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선정도서는…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7-13 [제2903호, 17면]

 

‘가톨릭독서문화운동-제2차 신심서적33권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지난 6월 26일 모임을 갖고, 8월의 도서로 2권의 책을 선정했다. 도서선정위원회는 지난 7월과 마찬가지로 휴가와 방학기간이 집중된 8월에는 소수의 책을 선정하기로 결정했다.

선정된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을 맞아 그를 조명하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와 「프란치스코 교황」이다.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강론을 모아둔 책으로 그분의 말씀과 그에 따른 실천을 직접적으로 묵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교황의 행보를 다각도로 분석함으로써 프란치스코 교황의 인간됨과 그 속에서 세속을 이해하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유머를 발견할 수 있다는 의견에 따라 결정됐다.



■ 교황 프란치스코, 자비의 교회 / 교황 프란치스코 저 / 줄리아노 비지니 엮음 / 김정훈 신부 역 / 바오로딸

교황 프란치스코가 즉위 후 펼쳐 왔던 강론들이다. 그의 강론 속에는 가난하고 소박한 교회를 위한 지향은 물론, 신앙을 사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당부의 말이 담겨있다.

교황 프란치스코는 사랑이 없는 교회와 사회, 경제 논리에만 집중된 자본주의, 효용 가치에 따라 소비되고, 버려지는 폐기의 문화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복음의 기쁜 소식을 올바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하느님의 ‘자비’를 강론을 통해 전달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가장 어렵고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해야 한다는 기본적이고 단순한 이야기가 각박한 삶에 내몰린 우리에게 위로를 건넨다.

교황 방한을 기다리며, 교황이 지금 우리 교회와 사회 속에서 실현하고자 하는 비전을 살펴보고,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교회에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 프란치스코 교황 / 위르겐 에어바허 저 / 신동환 역 / 가톨릭출판사

지금까지의 교황들과는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교황 프란치스코. 저자는 바티칸 출입기자로서 프란치스코 교황 즉위 후 1년여의 남다른 여정을 쫓아가면서 그의 생각과 영성을 드러내고 있다. 책의 부제처럼 “힘내!”라고 하기 전에 먼저 안아주는 교황의 모습이다.

‘평발’임에도 불구하고 대중교통을 좋아하고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닌다는 검소하고 친근한 모습, 머물러 있는 교황이기를 거부하고, 인자한 개혁가로서의 면모를 보이는 모습 등 프란치스코 교황의 실생활에서의 모습이 눈에 그려지듯 펼쳐진다. 다양한 일화와 다수의 컬러 사진들이 생동감과 친밀감을 더했다.

더불어,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을 지근거리에서 만난 발터 카스퍼, 쿠르트 코흐, 칼 레만 등 추기경들의 목소리를 통해 그를 더 가깝게 만나 볼 수 있도록 한다.



 

[나의 독후감]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6-22 [제2900호, 17면]

 


「희망의 기도」를 읽고

베트남의 구엔 반 투안 추기경님의 옥중 서신 ‘희망의 기도’. 투옥이라는 절박한 현실 앞에서도 사제의 본분을 지키기 위해 끊임없는 묵상과 기도를 이어나가신 추기경님의 글은 그 한 글자 한 글자의 무게감이 매우 무겁게 느껴지는 글입니다.

이 책은 거의 ‘기도문’ 형식으로써, 주님을 향한 열성적이고 참회적인 글들이기 때문에 독자 자신이 마음의 준비 상태가 거룩한 상태에서 읽을 수만 있다면 많은 은총을 받을 수 있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후 과거로 돌아가지 않으셨습니다.”

“비겁한 신앙인은 ‘반쪽 그리스도인’입니다.”

결코 부담스럽지도,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은 글들을 되새기면서 우리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일수록 예수님을 관상하면서 그분의 가르침들을 따라야 함을 본받게 됩니다.

신앙지식은 지혜



「그러니 십계명은 자유의 계명이다」를 읽고

책을 덮는 순간 행복했다. 나 혼자 읽는 것이 안타까울 정도였다. 책을 읽으며 반성과 회개, 나를 돌아다보는 참 여유로운 시간을 누린 것 같다.

나는 감히 간절히 기도드린다. 책 읽는 계기로 선교도 할 수 있게 되기를 빈다. 아들과 딸이 꼭 이 책을 읽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며, 청년부도 이 읽기운동에 참여하며 깨어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

이 책을 읽으며 지난 시간, ‘봉사하면서, 말과 행동으로만 참 분주했었구나’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책 속에서 주님을 만나듯 나는 조용하고 차분해졌다. 무엇보다도 회개하는 시간, 나를 들여다보는 좋은 계기가 되어 감사드린다.

