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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수녀와 함께하는 마음산책

세실수녀와 함께하는-마음산책

by 바오로딸 2021. 10. 9.

소슬바람이 불어오는 성당 성모상 앞에서
묵주의 기도를 바치시는 신자들의 
간절한 청을 성모님은 꼭 들어주시겠지요. 
저는 요즘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가슴 뭉클한
나가이 다카시의 신앙 고백서 「묵주알」을 읽고 있습니다.  
참 신앙은 어느 나라 어느 환경에서든지 
그 사람의 마음속에서 샘솟아 
생생하고도 뜨거운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원자폭탄은 우리 위에서 터졌다. 
나는 부상을 입었다. 그때 아내의 얼굴이 
눈앞을 스쳐갔으나 나는 부상자 구호에 바빴다. 
그리고 다섯 시간 후에 나는 많은 출혈로 
밭 가운데 쓰러졌다. 그때 아내의 죽음을 직감했다. 
사흘째 되던 날, 학생들의 사상자 처리도 
일단락되었으므로 나는 저녁때 집으로 돌아갔다. 
집은 재의 벌판일 뿐이었다. 그래도  나는 
곧바로 찾아냈다. 부엌 뒤쪽에 있는 검은 덩어리를, 
그것은 타다 만 골반과 요추였다. 바로 그 옆에 
십자가가 달린 묵주가 남아있었다. 얼마 있지 않아 
아내가 내 뼈를 안고 갈 예정이었는데…, 
사람의 운명이란 알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안고 있는 양동이에서 아내가 덜그럭 거리며 
인산석회 소리를 내고 있었다. 내게는 그것이 
‘미안해요, 미안해요.’라는 소리로 들렸다.”

바로가기:▶https://bit.ly/3afCuK0

* * * * *
잿더미 속에서 아내의 묵주를 찾아들고 병상에서 두 아이를 
기르며 써낸 처연하면서도 1아름다운 글이다.  _안영(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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