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 사도의 모후 수녀회와 4개의 재속회, 협력자회와 함께 바오로 가족에 속해 있다.

시작은 제1차 세계 대전이 한창이던 1915년 이탈리아 알바의 한 집에서 재봉 기술과 교리를 가르치던 여성 모임이었다. 성 바오로 수도회의 인쇄기술학교에서 인쇄한 서적들을 보급하면서 모임 인원이 늘어나자 테클라 메를로(초대 총원장) 수녀의 지도 아래 첫 번째 서원을 개설했다. 2015년 현재 전 세계 50여 국가에 진출해 있다.



한국에는 1960년 진출해 1961년 서울 충무로에 서원을 열면서 매스미디어 사도직에 투신해왔다. 출판 사도직 외에 음반과 영상을 만들거나 인터넷서점을 운영하고 통신성서교육원을 통해 우편 학습과 성경 공부(사이버 성경 공부)도 직접 제작한다. 2013년에는 가톨릭 콘텐츠를 무료로 자유롭게 나눌 수 있는 홈페이지 및 애플리케이션 ‘바오로딸 콘텐츠’를 개설했다.


현재 한국관구에는 서울 미아동 본원 외에 인천, 일산, 원주, 부산 등 10개 지역에 분원이 있으며 전국에 15개 서원을 운영하고 있다. 3월 기준으로 국내에 종신서원자 204명, 유기서원자 24명이 있으며 해외선교사로 28명이 파견돼 있다.

바오로딸의 로고는 지구 모양과 알파벳 ‘P’자로 구성돼있다. 이는 전 세계 모든 사람에게 복음을 전하려는 바오로딸의 사명을 상징한다. ‘P’는 ‘바오로의 딸’을 뜻하는 이탈리아어 ‘Pauline’의 머리글자이자 알베리오네 신부가 성 바오로 딸 수도회의 모범이며 스승이 되기를 바랐던 바오로(Paulus) 사도의 머리글자이기도 하다.



글ㆍ사진=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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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중국에서 활동하는 이태종 신부, 「차쿠의 아침-소설 최양업」발간


발행일 : <평화신문> 2014-09-21 [제1282호, 21면]



한국교회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에 푹 빠진 후배 사제가 최 신부를 다룬 소설을 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이태종(청주교구) 신부가 3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펴낸 「차쿠의 아침-소설 최양업」(바오로딸/1만 4000원)이다. 한국교회에서 사제가 종교소설을 쓰기는 윤의병 신부의 「은화」에 이어 두 번째다. 

“최 신부님이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 입국할 때까지 7개월간 사목한 중국의 차쿠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최 신부님과 김대건 신부님의 죽고 못 사는 애틋한 우정도 널리 전하고 싶었고요.”

소설은 사제 수품을 앞둔 김대건 신부와 최 신부의 차쿠에서의 마지막 만남(1845년 7월)을 시작으로 1849년 12월 최 신부의 조선 입국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고증된 교회사 사료를 기반으로 최 신부의 인간적 면모와 신앙, 김 신부와의 혈육보다 진한 우정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는 두 신부의 영적 친교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차쿠는 최 신부는 물론 김 신부와도 깊은 인연을 간직한 중국 교우촌이다. 

이 신부는 “학창 시절 문예부장을 줄곧 맡을 만큼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소설 쓰기는 처음이어서 소설 작법 책도 읽어봤다”며 “소설 쓰느라 머리가 하얗게 다 셌다”고 웃었다.

이 신부는 2005∼2008년, 2011년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한국교회와 관련된 사적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다. 한국에서 연구하는 여느 교회사학자와 달리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차쿠와 백가점이 같은 곳임을 발견한 것도 그 덕분이다. 

“소설을 쓰면서 최 신부님께 점점 매료되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최 신부님은 소박한 일상을 승화시킨, 일상에서 순교의 모범을 보인 분입니다. 지금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최 신부님처럼 살아보는 것입니다.”

이 신부는 현재 중국 요녕대학 사회보장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내년에는 차쿠로 들어가 어르신 2, 3명을 모시고 양로원을 시작하려고 한다. 중국도 노인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다. 양로원은 중국을 가장 잘 도울 방법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차쿠를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개발하는 것이 이 신부의 꿈이다.

“차쿠는 안중근 의사가 갇혔던 여순감옥이나 압록강 관광도시인 단둥과 2시간 거리입니다.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습니다. 많은 분이 차쿠를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최 신부의 사목 보금자리인 충북 배티 근처에서 태어났다는 이 신부는 “기회가 된다면 이 소설에 이어 최양업 신부의 한국 선교활동을 다룬 소설을 꼭 쓰고 싶다”며 최 신부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을 드러냈다.


글ㆍ사진=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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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쿠의 아침-소설 최양업> 저자 간담회


어제 8월 27일(수) 오후 2시, 명동 가톨릭회관 바오로딸 서원에서

<차쿠의 아침-소설 최양업> 저자 이태종 신부의 기자 간담회가 있었습니다.

가톨릭신문, 평화신문, 평화방송,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등

교회 언론사가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는데요,

이 소설을 쓰게 된 동기며 앞으로의 계획까지 이태종 신부의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보았습니다.