이후 내가 인도하는 예비신자를 위해 묵주기도 5단을 봉헌했다. ‘이 좋은 친구를 당신께 봉헌하오니, 함께 신심서적 읽기를 해서 꿀같이 단 주님 말씀을 꼭 전하게 해주세요’라고 기도했다.

그 예비신자에게 나는 ‘신심서적33권읽기’에 관해 소개하고 내가 읽은 책도 빌려줬다. 티타임을 가지며 나눈 대화 중 나는 접착식 메모지에 써서 주방벽면에 붙여둔 성경 구절도 읽어주며 공감대를 나눴다. 우린 앞으로도 계속 이런 시간을 가지겠다고 서로 약속했다.

독서운동에 참가한 여러분들께도 부탁드린다. 이 예비신자를 위해 함께 기도해주길. 나 또한 끊임없이 기도할 것을 예수님께 약속드린다.

손동숙(유스티나·수원교구)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61695&ACID=710&S==

 

http://www.pauline.or.kr/bookview?code=07&subcode=04&gcode=bo0022173 

[나의 독후감] 「세상 속 신앙읽기」를 읽고

어두움도 아우르는 희망의 열쇠 하느님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3-23 [제2887호, 16면]

 

하느님을 믿는 한 신앙인으로서 나름대로 열심인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하느님에 대한 사랑과 믿음에 충실하며, 많은 것을 알고 있는 냥 보이지 않는 교만 속에 살아 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신부님의 글을 읽으며 열심인 신자 행세를 하지 않았나 하는 자각을 다시 한 번 해본다.

세속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신앙적인 본질이 우리 운신의 폭을 제약하는 것으로 느낄 수 있지만 하느님의 그 깊은 심연에 숨어있는 사랑이야말로 누구도 범할 수 없는 희망의 메시지가 아닌가 생각된다.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면서 흘려버리고 미처 생각지 못했던 다양한 글을 통해 어떻게 하느님을 느끼며 다가서야 하는지 의문점들을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리며, 세상 속의 삶 속에서 잃어버리기 쉬운 하느님의 사랑 잊지 않길 다짐해본다.

빛의 이면에 숨어있는 어두움도 아우르는 희망의 열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나의 독후감] 「주름을 지우지 마라」를 읽고

“나는 너희를 꽃처럼 키웠다”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3-23 [제2887호, 16면]

 

오래 전 알고 있던 지인으로부터 이제민 신부님의 ‘교회-순결한 창녀’라는 책을 추천 받았다. 제목만으로도 자극적인 책, 내용은 제목만큼 자극적이지는 않았다. 중간 중간 읽다가 후일을 기약하고 덮어 두었다. 책이라는 것이 당장은 읽기가 곤혹이지만, 가끔 시간이 그것을 해결해 주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런 부산 출장 길, 카페 회원님의 독후감을 읽고 용기를 내어 완독에 도전했다.

밀양에 위치한 명례성지를 지키시며 그곳을 방문하시는 어르신 신자들과 연로하신 부모님에 대한 내용이 묵상의 주제였다.

부모님을 생각하면 항상 마음이 애틋하다. 어렸을 적 먹을 것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신 엄마는 어쩌다 형제들이 집에 온다하면 음식을 만드시느라 부산스럽게 움직이신다. 그분에게는 맛있는 음식을 자식들에게 주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의 표현인 것이다. 언젠가 말씀을 많이 아끼시던 아빠가 불만 가득한 자식들에게 한숨을 쉬며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그래도, 나는 너희를 꽃처럼 키웠다.”

부모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부모님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워 주신 신부님께 감사드린다.

KTX가 밀양역을 지날 때 창밖을 유심히 살폈다. 혹 명례성지가 보일까 싶어서.


하중(pure2013com)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60259&ACID=710&S= 

4월의 선정도서는…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3-16 [제2886호, 16면]

‘가톨릭독서문화운동-제2차 신심서적33권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지난 2월 27일 모임을 갖고, 4월의 도서로 3권의 책을 선정했다.

