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 메리 마고 지음 | 최진영 옮김 | 132쪽 | 바오로딸

 

오래전에 담양 소쇄원에 다녀온 적이 있다.

맑은 새벽에 도착한 그곳에서 나를 반겨준 것은 대나무 숲이었다.

하늘을 향해 곧고 푸르게 자란 대나무를 한참 바라보고 있자니, 바람이 스칠 때마다 자기들끼리 소곤소곤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았다.

 

하늘을 덮을 만큼 다 자란 대나무의 평균 길이는 20미터 정도라고 한다.

속이 텅 빈 것을 생각하면 그 만한 높이까지 자란다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

그럼에도 대나무가 자랄 수 있는 것은 중간 중간에 있는 모든 ‘마디’에서 생장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마디’는 ‘멈춤’인 동시에 ‘새로운 시작’인 것이다.

 

그러고 보면 살다가 한두 번 멈추어가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일부러라도 ‘마디’를 만들 필요도 있을 것 같다.

「그대가 성장하는 길」을 읽다가 이런 구절을 만났다.

“다시 시작하십시오. 당신은 최선의 당신이 될 수 있는 힘을 아직 가지고 있습니다.”(‘당신 자신의 각본을 쓰십시오’ 중에서)

 

메리 마고의 글처럼 내 안에 있는 힘을 발견하려면, 아마도 초를 다투며 사는 삶을 잠깐 멈추어야 가능할 것 같다.

그때 비로소 내가 누구인지, 왜 지금 여기에 있는지, 그리고 뭘 하는지 알 수 있을 테니까….

오늘은 잠깐 쉬어가자. 그리고 내 삶의 마디를 만들어 보자.  

 

- 유 글라라 수녀

* 유 글라라 수녀님 블로그 '바람 좋은 날'에 실린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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