2년 동안 각고의 노력 끝에 이 세상에 나온 <차쿠의 아침>을 보는 순간,

아들을 하나 낳았다고나 할까, 아님 딸을 시집보낸 아비의 마음이 이럴까,

대견하면서도 두려운 마음이 들었다는 이태종 신부.

 

 


머리에 하얀 눈이 내려앉은 신부를 보고 휴가 가서 뵌 아버님이 처음에는 “글쎄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어유.” 하시더니 1년 반이 더 지나 뵈었을 때는, “아유 할아버지 신부님 오셨시유?” 하더랍니다. 이 우스갯소리는 소설을 준비하면서 이태종 신부의 고충이 얼마나 컸을까를 잘 드러내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면 왜 이토록 뼈를 깎는 고통으로 최양업 신부에 대한 소설을 썼을까요?

한마디로 ‘차쿠’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고, 김대건과 최양업, 두 분의 애틋한 우정을 세상에 외치고 싶었다는 것이 저자가 말하는 이유요 동기입니다.

“일상생활이라는 소박한 밭”에서 생명의 진주를 캐어내는 ‘최양업 영성’을 거듭 강조하는

이태종 신부는 무엇보다 차쿠에서 제일 해보고 싶은 것은 최양업처럼 살아보는 일,

최양업 신부님 흉내 내며 그분처럼 말하고, 그분처럼 세상을 대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최양업 신부처럼 살면 기쁘고, 그렇지 못하면 후회가 밀려왔다고 고백하면서,

여유와 기다릴 줄 아는 너그러움을 주시고 자신을 변화시켜 주신 분이기에...

 

 

 

 

 

 

이 모든 일이 ‘하느님께서 허락하신다면’이라고 말하는 그의 순박한 웃음 위로

‘반딧불이’가 반짝거리며 일제히 날아오르는 것 같았습니다.

차쿠를 널리 알리고, 최양업 신부를 닮고자 노력하는 이태종 신부,

몇 년 뒤 다시 소설가 이태종 신부로 만나 보게 되기를 기대합니다~

 


 

• 책이 궁금하시다면~

http://www.pauline.or.kr/bookview?code=18&subcode=01&gcode=bo1001304

 

저자 간담회를 위해 애써 주신 홍보팀 책임 이 레나타 수녀님~

첫 간담회 문을 잘 열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찍고 쓰고 올리고

바오로딸 홍보팀 제노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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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행복한 부부가 사는 방법 49가지

온전히 받아들일 때 행복이 찾아온다

<평화신문> 2014. 05. 11 발행 [1264호]  


행복한 부부가 사는 방법 49가지

크리스타 슈필링-뇌커 지음/유향자 옮김/

바오로딸/1만 2000원

 

▲ 행복한 부부 관계의 비결인 사랑은 경험하는 만큼 성장하는 귀중한 선물이다. 사진은 매리지 엔카운터 피정에서 사랑으로 하나 돼 손을 잡고 노래하는 부부들. 평화신문 자료사진

 

결혼하는 10쌍 중 3쌍이 이혼하는 시대, 부부가 안고 사는 문제에 대한 해답을 49가지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교육학과 심층심리학을 연구한 독일의 철학박사 크리스타 슈필링-뇌커는 책에서 배우자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행복한 부부 관계의 시작이라고 역설한다. 그 핵심은 무엇일까? ‘사랑’이다.

나의 존재를 존중하고 존경할 뿐 아니라 완전히 받아들이는 것, 그럼으로써 내 육체와 정신 모두 위로받고 보호받는다고 느끼게 되는 것, 그것이 사랑이다. 우리는 그러한 사랑을 통해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완전히 신뢰하고 그 사람에게 푹 빠질 수 있길 꿈꾼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에게 깊은 관심을 가지길 바라고, 나의 인생사는 어떤 것인지, 내가 어떤 일을 겪었고, 무엇을 두려워하며, 무엇을 목표로 하고, 무엇을 꿈꾸며, 무엇에 즐거워하고, 무엇을 믿으며 신뢰하는지 이해하길 바라는 것이다.

부부는 이러한 사랑의 열매다. 지금은 생활에 찌들어 무관심할지 몰라도 애초 두 사람은 사랑으로 맺어졌다. 하지만 사랑은 마음을 굳게 먹는다고 해서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기적처럼 주어졌지만 우리가 경험하는 만큼 성장하는 귀중한 선물이다.

책은 지치고 권태로운 일상생활에서 부부가 사랑을 잃지 않고 키워나가는 데 필요한 배려, 관심, 솔직함, 매력, 감사, 두근거림, 유머, 가사 분담 등 중요한 사랑의 요소와 구체적 조언을 49가지 열쇳말로 정리했다. 책은 정원을 가꾸는 것처럼 세심하게 돌보며 가꿔가는 일상이 사랑의 비결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운다.

