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희 지음, 백승헌 그림, 과달루페 성모님을 만난 후안 디에고, 바오로딸, 2011


나를 변화시킨 순수한 사람 이야기

다 커서 세례를 받은지라 나는 교회 서적을 잘 읽을 수 없었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원인과 결과가 있고 배경과 사람들의 심리묘사를 통하여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일반 소설에 익숙한 나는 하느님 체험과 교회의 삶에 대한 얘기가 주종을 이루는 글들을 읽어 내기가 어려웠다. 하느님 체험도 없거니와 신앙생활이 짧아 그 뜻을 이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늘 “아니 왜 이렇게 책을 불친절하게 쓰는 거야?”라며 불만을 품곤 하였다. 영상 매체도 마찬가지였다. 특히 성인전은 꼭 거짓말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게다가 그들의 일화를 모르면 연결되지 않는 영상들이었다. 사전 지식이 없던 나로서는 재미가 없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 와중에 이 모든 불평을 떨어낼 은총이 나에게 주어졌으니 그것은 과달루페의 성모님에 관한 짧은 영화였다.

지금도 그때 느꼈던 감동을 생각하면 가슴이 뛴다. 후안 디에고의 망토에 새겨진 장미와 성모님의 모습을 보면 지금도 그 감동이 살아 움직인다. 아마도 후안 디에고의 단순함과 순수함이 나에게 필요하였고 그래서 성모님께서 나에게 주신 은총이 아닌가 싶다.

그 영화를 계기로 성인들의 삶을 적극적으로 찾아 읽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교회 서적들을 읽고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었다. 성인들의 삶이 하느님을 알려 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과달루페 성모님을 만난 후안 디에고]는 그림 동화이지만 어른들에게도 어린이와 같은 신앙을 선물하는 좋은 길잡이다. 성모님께서 가난하지만 어린이처럼 순수한 후안 디에고에게 나타나시어 주님의 뜻을 전하게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하느님께서 어떻게 일하고 섭리하시는지를 또다시 느끼게 되었다.

“스승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드님 그리스도이십니다”(마태 16,16)라고 고백한 베드로에게 예수님은 “너는 행복하다. 살과 피가 아니라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그것을 너에게 알려 주셨기 때문이다”(마태16,27)라고 말씀하신다.

하느님을 알게 되는 것은 하느님만이 주실 수 있는 선물이다. 그 선물이야말로 우리에게 참된 행복을 준다. 삶을 형성해 가는 아이들이 후안 디에고와 같은 성인전을 통해 하느님을 알고 그래서 나날이 행복해지기를 기도한다.


- 황현아 클라우디아 수녀

* 가톨릭뉴스 '삶과 신앙'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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