「21세기 신앙인에게」는 어려운 사회교리를 쉽게 풀어줌으로써, 현대를 사는 신앙인들의 신앙적 성숙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유로, 「당신을 축복합니다」는 신앙의 기쁨이 기본적인 신앙의 토대임을 밝히며, 진정한 축복의 의미를 확인하는 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는 점에서, 「희망의 기도」는 우리에게 생소한 베트남교회의 현실을 조명하는 기회와 함께, 절박한 상황에서도 희망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일깨워주는 따뜻한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는 의견에 따라 선정됐다.


희망의 기도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우엔 반 투안 추기경 저

오영민 역 / 바오로딸

베트남의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우엔 반 투안 추기경이 13년간 옥중에서 쓴 짧은 묵상글과 기도시들을 모은 책이다.

옥중의 13년 동안 자신을 지지하고 격려해 준 은인과 협력자들을 위해 간수가 준 종잇조각에 썼던 짧은 묵상글과 기도시 90편을 7가지 주제로 담았다.

옥중이라는 절박한 상황에서도 저자는 희망의 기도를 봉헌한다. 그는 복음에 대한 열정과 선교 열의, 젊은이들에 대한 꿈과 희망, 이웃과 나누는 친교와 사랑의 열매, 성모님의 손길, 성인을 닮아 살려는 열망, 기도생활과 신앙생활, 참 신앙의 본질과 인생의 의미가 무엇인지 돌아보게 한다.

간결한 문체 속에 드러난 희망의 기도가 현대를 사는 우리에게 영혼의 샘을 찾아가는 기쁨을 선사한다.


21세기 신앙인에게

유경촌 주교 저 / 가톨릭출판사

이 책은 책 제목처럼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 신앙인들에게 보내는 신앙적 성숙을 향한 지침서와 같은 역할을 한다.

혼란스러운 사회 안에 갇힌 지금 우리들에게 성숙한 신앙인으로 살기 위해 각자의 삶 안에서 어떠한 개인적, 사회적 실천이 필요한지, 그 방법은 무엇인지를 일깨워주고 있는 것.

무엇보다 사회교리를 제대로 알고 실천하는 것은 단순히 공동선 추구뿐만 아니라 개인의 신앙과 인격의 성숙이 뒤따른다는 것을 밝히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이 책은 생소하고, 어렵기만 했던 사회교리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 속에서는 자신만의 ‘개인 윤리’를 넘어서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녀야 할 ‘사회 윤리’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고 성숙시키는지를 일러주고 있다.

당신을 축복합니다

곽승룡 신부 저 / 성바오로

이 책은 속력을 내며 빠르게 달려가는 우리 사회 발전상 뒤에 감춰진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으로 축복을 제시한다.

세대 간의 갈등, 남녀의 차별, 청소년들의 미래불안과 입시경쟁, 대학생들의 취업난, 높은 이혼율, 낙태, 자살 등 끝없는 아픔들 속에 메말라 버린 우리들에게 축복을 불러보라고 권한다.

저자는 축복은 세상이 생긴 처음부터 존재했고, 우리는 모두 축복을 안고 태어났으며 축복을 계속 이뤄가도록 부름을 받았다고 말한다.

그동안 어둠에 눈이 가려 보지 못했던 우리에게 부여된 축복을 다시 불러내보자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은 고요한 가운데 알아차리고 믿고 사랑하는 축복의 삶이 충만한 삶의 기쁨, 신앙의 기쁨을 열어줄 것이라는 점을 밝히고 있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60192&ACID=710&S= 



[2월의 책장 넘기기] 「세상 속 신앙읽기」

“현실의 신앙문제 풀어가는 길잡이”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2-09 [제2881호, 17면]


 

가끔은 내가 사는 세상이 어떤 세상인지, 내가 진정으로 이 세상에서 찾고 있는 것은 무엇인지 묻고 싶어질 때가 있다. 사람에게 상처받고 실망할 때, 계획했던 일이 실패하고, 사는 게 재미없어질 때 우리는 폭주기관차처럼 살아온 인생을 멈추고 인생의 물음 앞에 서고 싶어 한다. 하지만 쉴 줄 모르고, 물음에 답을 찾는 일에도 서툰 우리는 멈추고 싶어도 멈출 수 없는 자신을 발견하고 당혹스러워 한다.

인간은 무엇인가 확실히 믿을 수 있는 구석이 있어야 안정과 평화를 누린다. 내가 지닌 신념이 나를 든든하게 지탱해주고, 희망을 갖고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줄 거라 믿기 때문이다. 종교가 삶의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준다고 많은 이들이 믿지만, 때로 종교가 참된 내적 평화보다는 현실도피를 위한 아편 같은 것으로 전락할 위험도 없지 않다.