“사랑이 삶 속에서 부서지지 않고 지속하려면 관심이 꼭 필요하다. 때론 꽃다발 하나, 초콜릿 몇 개, 좋아하는 케이크 한 조각이, 때론 남편을 깨우기 전 아내가 잘 차려놓은 아침 식탁이 큰 기쁨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그 시간과 그 장소에 맞는 사랑스런 말은 단 한 마디라도 깜짝 선물이 될 수 있다. 기쁨으로 가슴이 뛰고, 멋진 상상과 재치로 일상을 반짝거리게 할 수 있다면 천국은 그리 멀지 않은 것이다.”(본문에서)

책에 소개된 사랑을 키우는 부부 계명은 다음과 같다. △끊임없이 용서하기 △서로에게 솔직하기 △서로에게 깍듯이 예의 지키기 △결정 미루지 않기 △현실 앞에서 연대하기 △서로의 자유 인정하기 △자식에게 집착하지 않기 △대화하기…. 마지막 하나가 눈에 확 들어온다. ‘침묵을 나눌 줄 알기’.

남정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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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요한 23세 >

 새 시대를 연 요한 23세 교황, 그 인간적 삶을 엿보다


요한 23세(PAPA GIOVANNI XXIII, 2002년), 감독 : 조르지오 카피타니(Giorgio Capitani), 제작국가 : 이탈리아, 등급 : 전체

      상영시간 : 1부 102분ㆍ2부 106분, 장르 : 드라마

사순시기 절정인 주님 수난 성지 주일과 성 주간이 멀지 않다. 하느님의 아들이신 예수님은 인간들이 사는 땅에 태어나 평범한 인간으로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에 적응하며 사셨다. 그리고 인간들 손에 넘겨져 매질 당하고 십자나무 위에 못 박혀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해 돌아가셨다. 복자 교황 요한 23세의 삶을 조명한 이 영화는 요한 23세를 통해 또 다른 예수를 만나게 한다. 요한 23세 교황은 오는 27일 성인 반열에 오른다. 인간미 넘치는 그의 삶이 던져주는 에피소드와 사랑, 사목 정신을 눈여겨보자.


▲ 교황을 선출하는 콘클라베 기간 중 베네치아로 돌아갈 날을 계산하는 론칼리(왼쪽에서 두 번째) 추기경.


 줄거리

 1958년 베네치아 대주교 안젤로 론칼리(Angelo Giuseppe Roncalli) 추기경은 로마에서 소환 연락을 받는다. 론칼리 추기경은 베네치아로 돌아올 왕복 기차표를 들고 로마로 떠난다.

 가난한 시골 농가에서 태어난 그는 공부하기를 좋아했지만 아버지는 시간만 나면 안젤로가 집안일을 돕도록 했다. 당시 생활고에 허덕이던 마을 사람들은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마을 사람들을 축복을 해주는 본당 신부와의 대화를 통해 안젤로는 가난한 시골의 신부가 되고픈 꿈을 품게 된다.

 교황 비오 12세의 서거로 모든 추기경이 바티칸에 모인다. 교황 물망에 오른 추기경들은 라테라노 대성전 사제관에 짐을 풀었지만, 론칼리 추기경은 낡은 수도원에 여장을 푼다. 바티칸에서 오랜 만에 재회한 오타비아니 추기경은 보수적인 이탈리아인을 교황으로 추대하도록 그를 설득하지만, 론칼리 추기경은 진취적이고 개방적인 사고를 지닌 몬티니(후에 바오로 6세 교황) 대주교를 추천한다. 드디어 교황 선출을 위한 투표가 시작되고, 오타비아니 추기경을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프랑스에 표를 주지 않기 위해 론칼리 추기경을 적극 밀게 된다.


 "내 몸을 관에 맞춰보시지"


 영화는 베니스 대주교 론칼리의 비서가 황급히 주교관을 나와 마을로 뛰어 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평화로운 마을에 비둘기들이 날아다니고, 대주교를 발견한 곳은 마을 한가운데 있는 아카데미아다. 푸근한 할아버지 론칼리 추기경은 석관에 누워 조각가에게 말한다. "이 안은 좁을 것 같아. 좀 더 넓게 만들 수 있어요." 더 넓히면, 옆면이 얇아져 깨질지도 모른다는 조각가의 말에 "내 몸을 관에 맞춰보시지. 옆으로 누워보던가." 이는 그의 전 생애를 특징짓는 융통성이자 적극적 적응력을 암시하는 상징으로 묘사된 장면이다.

 추기경들은 새 교황을 선출하기 위해 조심스럽게 의견을 나누기 시작한다. 프랑스 추기경들은 론칼리 추기경을 지지하지만, 보수적인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론칼리 추기경의 비밀 개인 서류를 열어본다. '1901년 베르가모에서 교회 권위를 손상시키는 행동을 했음. 사회주의와 기타 불온한 사상에 동조했음'이라는 기록 문서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이탈리아 북부 롬바르디주 베르가모 대주교 비서 시절의 장면으로 바뀐다.

