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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추천

명사와 함께하는 바오로딸 책읽기7 <사랑으로 법을 살다>

by 바오로딸 2020. 11. 10.

<사랑으로 법을 살다>가 주는 위로

무죄변론에 앞장선 변호사 고 김동국 변호사가 남긴 기록 사랑으로 법을 살다를 읽고 법률사무소 HC의 김형찬(가브리엘) 변호사가 소감을 보내왔습니다. 한 인간으로서, 변호사 후배로서 김동국 변호사에 대해 느낀 감정을 담담하고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박혀 돌아가시기 전날 겟세마니에서 이렇게 기도하셨습니다.

아버지, 하실 수만 있으시면 이 잔이 저를 비켜가게 해 주십시오. 그러나 제가 원하는 대로 하지 마시고 아버지께서 원하는 대로 하십시오”(마태 26,39)

수난의 시간 앞에서 예수님께서 하신 이 기도는 나같이 보잘 것 없는 사람들에게 큰 위안을 주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보여주신 인간적인 면모, 그러면서도 결국 주님의 뜻에 온전히 순응하는 모습은 나에게 닥친 고난과 시련에 주님을 원망하고 심지어 주님을 잊기까지 하였던 나조차도 아직 주님께 다가갈 기회가 있을지 모른다는 희망을 갖게 하였습니다. 그리고 아버지의 뜻대로 수난의 길을 걸으신 예수님께서 온 세상을 밝혀 비추어 주셨듯이, 원망과 망각으로 먼 길을 돌아온 나도 오히려 이전보다 더 주님께 의지하고 순응하게 되었습니다.

고 김동국 변호사님의 유고집 사랑으로 법을 살다는 예수님의 기도처럼 이 잔을 비켜가게 해달라는 기도 끝에 아버지께서 원하는 대로의 삶을 살아간 독실한 신앙인이자, 한 가정의 듬직한 가장이며, 후배와 사회에 모범이 되는 변호사가 남긴 글입니다. 그 자신의 표현대로 간이식 수술을 통하여 다시 태어난” 2004년 이후부터 주님께서 부르신 2015년까지의 길지 않은 시간 동안 그 자신과 가족, 그리고 사회를 향해 아버지의 뜻을 밝히기 위해 남긴 발자취가 담겨 있습니다.  

이 책의 첫 이야기는 고 김동국 변호사님이 다시 태어난 직후인 2005년의 글로 시작합니다. 자신이 B형 간염 보균자라는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 다시 태어날 준비를 마친 2004124일까지의 일을 담담히 이야기합니다. 34세의 나이에 간암판정을 받고 몇 차례의 수술을 받았으며 미국으로 건너가 간이식 수술을 받기 직전까지의 이야기들을 최대한의 감정을 절제하고 객관적으로 서술합니다. 마치 제삼자가 쓴 것과 같은 그 이야기의 행간에서 잔을 비켜가게 해달라는 간절한 눈물을 느끼는 것이 나 혼자만이 아니길 바랍니다.

이어서 병마와 싸우며 평범한 삶을 기도하는 나약한 사람의 이야기(1부 평범함 일상이 그립다)를 들려줍니다.

그래도 문득 지치고 힘든 마음이 없을 수는 없다. 언제나 이 불안의 장막을 걷고 살아갈 수 있을까?” 

주님께 의지하며 죽음의 공포를 극복하는 가운데 문득문득 보이는 인간으로서의 당연한 고뇌가 마음을 울립니다. 그리고 그 고뇌의 끝에 말씀으로 세상 만물을 창조하신 하느님의 섭리와 은총을 믿으며, 구원의 길을 기쁘게 걸어가리라는 다짐이 또 한 번 마음을 울립니다.  

이 책에는 법조인으로서 높은 식견을 보여주는 이야기도 담고 있습니다(2부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을 함께 나누며). 관습헌법, 무죄추정 원칙, 상고법원 제도 및 형사 사건 성공보수 약정에 관하여 법조인으로서의 혜안을 보여주며, 편견을 버리고 끊임없이 사유하며 연민과 부끄러움을 가져야 한다는 법조인의 자세에 대해서도 따뜻하게 이야기해 줍니다.

그리하여 어떻든 이성의 법정에서 계속 살아가야 하는 국민들과 함께 기쁨과 슬픔, 희망과 절망을 함께 나누는 직업이 변호사라며 후배 변호사들을 격려합니다.

다음은 자신과 사회에 대한 깊은 성찰의 이야기(3부 가장 소중한 단어, )입니다. 삶을 살아가며 겪는 경험과 사회현상을 바라보며 스스로의 성찰뿐만 아니라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끊임없이 고민하고 사색하는 모습이 어렵지 않게 그려집니다. 

다시 태어나 담담히 주님이 주신 길을 걸어가는 신앙인의 이야기(4부 죽음의 공포에서 건져주신 하느님)는 이어지는 이야기입니다. 고 김동국 변호사님은 그분에 대하여 더 많이 알게 되면서 삶의 의미에 관한 물음에 대해서 만족할 만한 답변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라며 자신이 그리스도를 믿은 이유를 고백합니다. 그리고 주님께서 주신 평화와 위로 속에서 자신이 어떻게 죽음의 공포 속에서도 한 발짝 한 발짝씩 나아갈 수 있는지를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아드님이시지만, 고난을 겪으심으로써 순종을 배우셨습니다라는 히브리서 말씀처럼 자신이 겪는 죽음의 공포가 어떻게 자신을 예수님의 곁으로 가까이 하게 하였는지 이야기합니다.

마지막으로 누구보다 따뜻한 아버지로서 남편으로서의 이야기를(5부 자랑스러운 내 아들, 내 딸) 써 내려 갔습니다. 다시 태어나, 커가는 자녀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느끼게 되는 것은 어렵지 않습니다. 그리고 결혼 25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세월 즐거울 때나 괴로울 때나 성하거나 병들거나 항상 내 곁을 지켜준 마리아에게 감사의 인사를 보낸다는 이 책의 마지막 글은 고 김동국 변호사님의 새로운 인생에 가장 큰 축복이 무엇이었는가를 깨닫게 해 줍니다.

이 책의 각 장의 마지막마다 고 김동국 변호사님과 함께 했던 분들을 통해 그분의 흔적을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습니다. 그분이 얼마나 사랑하고, 사랑받았으며, 축복하고 축복받았는지 따뜻한 글들을 통해 함께 할 수 있습니다.

“‘아버지, 이때를 벗어나게 해 주십시오하고 말할까요? 그러나 저는 바로 이때를 위하여 온 것입니다.”(요한 12,27)  

주님께서 부활을 통해 온 세상을 구원하셨듯이 어쩌면 고 김동국 변호사님의 삶 또한 새롭게 태어난 이후의 삶을 통해 더 빛나는 삶을 사신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은 어쩌면 고 김동국 변호사님의 가장 빛나는 시간의 기록입니다. 그리고 지금도 어디선가 삶에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소망을 놓치지 않고 인간적, 세속적 요구를 자제하면서 순례의 여정을 계속하는우리들에게 작은 평화와 위로를 주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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