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중국에서 활동하는 이태종 신부, 「차쿠의 아침-소설 최양업」발간
발행일 : <평화신문> 2014-09-21 [제1282호, 21면]
한국교회 두 번째 사제 최양업 신부에 푹 빠진 후배 사제가 최 신부를 다룬 소설을 냈다. 중국에서 활동 중인 이태종(청주교구) 신부가 3년여에 걸친 작업 끝에 펴낸 「차쿠의 아침-소설 최양업」(바오로딸/1만 4000원)이다. 한국교회에서 사제가 종교소설을 쓰기는 윤의병 신부의 「은화」에 이어 두 번째다.
“최 신부님이 사제품을 받고 조선에 입국할 때까지 7개월간 사목한 중국의 차쿠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최 신부님과 김대건 신부님의 죽고 못 사는 애틋한 우정도 널리 전하고 싶었고요.”
소설은 사제 수품을 앞둔 김대건 신부와 최 신부의 차쿠에서의 마지막 만남(1845년 7월)을 시작으로 1849년 12월 최 신부의 조선 입국까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고증된 교회사 사료를 기반으로 최 신부의 인간적 면모와 신앙, 김 신부와의 혈육보다 진한 우정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는 두 신부의 영적 친교를 감동적으로 그렸다. 차쿠는 최 신부는 물론 김 신부와도 깊은 인연을 간직한 중국 교우촌이다.
이 신부는 “학창 시절 문예부장을 줄곧 맡을 만큼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소설 쓰기는 처음이어서 소설 작법 책도 읽어봤다”며 “소설 쓰느라 머리가 하얗게 다 셌다”고 웃었다.
이 신부는 2005∼2008년, 2011년부터 현재까지 두 차례 중국에 머무르는 동안 한국교회와 관련된 사적지는 거의 빼놓지 않고 찾아다녔다. 한국에서 연구하는 여느 교회사학자와 달리 중국어를 할 수 있다는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차쿠와 백가점이 같은 곳임을 발견한 것도 그 덕분이다.
“소설을 쓰면서 최 신부님께 점점 매료되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최 신부님은 소박한 일상을 승화시킨, 일상에서 순교의 모범을 보인 분입니다. 지금 제가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최 신부님처럼 살아보는 것입니다.”
이 신부는 현재 중국 요녕대학 사회보장학대학원에서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내년에는 차쿠로 들어가 어르신 2, 3명을 모시고 양로원을 시작하려고 한다. 중국도 노인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다. 양로원은 중국을 가장 잘 도울 방법 가운데 하나다. 그리고 차쿠를 사람들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으로 개발하는 것이 이 신부의 꿈이다.
“차쿠는 안중근 의사가 갇혔던 여순감옥이나 압록강 관광도시인 단둥과 2시간 거리입니다. 사람들이 쉽게 찾을 수 있는 조건을 두루 갖췄습니다. 많은 분이 차쿠를 방문했으면 좋겠습니다.”
최 신부의 사목 보금자리인 충북 배티 근처에서 태어났다는 이 신부는 “기회가 된다면 이 소설에 이어 최양업 신부의 한국 선교활동을 다룬 소설을 꼭 쓰고 싶다”며 최 신부에 대한 지칠 줄 모르는 사랑을 드러냈다.
글ㆍ사진=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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