 극심한 착취에 시달리는 노동자들, 파업과 폭동의 한 가운데서 그들을 지지하는 대주교를 목격하게 되는데 론칼리는 노동자들 속에서 소리 지르던 젊은 엄마 로사가 갓난아기와 함께 경찰에 연행되는 것을 보고 어떻게든 그녀를 구해주려고 경찰청장을 찾아간다. "로사는 어리고 아무것도 몰라요. 어린 아기가 있잖아요.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세요." 하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다. 그는 노동자 대열에 서서 외치거나 그들을 부추기지는 않는다. 가능한 방법으로 충돌을 피하고 대화로 풀어갈 협력자를 찾아간다.

 보수적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이탈리아인끼리 뭉치자며 설득한다. 하지만 론칼리 추기경은 "나는 하느님의 뜻을 따를 뿐입니다. 하느님 섭리에 맡길 뿐입니다"고 답한다. 

 장면은 다시 론칼리의 과거 교황대사 시절을 오버랩시킨다. 지혜롭고 현명하게 위험 상황에 대처한 사건들이 펼쳐진다. 1930년대 터키 주재 교황대사 시절의 일화다. 터키 대통령은 모든 종교 사제들에게 사제복 착용을 금하지만, 그는 이에 항거하지 않고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선 수용해야지" 하며 사제들에게 양복으로 갈아입게 한다. 늘 상황에 순응하며 적응하는 그였다.

 터키에서의 이스탄불 기차 사건 또한 잊지 못할 일화다. 유다인들을 트레불링카의 학살수용소로 보내기 위해 무장한 군인들이 기차를 포위하고 있는 삼엄한 긴장 속에서 그는 기지를 발휘해 독일 대사와 비밀 협상을 벌인다. 가톨릭 신자 순례객이라는 공문을 작성해 유다인들을 구해준 사건은 긴박한 상황속의 기적이나 다름없다.

 1945년 프랑스 교황대사로 있을 때 일이다. 드골 장군은 가톨릭에 반감을 품고 주교들을 추방하려 한다. 만나주지도 않는 드골 장군을 그는 인내와 끈기로 설득시키려 하지만 실패하자, 교황대사관에 파리 최고의 요리사를 초청해 호의를 얻는 유연하고 재치 있는 지혜로 외교에 성공한다.

 

 "이렇게 됐네!"

 가난한 시골 신부가 되고 싶었던 론칼리! 교황 선출을 위한 열두 번이라는 지루하고도 긴 투표 기간 중 베네치아로 돌아갈 날만을 손꼽아 기다리던 그는 하루에 세 번 선거하자는 제안을 할 정도였다. 교황이 된 후 그는 비서관들에게 "결국 이렇게 됐네!" 하며 멋쩍게 웃는다. "주님 왜 접니까? 제게서 무엇을 원하시는지도 당신은 아십니다.… 주님께서 절 택하셨으니 당신만 신뢰합니다. 주님께서 믿어주셨으니 저 요한은 최선을 다해 당신 뜻을 따르겠습니다" 하고 다짐한다. 그의 심중은 늘 하느님의 뜻과 평화를 소중하게 간직했기에 그의 외침은 평화 자체였다. 회칙 「지상의 평화」를 발표할 수 있었던 것도 거기서 길어낸 영성 때문이었다. 보수파 이탈리아 추기경들은 냉소하며 임시 교황이라는 여론까지 부추기며 어려운 상황으로 몰아가기도 했지만, 온유와 재치로 난관을 극복하는 추진력이 뛰어났다. 그는 늘 신앙 안에서 하느님의 뜻만을 찾아 실행시킨 하느님의 사람이었다.

 미국과 소련의 냉전 상태로 핵전쟁의 일촉즉발의 대치상황이었을 때, 교황청 공보실 추기경들은 모든 공산주의자들을 파문시키려 했고, 소련으로부터의 방어를 강조했다. 하지만 교황은 대화와 이해로 노력하자고 설득했다. "끊임없이 누구하고든 대화해야 돼. 언제나"라고 대응한 것이다. 하느님을 닮은 놀라운 인내와 기다림은 효력을 발휘한다. 팽팽하게 맞선 두 세력의 위기를 넘기는 또 한 번의 기적이었다. 예수님이 당시 사람들과 문화에 적응하신 것처럼, 그는 언제나 상대를 부정하거나 방어하지 않고, 또 비난하거나 단죄하지도 않았다.

 

 양팔을 벌리고 십자가에 계신 예수

 바티칸 정원에 십자가 조각상을 세우고 그의 감탄사를 기대하는 추기경들에게 "예수님은 2000년 전부터 양팔을 벌리고 계시지요. 우린 예수님 말씀을 어떻게 전하고 있나요?" 하고 말한다. "…교회는 새로운 방법으로 인류에게 다가가야 돼.… 여러 문제에 교회가 어떻게 대처할지 그 방법"을 찾기 위한 전 세계 공의회 소집을 요한 23세 교황은 요청한다. 공의회가 중요한 건 "교회가 세계를 향해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이지.… 비난이나 처벌은 그만하고 대결이 아니라 화합을 추구해야 돼.… 모든 사람이 자기 의견을 말 할 수 있어야 돼.… 우린 모두 똑 같은 하느님 자녀니까"라고 한다. 성 베드로 대성전에는 루터교와 성공회, 그리스 정교회, 퀘이커교도, 감리교 신자까지 보편 공의회에 참석하기 위해 모였던 것이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첫 번째 회기를 마친 그는 위암 진단을 받는다. 숨을 거두기 전, 그는 십자가를 바라보며 "주님은 팔을 벌려 우리 모두를 환영하지"라고 말하며 마지막 숨을 거둔다.


