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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4년 3월호 창간호를 시작으로 올해 20주년을 맞는 「야곱의 우물」
이지혜 기자 |
"「야곱의 우물」은 가난한 이들을 위한 작고 소박한 성경묵상 잡지로서 척박한 삶의 현장에서 성경을 알아들을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해왔습니다." 바오로딸이 성경을 삶과 사회 안에서 묵상, 실천하도록 돕기 위해 창간한 성경잡지 「야곱의 우물」이 창간 20주년을 맞았다. 초대 편집장 홍순흥(아우구스타, 성바오로딸수도회) 수녀는 2월 19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바오로딸서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90년대, '더 재미있게 더 대중적으로' 만드는 게 잡지사들의 구호였던 시절, '누가 성경잡지를 보겠느냐'고 우려했다"면서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영적으로 굶주린 이들에게 영적 양식을 나누기로 하고 창간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 함께한 초대 편집위원 김수복(요셉, 일과 놀이 출판사 대표)씨는 "올바른 앎이 있어야 올바른 삶이 있고 신앙생활이 있다"면서 "잡지는 '매일 성경묵상'을 중심으로, 전례에 따른 매일의 복음을 날마다 묵상하며 가정과 사회 안에서 복음을 살도록 이끌어왔다"고 설명했다. 김씨는 성바오로딸수도회에 처음 잡지 창간을 제안했던 평신도 신학자다. 1994년 3월호를 창간호로 첫발을 내디딘 「야곱의 우물」은 신앙과 삶이 조화를 이루고, 교회 가르침에 비추어 사회 문제를 식별하는 눈을 기를 수 있는 글을 싣는 데 주력했다. 남북한 화해를 담은 연작 동화(고 권정생 작)를 비롯해 사회교리 만화, 시사만화가 박재동의 '사는 이야기' 등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세상 안에서 성경을 실천하는 숨겨진 얼굴들을 찾은 것도 하나의 성과다. 재정난에 허덕이면서도 이윤을 생각하지 않고, 기업광고 대신 생명과 평화의 메시지가 담긴 캠페인성 광고를 게재한 것도 의미 있는 실천이었다. 김수복 편집위원은 "환경, 생명, 인권, 부와 가난 등 사회 현실을 성경과 교회 정신 안에서 비춰주는 다양한 주제의 칼럼을 실어왔다"고 설명했다. 홍 수녀는 "아름답고 좋은 것이 넘쳐나는 시대에 「야곱의 우물」이 소박한 형태로 지금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 의탁했기 때문"이라며 "「야곱의 우물」은 더 멋있게 (보이게 하기 위해) 진일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잡지를 잘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자신이 먼저 성경 말씀대로 살고 있느냐는 것"이라며 "거룩하고 겸손된 마음으로 가난한 이들 속으로 들어가 진리와 사랑의 수로 역할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는 것이 우리 과제"라고 밝혔다.
이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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