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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전] 열두 달 성인 이야기 - 유동옥 글, 양여진 그림 유동옥 글 | 양여진 그림 | 300쪽 | 150*210 세례를 준비할 때 일이다. 나보다 먼저 가톨릭 신앙을 받아들인 언니와 동생은 나한테 어떤 세례명을 지어주어야 하나 고민했다. 어깨너머 보니 둘이서 적어 놓은 세례명 후보가 A4용지 한바닥이었다. 그리고 며칠이 지난 후, 언니와 동생은 위엄도 당당하게 말했다. “글라라(클라라)로 해.” 그렇게 이름으로만 만난 성녀! 그분을 알아가는 데는 시간이 좀 걸렸다. “제 세례명은 니콜라오예요. 300년경에 사셨던 주교라는 건 알아요. 그런데 어떤 분이죠?”, “아녜스 성녀는요?” “펠리치타가 흑인 노예였다면서요? 어떻게 순교했나요?” “베네딕토와 스콜라스티카는 정말 쌍둥이 남매였어요?” 세례명에 담긴 성인의 삶에 관심을 갖다보면 어느 새 내 마음도 그분을 닮.. 2013. 7. 19.
[소설] 세 신학생 이야기 - 김문태 김문태 지음 | 140*200 | 276쪽 | 바오로딸 그해 3월 25일, 나는 수녀원에 입회했다. 마냥 좋았다. 함께 웃고 떠들 때는 시간이 어떻게 가는 줄 모른다. 우리만 기쁘게 살아도 되나 할 때도 있을 만큼 좋았다. 어느 날 아침, 창밖에 비가 내렸다. 빗방울은 흙냄새에 섞여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내 마음이 나한테 뭔가 얘기를 하는데, 알듯 모를 듯 묘한 기분이었다. 나는 하느님이 좋아서 이 삶을 선택했을 뿐인데, 현실은 나와 하느님만 사는 게 아니었다. 태어나서 처음 만난 자매들과 한 공동체를 이루고 낯선 수녀님들과 함께 지내야 했다. 우리는 성격도 다르고 취향도 다르고 말하는 투도 배려하는 방법도 서로 너무 달랐다. 하루, 이틀, 한 해, 두 해, 시간이 흐르는 동안 나의 맨살을 드러내고 자매.. 2013. 7. 19.
[영성]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 토머스 H. 그린, 한정옥 토머스 H. 그린 지음 | 한정옥 옮김 | 128*188 | 152쪽 | 바오로딸 하느님과 얼굴을 맞댄다는 것이 무슨 의미일까? 기도? 할아버지가 이야기해 주듯 술술 풀려나오는 말씀들이 참 생생하다. 중간중간 들려주는 예화들도 현장감 있고 구체적이다. *** 첫째 단계는 하느님을 '알아가는' 단계, 여기서 우리는 매우 능동적으로 묻고 탐색한다. 물론 하느님은 우리를 가르치시는 분이다. 이 단계는 성경을 연구하고 인생에 대한 질문을 하며 하느님이 누구신지에 대한 이해를 찾아가는 상당히 능동적인 단계다. 둘째 단계는 기도가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가는 단계로 기도는 훨씬 감성적이 된다. 우리는 더욱 감성적인 단계의 이 기도를 '능동적인 기도'에서 '수동적인 기도'로 건너가는 다리로 볼 수 있다. 말하는 기도에.. 2013. 7. 18.
[성화집] 명화로 보는 성모님의 생애 - 브라디 바르트 그림, 길기문 옮김 브라디 바르트 그림 | 길기문 옮김 | 122쪽 | 바오로딸 철쭉이 활짝 폈다. 연분홍색과 진분홍색, 다홍색 사이로 빛나는 하얀색 철쭉에 눈이 부시다. 5월이다. 수녀원에서는 전 회원이 고리 묵주기도를 바치기 시작했다. 성모님께 전구를 청하고 싶은 여러 가지 기도지향을 한마음에 담았다. 스위스의 여류 화가 브라디 바르트Bradi Barth는 어린 시절부터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그는 아인지델른 성베네딕토수도원 성당에 있는 검은 성모님을 만나 후 깊은 감명을 받고 하느님의 어머니를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1989년 대표작 을 비롯한 40여 점의 작품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고 2006년에 우리나라에서도 발행되었다. 천지창조부터 예수님의 잉태와 탄생을 비롯해 성모님이 하늘에 오르시기까지 구원의 전 역사가 그.. 2013. 7.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