이 점은 가톨릭 신자들에게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신자들이 내가 믿고 있는 가톨릭 신앙의 깊이와 맛을 보기보다는 믿음 행위가 내 삶을 어떻게 치유하고 위로해줄 수 있는지에 더 관심을 갖는다. 사는 게 힘들 때는 신앙이 힘이 되지만, 삶이 평온해지면 신앙이 여가생활의 일부가 되거나 일상의 변두리로 밀려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제로 살면서 신자들의 삶을 곁에서 지켜볼 때마다 그들의 고민이 내 고민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끼곤 했다. 그래서인지 내가 겪은 삶과 신앙의 문제들을 풀 수 있게 해주었던 신학적 고민들이 신자들에게도 현실의 신앙 문제를 풀어내는 새로운 관점을 제공해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보고 싶었다.

「세상 속 신앙 읽기」는 이런 면에서 가톨릭 신자들이 이해하기 힘든 교리나 성경에 대한 지식보다는 세상 속에서 살아가는 ‘나’를 솔직하게 만나는 일부터 시작한다. 세상 속에서 겪는 현실적인 물음으로부터 왜 내가 하느님을 찾는지, 내가 속해 있는 교회 안에서 부딪히는 신앙과 교리들이 내 인생에 왜 중요한지 묻는다. 내가 가톨릭 신자로서 세상에서 나와 다른 종교적 신념을 지닌 이들과 어떻게 대화하고 함께 살지도 묻는다.

믿음이란 세상을 등지고 세상 밖의 하느님을 찾는 것이 아니다. 세상을 구원하시고자 세상을 당신의 육(肉)으로 취하신 하느님과 함께, 세상의 죄와 죽음을 짊어진 예수의 십자가에서 하느님의 평화와 희망을 역설적으로 찾아내는 순례의 여정이다. 「세상 속 신앙 읽기」는 신앙의 정답을 주기보다는 스스로 신앙에 물음을 던지고 찾아가는 길을 보여주고자 한다. 신앙을 잃고 방황하는 이들이나, 교회에서 상처 받고 길을 잃은 이들, 좀 더 넓은 관점에서 세상과 교회를 바라보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이 책이 작은 믿음의 길잡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책갈피

“믿는다는 것은 나한테 익숙한 삶에 변화를 촉구하는 힘든 도전일 수 있지만, 내가 사는 이 세상에 발을 띠고, 눈에 보이지 않는 희망을 볼 수 있는 새로운 ‘눈’을 갖는 아름다운 체험이기도 하다. 한마디로 ‘제3의 눈’을 갖는 것이다. 내가 어려서 보지 못했던, 때로는 나이가 들어서 가려졌거나 스스로 보고 싶지 않아 눈을 감아버린 눈을 다시 뜨는 것이다.” (본문 9쪽 중)


송용민 신부(세상 속 신앙읽기 저자)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59433&ACID=710&S= 

[나의 독후감]「주름을 지우지 마라」를 읽고

늙음은 하느님의 신비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2-09 [제2881호, 17면]


 

늙음은 축복이며 늙음을 받아들이면서 비로소 인생은 완성된다는 늙음의 미학, 그러나 우리 시대를 잘 풍자한 요즘 유행하는 노랫말에 노인들의 마음은 더 처량해지려한다.

“내 나이가 어때서 사랑하기 딱 좋은 나이인데…”

요즈음 부쩍 늘어난 노년층이 즐겨 부르면서 스스로를 위로한다. 그런데 며느리들은 이렇게 바꿔 부른다 한다.

“네 나이가 어때서 딱 죽을 나이인데…”

이런 노래를 듣는 노인들은 늙음이 주님의 축복이라면서 하느님의 선물로 마냥 기쁘게만 받아들이기가 쉽진 않을 것 같다. 그래서 더 젊어지고 싶어 주름살도 없애고 열심히 체력단련도 한다. 저자는 주름을 지운다는 것은 연륜으로 쌓은 인생을 지우는 것으로 스스로 자기 인생을 부정하는 것이라고 단호히 말하고 있지만, 그렇게 부정적인 시각으로만 볼 수만은 없는 이유들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죽음이 인생의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것, 하느님이 인간을 불멸의 존재로 창조하신 것을 깨닫지 못하기에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하루를 죽음을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죽음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임을 안다면 자신을 비울 수 있고 자기를 둘러싸고 있는 모든 것에서 자유로울 수 있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코헬렛서, 지혜서를 묵상해 보면 우리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길이 보이게 되고 자신의 젊어지려는 허망한 욕망은 자연히 상쇄될 것이다.

