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녀원 문 열고 치유와 평화 나눠요"
바오로딸, 평화와 치유 북 콘서트
가톨릭 수녀들이 북 콘서트를 열어 문화소외계층, 정신적 고통을 받는 이들 및 일반 시민에게 평화와 치유의 메시지 전하고 있다.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들은 올해 4번의 ‘평화와 치유 북 콘서트’를 진행한다. 서울시가 후원하고 성바오로딸수도회의 출판사인 바오로딸이 주최하는 이 행사는 “웰다잉, 행복, 중독, 웃음치료”를 주제로 한다.
20일 “행복”을 주제로 열린 북 콘서트는 두 번째로, 서울 강북구 미아동 성바오로딸수도회에서 지역주민, 독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강북정신건강복지센터, 송중동 주민센터 복지지원팀의 지원을 받는 주민들도 함께했다.
김대우 신부(수원가톨릭대 교수)가 쓴 책 “그래서 오늘은 그토록 신비롭다”로, 바리톤 송기창 씨(미카엘)의 공연과 함께 진행됐다. 이날 사회는 임의준 신부(서울대교구 스포츠사목 담당)는 재치 있는 사회로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김 신부의 책은 저자가 경험한 50여 가지의 일상적 이야기 속에서 영성과 신비의 의미를 풀어낸 수필집이다.
김대우 신부는 “사제다 보니 좌절, 실패를 겪거나 사고 등으로 가족과 이별한 이들, 한창 아이를 키울 30-40대에 암에 걸려 힘들어 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며 “아프고 힘든 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주고 싶어 이 책을 쓰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수 있는 것은 그 끝에 한 점의 빛이 있기 때문이다. 만 14년을 사제로 살면서 누군가에게 작은 빛 한 점, 바로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저자와의 대화에서 10대에 자살한 딸 때문에 고통받는 친구를 어떻게 위로할 수 있을까란 질문에 대해 그는 “이별한 대상을 잊을 수는 없다. 애써 잊으려 하기보다 우리는 이별한 것이 아니라 다시 만나리란 마음으로 사랑의 감정과 추억을 곱게 간직하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천상의 교회와 지상의 교회는 기도로써 통교한다는 가톨릭의 교리가 있다. (이는) 이별했지만 기도 안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음을 전제로 한 것이다. 아픈 사연으로 떠나게 된 아이의 영혼을 위해 기도하라”고 조언했다.
그는 사제품을 받고 이탈리아 유학 중에 아버지의 장례를 치렀던 사연을 들고, 어린 시절 자전거를 배울 때 뒤에서 잡아주던 아버지의 목소리가 아직도 들린다며 “헤어졌다는 슬픔은 영원히 감당하기 어렵지만, 다시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그 사람이 살지 못한 것까지 정성스럽게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저자의 미니특강과 함께 바리톤 송기창 씨가 ‘마중’,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 ‘사랑은’,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를 불러 감동과 의미를 더했다.
미니특강에서 김 신부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먼저 사랑하기, 사랑할 기회를 놓치지 말기, 감탄하는 삶을 살기를 당부했다.
그는 “내 안의 사랑이 필요한 곳으로 확장되면 금과 은으로도 바꿀 수 없는 내적 기쁨을 얻게 된다”며 “주변의 모든 것이 당연하다고 보는 순간 신비는 우리에게서 멀어져 간다. 내 삶에 ‘왜?’라는 물음표보다 ‘와!’라는 느낌표를 자주 만들자”고 말했다.
바오로딸 홍보마케팅팀 주 벨라뎃다 수녀는 “동네에 붙인 행사 포스터를 보고 온 중국동포, 아침 일찍 마산에서 올라오신 암 투병 중인 분도 계셨다. 이분들이 기뻐하며 많은 치유를 받으셨다고 해서 좋았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이어 그는 “이 행사는 서울시와 함께 우리 수녀원이 세상을 향해 더욱 활짝 문을 열고 지역사회와 문화적 나눔을 하기 위한 취지에서 마련됐다”며 “오늘 우리 지역사회 정신건강 관련 담당 공무원들이 우울증과 자살, 사별 등으로 고통받는 분들을 모시고 와 그분들이 치유의 시간을 보내서 기쁘다”고 말했다.
수도회는 북 콘서트를 통해 중독치유시설, 교도소 등 필요한 곳에 책을 보내기 위해 관련 책을 기부받는다. 지난 4월 “웰다잉”을 주제로 열린 첫 번째 북 콘서트에서 기부받은 책은 강북구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강북구보건소 생명존중팀에 보내어, 우울증과 자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과 나누었다.
이날 참가한 황혜진 씨(스콜라스티카)는 “이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 때문에 속상했던 일도 잊고 무척 행복하고 좋았다”며 “일상에서 우리가 작은 행복을 많이 찾고 감탄하고 설레며 살면 그것이 바로 행복인 것 같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에 말했다.
김영순 씨(아가다)도 “하루하루가 이렇게 경이롭고 신비로운 날들인데 내가 놓치고 살았다는 것을 깨닫게 된 프로그램이었다”고 <가톨릭뉴스 지금여기>말했다.
앞으로 북콘서트는 두 번 더 진행된다. 오는 9월 23일 “중독과 성장”을 주제로 서울도서관에서, 11월 20일에는 “웃음치료”를 주제로 서울시민청 태평홀에서 열린다. 참가비는 무료며, 참여는 바오로딸 인터넷 서점이나 전화(02-944-0855)로 행사 전에 신청하면 된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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