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하엘 발트슈타인 지음, 이병호 옮김, 『몸의 신학 입문』, 가톨릭대학교출판부, 2010

 

하느님 사랑의 원형인 남녀 사랑

이번 세미나의 주제가 ‘몸의 신학’이라고 들었을 때 당연히 머릿속에는 그리스도의 몸 또는 교회의 신비체를 다룰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떤 수녀님은 우리의 몸을 기도하는 몸으로 만들어야 하는데 이 주제로 도움 받을 것을 기대하고 있었다.

그런데 첫날 강의를 시작하시는 이병호 주교님의 말씀은 전혀 예상을 뒤엎었고 충격과 놀라움으로 우리의 사고를 수습해야 했다.

몸의 신학을 펼치신 분은 요한바오로 2세 교황님이신데 교황님은 재임 초기부터 ‘수요일 일반 알현’ 시간을 이용하여 이 가르침을 펴기 시작하셨다. 몸의 신학의 주제를 쉬운 말로 요약하자면 모든 남녀가 몸으로 나누는 사랑의 지고한 아름다움에 대한 사색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유는 하느님의 사랑 곧 자기 증여의 원형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하느님의 사랑을 가장 잘 표현하는 것이 남녀의 사랑이라는 것이다.

하느님은 자신을 남김없이 완전히 주시는 분이다. 인간의 사랑도 자신을 내어줌으로써만 성취되고 인격이 완성된다는 진리를 우리는 보고 배우고 있다.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가정의 비극이 어디에서 연유하는가? 배우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사랑이 없는 가운데 이혼부부가 늘어나고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의 슬프고도 고된 삶이 시작되고 있다.

이른바 프로이트의 심리학 이후 여성들에게 임신에 대한 걱정 없이 성을 맘껏 즐겨 자신을 성취하라고 권장하는 성 혁명이 유행한 지 50년이 지났지만 인류사회는 가정파괴라는 비극의 절정에 이르고 있다.

피임약으로 성을 즐기도록 하는 것은 자기 증여의 원리가 아니라 상대를 자기 욕망의 소유로 삼고 지배하려는 비극의 논리인 것이다.

사실 교회 역사 안에서 성에 대한 표현은 금기시되었고 그것이 표현될 때는 항상 부정적이고 죄와 연관될 때였다.

가톨릭의 모든 사제와 수도자들이 정결과 독신의 신분으로 살면서 성의 아름답고 좋은 것을 말한다는 것이 얼마나 설득력 있는 일일지 의문이지만 요한바오로 2세 교황님은 그렇기 때문에 성경의 창조설화의 ‘한 처음’으로 우리의 눈길을 돌린다.

하느님은 당신의 작품이 하나하나 완성될 때마다 ‘좋다’고 하셨고 마지막으로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 나서는 ‘참 좋다’라고 하셨다.

이렇게 아름답고 참 좋은 하느님의 작품이 더 이상 망가지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염원하시는 교황님의 사목적인 심려가 담겨 있고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인류를 위해 시급하고도 핵심적인 가르침이 바로 [몸의 신학]이라는 것을 절절히 깨닫게 되었다.

[몸의 신학]의 원서는 아직 한국어로 번역되지 않았고 교황청 가정평의회 위원인 미하엘 발트슈타인이 [몸의 신학 입문]이라는 저서를 내어 번역되었다. 요한바오로 2세의 [몸의 신학]에 관하여 사상적 배경과 철학적 접근방법, 영성적이며 사목적인 결론에 이르기까지의 개요를 담고 있다.

성가정을 이루기를 원하는 모든 부부와 결혼을 앞둔 젊은 남녀가 이 가르침을 받아들여 인생의 지침으로 삼을 수 있기를 바란다.

- 박문희 고로나 수녀

* 이 글은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 바로가기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