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카 크리파 엮음 | 고준석 옮김 | 150*210 | 320| 16,000

ISBN 9788933112847 03230 | 2017. 8. 30. 발행 



500년 동안 기다려 온 대화


15171031, 독일 아우구스티노수도회의 수사신부요 비텐베르크대학에서 성서학을 가르치던 신학박사 마르틴 루터(Martin Luther, 1483-1546)는 비텐베르크 교회 정문에 가톨릭교회 대사의 오용과 남용을 강하게 성토한 95개조 논제를 내건다.

논제의 목적은 사목자와 학자들 사이에 논쟁을 불러일으키는 것. 하지만 루터가 기대한 대로 전개되지는 않았다. 단순한 종교개혁을 기대했던 이 사건은 정치, 사회, 종교적으로 뒤흔들었고, 이로써 16세기 유럽은 종교개혁의 거센 바람에 휩싸이고 폭력과 분열의 소용돌이에 빠지고 만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재난에서 큰 깨달음을 얻었다. 곧 예수의 제자로서 우리를 일치시키는 것으로부터 다시 출발해야 하고 그것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은 서로 다름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인류의 선과 모든 이를 향한 복음의 진리에 대해 같은 열정을 나눔으로써 가능하다.

2017년은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해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루터의 만남을 통해 서로 다름이 아니라 일치를 위한 공동의 유산을 찾기 위하여 이 책을 출간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하는 가톨릭과 개신교 신자들에게 마르틴 루터의 개혁 정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글을 소개하면서, 끊임없이 개혁하는 교회의 정신을 되새기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들과 마주하게 된다.

이 책의 원제는 Dialogo sulla fede: Un colloquio atteso da cinquecento anni . 제목에 나오듯이 이 책은 대화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마르틴 루터의 대화다.

500년이라는 역사적 시간의 간극을 넘어 서로 다른 시대의 두 사람의 만남을 엮은이 루카 크리파는 그들의 문헌을 통하여 성사시켰다. 500년 전 종교개혁가의 생각과 오늘날 프란치스코 교황의 생각을 서로 비교하면서 살펴보고자 했다.

교황의 문헌과 루터의 문헌 중에 몇 가지를 선택하여 함께 놓고 보는 것은 서로 반대되는 점을 찾아내어 논쟁하려는 것이 아니라 복음에 기초한 공통 정신을 발견하기 위한 것이다. 루카 크리파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차이를 확인하기보다는 같음을 드러내고자 루터와 프란치스코 교황의 글을 나란히 편집했다. 서로 다름이 아니라 일치를 위한 공동의 유산을 찾으려는 것이 바로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본뜻이다.

그리스도교가 갈라선 명분이 되었던 신앙, 의화, 성사 그리고 교회의 부패 등을 주제로 먼 저 루터의 이야기를 듣고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야기를 듣는 형식으로 꾸몄다.

루터의 문장(紋章)으로 널리 알려진 장미 이야기부터 성모님에게 바치는 기도에 이르기까지 일치된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두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시공간적 간격에도 불구하고 같은 것을 추구하고, 믿고, 이야기하는 모습이 놀랍고 신선하다. 마치 500년 동안 기다려 온 두 사람의 대담을 보는 듯 현장감이 느껴진다.

마지막 부분에 개혁교회 세계일치 친교 대표단에게 보낸 프란치스코 교황의 담화문을 넣은것은 교회일치를 위한 엮은이의 강한 의지를 엿보게 한다.

지난 1999, 개혁교회 세계일치와 교황청 그리스도인일치촉진평의회는 의화에 관한 공동 선언문을 발표하고 2013년에는 공동 선언문 갈등에서 사귐으로From Conflict to Communio를 발표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지난 500년 동안 분열된 모습을 보여 온 교회가 일치된 모습으로 나아가려는 다각적 노력의 결과라 할 수 있다.

 

각각의 문헌들을 읽는 독자는 어떤 것이 가톨릭과 루터 사이의 공동의 유산인지, 그리고 어떤 것이 아직 서로를 분리시키는 문제인지 살펴보게 된다. 진정 구원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인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생각하게 된다. 비록 루터와 교황 사이에 시간적 거리가 있지만, 두 인물의 대화를 통해 분명하게 알 수 있는 것은 참으로 인간을 사랑하고 교회를 아끼는 사목적 열정이다.

갈라진 그리스도교계의 현실을 극복하기 위한 길을 찾고 있는 분들이나, 개신교에 대한 편견과 상처를 안고 있는 분, 천주교에 대한 오해와 불신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서로를 위해 기도하면서 함께 걸어갑시다. 우리를 갈라놓는 것보다 일치시키는 것이 더 많습니다.

갈등과 폭력으로 얼룩진 이 세상을 위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함께 실천합시다.”

_프란치스코 교황, 101일 동방정교회 국가 조지아 방문 연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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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교황 바오로 6세 강론집 국내 첫 출간


바오로 6세의 복음/ 바오로 6세 교황 지음/ 바오로딸출판사 펴냄

프란치스코 교황보다 앞서 세상의 갈등을 치유하는데 앞장선 원조 ‘행동하는 교황’이 있다. 지난달 19일 복자(‘성인’의 전 단계) 반열에 오른 바오로 6세(1897~1978) 교황이다. 1963년부터 1978년까지 제262대 교황으로 재임하며 교회 일치, 사회 정의, 세계 평화를 위한 행동에 나섰다.

우선 1965년 예루살렘을 방문해 동방정교회 총대주교 아테나고라스 1세와 만나 서로 포옹한 사건이 유명하다. 바오로 6세는 1천여 년 만에 동방정교회에 대한 파문을 철회했다.

의미 있는 회칙도 많이 발표했다. ‘민족들의 발전’(1967)은 라틴아메리카의 가난한 사람들과 해방신학에 힘을 북돋아줬다. ‘현대의 복음 선교’(1975)는 제3세계의 많은 선교사가 개종을 위한 선교를 넘어 해방과 인간 발전을 위한 투신을 도모하도록 자극했다. 역시 라틴아메리카이자 제3세계인 아르헨티나 출신 프란치스코 교황이 ‘복음의 기쁨’에서 현대의 복음 선교를 13번이나 인용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바오로 6세는 한국 가톨릭에도 응원과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1969년 동아시아에서는 3번째로 김수환 서울대교구장을 추기경으로 임명했다. 1974년 원주교구의 지학순 주교가 유신헌법은 무효라고 선언한 양심선언 사건으로 투옥됐을 때도 지 주교의 옥중서한을 받고 격려했다. 가톨릭농민회를 도왔다는 이유로 유신정권이 안동교구 두봉 주교를 추방시키려 했을 때도 바오로 6세가 나서서 막았다.

바오로 6세는 한국을 방문했던 요한 바오로 2세와 프란치스코, 두 교황에 비하면 국내 신자들에게 조금 생소하다. 그를 다룬 책이 여태껏 국내에 출간된 적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 책은 바오로 6세의 재임 중 복음 강론 24개를 수록했다. 교회가 세상의 발전에 부응할 수 있도록 힘썼다는 점에서 같은 길을 걷고 있는 현 프란치스코 교황의 언행과 비교해 살펴볼 만하다. 248쪽, 1만원.

황희진 기자 hhj@msnet.co.kr

http://www.imaeil.com/sub_news/sub_news_view.php?news_id=56925&yy=2014#axzz3J0eLKdh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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