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한|주연 김윤석, 유아인|드라마|한국|2011


점잖게 앉아서 보기에는 너무도 유쾌하고 때때로 눈시울이 뜨거워져서 이리저리 자리를 들썩거리며 볼 수밖에 없었던 영화 <완득이>, 다소 비현실적인 면도 없지 않으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를 두루 비추면서도 대충 얼버무리지 않고 할 말을 하는 이 영화가 마음에 들었다.



척추장애자로서 카바레의 광대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그곳에서 나고 자란 도완득은 어릴 때 집을 나간 어머니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도 없는 열일곱 살 청소년이다. 카바레가 문을 닫자 아버지는 노점상을 시도하지만 그마저도 자릿세와 텃새에 밀려서 전국을 떠도는 유랑극단의 약장사로 길을 나선다. 가출조차도 성립되지 않을 만큼 혼자일 수밖에 없는 완득에게 도저히 외로울 틈을 주지 않는 단 한 사람이 있었으니 그는 바로 담임이자 옥탑방 이웃사촌인 동주. 시도 때도 없이 ‘얌마 도완득!’을 불러대며 사사건건 시비를 걸고 간섭하는 그는 완득에게 원수나 다름없다. 오죽하면 교회에서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라고 간절히 기도하겠는가?

하지만 동주의 거칠고 지나친 간섭은 곧 외톨이 완득이에 대한 사랑의 표현이라는 것이 서서히 드러난다. 가난이 부끄러운 게 아니라 가난을 탓하며 굶어죽는 게 진짜 부끄러운 일이라며 완득에게 진정으로 맞서야할 문제가 무엇인지, 스스로 그것을 극복할 수 있게 도와주는 동주는 완득에게 진정한 인생선배요 스승이다. 자기 재산을 털어서 외국인 노동자들과 마을주민들을 위한 공동체를 세우고, 입시학원으로 변질된 교실에서 학생들이 진정으로 배워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주려는 동주는 어쩌면 지금 우리의 한국사회가 가장 만나고 싶어 하는 선생의 모습인지도 모른다.



이처럼 이 영화는 사건의 내용보다 각 사람들의 됨됨이가 더 많이 기억에 남는 작품이다. 특히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인 완득의 아버지는 이 영화의 인물 중에 가장 성숙하고 겸손한 인격의 소유자다. 비록 돈 때문에 자기와 결혼한 외국 여자라 해도 그녀의 인격자체를 존중했고 완득의 어머니로 받아들였으며, 길에서 떠도는 민구를 거두어 가족이 되었다. 그래서 아버지를 중심으로 한 주변 관계는 공경과 이해, 대화와 화해의 끈으로 이어진다. 빈자와 이민자들을 소재로 한 기존의 영화들이 억지스러운 동정심을 유발하거나 과장된 비극 또는 웃지못할 희극으로 끝나버린 것을 생각해보면, 보다 건전하고 현실적인 감각으로 그들이 바로 우리임을 받아들이게 해준 이 영화가 참 고맙게 느껴진다.



사실 나에게 가장 오랜 잔상을 남긴 것은 이 영화 속의 교회다. 제단 벽의 십자가를 중심으로 믿음, 소망, 사랑이라는 글자만 걸려있을 뿐 단 한 번도 설교자가 등장하지 않는다. 동주와 이주노동자들이 만나는 장소인 이곳은 실제로 교회의 주인이 누구인가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실로 믿음과 희망과 사랑이 살아있는 곳, 가난한 이들과 이방인들의 안식처이며 나눔과 친교가 이루어지는 곳, 완득이가 다니는 교회는 그런 곳이었다.

- <야곱의 우물> 2012년 1월호
김경희 노엘라 수녀

*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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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이한|주연 김윤석, 유아인|드라마|한국|2011


완득이는 문제아입니다. 옥탑방에서 등 굽은 아버지, 모자란 삼촌과 함께 삽니다. 한창 공부해야 할 고등학생이지만 툭하면 쌈박질에, 가출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동주는 그의 담임선생님입니다. 수업을 땡땡이치면 아낌없이 매를 들고, 무료 배식품으로 받은 햇반을 빼앗아 먹으며, 없는 줄 알았던 어머니 이야기를 꺼내놓습니다. 사사건건 자신의 일에 간섭하는 그를 보며 완득이는 기도합니다. “하느님, 제발 똥주 좀 죽여주세요!”



학교와 담을 쌓으려는 제자와 마음의 벽을 허물려는 선생님. 얼핏 보면 앙숙이지만 잘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닐 수 없습니다. 11월 27일자 서울주보에 실린 허영엽 신부님의 글을 보며 떠올렸답니다. 몸 불편한 아버지가 얼마나 성실한 분인지 일깨우는 선생님, 그리고 생김새 다른 필리핀인 어머니를 받아들이는 완득이를요.

“러시아의 유명한 문호(文豪) 톨스토이는 자주 이야기했습니다. “삶의 본질은 육체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 있는 것이다. 우리는 이 세상에 사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을 지나가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시오.””
- <서울주보> 제1821호 2면

말과 행동이 거칠다고 해서 마음까지 사나운 것은 아니지요. 완득이는 내면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키 작은 아버지를 업어야 하는 상황에서도 함부로 불평하지 않아요. 이주노동자들을 돕다 잡혀간 선생님이 걱정되어 경찰서에 찾아갑니다. 아직 서먹서먹한 어머니에게 구두를 선물하며 주저 없이 우리 어머니라고 말합니다. 완득이의 마음속에는 사랑과 그리움이 있습니다.



“지금 내가 보는 것, 느끼는 것, 깨닫는 것, 가진 것, 그것이 결코 전부가 아님을 깨달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것이 있음을 아는 것이야말로 바르게 깨어 있음의 시작이 됩니다. 세상의 것에 너무 기대하지 않고 영원한 삶을 그리워하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 <서울주보> 같은 호, 같은 면

사람 수명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볼 수 있는 것, 가질 수 있는 것도 제한적이고요. 눈에 보이는 것 너머의 무엇, 손에 잡히는 것 바깥의 무엇을 느끼고 움직이는 사람은 그만큼 더 행복하겠지요.

원작은 창비청소년문학상을 받은 소설 『완득이』입니다. 소설도 인기 있었는데 영화에 대한 반응 역시 좋네요. 배우들의 멋진 연기, 명쾌하면서 다채로운 줄거리, 진솔하고 따뜻한 시선을 두루 갖췄기 때문인가 봅니다. 저는 완득이가 어머니에게 새 구두를 내밀던 장면이 가장 감동적이었어요. 비뚤지만 깨어 있는 그를 만난다면 여러분도 행복해지실 거예요.

- 광고팀 고은경 엘리사벳

* 이미지는 네이버 영화에서 가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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