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피웠던 자리에 어느새
까만 씨앗을 달고 있는 분꽃이
벌써 가을을 떠올리게 합니다.
한 해의 반을 훌쩍 넘긴 계절에
내가 쏟아 놓은 말의 씨앗은 어떻게
영글어 가고 있을까요?
황창연 신부가 말하는 행복한 대화법이
이 여름을 잘 보내는데 딱 이겠다 싶어
읽다가 혼자 웃는 게 아까워 함께 나눕니다.
나의 이야기이자 우리의 이야기
「왜 우리는 통하지 않을까」에서
긍정의 보물을 발견하시기 바랍니다.
* * * * * *
황희 정승이 길을 가다가 소 두 마리를 부리면서
밭을 갈고 있는 농부에게 “두 마리 중 어느 소가
일을 잘 하느냐? 검은 소냐? 누런 소냐?” 하고
물었다. 농부는 침묵을 지켰다. 황희가 몇 번을
물었지만 묵묵부답이었다. 황희는 자신의 물음에
대답하지 않는 농부에게 화가 났지만 그냥
지나치기로 했다. 한참 가고 있는데 농부가 쫓아와
말했다. “선비님, 아까는 죄송했습니다. 제가 왜
그때 말하지 않았느냐 하면, 아무리 짐승이지만
주인이 누가 더 일을 잘한다고 비교해 보십시오!
얼마나 섭섭하겠습니까? 그래서 침묵을 지켰습니다.
사실은 검은 소가 일을 더 잘합니다.
누런 소는 꾀를 좀 부리고요!” 이 말에 황희 정승은
크게 깨닫고 아랫사람을 대할 때 함부로 말하지
않았다고 한다. 소에게도 함부로 말하면 안 되는데,
하물며 사람에게는 얼마나 말을 조심해야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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