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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바오로딸

20주년 맞은 가난한 이들의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by 바오로딸 2014. 2. 20.

20주년 맞은 가난한 이들의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연합뉴스 2014/02/19>

스무돌 맞은 가난한 이들의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스무돌 맞은 가난한 이들의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서울=연합뉴스) 창간 20주년을 맞은 바오로딸 출판사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바오로딸 제공)
 

"'따로국밥' 신앙에서 벗어나 복음 제대로 알아야죠"

 

(서울=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성경에 나오는 야곱의 우물은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支派)를 낳은 야곱이 아들들과 함께 마신 우물이다.

신약을 보면 버림받은 사마리아 여인이 예수와 만난 생명의 장소이기도 하다. 예수는 야곱의 우물가에서 이 여인을 통해 이방에 복음을 선포한다.

소외되고 가난한 이들과 복음을 나누는 것을 목표로 출발한 월간지 '야곱의 우물'(바오로딸 출판사)이 올해 3월호로 창간 20주년을 맞는다. 바오로딸은 국제 가톨릭수도회인 성 바오로딸 수도회의 출판사다.

작은 크기로 발행되는 '야곱의 우물'은 신자들이 신앙과 삶을 일치시키지 못하고 '따로국밥' 같은 신앙생활을 하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이들이 뜻을 모아 1994년 창간했다.

1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창간 주역들을 만났다. 김수복(70·일과놀이출판사 대표) 초대 편집기획위원과 초대 편집장 홍순흥 수녀(75)다. 이들은 "'야곱의 우물'이 가난한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대표적 매체라고 자부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난한 이들과 늘 함께 한다는 취지를 살려 창간 당시 책값을 1천 원으로 책정했고 지금도 2천800원만 받는다.

교회 안에서는 물론 천주교 바깥에까지 이름난 잡지로 자리잡았지만 출발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처음에는 잡지를 낼 엄두도 못냈어요. 출판사를 하고 있었기에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었죠. 더구나 '더 재미있게'란 대세를 거슬러 성경잡지를 낸다는 건 생각도 못했습니다."(홍순흥 수녀)

이런 어려움을 무릅쓰고 왜 '재미 없는' 잡지를 굳이 만들었을까.

"신자들도 가정과 사회, 국가, 인류 공동체의 구성원입니다. 따라서 일상의 삶과 현실이 신앙의 터전입니다. 강정 해군기지, 밀양 송전탑, 철도·의료 민영화 논란 같은 사회 문제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그는 "가톨릭 신자들이 주일성사와 신부의 강론에만 의지하면서 성경공부는 거의 안 하는 게 현실입니다. 신앙 내용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신앙생활을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라고 말했다.

 

스무돌 맞은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창간 주역들
 
스무돌 맞은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창간 주역들
(서울=연합뉴스) 창간 20주년을 맞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 창간 주역 김수복(70·오른쪽) 초대 편집기획위원과 초대 편집장 홍순흥 (75) 수녀. (바오로딸 제공)

 

목사와 설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개신교 내부의 자성의 목소리와 같은 문제 제기다.

'야곱의 우물'이 성경 묵상, 신앙과 삶을 연결시키는 것에 힘써 온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런 편집 방향에 맞춰 잡지 구성은 매일성경묵상과 다양한 칼럼, 표지 이야기 등으로 돼 있다.

책값이 싸다고 필자와 내용도 그럴 거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전·현직 필진을 보면 작가 공선옥씨와 고 권정생 선생, 박재동 화백, 성염 전 주 교황청 대사, 서강대 신학대학원 교수인 송봉모 신부 등 유명 인사들이 많다.

강산이 두 번 변할 정도의 세월이 흐르다 보니 재미있는 일화도 적지 않다.

전화로 독자를 관리하는 일을 맡은 수녀는 목소리가 곱기로 유명하다. '한 번 걸려든' 독자는 여간해선 빠져나가지 못하는데 이 수녀의 나이는 칠순이 훌쩍 넘었다.

1호 정기구독자는 초대 안동교구장을 지낸 두봉 레나도 주교다. 한국천주교에서 가난한 교구의 하나로 여겨지는 곳에서 제일 먼저 정기구독자가 나온 것도 의미가 깊다고 바오로딸 관계자들은 전했다.

잡지에 실리는 광고는 책 광고와 공익성 협찬광고가 전부다.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잡지에 돈을 받고 기업광고를 싣는 건 적절치 않다는 생각에서다.

홍순흥 수녀는 "모든 게 넘쳐나고 아름다운 것도 많은 세상이지만 '야곱의 우물'은 화려하지 않은 처음 모습으로 남아 있다"며 "성서가 영적 빈곤의 해독제라는 교황 프란치스코의 말씀을 명심해 초심을 잃지 않고 할 일을 더욱 충실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kong@yna.co.kr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4/02/19/0200000000AKR20140219185400005.HTML?from=sear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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