 마지막

 당시 많은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 '요한 23세'는 이탈리아 국영TV에서 2부작으로 방영된 것을 바오로딸에서 DVD로 제작했다. 교황 요한 23세의 특징을 에피소드 중심으로 이끌어간 조르지오 카피타니 감독은 교황 23세를 사람들의 눈이 평상시 수평으로 볼 수 있는 각도인 '아이 레벨(eye level)'로 잡아 평범하고 다정하고 인자하며 정감 어린 할아버지라는 점에 초점을 맞췄다.

 반면 교황청 추기경들은 카메라가 피사체보다 낮은 데 위치해서 화면에는 아래에서 위를 쳐다보는 느낌을 주는 '로우 앵글(low camera angle)'로 잡아 그들의 권위 의식과 당당함을 상징적으로 연출한다.

 4월 27일 성인품에 오르시는 착한 할아버지 교황, 지구촌의 친근한 할아버지 교황 요한 23세는 우리 곁에서 오늘의 세상에서 교회가 나아갈 길을 비추어주고 계시리라 믿는다.


성경 구절 

"나는… 되도록 많은 사람을 얻으려고…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었습니다"(1코린 9,19-23).




이복순 수녀(성 바오로딸 수도회)


평화신문 가톨릭 문화산책]<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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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쿄소나타

크고 작은 시련의 터널 끝에는 언제나 찬란한 빛이


도쿄 소나타(Tokyo Sonata, 2009년, 감독 : 구로사와 기요시, 제작 국가 : 일본, 네덜란드, 등급 : 12세 이상, 상영시간 : 119분 ,

장르 : 드라마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면서 많은 소시민들은 경제적으로 좀 더 삶이 나아지길 꿈꾼다. 소시민들에게는 화합과 소통을 꿈꾼다는 말은 어쩌면 사치스런 말처럼 들릴지도 모른다. 그만큼 힘든 상황과 어려운 처지의 고통이 희망을 품을 힘을 앗아갔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잠시 '인간이 넘어진다는 것은 지극히 인간적인 것이고 다시 일어선다는 것은 신적인 것'이라는 말을 떠올려본다. 시작의 길은 언제나 열려 있다. 새롭게 걸어갈 용기를 가진 이들의 영화 '도쿄 소나타' 속에서 그 답을 찾는다.


▲ 영화는 거짓말과 의심, 불통이 이미 그 가족의 식탁에서부터 시작한다는 평범한 이야기를 들려주려 한다.


▲ 도둑과 바닷가에 있는 엄마 메구미. '구구는 고양이다'로 많은 사랑을 받은 코이즈미 쿄코가 엄마 역을 맡아 최고의 열연을 선보였다.


▲ 쓰레기더미에 쓰러져 있는 아빠 류헤이는 희망이 없는 가운데서도 희망을 찾으려 한다. 아시아를 넘어 세계적 배우로 도약하는 연기파 배우 카가와 테루유키가 가족에게도 해고 당한 사실을 숨기는 아빠 역할을 맡았다.

줄거리

 들리나요, 희망이 오는 소리가…. 며칠 전 실직 당한 아빠, 언제나 외로운 엄마, 갑자기 미군에 지원한 형, 남몰래 피아니스트를 꿈꾸는 나. 우리 가족은 모두 '거짓말쟁이'라고 주인공은 고백한다. 초등학교 6학년 켄지에겐 꼭꼭 감춰둔 비밀 한 가지가 있다. 켄지의 천재적 재능을 발견한 선생님은 음악학교 오디션을 권하지만, 아빠의 반대 때문에 몰래 피아노학원을 다니던 켄지는 계속 그 사실을 숨기고 있다. 그런데 비밀은 켄지만 있는 것이 아니다. 회사에서 해고된 아빠, 어느 날 사라진 엄마, 미군에 지원한 형까지 모두 숨겨둔 비밀이 있었는데…. 과연 켄지는 아름다운 꿈인 피아노 연주를 계속할 수 있을까? 거짓말쟁이 켄지 가족 불협화음의 조율이 시작된다!

 폭풍우가 치네

 세찬 폭풍우가 몰아치며 열린 거실 문으로 빗줄기가 들이치고 신문지와 잡지는 바람에 휘날려 뒹군다. 황급히 문을 닫으려던 엄마 메구미는 휘청거리는 나뭇가지들을 멍하니 바라본다. 이어지는 장면은 아빠 류헤이의 사무실. 그는 "폭풍우가 치네" 하며 중얼거린다. 뭔가 심상치 않은 일이 일어날 것을 암시한다. 아니나 다를까 저임금 정책에 따라 중국인을 채용한 회사는 총무과장이었던 아빠를 권고 퇴직시킨다. 갑작스런 해고로 가장으로서 권위와 자존심이 무너지자 그는 이 사실을 가족에게 비밀에 부친다. 아침이면 넥타이에 양복을 차려 입고 출근하는 것처럼 집을 나선다. 노숙자들 틈에 끼어 무료급식소에서 끼니를 때우며 고용지원센터를 찾아다닌다.

