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엽 신부 "성경읽기는 시험공부가 아니에요"


쉽고 재미있게 풀어쓴 허영엽 신부의 `성경산책`


  • 허연 기자
  매일경제신문

성경은 두 가지 상반된 얼굴을 지니고 있다. 역사상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라는 게 그 첫 번째 얼굴이고, 어렵고 진지하다는 것이 두 번째 얼굴이다. 대중에게 가장 많이 사랑받았으면서도 어렵다는 평가를 받는 아이러니한 책이 성경인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많은 사람들이 성경의 참모습을 모른 채 소유만 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성경전문가인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사진)가 '성경산책'(바오로딸 펴냄)을 낸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허 신부가 이번에 낸 책은 서울대교구 주간 소식지인 '서울주보'에 2년간 연재한 내용을 묶은 것이다. 연재 당시 성경에 대한 친절하고 따뜻한 해석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코너다. 

딱딱한 독서법으로 성경을 읽다 보면 놓치기 쉬운 흥미로운 내용도 소개한다. 

예를 들면 구약의 인물로만 알고 있는 야곱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접근을 한다. '야곱'이라는 단어가 '발꿈치를 잡다' '걸려 넘어지게 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는데, 야곱은 그 이름처럼 평탄하게 살지는 못했지만 역경을 이겨내고 열정적으로 하느님을 증거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위대한 인물이 될 수 있었다고 소개한다. 

책은 또 주제마다 임의준 신부가 직접 그린 삽화가 포함되어 있어 읽는 맛을 더해준다. 허 신부는 "시험공부 하듯 접근하면 성경에서 더 멀어질 수 있다"면서 "야트막한 산에 올라가서 작은 시냇물을 만나는 것처럼 편안한 기분으로 성경을 대할 것"을 강조했다. 일반 신도들까지 신학적인 시각으로 성경을 접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성경 속에서 "한 줄의 보석 같은 문장만 건져도 그것이 곧 믿음과 지혜가 된다"는 것. 

그는 또 "매주 연재를 하는 게 쉽지 않았는데, 제 글을 읽으며 성경을 새롭게 만나게 됐다는 분들의 격려가 있어 소임을 다할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허 신부는 1984년 사제품을 받은 이후 독일 유학과 여러 곳의 본당 신부를 거쳐 서울대교구 홍보국장을 맡고 있다. 문화국장, 영성심리교육원장 등도 겸하고 있다. 1997년부터 성경 공부 모임 '성서못자리' 전담 신부를 맡는 등 성경읽기 전문가로 활동해 왔으며 관련 저서도 여러 권 출간했다. 

[허연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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