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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바오로딸

‘야곱의 우물’ 창간 20주년…세상과 복음이 만나는 소박한 잡지

by 바오로딸 2014. 2. 21.

‘야곱의 우물’ 창간 20주년…

세상과 복음이 만나는 소박한 잡지

매일 묵상 처음 선보인 성경 잡지, 일상에서 복음 맛들이게 해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한상봉 기자  |  isu@catholic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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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2.20  14:5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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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바오로딸수도회가 펴내는 성경 잡지 <야곱의 우물>이 창간 20주년을 맞이했다. <야곱의 우물>은 1994년 ‘오늘, 지금,

여기서’ 성경 안에 담긴 ‘우리를 위한 의미’를 찾고, 그리스도인들과 대중들, 특히 가난한 이들이 삶과 사회, 역사 안에서

성경 말씀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시작된 잡지다.

잡지 창간에 심혈을 기울였던 홍순흥 아우구스타 수녀(성바오로딸수도회)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이번 사순절

메시지에서 복음만이 영적 빈곤에 대한 실질적인 해독제라고 하셨다”면서, “육신이 배고프면 먹을 것을 주어야 하는

것처럼, 하느님께서는 영적 음식이 마르지 않도록 도우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 수녀는 1994년 잡지를 새로 시작할 때나 지금이나 <야곱의 우물>은 가난한 ‘베들레헴’에 머물고 있으며,

성바오로딸수도회의 창립자인 알베리오네 신부가 “우선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라. 그렇게 한다면 하느님께서

전폭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한 말을 기억하면서 잡지를 만들어 왔다고 소개했다. 이처럼 <야곱의 우물>은

지난 20년 동안 변함없이 단순한 디자인과 소박한 장정으로 가난한 이들에게 주목해 온 대표적 매체였다.

   

▲ <야곱의 우물>은 단순한 디자인으로 만들어 신자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사 읽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사진 제공 / 성바오로딸수도회)

<야곱의 우물>이 가진 또 다른 특징이라면, 책 광고를 제외하면 어떤 기업광고도 싣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다는

점이다. 한때 재정적 어려움으로 기업광고 유치를 고민한 적이 있지만, 협찬자에 의지해 환경과 생명에 대한 캠페인

광고로 대체했다. 이를 두고 홍 수녀는 “우리 수녀들은 <야곱의 우물>을 통해 수익을 올리려는 생각을 처음부터 접었다.

<야곱의 우물>은 창립자의 정신으로 사람들이 복음대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싶었다”면서, 20년째 저렴한 잡지로

남아있음에 자긍심을 보였다. 실제 잡지 가격은 창간 초기와 크게 다르지 않으며, 지금도 2,800원에 보급하고 있다.

누구나 사 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야곱의 우물’이라는 제호 역시 이 잡지의 성격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야곱의 우물’은 예수가 당시 유다인들에게

이방인처럼 취급되었던 사마리아 여인에게 생명의 말씀을 생수처럼 세심하게 전해주었던 장소다. 결국 <야곱의 우물>은

천주교 교우들뿐 아니라 다른 그리스도인과 비신자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잡지이며, 사회에서 가장 소외되고

배제된 이들에게 희망을 전하는 잡지가 되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야곱의 우물>은 창간 당시에 충분히 동료 수도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합의를 얻어 출간했다.

홍 수녀는 “내부 고객인 수녀들을 감동시킬 수 있어야 잡지가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며, 잡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다른 사도직을 수행하고 있는 수녀들이 업무 외 시간에 잡지 발송을 돕고, 틈나는 대로 잡지 선교에 나섰다.

어느 수녀는 시장에 갈 때마다 과월호 잡지를 들고 나가 만나는 사람이 신자든 비신자든 나눠주었다고 한다.

   

▲ 홍순흥 수녀(오른쪽)는 <야곱의 우물>이 20년 되었지만 그 초심을 잃지 않고 계속 잡지를 발간하자고 전했다.

(사진 제공/ 성바오로딸수도회)

<야곱의 우물>은 한국 교회에서 처음으로 ‘매일 성서 묵상’을 싣기 시작해, 다른 잡지에도 영향을 주었으며,

숨어 있는 필자를 많이 발굴해 왔다. 특별히 의미 있는 필자로 <야곱의 우물>에 ‘밥데기 죽데기’라는 동화를 연재한

권정생, 성경을 일상에서 녹여낸 윤인규 · 송봉모 신부, 사회교리를 처음으로 만화로 연재한 박흥렬 화백과 박영대

전 우리신학연구소 소장, 그밖에 공선옥 · 노순자 · 정채봉 작가 등을 꼽았다. 그리고 특별히 창간호부터 지금까지

디자인을 맡아주었던 홍성택 북디자이너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편 <야곱의 우물>은 “삶에 지친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님께 생명의 물을 청했듯이 우리 주변에도 생명의 말씀에

목말라하는 이들이 많다”며,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군부대와 신학교, 교도소와 공소, 해외선교지 등에 잡지를 무상으로

전달해 왔다. 편집진은 특히 한국 교회에서 가장 가난한 교구인 안동교구의 두봉 주교가 창간호부터 고정 독자가

되었다는 사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감사하고 있다.

   

▲ 김수복 대표는 성경에 대한 대중적 읽기와

일상 속에서 살아있는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잡지를 수도회에 제안했다.

(사진 제공 / 성바오로딸수도회)

처음에 성바오로딸수도회에 <야곱의 우물> 제작을 제안했던 김수복 대표(일과놀이 출판사)는 “신자들의 신앙이 생활과 분리되어 있는 현실이 안타까웠고, 가정과 사회와 인류를 위해 의미를 던져주는 잡지의 필요성을 느꼈다”면서 “올바른 앎이 있어야 올바른 신앙이 있고, 올바른 신앙이 있어야 올바른 신앙생활이 있다”고 말했다. 창간 초기부터 10년간 편집기획위원을 맡았던 김수복 대표는 “신자들이 성사와 주일 강론에만 의지하면서 성경 공부를 하지 않는다”며 “일상 속에서 성경을 읽고, 묵상하고, 기도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홍순흥 수녀는 “우리는 대단한 성공을 위해 잡지를 만드는 것이 아니다”며 “우리의 약함을 인정하면서 예수의 제자로서 거룩한 삶을 통해 잡지 안에 거룩함이 배어나오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가톨릭뉴스 지금여기 http://www.catholicnews.co.kr>

http://www.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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