 가족만을 위해 헌신하던 엄마 메구미는 정성을 쏟아 도넛을 만들지만 식구들은 관심이 없다. 그녀는 어느 날 소파에 누워 "일으켜 줘, 누가 나 좀 일으켜 줘" 하며 외로움과 무료함에 절규해보지만 간절한 손짓은 그저 허공을 맴돌 뿐이다.

 초등학교 6학년 켄지는 아빠의 강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몰래 급식비를 피아노 레슨비로 사용하며 쓰레기통에서 고장난 전자 피아노를 주워 열심히 피아노 건반을 두드리며 연습을 한다.

 겉으로 보기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는 평범한 사사키 가족이지만 일본 중산층 가족의 상징으로 보인다. 이들이 사는 집의 내부 역시 그들의 심리를 드러낸다. 집을 둘러싼 전깃줄, 집 뒤를 지나가는 전차가 내는 굉음과 진동은 삶의 굴곡을 의미한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공간인 식탁은 계단과 부엌의 선반이 가로질러 있어 꽉 막힌 느낌을 준다. 거리의 대형 쇼핑센터와 도쿄라는 도시 또한 생명력이 없어 보인다. 류헤이는 직업 전선에 뛰어들어 쇼핑센터 화장실 청소 일을 하게 되는데, 가장으로서 권위를 지키느라 넥타이 차림으로 출ㆍ퇴근하는 위선적 태도를 드러낸다. 큰아들은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다 세계평화를 지키겠다는 포부를 내세워 부모 반대를 무릅쓰고 미군에 자원 입대한다.
 
 새로운 시작의 징검다리

 시련의 어둡고 갑갑한 터널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류헤이는 어느 날 쇼핑센터 화장실 청소를 하던 중 돈 봉투를 발견한다. 돈 봉투를 움켜쥔 그는 어디론가 달려가다 쓰레기더미에 부딪쳐 뒹굴며 외친다. "어떻게 하면 다시 시작할 수 있지? 다시 시작하고 싶어…." 일어나 뛰다가 그는 자동차에 부딪쳐 정신을 잃는다. 한밤중이었다.

 한편 도둑의 인질로 잡힌 메구미는 도둑이 시키는 대로 훔친 차를 대리 운전해 먼 바닷가에 도착한다. 그 밤에 그녀는 도둑의 진실한 속내를 듣게 된다. 자신은 이제 구제불능이라며 자살하려는 도둑에게 "자기 자신은 하나뿐이에요"하며 용기를 주던 그녀는 눈을 들어 수평선을 바라보며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요"라며 자문하듯 중얼거린다.

 설상가상으로 켄지마저 아빠에 대한 반항으로 가출해 고속버스 짐칸에 몰래 숨어든 죄로 지하 감방에 갇힌다. 모든 상황은 무거운 침묵을 자아내는 분위기다.

 혹독한 사회 현실, 실패와 좌절 속 사사키 가정은 분열되고 상처만 가득하다. 하지만 어둔 밤이 서서히 밝아올 무렵 이들 마음 안에도 서광의 동이 터 온다. 

 불기소 처분으로 석방된 켄지도, 거친 파도가 밀려드는 바닷가에 있던 메구미도 새벽 햇살을 받으며 집으로 향할 결심을 한다. 만신창이가 돼 길 옆에 쓰러져 있던 류헤이도 정신을 차리고 주머니 속 돈뭉치를 유실물함에 넣고 집으로 돌아온다. 악몽 같은 어둔 터널을 체험한 이들은 집과 가족의 따뜻함을 느끼며 식탁에 둘러 앉아 함께 식사를 한다. 미군에 입대한 큰 아들만 빼고….

 몇 개월 후 켄지는 음대부속중학교 실기시험에서 드뷔시의 '달빛'을 연주하게 되는데 심사위원들과 청중은 켄지의 연주에 심취한다. 권위와 자존심의 상징이던 넥타이도 없이 입시 시험장에 함께한 류헤이는 아들의 천부적 소질에 놀라 눈물을 글썽인다. 하느님의 영을 상징하는 빛은 연주장을 가득 채우며 생기를 돋운다. 연주를 마친 켄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류헤이와 메구미…. 세 식구가 연주장에서 걸어 나오는 영상 뒤로 엔딩 크레딧이 오르고, 이들의 발자국 소리만 특별한 음향으로 깔린다. 이 소리는 희망을 향해 계속 걸어갈 미래를 암시한다.

 하느님은 언제나 다시 시작할 기회를 마련하신다. 어떤 처지에서도 실망하지 않은 이들 안에서 새로운 창조를 이루시는 하느님을 떠올리라는 초대가 아닐까 한다.
 
 꿈과 희망을 안고

 '도쿄 소나타'는 2008년 칸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 2009년 아시아 필름 어워드 최우수 각본상과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세계적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감독은 이 영화는 꿈과 희망을 안고 살아가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말한다.