늙고 죽음에 너무 호들갑 떨 필요가 없고 미화시키지도 말며 예찬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 죽음도 현재가 되니까 지금 제대로 하느님의 뜻에 맞는 내적인 삶을 살면 죽음도 우리에게 자연스럽게 조용히 찾아오지 않을까?

‘나는 누구인가?’라는 근원적인 물음으로 자신을 성찰하고 삶의 순간마다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가’ 하는 물음으로 본래의 모습을 잃지 않는 중요한 자각을 할 수 있다면, 그래서 저자의 바람과 마찬가지로 나도 죽을 때 “하느님 감사합니다”하는 기도로 세상을 찬미하며 눈감을 수 있을 것이다.


2월의 선정도서는…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1-19 [제2879호, 16면]

 

‘가톨릭독서문화운동-제2차 신심서적33권읽기’ 도서선정위원회는 지난해 12월 27일 모임을 갖고, 2월의 도서로 3권의 책을 선정했다.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는 가장 약하고 낮은 이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인권과 생존, 평화를 위해 목소리를 높인 한 국제 활동가의 현장을 통해 우리가 외면해온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세상 속 신앙 읽기」는 독자들이 신앙생활 중 부딪힐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해 재조명함으로써 신앙을 더욱 굳건히 하는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는 점에서 선정됐다. 또한 「아름다운 노래, 아가」는 성경 아가서에 대한 참신한 접근으로 모든 사랑의 근원인 하느님의 사랑을 발견하도록 이끌어 준다는 점에서 선정됐다.



누가 그들의 편에 설 것인가 - 곽은경·백창화 저/남해의봄날

이 책은 한 국제 활동가의 무대를 그대로 옮겨놓았다.

국제 NGO(비정부간국제기구, non-govern mental organizations) 팍스로마나의 전 세계총장이었던 곽은경(로렌시아)씨는 세계 도처를 누비며, 최소한의 권리조차 상실한 채 살아가는 소외된 우리 이웃들을 만나고, 그들을 ‘우리’라는 동등한 이름 안에 품어내는데 온 힘을 바쳤다.

책 속에 옮겨진 인권 유린의 현장은 참혹했고, 우리의 관심과 도움이 절실해 보인다. 낯선 언어와 건강에 무리를 감수하고서라도 이와 같이 연약하고 낮은 이들의 편에 선 저자의 치열한 삶의 궤적은 우리에게 이들을 위한 진정한 도움이 무엇인지 묻고 있다.



세상 속 신앙 읽기 - 송용민 신부 저/바오로딸

신앙생활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때로는 신앙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책은 세상과 교회의 경계에서 맞닥뜨리는 신앙의 혼란을 해소하고, 신앙 안에 즐거움을 되찾을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는 거창하고 어려운 방법을 말하기보다 편안한 필체로 나 자신으로부터 신앙의 근원을 찾아 나서도록 이끌어준다. 이를 통해 저자는 신앙이란 세상 속에서 하느님의 거룩함을 찾는 여정임을 밝히고 있다.



아름다운 노래, 아가 - 안소근 수녀 저/성서와함께

딱딱하기만 한 성경 속에도 아름다운 사랑의 노래가 숨어 있다. 바로 아가서이다. 우리는 아가서의 열렬하고도 과감한 사랑 이야기를 읽으면서도 아가서의 남녀가 나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하느님이 한 번도 등장하지 않는 아가서가 왜 성경에 포함됐는지 등과 같은 궁금증에 한 번쯤 의아함을 품게 된다.

저자는 이처럼 수수께끼 같은 아가서를 한 구절씩 풀어준다. 이를 바탕으로 이 책은 아가서가 단지 남녀 간 사랑 소설이 아니며, 그 내용 안에서 인간적 사랑의 초석이 세상을 창조하고 인간을 남자와 여자로 만드시며 보시기에 참 좋았다고 하셨던 하느님께 있다는 것을 일깨워주고 있다.


이우현 기자 (helena@catimes.kr)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59212 


[신심서적33권읽기] 1월 선정 도서

「주름을 지우지 마라」의 저자 이제민 신부

“영성은 늙음을 받아들이고 귀 기울여 향하는 데서 무르익죠”

 

발행일 : <가톨릭신문> 2014-01-01 [제2876호, 16면]


 ▲ 이제민 신부는 나이를 먹는 데에도 경지가 있다고 강조하며, 노년의 영성은 젊음 안에 잉태되어 있다고 설명한다.

