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67) 주교

‘…함께 걷는 세상’ 펴낸 강우일 주교
교회 지도층 ‘침묵’ 관행 깨고
해군기지·원전 반대 등 목소리
“사회적 발언에 항의도 받았죠”

한국 사회에 현안이 발생했을 때 ‘예수님이 온다면 과연 어떻게 할까’를 생각해보는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자연스런 질문이다. 어느새 그리스도인들이 이런 질문을 하며 바라보는 얼굴이 있다. 강우일(67) 주교다.

그가 한국 가톨릭을 대표하는 주교회의 의장인 때문만은 아니다. 2010년 구제역이 발생할 때부터 “인간들이 잘못 살고 있다”는 판단 아래 사회 현안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그는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과 핵원전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하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 이래 ‘침묵’이 대세인 교회지도층의 대사회적 목소리에 목말라온 교인들에게 그의 한마디 한마디는 목마른 대지의 단비였다. 그런 단비들을 모아 바오로딸출판사가 <강우일 주교와 함께 걷는 세상>을 펴냈다. 50년 전 가톨릭 2천년 역사상 최대의 혁명을 꾀해 성당안의 교회를 세상으로 활짝 열어젖힌 제2차바티칸공의회 정신에 따라 한국 사회와 민족 문제와 생명 윤리 등을 어떻게 봐야 할지에 대한 명쾌한 논리를 담은 책이다.

10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연 출판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그는 ‘사회적 발언에 대해 교회의 분열을 조장한다는 비판이나 항의를 받은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여러번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항의한 분 탓이라기보다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충분히 전달하지 못한 교회와 성직자의 부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스도인이 모델로 삼는 이는 예수님이다. 예수님은 어느 한 군데 정주해있기보다는 늘 돌아다니면서 사람들을 만났다. 특히 예수님이 당시 다른 종교지도자들과 달랐던 점은 그들이 거들떠보지 않던 소외되고, 밀려 나고, 저주 받는 밑바닥 계층 사람들과 가장 많이 어울렸다는 점이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에게 메타노이아(회심)란 내부만을 바라보던 시선을 밖으로 돌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예수님이 이 땅에 온다면 가장 먼저 찾아갈 곳을 찾아가는 게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왜 교회 지도자들이 그렇지 못하냐”는 질문에 그는 “주교들은 최종 행정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분들이어서 태생적으로 쉽게 움직이기 어렵고,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교들만의 교회가 아니다. 바티칸공의회 정신의 혁명은 ‘하느님의 백성’이 곧 교회라는 것이므로 백성이 움직이면 곧 교회가 움직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백성의 아픔이 있는 곳이 바로 성직자가 가야할 곳이라는 얘기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원문 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religious/5646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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