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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기도

오늘의 기도(4.5)

by 바오로딸 2019. 4. 5.

멀리서 볼 때는 그저 아름답던 숲들이
한 순간 화마에 삼켜져 재가 되고 말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한 그루 한 그루 우리가 살아온
인생살이 그 많던 상처, 옹이진 것들마저
다 데리고 우리 눈에서 사라졌습니다.
뿌연 연기 속에서 쿨럭이는 촌로들
망연한 얼굴로 집터를 바라봅니다.
하룻밤 사이에 치러진 화마와의 전쟁
웅크린 아이처럼 다소곳이 산자락에
기대어 살던 가난한 이들 가슴이 무너집니다.
당신이 주신 것들 도로 거두어 가셨으니
할 말은 없습니다만 맡겨주신 것들
잘 간수하지 못하고 돌보지 못한
저희의 안일한 죄 용서청하오니
쓰리고 아픈 이들 위로하소서.
거두시기도 하시나 주님 당신은
또 잿더미 속에서 다시 새순 돋게 하시고
일으키시니 그 힘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소서. 아멘
_ 전영금 수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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