 

이제민 신부의 책 「주름을 지우지 마라」는 ‘가톨릭독서문화운동-제2차 신심서적33권읽기’의 2014년 1월 선정도서다. 도서선정위원회는 「주름을 지우지 마라」가 나이 듦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는 시기, 인생은 나이와 상관없이 그 자체가 하느님의 아름다운 창조물임을 드러내고 노년의 영성으로 초대하고 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제민 신부는 마산교구 소속으로 1980년 사제로 서품되었다. 1979년 오스트리아 그라츠 대학교에서 신학 석사학위, 1986년 독일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기초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광주가톨릭대학교 교수로 가르쳤으며 여러 본당을 거쳐 현재 명례성지에 살면서 '녹는 소금운동'을 펼치고 있다. 아직 억새가 한창인 초겨울 낙동강 밀양 명례성지에서 저자를 만났다.



“‘구구팔팔이삼사(9988234)’, 아흔아홉 살까지 팔팔하게 살다가 이삼일 앓고 죽는다는 유행어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세른 셋의 나이로 십자가에 못 박혀 고통 속에 처참하게 돌아가신 예수님은 불행한 인생을 사신 걸까요?”

이제민 신부의 자전적 신학 에세이 「주름을 지우지 마라」(이제민 신부 저/239쪽/1만 원/바오로딸)는 누구나 병들고 죽기 마련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정면으로 바라보게 하고 노년의 영성으로 초대한다.

한국사회는 이미 고령화 시대에 진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웰빙과 젊음을 상품화하며 늚음을 기피하도록 부추기는 아이러니한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교회 공동체의 모습도 다르지 않다. 노인들을 위한 다양한 사목이 시도되고 있지만 이들은 사목적 대상일 뿐 주체적인 활동에서 제외되고 있는 현실이다.

“어떤 이는 젊음을 유지하며 건강하게 사는 기술, 치매에 걸리지 않고 노년을 즐기는 시술을 연마하는데 온 시간을 쏟습니다. 하지만 영성은 이런 잔기술을 통해서가 아니라 늙음을 받아들이고 늙음에 귀 기울이며 늙음을 향하여 사는데서 무르익습니다.”

이제민 신부는 사회적으로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힐링과 웰빙 광풍에 대해 우려의 시각을 던진다.

“우리에게는 ‘치유’라는 좋은 단어가 있습니다. 힐링과 웰빙이라는 단어는 상업성이 짙어 보일뿐더러 자기중심적인 단어로 사용되고 있음을 눈치채야 합니다. 나만 치유되고 나만 아프지 않기를 바라는 이기적인 모습들 말입니다.”

이 신부는 예수님을 찾은 병자들의 예를 들어 “예수님을 찾아간 병자들은 ‘힐링’을 위해 찾아갔겠지만 예수님이 함께 기도해 주심은 단순히 육체적인 치유에 그치지 않았다”면서 “고통 중에도 하느님이 계신다는 ‘현존’을 알려주시는 예수님은 우리의 마음까지 치유해주신다”고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야 비로소 보이는 것. 이제민 신부는 ‘나이를 먹는 데에도 경지가 있다’고 말한다. 이는 시간적인 경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책은 “노년의 영성은 나이를 초월하기에 천수를 누려도 얻지 못하는가 하면, 젊은 나이에 얻을 수도 있다”면서 “예수님이 이미 30세에 노년의 영성에 이르신 것처럼 ‘늚음은 젊은 안에 잉태되어 있다’”고 표현한다.

“노인의 경지를 존중하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신부는 “자녀들 역시 부모님의 인생에서 묻어난 것들을 인정하고 함께 있어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노년층을 대하는 젊은이들에게 ‘함께 있음’을 강조한다. 노인을 대우하라는 의미가 아니라 서로가 ‘함께 있음’에서 사랑도 희생도 싹틀 수 있다는 설명이다.

“모든 때에는 제때의 의미가 있으며, 제때에 충실할 때 아름답다.… 10대는 10대에 맞는 얼굴이 있고, 40대는 40대에, 80대는 80대에 맞는 얼굴이 있다. 늙음은 쇠함과 추함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을 완성시킨다.”


이도경 기자 (revolej@catimes.kr)

 http://www.catholictimes.org/view.aspx?AID=258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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