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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바오로딸

[8월의 책장 넘기기] 「평화의 선물」

by 바오로딸 2013. 8. 30.

[8월의 책장 넘기기] 「평화의 선물」

매 순간  ‘평화의 선물’  주고 계신 주님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3-08-25 [제2859호, 16면]


 

‘주님 저를 평화의 도구로 써 주소서…슬픔이 있는 곳에 기쁨을 가져 오는 자 되게 하소서.’


신자로 살아온 30여 년 동안 주님을 위해 산다고 하면서 얼마나 많은 욕심과 이기심을 채우느라 급급했는지, 입버릇처럼 부르던 성 프란치스코의 기도를 잊고 산 지 오래됐다.

기도와 묵상으로 하느님 말씀을 새기며 산다고 다짐했으나 이 책을 읽는 동안 하느님의 자녀로서 책임감 없게 산 나를 직면하게 되었고, 결코 내 자아는 하느님 안에서 자유롭지 못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느님 안에서 진정한 자유로움으로 선택하는 삶을 산다고 했으나, 나는 누구를 위해 선택했는가? 그것은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가?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지는 기회가 된 것이다.

베르나르딘 추기경님의 마지막 인사말 중에 “우리가 진정으로 평화를 누리고 있다면 가장 힘들 때도 자신의 정체성을 잃지 않는 자유를 찾을 수 있으며, 비 본질적인 것을 포기하고 본질적인 것을 끌어안게 될 것이다…우리 자신이 하느님의 도구가 될 것이기에”라는 부분을 읽으며 진정성에 대한 고민도 하게 됐다.

본질적인 것을 바라보고 산다면, 추기경님처럼 억울한 누명으로 고통 중에 있을 때도 “진리가 너를 자유롭게 할 것이다”(요한 8,32)라는 성경구절을 떠 올리며 고통의 순간과 직면할 수 있다는 용기도 갖게 됐다. 특히 이 책을 읽는 여정은 나에게 상처를 준 사람을 용서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묵상하게 이끄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나는 삶에서 ‘최악의 순간’이라고 느끼는 상황에 맞닥뜨렸을 때, 결백함에도 불구하고 무고한 오해를 받아 주변 모두가 나를 죄인으로 몰아붙일 때, 그것을 ‘평화의 선물’로 승화시킬 수 있을까. 우리 삶에서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가 힘겨운 상황과 고통을 하느님의 은총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가 한다.

자신의 어려움과 고통을 ‘하느님의 소리’라 여기며 묵상하고 기도하는 베르나르딘 추기경님 모습이 책을 읽는 동안 보이는 듯해 책 제목처럼 ‘평화의 선물’을 받은 기분이었다.

분명 나에게도 주님이 ‘평화의 선물’을 매 순간 주고 계시리라.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나를 어디로 끌고 계시는지, 본질적인 것을 향해 살아가도록 허락하신 자유로운 선택을, 주님께 기도하며 매 순간 깨어 살아가야겠다.

책을 읽는 동안 잠시 사람으로 오신 예수님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었다.



책갈피

하느님께서 내게 허락하신 은총은 어려운 상황을 잘 받아들이도록 하는 힘이었다. 특히 허위 고소 사건 때 그랬고, 지금은 암으로 그렇다. 이런 것이 바로 그분이 내게 허락하신 평화의 은총이다. 그 보답으로 나는 투병하는 이들이 하느님 평화를 누리며 힘든 시기를 잘 견뎌나가게 도움을 주고 싶다.

- 본문 111쪽 중에서


조정옥(‘신심서적33권읽기’ 도서선정위원회 위원)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57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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