 오스트레일리아 출신의 시나리오 작가 맥스 매닉스가 쓴 작품을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각본을 수정한 작품이다. 엄마의 비중을 높이고 큰아들 캐릭터를 추가로 등장시켰다. 크고 작은 시련의 터널을 지나 '도쿄 소나타'의 가족들에게 찾아온 희망은 이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용기의 메시지를 함축한 영화다.


 성경구절

 "사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보이는 것을 희망하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보이는 것을 누가 희망합니까?"(로마 8,24) 

이복순 수녀(성 바오로딸 수도회)

평화신문 <가톨릭 문화산책><48>영화(10) 도쿄 소나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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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성가의 순수, 거룩함을 노래하다

앙상블 '바흐솔리스텐서울', 바로크 성가 앨범 '예수 나의 기쁨 발매'

<평화신문> 2014. 01. 12 발행 [1248호]  


▲ 12월 30일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등이 함께한 가운데 오늘날 교회음악의 원천이라고 평가받는 바로크음악을 연주하는 바흐솔리스텐서울 연주자들.

 

지난 12월 30일 저녁,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 성탄시기가 깊어가는 대성당에서 '바로크 성가'를 감상하는 모처럼의 자리가 마련됐다.

 성탄하면 대개 캐럴을 연상하지만, 교회음악의 원천이라는 찬사를 받는 바로크 성가를 듣는 기쁨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교구 선교문화봉사국 해외선교후원회 주최로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와 함께하는 해외선교 후원 미사이자 음악회여서 더욱 뜻이 깊었다.

 음악회의 주역은 '바흐솔리스텐서울'(Bach solisten Seoul, 음악감독 박승희). 2005년 창단돼 9년째 바로크시대 음악 앙상블로 활동해온 국내 최정상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답게 바로크 성가만 7곡을 매혹적인 선율로 들려줬다. 단원들은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이 망라됐지만, 음악만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성가곡'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주회 직전 바흐솔리스텐서울이 바오로딸에서 출시한 바로크 성가 앨범 '예수 나의 기쁨(Jesu Meine Freude)'에 실린 곡들로,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중반까지 바로크시대 성가가 위주였다. 음악감독 박승희씨의 해설을 곁들인 김선아씨 지휘와 오케스트라(리더 최희선) 연주로 바로크 교회음악만이 갖는 순수함과 거룩함을 표현해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앨범에는 '작은 음악운동'으로 그칠 수 있었던 바로크 음악 운동을 구체적이고도 본격적인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기여한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복되도다'(시편 112편)를 비롯해 39세에 요절한 베네치아 교회음악 감독 조반니 안토니오 리가티의 '주님께서 아니하시면'(시편 127편) 등 19곡이 담겨 있다. '주님께서 아니하시면'은 2대의 바이올린과 3명의 성악가가 함께하는, 이른바 '노래하는 콘체르토'로 꼽히는 곡이다.

 뤼벡성모성당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오르간 작품 외에 100곡 이상의 성가를 남긴 디트리히 북스테후데의 가장 유명하고 애창되는 '주님께 노래하여라'도 앨범에 수록됐다. 또 북스테후데와 동시대 인물인 요한 파헬벨의 '마니피캇'도 실려 있는데, 이 곡은 루카복음 1장 46절 이하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로, 르네상스 시기 모테트(무반주 다성 성악곡) 양식에 그리 어렵지 않은 대위법을 구사함으로써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성모 마리아의 기쁨이 가득하다.

 이밖에 수록곡 가운데는 바흐가 자신의 곡 '마태 수난곡'에서 4성부 합창으로 편곡해 사랑받는 가톨릭성가 116번 '주 예수 바라보라', 바흐의 요한 수난곡 11번곡인 가톨릭성가 169번 '사랑의 성사' 등도 새롭게 조명받는 기회였다. 독일 바로크음악의 정점을 장식하는 바흐의 칸타타 78번 '나의 영혼 예수여'에 나오는 소프라노와 알토의 2중창인 '약하지만 부지런히 나아갑니다'도 특기할 만하다.(바오로딸/CD/1만 3000원)

 바로크 성가들은 특히 오늘날 서양음악의 기본 틀이 되는 음악이기에 성탄시기에 열린 이 음악회는 서양 교회음악의 전통과 핵심을 체득하고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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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교구 신은근 신부, 사순시기 묵상집 펴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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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의 수요일부터 부활 대축일까지 복음과 관련된 다양한 예화가 가득 담긴 사순시기 묵상집이다.

 저자는 2007년과 2010년 매일미사 복음 묵상글을 맡았던 신은근(마산교구, 미국 덴버 한인본당 주임) 신부다. 신 신부는 당시 따뜻한 위로와 감동을 전해주는 글로 신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번 묵상집에서도 신 신부의 글은 변함없이 따뜻하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에서 길어올린 묵상이라 더없이 친근하다.

