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크 성가의 순수, 거룩함을 노래하다

앙상블 '바흐솔리스텐서울', 바로크 성가 앨범 '예수 나의 기쁨 발매'

<평화신문> 2014. 01. 12 발행 [1248호]  


▲ 12월 30일 명동성당에서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대주교 등이 함께한 가운데 오늘날 교회음악의 원천이라고 평가받는 바로크음악을 연주하는 바흐솔리스텐서울 연주자들.

 

지난 12월 30일 저녁,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 성탄시기가 깊어가는 대성당에서 '바로크 성가'를 감상하는 모처럼의 자리가 마련됐다.

 성탄하면 대개 캐럴을 연상하지만, 교회음악의 원천이라는 찬사를 받는 바로크 성가를 듣는 기쁨도 만만치 않았다. 게다가 교구 선교문화봉사국 해외선교후원회 주최로 교구장 염수정 대주교와 함께하는 해외선교 후원 미사이자 음악회여서 더욱 뜻이 깊었다.

 음악회의 주역은 '바흐솔리스텐서울'(Bach solisten Seoul, 음악감독 박승희). 2005년 창단돼 9년째 바로크시대 음악 앙상블로 활동해온 국내 최정상 고음악 전문 연주단체답게 바로크 성가만 7곡을 매혹적인 선율로 들려줬다. 단원들은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이 망라됐지만, 음악만은 '바로크 시대를 대표하는 성가곡'에 초점이 맞춰졌다. 연주회 직전 바흐솔리스텐서울이 바오로딸에서 출시한 바로크 성가 앨범 '예수 나의 기쁨(Jesu Meine Freude)'에 실린 곡들로, 17세기 초부터 18세기 중반까지 바로크시대 성가가 위주였다. 음악감독 박승희씨의 해설을 곁들인 김선아씨 지휘와 오케스트라(리더 최희선) 연주로 바로크 교회음악만이 갖는 순수함과 거룩함을 표현해냈다.

 특히 이번에 나온 앨범에는 '작은 음악운동'으로 그칠 수 있었던 바로크 음악 운동을 구체적이고도 본격적인 하나의 흐름으로 자리잡게 하는데 기여한 클라우디오 몬테베르디의 '복되도다'(시편 112편)를 비롯해 39세에 요절한 베네치아 교회음악 감독 조반니 안토니오 리가티의 '주님께서 아니하시면'(시편 127편) 등 19곡이 담겨 있다. '주님께서 아니하시면'은 2대의 바이올린과 3명의 성악가가 함께하는, 이른바 '노래하는 콘체르토'로 꼽히는 곡이다.

 뤼벡성모성당 오르가니스트이자 작곡가로 오르간 작품 외에 100곡 이상의 성가를 남긴 디트리히 북스테후데의 가장 유명하고 애창되는 '주님께 노래하여라'도 앨범에 수록됐다. 또 북스테후데와 동시대 인물인 요한 파헬벨의 '마니피캇'도 실려 있는데, 이 곡은 루카복음 1장 46절 이하에 나오는 마리아의 노래로, 르네상스 시기 모테트(무반주 다성 성악곡) 양식에 그리 어렵지 않은 대위법을 구사함으로써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성모 마리아의 기쁨이 가득하다.

 이밖에 수록곡 가운데는 바흐가 자신의 곡 '마태 수난곡'에서 4성부 합창으로 편곡해 사랑받는 가톨릭성가 116번 '주 예수 바라보라', 바흐의 요한 수난곡 11번곡인 가톨릭성가 169번 '사랑의 성사' 등도 새롭게 조명받는 기회였다. 독일 바로크음악의 정점을 장식하는 바흐의 칸타타 78번 '나의 영혼 예수여'에 나오는 소프라노와 알토의 2중창인 '약하지만 부지런히 나아갑니다'도 특기할 만하다.(바오로딸/CD/1만 3000원)

 바로크 성가들은 특히 오늘날 서양음악의 기본 틀이 되는 음악이기에 성탄시기에 열린 이 음악회는 서양 교회음악의 전통과 핵심을 체득하고 재발견하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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