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주의 창] 가장 효력 있는 통교 수단 ‘진실’ / 민남현 수녀
발행일 : 2012-04-08 [제2790호, 31면]
‘진실’만큼 감동을 주는 것이 또 있을까? 소통이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요즘, 진실은 다른 모든 수단에 앞서 가장 효력 있는 통교 수단이다. 진실 앞에선 어떤 실수와 잘못도 용서받을 수 있고 분열된 마음들이 한마음으로 뭉칠 수 있다. 진실은 우리에게 삶의 의지와 희망을 솟아나게 하는 힘이기 때문이다.
점점 깊어만 가는 우리나라의 어두운 사회적·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진실함’이라 생각한다. 정으로 무장된 우리 국민의 정서는 진실이 소통될 때 나라의 큰 어려움을 기꺼이 함께 지고 갈 수 있는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멀지 않은 과거, IMF 외환위기를 기억한다. 우리는 그때 나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인 결혼예물, 아이들의 돌반지를 기꺼이 내어놓던 눈물 나게 착한 우리 국민의 마음을 보지 않았던가!
솔직하지 못한 홍보만화
진실에 대한 목마름이 갑자기 더 절실한 이유는 얼마 전에 중대한 정책을 알리는 홍보만화를 보고 우리 현실의 심각성을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미 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표현이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만화를 들여다보았다. 아, 참담함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순간이었다. ‘레몬, 오렌지, 치즈 등의 착한 가격으로 피부가 좋아지고, 다이어트하고…. 미국산 화장품, 가방 등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마음껏 멋내고…. 외국인 투자증대로 일자리가 늘어 취업에 성공하고….’
이 홍보기사의 출처가 정말 정부일까 의구심이 들만큼 진실함과 진지성이 결여된 소통의 부재가 적나라하게 전달되었다. 빈말에 불과한 외적 부풀림이 적용될 만큼 우리 삶이 단순하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당연히 모든 결정 앞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더구나 나라의 살림살이가 달린 국정을 논할 때 찬반론이 충분히 오고가야 한다. 그래야 속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국민은 각 관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어떤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지 객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진정 중요한 것은 ‘왜?’라는 물음이다. 왜 찬성하고 왜 반대하는지 타당한 논리로 솔직하게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 우리 헌법 제1-2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주인인 국민은 나라의 살림살이를 관리하도록 대표 임무를 맡겨준 이들에게서 바른 정보를 듣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 국민이 이 권리에서 소외된다면 이런 현실은 급히 바로잡아야할 심각한 오류의 현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홍보만화의 문제점
내 마음과 생각은 이 홍보만화 때문에 무척 소란스럽다. 사회 정세에 밝지 않은 한 개인의 의사 표현이 아니라 국가의 중대 정책을 홍보하는 것이기에 그곳에서 진실함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 심각한 위기를 느꼈다.
이 홍보만화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이 사사로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지나치게 축소시켜 삶의 외적 측면만을 부각시킨 비전문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일 이 정책노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서도 이러한 얕은 방식의 홍보를 했다면 국민을 속인 도덕성의 부재이고, 만일 인지하지 못했다면 현실 파악 능력의 부재라 보아야 할 듯하다. 그리고 국민에게 이 정책 노선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소통의 부재현상, 곧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는 공격적 힘이 느껴진다.
또 다른 문제는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나라의 여성들은 나라의 살림살이와 타인의 아픔을 뒷전으로 하고 자신의 외모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속없는 얼간이들이라는 말인가? 여성을 잘 포장된 상품으로 여기는 여성 비하 시각이 다분히 느껴지고, 외모지상주의와 소비주의를 조장하는 건설적이지 못한 생각이 엿보이기에 불안하다. 그리고 특정 소수에게 편중된 이익도 읽혀진다. 이로 인해 웃는 우리의 아들딸이 있는 반면 불이익으로 신음하며 죽을 만큼 힘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아들딸 또한 있음이 기정사실인데 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걸까?
진실한 마음이 오고갈 때 국민은 밝고 행복해진다.
