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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란도란 책과 함께

[어린이] 나의 첫영성체 - 손호빈 신부 글, 데레사 말가리다 수녀 그림

by 바오로딸 2012. 4. 24.

손호빈 신부 글, 데레사 말가리다 수녀 그림, 『나의 첫영성체』, 바오로딸, 2012

 

첫영성체 한 날을 기억하시나요? 지금 첫영성체를 준비하시는 분들도 있겠네요.

저는 초등학교 3학년 때 첫영성체를 했답니다. 어머니가 권하셔서 동생과 함께 성당에 가게 됐지요. 사실 첫영성체 했던 날보다 첫영성체 교리 받으러 다녔던 날들이 더 기억에 남아요. 토요일이면 어김없이 동생 손을 잡고 집을 나섰어요. 아파트 단지 사이로 놀이터를 지나, 학교를 지나, 문방구와 분식점을 지나 성당에 다다랐어요.

그때 성전은 가건물이었지요. 건너편에 장애인 재활원이 있고, 나지막한 가건물 안에는 금방이라도 십자가 아래로 떨어질 듯한 예수님이 계셨어요. 그 옆에 마련된 조그만 교실에서 교리를 배웠답니다. ‘은총’이란 반 이름이 얼마나 맘에 들었는지. 은총반 담임선생님은 얼마나 친절하셨는지. 교리가 늘 재미있진 않았지만 성당에 가면 환영받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어요.

수업이 끝난 뒤 어린이미사를 드리고 나면 노을이 내려 있었어요. 만화영화를 봐야 할 시간이었지요. 하지만 동생과 저는 서두르지 않았어요. 성당에서 집으로 가는 길이 참 좋았거든요. 따듯한 빛깔로 물든 길 위에서 오늘도 열심히 공부했다고 뿌듯해하며 친구를 부르듯 ‘예수님, 예수님’ 하고 되뇌었답니다. 교리 내용을 다 이해하지도 못하면서요.

재작년 봄, 부러 시간을 내어 그 성당에 간 적이 있어요. 어렸을 적 다녔던 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지요. 옛날에는 퍽 멀었던 길이 짧게 느껴졌어요. 성당엔 번듯한 성전이 생기고 교육관도 세워져 있더군요. 여전했던 것은 풋풋함과 싱그러움. 소중해서 꼭꼭 간직해둔 기억의 집으로 돌아간 느낌.

『나의 첫영성체』를 보니 좋았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무작정 새겨들은 복음 말씀, 어머니를 따라 해본 묵주기도, 바지런히 외웠던 기도문, 애써 녹여 모신 성체… 지금도 신앙에 힘이 되는 보물들이 이 책에 담겨 있네요.

 

 

첫영성체 사진을 붙이고 이름과 세례명을 적는 공간

 

 

예수님의 생애와 가르침을 보여주는 복음 이야기

 

 

전례력이 뭔지 쉽게 알려주는 만화

 

 

첫영성체 때 한 기도담아놓는 공간

 

 

예수님께 드리는 약속을 남기는 자리

 

어린이들에게는 첫영성체 자체가 큰 선물이겠지요. 『나의 첫영성체』는 그 선물을 잘 보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서랍 같은 책입니다. 교리 내용을 확인하고 싶을 때, 기도문이 생각나지 않을 때, 첫영성체의 추억을 되새기고 싶을 때 언제든 열어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나 형제, 친구들과 함께 보면 더 좋을 거예요. 첫영성체를 하는 어린이, 첫영성체 선물을 찾는 어른 모두에게 권해드릴게요.^^

- 홍보팀 고은경 엘리사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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