   사순시기를 시작하는 재의 수요일 묵상에선 개인택시를 운전하는 야고보씨 이야기를 꺼냈다. 야고보씨는 어느 날 첫 손님으로 태운 여성이 내릴 때가 돼서야 돈이 없다고 당황해 하는 것을 보고 순간 화가 났다. 하지만 이내 남을 도우라는 하느님 뜻으로 마음을 달래며 그 여성을 그냥 보냈다. 그날 이후로 야고보씨는 이상할 정도로 마음이 밝아졌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 신 신부는 "순간의 착한 행동이 쌓여 하느님의 힘을 모셔온다"면서 "그러면 삶이 달라진다"고 조언한다.

 "야고보씨는 무언가를 깨달았습니다. 이후 그는 가능한 한 베풀며 삽니다. 믿음으로 인도한 사람도 많습니다. 말에 힘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내어 놓는 삶이기에 내적 힘이 함께한 것입니다. 그러니 가끔은 일부러라도 베풀어야 합니다. 그런 기회가 많을수록 삶은 기쁨으로 바뀝니다. 신앙 또한 밝아집니다. 선한 기운이 함께합니다. 보이지 않는 주님께서 그렇게 만들어 주시기 때문입니다."(8쪽)

 신 신부는 또 사순 제1주간 월요일 묵상에선 "삶은 신비로 가득 차 있다"면서 "숨 쉬는 자체부터 감사드릴 일"이라고 일러준다.

 "목숨이 있다는 것은 은총이 함께한다는 증거입니다. 이런 자세를 지니면 삶의 어려움은 달리 보입니다. 어떤 상황에 놓여 있더라도 감사한 이유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많은 경우 사는 것이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잘못 사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겉모습은 화려해도 속이 메마르면 잘사는 것이 아닙니다. 잘못 산다는 생각은 대부분 유혹입니다."(29쪽)

 신 신부는 사순시기 묵상집을 통해 신앙생활은 예수님을 따르는 길이고, 그분처럼 십자가를 지는 일이라는 것을 일깨운다. "십자가가 무겁지 않으면 십자가가 아니라"면서 십자가를 져야 비로소 은총이 함께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한편 바오로딸 출판사는 이 묵상집을 활용한 '신앙의 해 사순절 영적 프로그램'과 사순절 단체 피정 프로그램을 보급하고 있다. 바오로딸 인터넷서점(www.pauline.or.kr)에서 누구나 파일로 내려받을 수 있다. 3월 31일까지 100권 이상 단체 구입하는 이들에겐 책값을 30% 할인해준다.

 

 

평화신문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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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청춘을 위하여] 인간에 대한 사랑이 곧 리더의 자격

「천국의 열쇠」



▨천국의 열쇠
(A.J. 크로닌/바오로딸/1만 2000원)


   청소년들을 위한 책을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자마자 제 머리에는 한 권의 책이 떠올랐습니다. 바로 「천국의 열쇠」(A. J. 크로닌)였습니다.

 저 역시 여러분 나이 때에 읽은 책이기도 합니다. 고3 시절 수능시험을 치르고 난 뒤, 성당 선배들이 "마음을 살찌울 수 있는 책"이라며 추천했기 때문입니다. 시선을 끄는 제목만큼이나 전개도 흥미진진해 자리를 뜨지 않고 한 권을 다 읽어내고야 말았지요. 이제는 20년도 더 지났지만, 당시 책장을 덮을 때의 감동은 아직도 생생합니다. 이후 A. J. 크로닌의 책은 모조리 구해서 읽어보게 되었지요.

 작가는 놀라운 통찰력으로 신과 인간, 구원과 삶이라는 심오한 주제를 소설이라는 장르를 통해 이해하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냅니다. 주인공은 치셤이라는 남자입니다. 그는 불우한 소년기를 보내고 실연까지 당한 뒤 사제가 됩니다. 신부가 된 뒤에도 여러 갈등을 겪고, 중국 오지에 선교사로 파견됩니다. 치셤 신부는 선교지에서도 끊임없이 어려움에 부닥치지만 인내와 청빈, 용기로 고난을 극복합니다. 그 기저에는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사랑이 있습니다.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너무나도 퇴색된 요즘 그의 삶은 우리 신앙인들에게 더욱 큰 감동을 줍니다.

 저는 매년 수험생 피정에서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을 만납니다. 많은 친구들이 그동안 공부 때문에 신앙을 멀리 했다는 것에 죄책감을 가지고 있지만,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한다는 것에 막연한 두려움을 느낍니다. 이와 같은 고민을 가지고 있는 친구라면 이 책에서 기쁘게 신앙생활을 시작할 용기를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꾸준히 신앙생활을 해 온 친구에게는 자신의 믿음을 한 단계 더 성숙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고요.

 얼마 전에는 대통령 선거도 치렀지요? 청소년 여러분은 아직 선거권은 없지만, 어느 후보가 우리나라를 잘 이끌어 갈 수 있을까 한 번쯤 고민해 봤을 것입니다. 진정한 리더란 어떤 사람을 뜻할까요? 치셤 신부의 이야기를 읽다 보면 인간에 대한 사랑을 가지고 있는 것이 리더의 기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우리 시대 진정한 리더의 자격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정재희 수녀(살레시오수녀회, 마산교구 청소년국)


원문 보기: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435281&path=20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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