점점 깊어만 가는 우리나라의 어두운 사회적·정치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근본적인 힘은 ‘진실함’이라 생각한다. 정으로 무장된 우리 국민의 정서는 진실이 소통될 때 나라의 큰 어려움을 기꺼이 함께 지고 갈 수 있는 위대한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멀지 않은 과거, IMF 외환위기를 기억한다. 우리는 그때 나라의 경제적 어려움을 함께 극복하기 위해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인 결혼예물, 아이들의 돌반지를 기꺼이 내어놓던 눈물 나게 착한 우리 국민의 마음을 보지 않았던가!
솔직하지 못한 홍보만화
진실에 대한 목마름이 갑자기 더 절실한 이유는 얼마 전에 중대한 정책을 알리는 홍보만화를 보고 우리 현실의 심각성을 직면했기 때문이다.
“한-미 FTA, 우리 딸이 달라집니다.” 시선을 끌기에 충분한 표현이다.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궁금해서 만화를 들여다보았다. 아, 참담함을 온몸으로 체득하는 순간이었다. ‘레몬, 오렌지, 치즈 등의 착한 가격으로 피부가 좋아지고, 다이어트하고…. 미국산 화장품, 가방 등을 저렴하게 구입해서 마음껏 멋내고…. 외국인 투자증대로 일자리가 늘어 취업에 성공하고….’
이 홍보기사의 출처가 정말 정부일까 의구심이 들만큼 진실함과 진지성이 결여된 소통의 부재가 적나라하게 전달되었다. 빈말에 불과한 외적 부풀림이 적용될 만큼 우리 삶이 단순하다면야 얼마나 좋을까. 당연히 모든 결정 앞에서 찬성과 반대 의견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또 해야만 한다. 더구나 나라의 살림살이가 달린 국정을 논할 때 찬반론이 충분히 오고가야 한다. 그래야 속사정을 잘 알지 못하는 국민은 각 관점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어떤 의견을 받아들여야 할지 객관적으로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여기서 진정 중요한 것은 ‘왜?’라는 물음이다. 왜 찬성하고 왜 반대하는지 타당한 논리로 솔직하게 국민에게 말해야 한다. 우리 헌법 제1-2항에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분명히 명시되어 있지 않은가! 주인인 국민은 나라의 살림살이를 관리하도록 대표 임무를 맡겨준 이들에게서 바른 정보를 듣고 선택할 권리가 있다. 국민이 이 권리에서 소외된다면 이런 현실은 급히 바로잡아야할 심각한 오류의 현장이라고 해야 하지 않을까?
홍보만화의 문제점
내 마음과 생각은 이 홍보만화 때문에 무척 소란스럽다. 사회 정세에 밝지 않은 한 개인의 의사 표현이 아니라 국가의 중대 정책을 홍보하는 것이기에 그곳에서 진실함을 읽을 수 없다는 사실 앞에서 심각한 위기를 느꼈다.
이 홍보만화에서 몇 가지 문제점을 볼 수 있는데 그들이 사사로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마음을 더욱 무겁게 한다.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문제를 지나치게 축소시켜 삶의 외적 측면만을 부각시킨 비전문성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만일 이 정책노선의 중요성을 인지하고서도 이러한 얕은 방식의 홍보를 했다면 국민을 속인 도덕성의 부재이고, 만일 인지하지 못했다면 현실 파악 능력의 부재라 보아야 할 듯하다. 그리고 국민에게 이 정책 노선의 강점과 약점을 제대로 보도하지 않은 소통의 부재현상, 곧 일방통행으로 밀어붙이는 공격적 힘이 느껴진다.
또 다른 문제는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이다. 이 나라의 여성들은 나라의 살림살이와 타인의 아픔을 뒷전으로 하고 자신의 외모를 위해 모든 것을 거는 속없는 얼간이들이라는 말인가? 여성을 잘 포장된 상품으로 여기는 여성 비하 시각이 다분히 느껴지고, 외모지상주의와 소비주의를 조장하는 건설적이지 못한 생각이 엿보이기에 불안하다. 그리고 특정 소수에게 편중된 이익도 읽혀진다. 이로 인해 웃는 우리의 아들딸이 있는 반면 불이익으로 신음하며 죽을 만큼 힘든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아들딸 또한 있음이 기정사실인데 이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걸까?
진실한 마음이 오고갈 때 국민은 밝고 행복해진다.
민남현 수녀 (엠마·성바오로딸수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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