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에 잠겨있을까
갈색 옷에 푸른색 겉옷을 걸친 요한이 바위에 앉아있다.
네덜란드 화가 헤르트헨 토트 신트 얀스Geertgen tot Sint Jans, 1455?-1495의 세례자 요한은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하는 모습이다.
그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화가들은 일반적으로 세례자 요한의 모습을
짐승 털로 만든 옷을 걸치고 헝클어진 머리에
십자가형의 막대기를 든 모습으로 그렸다.
그런데 이 그림에서는 갈색 수도복에 푸른 겉옷을 걸친 맨발의 은수자 모습이다.
맨발은 고행을 의미한다.
그래서일까?
그가 걸치고 잇는 푸른 겉옷은 그의 온몸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
넋이 나간 듯한 그의 시선을 따라가면
발치에 그려진 식불이 가닿게 된다.
하필이면 그는 왜 이 넓은 초원에 있는
많은 식물 가운데 엉겅퀴와 매발톱꽃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것은 이 식물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피하고 싶은 마음도 있으련만, 고행을 자처한 사람처럼
손으로 턱을 괴고 앉아 자신의 죄를 고백하는 듯하다.
앉아있는 세례자 요한을 앙증맞은 흰 어린양이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왜 그토록 우울한 모습을 하고 있느냐고 묻는 것 같다.
세례자 요한 뒤로는 예수님이 세례 받으신,
굽이굽이 이어진 요르단 강을 따라
푸른 산이 하늘과 연결되어 조화를 이룬다.
푸른 하늘은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 펼쳐질 새로운 날을 보여준다.
_ 윤인복, 「그림에 숨겨진 하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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