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세공 씨, 본지 연재글 엮어 「아내가 입을 열면 나는 귀를 열고」펴내 아내의 헌신
당연히 여기던 남편의 욕심 솔직히 털어놔 자신을 송두리째 내어주면서 진정한 행복 찾는 과정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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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 배금자씨와 남편 손세공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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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곳에나 던져진
양말, 올려져 있는 변기 뚜껑, 부엌 싱크대의 오물….
부부싸움을 일으키는 원인에는 사소한 생활습관이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2007년 여성 1만여 명에게 부부싸움을 하는 가장 큰 이유를 물었더니 가장 많은 이들이 '본인 또는 남편의
생활습관'이라고 답했다. 음주와 흡연, 늦은 귀가로 인한 생활습관 때문에 다툰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가장 많았고, 경제 문제와 자녀 교육문제가
뒤를 이었다.
지난해 평화신문 가정면에 11개월 동안 '우리 부부 이야기'를 연재했던 손세공(비오, 59)씨가 「아내가 입을
열면 나는 귀를 열고」(바오로딸)를 펴냈다. 신문에 실린 글을 다듬고 보완했다.
이 책은 성격이 물과 기름처럼 다르지만 이
세상에서 부부의 연을 맺고 살아가는 이들을 향해 외치는 응원가다. 단순히 부부 십계명, 사랑의 대화법, 부부싸움 화해법을 소개한 처방전이
아니다.
아내를 사랑하기 위해 고집을 꺾고, 자기 생각을 내려놓기까지 과정을 털어놨다. 남편으로서 사랑받고 싶은 욕심과 이기적인
마음도 그대로 담아냈다.
"아내를 단순히 나를 위해 뭔가를 해주는 사람으로 여기고 있었음을 반성하게 되었습니다.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위해 자신의 몸과 마음을 잘라낸다는 것이 얼마나 거룩한 일인지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39쪽)
'사랑받고 싶어서
결혼했는데'라는 제목의 글로 시작하는 책은 '행복한 가정에서 살고 싶다면'이라는 글로 끝난다. 가정에서 일어나는 시시콜콜하고 일상적인 사건을
두루 담았다. 아내를 자신의 뜻대로 뜯어고치고 싶었던 과거와는 결별하고, 아내를 위해 내어주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 보니 아내에게
잔소리하는 대신 설거지를 하게 되고, 쌀을 씻어 밥을 안치게 되면서 집안일을 쉽게 거드는 남편이 됐다. 그는 고백한다. "바라면 불행해지고
베풀고 내놓으면 행복해진다"고.
손씨는 서문에서 "시행착오를 되풀이하지 않으려고 부끄러운 얼룩들을 적었다"며 "이제는 계속
성장하기 위해 나를 잃어버리는 삶을 살아내고 싶다"고 말했다. "배우자가 말 한마디로 힘들게 하면 말하는 버릇을 고쳐주느라 진을 뺄 것이 아니라
주님 말씀을 더 잘 알아듣는 사람으로 변하고 싶다"고도 털어놨다.
두봉(전 안동교구장) 주교는 추천사에서 "이들 부부 삶의 공동
목표는 '십자가에 매달려 돌아가신 예수님처럼 살아가는 것'"이라며 "이 부부가 같은 목표를 바라보며 체험한 이야기들은 행복한 가정을 추구하는
사람에게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고 말했다.
손씨는 아내 배금자(가타리나)씨와 10년간 포콜라레 새가정운동 책임자로 활동해왔다.
현재는 강의를 다니며 이혼, 별거, 자녀 가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부부들 상담을 해주고 있다.
딸에게 "아빠 같은 남자 만나서
엄마같이 살고 싶다"는 말을 듣는 손씨는 "아빠 같은 남자 만나려면 엄마처럼 살라"고 말한다. 손씨는 사랑앓이를 하는 20ㆍ30대 청춘들과
부부들을 위해 블로그(blog.naver.com/eldison)에 글을 연재하고 있다.
평화신문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원문 보기: http://www.pbc.co.kr/CMS/newspaper/view_body.php?cid=428754&path=2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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