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하는 사제 ‘강우일과 함께 걷는 세상’



【서울=뉴시스】김정환 기자 =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강우일 주교(68·천주교 제주교구장)이 ‘강우일과 함께 걷는 세상’을 18일 펴낸다.

강 주교는 그 동안 구제역 대처문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체결,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 원자력 발전소 건립 등에 대해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를 내온 ‘행동하는 사제’다.

“예수님이 오시면 가장 먼저 찾아가실 곳에 대해 관심을 갖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사명”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하는 그는 이번 책에서도 각종 사회 현안들에 대해 재차 비판의 칼날을 댔다.

한미FTA에 대해서는 “FTA를 맺은 대부분의 나라가 외형상 경제 규모는 커졌을지 몰라도, 극소수의 대기업과 자본가들만 엄청난 부를 축적하고, 중산층이 몰락하여 빈곤층으로 떨어지고, 무한경쟁의 구도 안에서 안정된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들고, 국민의 과반수가 임시직과 비정규직에 종사하여 최저한의 인간적 품위를 지키기 위한 복지 혜택도 못 받고, 최저생계비를 버는 것도 힘든 가혹한 빈곤을 강요당하고 있다. FTA가 단순히 경제적 측면에서의 부작용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의 정치, 사회, 문화 각 분야에 돌이키기 어려운 재앙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항일 수 있으므로 평범한 국민들도 경제에 대해 공부를 하고 정치인들이 제대로 올바른 판단을 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그리스도인들은 복음이 명하는 가난한 이들에 대한 우선적인 선택과, 모든 사회 활동에서 최종적인 기준으로 공동선을 가르쳐온 가톨릭교회의 사회교리 전통에 따라 FTA를 올바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말한 2월22일 주교회의 기고를 재확인했다.

원전 문제에 대해서도 “후쿠시마 원전 참사는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물론 전력회사도 참사 이후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 따라서 일본 원전 사고는 진행형이다. 한국원자력문화재단은 2005~2008년 사이 76억원을 언론홍보활동에 지출하며 ‘원전은 안전하다’는 세뇌교육을 해왔지만, 일본 원전 참사로 ‘원전 안전신화’가 일거에 무너졌다. 이제는 국민을 설득시키려 하기보다는 원전 정책을 재고해야 할 때다”고 말한 지난해 10월31일 ‘탈원전 사회를 향한 그리스도인의 성찰과 책임’에서의 원전 반대, 탈핵 주장을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제주해군기지에 대해서는 “제주의 땅은 4·3의 희생을 거름으로 참된 평화의 섬이 돼야 한다. 3만 명에 달하는 무고한 생명들의 억울한 희생을 망각의 무덤 속에 파묻고 거기서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다면 그들의 희생은 무의미한 죽음이 되고 만다. 수많은 무고한 피에 물든 이 섬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새로운 군사기지를 세우려는 것은 그 희생자들의 억울한 죽음을 무위로 돌리는 행위요, 그들의 무덤 위를 다시 군화발로 행군하는 행위다. 4·3에 억울하게 희생된 분들이 흘린 피만큼 그 후손인 우리들은 그만큼 더 철저히 폭력을 거부하고 무력을 이 땅에서 몰아내고 평화를 열매 맺어야 한다. 4·3 희생자들의 무덤은 생명과 평화가 새롭게 피어나는 꽃밭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수많은 4·3 영령들이 묻혀 있는 제주 섬을 가공할 첨단 무기로 가득 찬 군사기지로 만들어서는 안 된다. 제주는 제주도민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대한민국 국민 전체를 위해 평화의 섬이 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평화만이 아니라, 동북아의 평화, 더 나아가 세계의 평화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평화의 전초기지가 되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4·3 희생자들의 고통과 한을 새로운 생명의 부활로 아름답게 승화하는 초석을 다지는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재확인했다. 216쪽, 6000원, 바오로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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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보기: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3&aid=0004872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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